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 :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찾아낸 행복의 조건
원서명
The Happiness Curve: Why Life Gets Better After 50
저자
번역자
원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10827
가격
₩ 18,000
ISBN
9788960518803
페이지
432 p.
판형
145 X 212 mm
커버
Book
책 소개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저명한 언론인인 저자가 과학적 연구와 사실에 근거해 행복과 나이 듦을 둘러싼 기왕의 오해를 바로잡고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인생 여로를 바라보게 해주는 획기적인 인생 안내서를 선보인다. 청춘은 최고의 시절, 중년은 위기의 시간, 노년은 슬픔과 상실의 시대라는 고정 관념이 뿌리 깊다. 인간 발달은 성장-절정-위기-쇠락으로 이어지는 ∩ 모양을 띤다는 생각이 팩트처럼 통하고 있다. 그런데 최신 연구에 따르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분석을 보면 놀랍게도 인생 만족도가 40대에 최저점에 도달했다가 나이 들수록, 특히 50 이후부터 반등하는 U자 모양이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최근 20년 사이 이루어진 뇌과학, 심리학, 경제학 등의 연구 성과와 약 300명에 이르는 직접 설문 조사 및 인터뷰에 근거해 우리의 마인드셋과 라이프스타일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경이로운 발견으로 우리를 이끈다. "U자 모양 행복 곡선이 우리 유전자 속에 새겨져 있다." "중년은 위기가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인생 전환기다." "중년과 노년 사이에 길게는 20년에 이르는 앙코르 성인기가 존재한다." 이러한 새로운 진실 앞에 설 때 우리는 중년이 위기가 아니라 가치관이 재설정되고, 기대치가 재조정되고, 뇌가 재조직되는 리부팅기이며, 나이 듦이 힘겹고 고통스러운 짐이 아니라 인생 재창조를 위한 선물임을 깨닫게 된다.
목차
프롤로그: 인생 여로의 비밀을 찾아서
다 가졌는데 왜 이렇게 불만스러운 걸까 | 우리가 생각했던 인생은 이런 게 아닌데 | 토머스 콜의 걸작 〈인생 여로〉 | 내 청춘의 비망록 | 누가 보든 성공한, 하지만 고통스러운 중년 | 이것은 '위기'가 아닌 '전환기'다 | 인생의 골짜기에서 벗어나 다시 행복해지는 법
1장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 인생 만족도의 놀라운 결과
행복은 합리적이지 않다 | 불만스러운 성취자와 행복한 소작농의 역설 | 부유한 나라가 행복한 나라일까: 이스털린의 역설 |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2가지 유형 | 타인의 소득이 증가하면 나의 행복이 훼손된다 | 사회적 부 대 물질적 부: 행복을 결정하는 6가지 요인 | 인생의 전환점: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지다
2장 경이로운 발견: 행복 곡선을 찾아 나선 모험
중년의 위기는 실제로 존재할까 | 행복의 주관적 요인과 빅 데이터에 주목한 별난 경제학자 | 행복 데이터에 나타나는 엄청난 일관성 | 나이와 행복의 명료한 관계, U자 곡선 | U자 곡선에 내포된 문제점 | 유전성 또는 생물학적 요인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 | 침팬지도 중년의 슬럼프를 겪는다 | 데이터로 풀 수 없는 불가사의
3장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시간, 행복, U자 곡선
인생 만족도의 다양한 패턴: 우상향 선, V자 곡선 |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더 행복해질까 | 나이 자체가 인생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까 |실업이나 이혼만큼 강력한 나이 듦의 저류 | 행복 공식에 담긴 중요한 메시지 | 시간은 절대적이지만 나이 듦은 상대적이다 | 어디에 사느냐도 중요하다
4장 기대라는 덫: 중년을 괴롭히는 것들의 비밀
내 전성기는 이미 지나가 버렸다는 생각 | 젊을 때는 항상 미래의 행복을 과대평가한다 | 되먹임 효과: 잘 살고 있는데 더 실망하게 만드는 메커니즘 | 후회 함수: 과거와 미래가 모두 비참하게 느껴지는 이유 | 낙관 편향이 사라지고 우울한 현실주의가 찾아올 때 | 내 안의 코끼리와 화해하기 | 고단하지만 새로워지는 시간 | 강굽이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
5장 나이 듦의 역설: 나이 들면 더 행복해지는 이유
행복은 나이순이 아니다 | 노년은 정말 최악의 시기인가 | 50세 무렵부터 스트레스가 감소한다 | 감정 절제력이 좋아진다 | 나이 들면 후회를 덜 느낀다 | 나이 든다고 우울증에 더 잘 걸리는 건 아니다 | 긍정성이 더욱 강해진다 | 상실과 슬픔의 시대라는 뿌리 깊은 믿음 | 나이 듦은 신체 건강 저하의 악영향을 방지한다 | 정서 건강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선택성 이론: 나이 들면 가치관이 재정립된다 | 인생 후반전은 짐이 아니라 선물이다 |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
6장 지혜의 길: 행복 곡선에는 목적이 있다
중년의 전환기는 공동체라는 방향성을 가진다 | 목적이 이끄는 삶: 자기중심성에서 타인지향성으로 | 모든 길은 지혜로 통한다 | 지혜의 과학의 탄생 | 지혜는 계량 가능하며, 따라서 실재한다 | 지혜는 패키지 상품이다 | 지혜는 지능이나 전문성이 아니다 | 지혜는 균형 잡힌 것이다 | 지혜는 나만의 관점에서 벗어난 사유다 | 지혜는 행동으로 구현된다 | 지혜는 개인 차원에서 유익하다 | 지혜는 집단 차원에서 유익하다 | 나이 들면 지혜로워지기 더 쉬워진다 | 개인의 여로가 곧 사회의 여로다 | 더 풍성하고 더 깊어지다
7장 스스로 돕기: 인생의 골짜기를 지나는 법
중년에겐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 | 중년의 슬럼프에 특히 잘 듣는 처방 | 정상화한다 | 내면의 비판자를 차단한다 | 현재에 집중한다 | 함께 나눈다 | 뛰지 말고 걷는다 | 기다린다
8장 서로 돕기: 벽장 속의 중년 구하기
우리에겐 사회라는 피난처가 필요하다 | 질병화와 희화화의 대상이 된 중년 | 청소년기는 있는데 중년의 리부팅기는 없다? | 앙코르 성인기: 중년과 노년 사이 새로운 인생 단계의 출현 | 인생 후반전을 위한 안내 지도 만들기 | 전환 동지회: 어느 풀뿌리 단체의 재출발 프로그램 | 변화가 두렵고 불안한 이들을 위한 인생 재창조 프로그램 | 서로 배우고 서로 돕는다: 교육계의 사회적 지원 모델 |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나 코칭받는다: 기업계의 사회적 지원 모델 | 은퇴는 없다 | 나눔과 경청과 공감의 힘
에필로그: 우리에겐 고마워할 것이 너무 많다
후기: 당당하게 나이 들기
주
찾아보기
다 가졌는데 왜 이렇게 불만스러운 걸까 | 우리가 생각했던 인생은 이런 게 아닌데 | 토머스 콜의 걸작 〈인생 여로〉 | 내 청춘의 비망록 | 누가 보든 성공한, 하지만 고통스러운 중년 | 이것은 '위기'가 아닌 '전환기'다 | 인생의 골짜기에서 벗어나 다시 행복해지는 법
1장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 인생 만족도의 놀라운 결과
행복은 합리적이지 않다 | 불만스러운 성취자와 행복한 소작농의 역설 | 부유한 나라가 행복한 나라일까: 이스털린의 역설 |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2가지 유형 | 타인의 소득이 증가하면 나의 행복이 훼손된다 | 사회적 부 대 물질적 부: 행복을 결정하는 6가지 요인 | 인생의 전환점: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지다
2장 경이로운 발견: 행복 곡선을 찾아 나선 모험
중년의 위기는 실제로 존재할까 | 행복의 주관적 요인과 빅 데이터에 주목한 별난 경제학자 | 행복 데이터에 나타나는 엄청난 일관성 | 나이와 행복의 명료한 관계, U자 곡선 | U자 곡선에 내포된 문제점 | 유전성 또는 생물학적 요인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 | 침팬지도 중년의 슬럼프를 겪는다 | 데이터로 풀 수 없는 불가사의
3장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시간, 행복, U자 곡선
인생 만족도의 다양한 패턴: 우상향 선, V자 곡선 |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더 행복해질까 | 나이 자체가 인생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까 |실업이나 이혼만큼 강력한 나이 듦의 저류 | 행복 공식에 담긴 중요한 메시지 | 시간은 절대적이지만 나이 듦은 상대적이다 | 어디에 사느냐도 중요하다
4장 기대라는 덫: 중년을 괴롭히는 것들의 비밀
내 전성기는 이미 지나가 버렸다는 생각 | 젊을 때는 항상 미래의 행복을 과대평가한다 | 되먹임 효과: 잘 살고 있는데 더 실망하게 만드는 메커니즘 | 후회 함수: 과거와 미래가 모두 비참하게 느껴지는 이유 | 낙관 편향이 사라지고 우울한 현실주의가 찾아올 때 | 내 안의 코끼리와 화해하기 | 고단하지만 새로워지는 시간 | 강굽이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
5장 나이 듦의 역설: 나이 들면 더 행복해지는 이유
행복은 나이순이 아니다 | 노년은 정말 최악의 시기인가 | 50세 무렵부터 스트레스가 감소한다 | 감정 절제력이 좋아진다 | 나이 들면 후회를 덜 느낀다 | 나이 든다고 우울증에 더 잘 걸리는 건 아니다 | 긍정성이 더욱 강해진다 | 상실과 슬픔의 시대라는 뿌리 깊은 믿음 | 나이 듦은 신체 건강 저하의 악영향을 방지한다 | 정서 건강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선택성 이론: 나이 들면 가치관이 재정립된다 | 인생 후반전은 짐이 아니라 선물이다 |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
6장 지혜의 길: 행복 곡선에는 목적이 있다
중년의 전환기는 공동체라는 방향성을 가진다 | 목적이 이끄는 삶: 자기중심성에서 타인지향성으로 | 모든 길은 지혜로 통한다 | 지혜의 과학의 탄생 | 지혜는 계량 가능하며, 따라서 실재한다 | 지혜는 패키지 상품이다 | 지혜는 지능이나 전문성이 아니다 | 지혜는 균형 잡힌 것이다 | 지혜는 나만의 관점에서 벗어난 사유다 | 지혜는 행동으로 구현된다 | 지혜는 개인 차원에서 유익하다 | 지혜는 집단 차원에서 유익하다 | 나이 들면 지혜로워지기 더 쉬워진다 | 개인의 여로가 곧 사회의 여로다 | 더 풍성하고 더 깊어지다
7장 스스로 돕기: 인생의 골짜기를 지나는 법
중년에겐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 | 중년의 슬럼프에 특히 잘 듣는 처방 | 정상화한다 | 내면의 비판자를 차단한다 | 현재에 집중한다 | 함께 나눈다 | 뛰지 말고 걷는다 | 기다린다
8장 서로 돕기: 벽장 속의 중년 구하기
우리에겐 사회라는 피난처가 필요하다 | 질병화와 희화화의 대상이 된 중년 | 청소년기는 있는데 중년의 리부팅기는 없다? | 앙코르 성인기: 중년과 노년 사이 새로운 인생 단계의 출현 | 인생 후반전을 위한 안내 지도 만들기 | 전환 동지회: 어느 풀뿌리 단체의 재출발 프로그램 | 변화가 두렵고 불안한 이들을 위한 인생 재창조 프로그램 | 서로 배우고 서로 돕는다: 교육계의 사회적 지원 모델 |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나 코칭받는다: 기업계의 사회적 지원 모델 | 은퇴는 없다 | 나눔과 경청과 공감의 힘
에필로그: 우리에겐 고마워할 것이 너무 많다
후기: 당당하게 나이 들기
주
찾아보기
본문발췌
P.18~19
프롤로그: 인생 여로의 비밀을 찾아서
이 책을 쓰기 위해 나는 많은 사람에게 설문지를 나눠 주고 현재와 과거의 인생 만족도를 점수로 매겨 달라고 했다. 인생을 10년 단위로 나눠서 0~10점으로 만족도를 평가하고, 각 10년을 표현하는 단어나 구절도 알려 달라고 했다. 칼은 40대를 두고 “혼란” “탐색” “두려움”이라는 표현을 썼다.
“왜 ‘두려운’ 거죠?” 내가 묻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그도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인생이 엉망진창이라면 두려울 법하다. 하지만 그는 원하던 걸 다 가졌다. 아니, 그 ‘이상’을 가졌다.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된 걸까요?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죠? 매사에 적극적이고 고학력에 누가 봐도 출세한 사람이 길을 잃은 느낌이라니요. 혼자 망망대해에 떠 있는데 항구가 어딘지, 과연 항구에 닿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그런 기분이랄까…….”
P.36~37
흔히 청년기는 자연스러운 흥분감과 엄청난 기대감이 막대한 불확실성과 공존하는 시기다. 이런 정서가 한데 어우러져서 인생 만족도가 높아지긴 하지만 심하게 널을 뛴다. 그다음에 정착과 성취의 성인기가 오는데 그와 함께 실망감이 증가하고 낙관론이 약해진다. 하락세가 완만해도 누적되기 때문에 급기야는 골짜기로 굴러떨어진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만족감을 느낄 이유가 가장 많은데 그간의 성취를 음미하지 못하고 도리어 그것을 불신하고 거부하면서 성취감이 최저점을 찍는 중년의 슬럼프가 찾아온다. 보통은 이런 슬럼프가 몇 년간 이어진다.
하지만 한 꺼풀 들춰 보면 이 골짜기는 사실 감정의 방향이 바뀌는 ‘전환점’이다.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와중에 가치관이 재설정되고, 기대치가 재조정되고, 뇌가 재조직되면서 중년 후반에 반등이 일어나며, 그런 다음 성인기 후반에 뜻밖의 행복이 찾아온다.
P.60~61
1장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 인생 만족도의 놀라운 결과
“어떤 한 사람의 소득만 증가하면 그 사람의 행복도가 높아지지만 모든 사람의 소득이 증가하면 행복도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더 부유한 국가가 반드시 더 행복한 국가이진 않을 것이다.” 하긴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이역만리에 사는 사람과 자신을 애써 비교하지 않는다. 친구, 동료, 같은 국민과 비교할 뿐이다. 이스털린은 이것을 키에 비유했다. 내가 얼마나 크다고 느끼는지는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큰가에 달렸다. 내 키가 자랐어도 비교군의 키가 똑같은 수치로 자랐다면 더 커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남들은 컸는데 나는 안 컸다면 실제로는 키가 단 1밀리미터도 줄어들지 않았는데 더 작아진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만일 모든 사람이 더 부유해지기 위해 미친 듯이 일한다면 만인이 만인과 경쟁하는 형국이 되어 그 사회는 행복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에 갇힐 수 있다.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나중에 붙은 명칭이다)은 경제학계에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킬 잠재력을 품고 있었다. 이 역설은 학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던 현시 선호와 물질적 측정법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제학자들이 사람들을 단순히 물질적으로 더 잘 살게 돕는 데 그치지 않고 더 깊은 차원에서 인생을 더 잘 향유하도록 돕고자 한다면 현시 선호가 그리는 그림은 불완전하거나 심지어는 왜곡된 것일지 모른다. 그 괴리를 좁히려면 경제학자들은 주관적인 측정법에 의지해야 할지 모른다.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고 왜 느끼는지를 탐색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경제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야 할지 모른다.
P.68
우리의 주관적 안녕을 결정하는 것은 물질적 안녕의 절대적 수준이 아니고, 타인과 비교되는 자신의 상대적 위치조차 아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생각하는’ 자신의 위치다.
P.72~74
그런데 이 목록에서 6가지 요인 중 4가지가 사회관계와 연관되어 있다. 6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사회적 지원이다. 이것을 포함해 전문 용어로 ‘관계재relational goods’(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재화-옮긴이)라고 할 사회적 요인이 총 4가지나 되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계 행복 보고서》 2015년 판을 인용하자면, 인생 만족도와 사회적 유대의 강력한 연관성은 “지리와 시간의 차이를 떠나 인생 만족도 데이터에 대한 실증적 분석에서 거의 예외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심리학 실험 역시 동일한 결론이 나온다. 사람들은 건강과 관계 중에서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몸은 좀 덜 건강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더 많은 관계를 맺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소득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미 살펴본 대로 무조건 중요하게 작용하진 않는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자신과 같은 수준이거나 더 높은 수준일 때 소득의 힘은 감소한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스테파노 바르톨리니Stefano Bartolini와 프란체스코 사라치노Francesco Sarracino가 27개국(주로 선진국)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실제로 국민 소득 증가와 함께 인생 만족도가 증가하는 현상은 단기간(2년 정도)에만 나타나고 이후에는 사람들이 소득 증가분에 익숙해졌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제 성장이 행복에 끼치는 영향은 완전히 소멸된다. 이와 반대로 어떤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강해지거나 그 밖에 여러 형태로 사회적 유대감이 강화되면 단기적으로는 만족감이 조금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크게 증가한다. 이처럼 사회적 유대의 효과는 누적되고 지속된다. 소득으로 만족감을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신뢰를 쌓고 관계를 형성하는 등 여러 형태로 사회적 지원을 확보하는 것은 행복을 차곡차곡 저축한다. (…)
진정한 부는 ‘물질적 부’가 아니라 ‘사회적 부’다.
P.102
2장 경이로운 발견: 행복 곡선을 찾아 나선 모험
2004년 《공공경제학저널Journal of Public Economics》에 발표한 〈영국과 미국의 안녕 추이Well-Being over Time in Britain and the USA〉에서 블랜치플라워와 오즈월드는 충분한 데이터를 근거로 나이가 그 자체로 행복의 결정 요인이 된다고 자신 있게 선언할 수 있었다. 이 논문에서 그들은 결혼은 행복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실업은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영국에서는 인생 만족도가 정체되어 있고 미국에서는 감소 추세라고(단 미국 흑인의 경우는 증가 추세), 상대 소득이 중요하다고 썼다. 그리고 나이가 인생 만족도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나이가 응답자들이 말하는 행복도에 미치는 선명한 영향이 흥미롭다. 이것은 U자 곡선으로 나타난다.”
그들은 영미 양국에서 결혼, 교육, 취업 같은 주요 변수를 보정해도 여전히 나이의 영향이 나타난다고 했다. 남녀 모두 마찬가지였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적 또는 경제적 상황이 달라진 결과로 보기도 어려웠는데 동일한 패턴이 전 세대에 걸쳐 발견됐기 때문이다. “모종의 구조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 문헌에서조차 명쾌한 해설을 찾을 수 없다.”
이 2004년 논문은 나이가 뭔가 심상치 않은 변수임을 세상에 알리는 선언문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P.113~114
“우리가 얻은 결과는 인간의 안녕에서 나타나는 곡선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며, 설령 이 곡선이 인간의 삶과 사회라는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와 가까운 친족인 대형 유인원과 공유하는 생물학적 특성에서 일부 기인했을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 논문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원숭이에게 중년의 위기라니! (…)
나는 이 유인원 연구 결과를 보고 마침내 행복 곡선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모든 것이 내가 40대에 느낀 만성적 불만은 나를 둘러싼 상황에서 기인한 게 아니며, 더 나아가 그 원인은 ‘나’, 즉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내 자아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거기에 유인원들이 쐐기를 박아 버린 것이다. 그러니 내가 꼭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며 살았다고 생각하거나, 인간으로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끔찍해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불만을 느끼는 이유를 유인원들이 모르는 것처럼 나라고 꼭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었다. 만약에 어떤 이유로든 진화 과정에서 중년에 불만을 느끼는 경향이 우리 안에 깔렸다면 우리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할’ 수 있다. 대자연이 우리 안에 어떤 생리적·심리적 프로세스를 내장 장치로 설치할 때 그 원리를 꿰뚫어 보는 안목까지 함께 설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P.135~136
3장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시간, 행복, U자 곡선
처음에 이 결과를 봤을 때 나는 ‘그래서 뭐 어떻단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각 개인은 수많은 변수의 결합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건 그런 변수들이 연합해 만드는 결과, 즉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행복감이다. 인생에서 어떤 한 가지 요인만 중요하다고 간주했을 때 느껴질 것으로 예측되는 행복감의 수준이 아니다. 만약 스무 살의 내가 장차 마흔 살이 됐을 때 얼마나 행복하거나 불행할지 알고 싶다면 마흔 살에 결혼 생활을 잘 하고 있을지, 먹을 것은 충분할지, 건강 상태는 어떨지 등을 알아야 한다. 나이가 행복에 끼치는 독자적인 영향을 안다고 해 봤자 실제 인생에 대한 예측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는 야구에서 투수라는 독립 변수의 영향력을 안다고 해서 어느 팀이 승리할지 예측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행복 곡선의 의의를 알려면 이 곡선이 진짜로 시사하는 바를 알아야 한다. 시사점은 바로 이것이다.
“중년에도 인생에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다른 나이에 비해 ‘어렵다’.”
P.145
그렇다면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단순한 운명론(“행복은 애초에 성격에 각인된 것이니까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어.”)이나 극기론(“다른 것은 우리가 어쩔 수 없으니 감정과 태도를 잘 다스려야지.”)이 아니다. 그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년에 감정적 위기나 붕괴를 피할 수 없다는 속설 역시 아니다.
행복 공식에 담긴 메시지는 내가 볼 때 근본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지만 학계와 사회에서 그에 걸맞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견해며, 이제부터 이 책의 남은 부분에서 논해 보려고 하는 관점이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돌이키거나 나이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사회 차원에서도 시간의 영향을 이해하고 거기에 적응함으로써 더 행복해질 수는 있다.
P.148
내가 ‘시간이 중요하다’고 할 때나 행복 공식의 T 항목을 언급할 때는 사실 서로 다른 이 두 개념을 뭉뚱그려 말하는 것이다. U자 곡선을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하는 상대적 개념인 ‘나이 듦’인가? 아니면 절대적 개념인 ‘시간’인가? 답은 “둘 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P.168
4장 기대라는 덫: 중년을 괴롭히는 것들의 비밀
젊은 사람들은 항상 미래의 인생 만족도를 과대평가한다. 상당한 수준의 예측 오차가 절대 우연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일관성 있게 나타난다. 마치 시애틀 거주자들이 매일 화창한 날씨를 기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P.170
여기서 사람들에게 요청한 것이 미래의 ‘상황’에 대한 기대치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5년 후의 소득, 건강, 직업이 얼마나 좋을 것으로 기대하십니까?” 같은 객관적 상황을 묻는 질문이 아니었다. 대신에 사람들은 주관적 측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5년 후 얼마나 만족감을 ‘느낄지’ 예측해 달라는 질문과 이후에 실제로 어떻게 느끼는지 말해 달라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느낌은 자가 증식이 가능하다. 즉 실망과 후회가 불만을 키울 수 있고 역으로 불만이 실망과 후회를 키울 수 있다. (…)
슈반트는 이것을 “되먹임 효과feedback effect”라 부른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왜 불만을 가질 이유가 별로 없는데 큰 불만을 느끼고 그러다가 자신이 불만을 느낀다는 것 자체에 더 불만을 느끼는지가 어느 정도 설명된다.
P.175
“인생 만족도는 ‘현재 상황’ 빼기 ‘과거에 놓친 기회의 합’에 대한 후회입니다.” 쉽게 말해 그의 후회 함수는 실망감이 ‘누적’됨을 보여 준다. (…)
“한편으로는 과거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느끼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증발하죠. 그래서 중년에는 과거와 미래가 모두 비참하게 느껴집니다.”
P.179
이스라엘 출신의 인지신경과학자 탈리 샤롯Tali Sharot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감정이 인지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뇌감정연구소Affective Brain Lab 소장이다. 그녀는 자신이 “낙관 편향Optimism Bias”이라 부르는 현상에 관한 연구로 특히 유명한데, 이 제목으로 저서도 출간했다.
그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긍정적 예측 오차는 생물학적 실수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안에 각인된 현상으로 보인다. 우리를 속이고 때로는 비참하게까지 만들지만 우리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 샤롯은 “아침에 일어나서 ‘자, 오늘은 좋은 하루가 될 거야, 내가 하고 있는 걸 잘하게 될 거야’라고 말할 수 없다면 침대 밖으로 나오기가 어렵겠죠”라고 말했다.
P.183
“왜 우울한 현실주의가 중년에 더 잘 나타날 수 있죠?” 샤롯에게 물었다.
“이유는 확실치 않아요.”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뇌가 변하기 때문일 수 있다. 아니면 중년에 대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스트레스와 불안이 낙관 편향을 감소시키기 때문일지 모른다. 또는 뻔한 말이지만 그냥 경험에서 배우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이 모두가 이유거나 또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청춘에는 낙관론으로 무장하고 세상으로 뛰쳐나가 위험을 감수하며 한계에 도전하고, 중년에는 정신의 눈금을 재조정하는 것이 인간이란 종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런 연구 결과는 중년이 우울하다는 뜻이 아니다. 중년에도 낙관 편향은 존재한다. 다만 현격히 약해질 뿐이다. 우울한 현실주의가 주입됐기 때문이다.
P.202
혹시 현실주의로 가는 전환기가 황량하고 음울하게 들린다고 기죽지 말았으면 좋겠다. 비현실적 낙관론이 빠져나가는 과정은 비록 고단하지만, 그로 인해 인생을 보는 눈이 전혀 새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P.223~224
5장 나이 듦의 역설: 나이 들면 더 행복해지는 이유
중년에는 비현실적 낙관론이 쭉쭉 빠져나가면서 당장은 집요하게 느껴지는 불만감이 생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후 인생에서 의외의 기쁨을 누릴 채비가 갖춰진다. 이런 반전이 생기는 이유로는 위에서 내가 감정 절제력에 대한 증거로 제시한 현상을 들 수 있다. 경험 축적과 신경학적 발달이 맞물려 뜻밖에 우리의 정신적 회복력이 강해진 결과 스트레스를 받고 후회할 만한 상황에서 스트레스와 후회에 덜 민감해진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지적’ 요인에 대한 증거 또한 많다. 노화와 행복 분야 권위자인 로라 카스텐슨 등의 연구자들이 쓰는 용어로 말하자면 “긍정성 효과”가 존재한다. 노년에는 부정적인 정보보다 긍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인식하고, 이것이 되먹임 고리를 만들어 긍정적인 감정이 더 강해진다.
P.234
나이 들면서 우리가 잃는 건 정서적 예리함이 아니라 바로 짜증과 차질에 휘둘려 하루를 망치는 경향성이다.
P.240~241
지금 이 순간을 살기. 하루하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긍정적인 것을 음미하기. 부정적인 것에 덜 매달리기. 수용하기. 과민 반응하지 않기. 현실적인 목표 설정하기. 소중한 관계 우선시하기.
모두 현대 심리학과 고대 지혜에서 인생에 만족하기 위한 방법으로 누누이 말하는 비결이다. 그렇다고 청년기나 중년기에 꼭 철저한 현재 지향적 인간이 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젊을 때는 야심이 있어야 하고 사회에는 야심 찬 모험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정서적 선택성 이론을 알면 노년에 만족도가 상승하는 의외의 현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카스텐슨의 이론은 시사한다. “나이가 들면 가치관이 변한다”고.
P.246
하지만 직장, 퇴직 연금, 물리적 환경은 여전히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날이 60대 초반에 끝나는 것처럼 만들어져 있다. 요즘은 웬만한 사람은 60대 이후로도 장기간 생산적인 세월을 기대할 수 있는데, 60대가 정년이다. 노화로 일을 못 하게 됐을 때 지급되도록 만들어진 공적 연금은 실제로 그런 날이 오기 10여 년 전부터 지급된다. 그런 와중에 대중문화에서는 청춘은 기운 넘치고 행복한 시기로 인생의 절정이고, 중년에는 “위기”가 발발하고, 노년에는 심신 기능이 저하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청춘은 마음이 양극단의 감정을 오가며 고생하는 시기고, 중년은 고단하지만 건설적인 적응의 시기며, 노년은 대체로 가장 행복한 시기다.
프롤로그: 인생 여로의 비밀을 찾아서
이 책을 쓰기 위해 나는 많은 사람에게 설문지를 나눠 주고 현재와 과거의 인생 만족도를 점수로 매겨 달라고 했다. 인생을 10년 단위로 나눠서 0~10점으로 만족도를 평가하고, 각 10년을 표현하는 단어나 구절도 알려 달라고 했다. 칼은 40대를 두고 “혼란” “탐색” “두려움”이라는 표현을 썼다.
“왜 ‘두려운’ 거죠?” 내가 묻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그도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인생이 엉망진창이라면 두려울 법하다. 하지만 그는 원하던 걸 다 가졌다. 아니, 그 ‘이상’을 가졌다.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된 걸까요?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죠? 매사에 적극적이고 고학력에 누가 봐도 출세한 사람이 길을 잃은 느낌이라니요. 혼자 망망대해에 떠 있는데 항구가 어딘지, 과연 항구에 닿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그런 기분이랄까…….”
P.36~37
흔히 청년기는 자연스러운 흥분감과 엄청난 기대감이 막대한 불확실성과 공존하는 시기다. 이런 정서가 한데 어우러져서 인생 만족도가 높아지긴 하지만 심하게 널을 뛴다. 그다음에 정착과 성취의 성인기가 오는데 그와 함께 실망감이 증가하고 낙관론이 약해진다. 하락세가 완만해도 누적되기 때문에 급기야는 골짜기로 굴러떨어진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만족감을 느낄 이유가 가장 많은데 그간의 성취를 음미하지 못하고 도리어 그것을 불신하고 거부하면서 성취감이 최저점을 찍는 중년의 슬럼프가 찾아온다. 보통은 이런 슬럼프가 몇 년간 이어진다.
하지만 한 꺼풀 들춰 보면 이 골짜기는 사실 감정의 방향이 바뀌는 ‘전환점’이다.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와중에 가치관이 재설정되고, 기대치가 재조정되고, 뇌가 재조직되면서 중년 후반에 반등이 일어나며, 그런 다음 성인기 후반에 뜻밖의 행복이 찾아온다.
P.60~61
1장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 인생 만족도의 놀라운 결과
“어떤 한 사람의 소득만 증가하면 그 사람의 행복도가 높아지지만 모든 사람의 소득이 증가하면 행복도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더 부유한 국가가 반드시 더 행복한 국가이진 않을 것이다.” 하긴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이역만리에 사는 사람과 자신을 애써 비교하지 않는다. 친구, 동료, 같은 국민과 비교할 뿐이다. 이스털린은 이것을 키에 비유했다. 내가 얼마나 크다고 느끼는지는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큰가에 달렸다. 내 키가 자랐어도 비교군의 키가 똑같은 수치로 자랐다면 더 커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남들은 컸는데 나는 안 컸다면 실제로는 키가 단 1밀리미터도 줄어들지 않았는데 더 작아진 느낌이 든다. 그래서 만일 모든 사람이 더 부유해지기 위해 미친 듯이 일한다면 만인이 만인과 경쟁하는 형국이 되어 그 사회는 행복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에 갇힐 수 있다.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나중에 붙은 명칭이다)은 경제학계에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킬 잠재력을 품고 있었다. 이 역설은 학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던 현시 선호와 물질적 측정법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제학자들이 사람들을 단순히 물질적으로 더 잘 살게 돕는 데 그치지 않고 더 깊은 차원에서 인생을 더 잘 향유하도록 돕고자 한다면 현시 선호가 그리는 그림은 불완전하거나 심지어는 왜곡된 것일지 모른다. 그 괴리를 좁히려면 경제학자들은 주관적인 측정법에 의지해야 할지 모른다.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고 왜 느끼는지를 탐색해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경제학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야 할지 모른다.
P.68
우리의 주관적 안녕을 결정하는 것은 물질적 안녕의 절대적 수준이 아니고, 타인과 비교되는 자신의 상대적 위치조차 아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생각하는’ 자신의 위치다.
P.72~74
그런데 이 목록에서 6가지 요인 중 4가지가 사회관계와 연관되어 있다. 6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사회적 지원이다. 이것을 포함해 전문 용어로 ‘관계재relational goods’(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재화-옮긴이)라고 할 사회적 요인이 총 4가지나 되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계 행복 보고서》 2015년 판을 인용하자면, 인생 만족도와 사회적 유대의 강력한 연관성은 “지리와 시간의 차이를 떠나 인생 만족도 데이터에 대한 실증적 분석에서 거의 예외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심리학 실험 역시 동일한 결론이 나온다. 사람들은 건강과 관계 중에서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몸은 좀 덜 건강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더 많은 관계를 맺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소득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미 살펴본 대로 무조건 중요하게 작용하진 않는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자신과 같은 수준이거나 더 높은 수준일 때 소득의 힘은 감소한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스테파노 바르톨리니Stefano Bartolini와 프란체스코 사라치노Francesco Sarracino가 27개국(주로 선진국)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실제로 국민 소득 증가와 함께 인생 만족도가 증가하는 현상은 단기간(2년 정도)에만 나타나고 이후에는 사람들이 소득 증가분에 익숙해졌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제 성장이 행복에 끼치는 영향은 완전히 소멸된다. 이와 반대로 어떤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강해지거나 그 밖에 여러 형태로 사회적 유대감이 강화되면 단기적으로는 만족감이 조금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크게 증가한다. 이처럼 사회적 유대의 효과는 누적되고 지속된다. 소득으로 만족감을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신뢰를 쌓고 관계를 형성하는 등 여러 형태로 사회적 지원을 확보하는 것은 행복을 차곡차곡 저축한다. (…)
진정한 부는 ‘물질적 부’가 아니라 ‘사회적 부’다.
P.102
2장 경이로운 발견: 행복 곡선을 찾아 나선 모험
2004년 《공공경제학저널Journal of Public Economics》에 발표한 〈영국과 미국의 안녕 추이Well-Being over Time in Britain and the USA〉에서 블랜치플라워와 오즈월드는 충분한 데이터를 근거로 나이가 그 자체로 행복의 결정 요인이 된다고 자신 있게 선언할 수 있었다. 이 논문에서 그들은 결혼은 행복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실업은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영국에서는 인생 만족도가 정체되어 있고 미국에서는 감소 추세라고(단 미국 흑인의 경우는 증가 추세), 상대 소득이 중요하다고 썼다. 그리고 나이가 인생 만족도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나이가 응답자들이 말하는 행복도에 미치는 선명한 영향이 흥미롭다. 이것은 U자 곡선으로 나타난다.”
그들은 영미 양국에서 결혼, 교육, 취업 같은 주요 변수를 보정해도 여전히 나이의 영향이 나타난다고 했다. 남녀 모두 마찬가지였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적 또는 경제적 상황이 달라진 결과로 보기도 어려웠는데 동일한 패턴이 전 세대에 걸쳐 발견됐기 때문이다. “모종의 구조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 문헌에서조차 명쾌한 해설을 찾을 수 없다.”
이 2004년 논문은 나이가 뭔가 심상치 않은 변수임을 세상에 알리는 선언문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P.113~114
“우리가 얻은 결과는 인간의 안녕에서 나타나는 곡선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며, 설령 이 곡선이 인간의 삶과 사회라는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와 가까운 친족인 대형 유인원과 공유하는 생물학적 특성에서 일부 기인했을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 논문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원숭이에게 중년의 위기라니! (…)
나는 이 유인원 연구 결과를 보고 마침내 행복 곡선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모든 것이 내가 40대에 느낀 만성적 불만은 나를 둘러싼 상황에서 기인한 게 아니며, 더 나아가 그 원인은 ‘나’, 즉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내 자아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거기에 유인원들이 쐐기를 박아 버린 것이다. 그러니 내가 꼭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며 살았다고 생각하거나, 인간으로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끔찍해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불만을 느끼는 이유를 유인원들이 모르는 것처럼 나라고 꼭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었다. 만약에 어떤 이유로든 진화 과정에서 중년에 불만을 느끼는 경향이 우리 안에 깔렸다면 우리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할’ 수 있다. 대자연이 우리 안에 어떤 생리적·심리적 프로세스를 내장 장치로 설치할 때 그 원리를 꿰뚫어 보는 안목까지 함께 설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P.135~136
3장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시간, 행복, U자 곡선
처음에 이 결과를 봤을 때 나는 ‘그래서 뭐 어떻단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각 개인은 수많은 변수의 결합체다. 우리가 알고 싶은 건 그런 변수들이 연합해 만드는 결과, 즉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행복감이다. 인생에서 어떤 한 가지 요인만 중요하다고 간주했을 때 느껴질 것으로 예측되는 행복감의 수준이 아니다. 만약 스무 살의 내가 장차 마흔 살이 됐을 때 얼마나 행복하거나 불행할지 알고 싶다면 마흔 살에 결혼 생활을 잘 하고 있을지, 먹을 것은 충분할지, 건강 상태는 어떨지 등을 알아야 한다. 나이가 행복에 끼치는 독자적인 영향을 안다고 해 봤자 실제 인생에 대한 예측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는 야구에서 투수라는 독립 변수의 영향력을 안다고 해서 어느 팀이 승리할지 예측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행복 곡선의 의의를 알려면 이 곡선이 진짜로 시사하는 바를 알아야 한다. 시사점은 바로 이것이다.
“중년에도 인생에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다른 나이에 비해 ‘어렵다’.”
P.145
그렇다면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단순한 운명론(“행복은 애초에 성격에 각인된 것이니까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어.”)이나 극기론(“다른 것은 우리가 어쩔 수 없으니 감정과 태도를 잘 다스려야지.”)이 아니다. 그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년에 감정적 위기나 붕괴를 피할 수 없다는 속설 역시 아니다.
행복 공식에 담긴 메시지는 내가 볼 때 근본적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지만 학계와 사회에서 그에 걸맞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견해며, 이제부터 이 책의 남은 부분에서 논해 보려고 하는 관점이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돌이키거나 나이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사회 차원에서도 시간의 영향을 이해하고 거기에 적응함으로써 더 행복해질 수는 있다.
P.148
내가 ‘시간이 중요하다’고 할 때나 행복 공식의 T 항목을 언급할 때는 사실 서로 다른 이 두 개념을 뭉뚱그려 말하는 것이다. U자 곡선을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하는 상대적 개념인 ‘나이 듦’인가? 아니면 절대적 개념인 ‘시간’인가? 답은 “둘 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P.168
4장 기대라는 덫: 중년을 괴롭히는 것들의 비밀
젊은 사람들은 항상 미래의 인생 만족도를 과대평가한다. 상당한 수준의 예측 오차가 절대 우연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일관성 있게 나타난다. 마치 시애틀 거주자들이 매일 화창한 날씨를 기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P.170
여기서 사람들에게 요청한 것이 미래의 ‘상황’에 대한 기대치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5년 후의 소득, 건강, 직업이 얼마나 좋을 것으로 기대하십니까?” 같은 객관적 상황을 묻는 질문이 아니었다. 대신에 사람들은 주관적 측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5년 후 얼마나 만족감을 ‘느낄지’ 예측해 달라는 질문과 이후에 실제로 어떻게 느끼는지 말해 달라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느낌은 자가 증식이 가능하다. 즉 실망과 후회가 불만을 키울 수 있고 역으로 불만이 실망과 후회를 키울 수 있다. (…)
슈반트는 이것을 “되먹임 효과feedback effect”라 부른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왜 불만을 가질 이유가 별로 없는데 큰 불만을 느끼고 그러다가 자신이 불만을 느낀다는 것 자체에 더 불만을 느끼는지가 어느 정도 설명된다.
P.175
“인생 만족도는 ‘현재 상황’ 빼기 ‘과거에 놓친 기회의 합’에 대한 후회입니다.” 쉽게 말해 그의 후회 함수는 실망감이 ‘누적’됨을 보여 준다. (…)
“한편으로는 과거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느끼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증발하죠. 그래서 중년에는 과거와 미래가 모두 비참하게 느껴집니다.”
P.179
이스라엘 출신의 인지신경과학자 탈리 샤롯Tali Sharot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감정이 인지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뇌감정연구소Affective Brain Lab 소장이다. 그녀는 자신이 “낙관 편향Optimism Bias”이라 부르는 현상에 관한 연구로 특히 유명한데, 이 제목으로 저서도 출간했다.
그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긍정적 예측 오차는 생물학적 실수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안에 각인된 현상으로 보인다. 우리를 속이고 때로는 비참하게까지 만들지만 우리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일지 모른다. 샤롯은 “아침에 일어나서 ‘자, 오늘은 좋은 하루가 될 거야, 내가 하고 있는 걸 잘하게 될 거야’라고 말할 수 없다면 침대 밖으로 나오기가 어렵겠죠”라고 말했다.
P.183
“왜 우울한 현실주의가 중년에 더 잘 나타날 수 있죠?” 샤롯에게 물었다.
“이유는 확실치 않아요.”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뇌가 변하기 때문일 수 있다. 아니면 중년에 대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스트레스와 불안이 낙관 편향을 감소시키기 때문일지 모른다. 또는 뻔한 말이지만 그냥 경험에서 배우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이 모두가 이유거나 또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청춘에는 낙관론으로 무장하고 세상으로 뛰쳐나가 위험을 감수하며 한계에 도전하고, 중년에는 정신의 눈금을 재조정하는 것이 인간이란 종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런 연구 결과는 중년이 우울하다는 뜻이 아니다. 중년에도 낙관 편향은 존재한다. 다만 현격히 약해질 뿐이다. 우울한 현실주의가 주입됐기 때문이다.
P.202
혹시 현실주의로 가는 전환기가 황량하고 음울하게 들린다고 기죽지 말았으면 좋겠다. 비현실적 낙관론이 빠져나가는 과정은 비록 고단하지만, 그로 인해 인생을 보는 눈이 전혀 새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P.223~224
5장 나이 듦의 역설: 나이 들면 더 행복해지는 이유
중년에는 비현실적 낙관론이 쭉쭉 빠져나가면서 당장은 집요하게 느껴지는 불만감이 생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후 인생에서 의외의 기쁨을 누릴 채비가 갖춰진다. 이런 반전이 생기는 이유로는 위에서 내가 감정 절제력에 대한 증거로 제시한 현상을 들 수 있다. 경험 축적과 신경학적 발달이 맞물려 뜻밖에 우리의 정신적 회복력이 강해진 결과 스트레스를 받고 후회할 만한 상황에서 스트레스와 후회에 덜 민감해진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지적’ 요인에 대한 증거 또한 많다. 노화와 행복 분야 권위자인 로라 카스텐슨 등의 연구자들이 쓰는 용어로 말하자면 “긍정성 효과”가 존재한다. 노년에는 부정적인 정보보다 긍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인식하고, 이것이 되먹임 고리를 만들어 긍정적인 감정이 더 강해진다.
P.234
나이 들면서 우리가 잃는 건 정서적 예리함이 아니라 바로 짜증과 차질에 휘둘려 하루를 망치는 경향성이다.
P.240~241
지금 이 순간을 살기. 하루하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긍정적인 것을 음미하기. 부정적인 것에 덜 매달리기. 수용하기. 과민 반응하지 않기. 현실적인 목표 설정하기. 소중한 관계 우선시하기.
모두 현대 심리학과 고대 지혜에서 인생에 만족하기 위한 방법으로 누누이 말하는 비결이다. 그렇다고 청년기나 중년기에 꼭 철저한 현재 지향적 인간이 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젊을 때는 야심이 있어야 하고 사회에는 야심 찬 모험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정서적 선택성 이론을 알면 노년에 만족도가 상승하는 의외의 현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카스텐슨의 이론은 시사한다. “나이가 들면 가치관이 변한다”고.
P.246
하지만 직장, 퇴직 연금, 물리적 환경은 여전히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날이 60대 초반에 끝나는 것처럼 만들어져 있다. 요즘은 웬만한 사람은 60대 이후로도 장기간 생산적인 세월을 기대할 수 있는데, 60대가 정년이다. 노화로 일을 못 하게 됐을 때 지급되도록 만들어진 공적 연금은 실제로 그런 날이 오기 10여 년 전부터 지급된다. 그런 와중에 대중문화에서는 청춘은 기운 넘치고 행복한 시기로 인생의 절정이고, 중년에는 “위기”가 발발하고, 노년에는 심신 기능이 저하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청춘은 마음이 양극단의 감정을 오가며 고생하는 시기고, 중년은 고단하지만 건설적인 적응의 시기며, 노년은 대체로 가장 행복한 시기다.
저자소개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디애틀랜틱] 객원 작가다. 1982년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기자를 시작으로 언론계에서 주로 일해 왔다. 공공 정책을 전문 분야로 하면서 경제학, 농업, 차별, 동성애, 생체 리듬, 인플레이션, 동물권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책과 글을 발표해 왔다. 2005년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National Magazine Award), 2010년 내셔널 헤드라이너 어워드(National Headliner Award)를 수상했다. [디애틀랜틱] 외에 [뉴리퍼블릭]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이코노미스트] [타임] [크로니클오브하이어에듀케이션] [리더스다이제스트] 등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2018)를 비롯해 [지식의 헌법] [정치적 현실주의] [친절한 심문관들] [부인] [동성 결혼] [정부의 종말] [21세기를 위한 미국 금융] [무능 정부] [이국] 등이 있다.
저서로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2018)를 비롯해 [지식의 헌법] [정치적 현실주의] [친절한 심문관들] [부인] [동성 결혼] [정부의 종말] [21세기를 위한 미국 금융] [무능 정부] [이국] 등이 있다.
역자소개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현재 바른 번역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원문의 뜻과 멋을 살리면서도 한국어다운 문장을 구사하는 번역을 추구한다.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를 직접 쓰고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초집중] [IT 좀 아는 사람] 등 40여 종의 책을 번역했다.
서평
o 세계 최고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
o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 내셔널 헤드라이너 어워드 수상자
o 뇌과학, 심리학, 경제학이 밝혀낸 행복과 나이 듦의 경이로운 진실
o 중년의 슬럼프와 번아웃 탈출을 위한 최고의 안내서
o [더타임스]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추천
o 스티븐 핑커, 조지 베일런트, 리처드 라이더 강력 추천
우리가 인생과 행복에 관해 아는 것 대부분은 틀렸다
"넌 인생을 낭비하고 있어." "요 몇 년 동안 번듯하게 이룬 게 없잖아." "다른 곳으로 가서 뭐가 됐든 다른 일을 해야 해." "저 사람이 하는 걸 넌 왜 못 해?" "저 사람은 저기 있는데 넌 여기 있잖아. 한심하긴!"
이런 불만과 불안, 후회와 비난이 머릿속에 들끓으면서 자신을 괴롭힐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 최고의 싱크탱크로 손꼽히는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를 수상한 저명한 언론인 조너선 라우시는 이 문제의 솔루션을 찾아 인생 여로의 비밀과 행복의 조건을 밝히는 모험에 나선다.
우리 인생과 행복에 관해 대체로 이렇게 알고 있다.
"나이 듦은 심신이 모두 쇠락하는 과정이다." "청춘은 최고의 시절, 중년은 위기의 시간, 노년은 최악의 시기다." "소득과 건강은 행복의 필수 조건이다." "나이 들수록 행복도가 감소한다."
이런 통념은 과연 사실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저자는 최근 20년간 경제학, 심리학, 신경생물학, 신경과학(뇌과학), 정신의학, 사회학 등에서 이루어진 최신 연구 성과를 살피고 각 분야의 대표 석학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다. 또 개인적으로 중년 이상의 성인 약 300명에게 10년 단위로 인생 만족도를 0~10점으로 평가하고 각 10년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나 문구를 3개씩 알려 달라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들과 내밀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놀라운 발견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이 행복과 나이에 관해 진실로 알고 있는 것 대부분은 거짓이며, 이러한 무지는 사람들에게 독이 된다."
그렇다면 학계가 밝혀낸 팩트는 무엇일까?
우리 유전자에 U자 행복 곡선이 새겨져 있다
성인 발달과 인생 만족도에 대한 사회의 일반적 인식은 탄생―성장―정점―하락―죽음으로 이어지는 언덕 모양의 반원 "∩"에 가깝다. 청춘은 기운 넘치고 행복한 시기로 인생의 절정이고, 중년에는 위기가 닥치고, 노년에는 심신 기능이 모두 쇠락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놀랍게도 사람들의 실제 인생 만족도는 그와 정반대인 "U" 패턴을 보인다. 2000년 이후로 수많은 연구 조사에서 U자 모양 인생 만족도 곡선의 증거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국민 30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통계청 조사, 160여 개국 여론 조사인 갤럽 월드 폴, 150여 개국 국민의 인생 만족도 조사인 세계 가치관 조사, [세계 행복 보고서] 등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행복 곡선은 침팬지,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에게서도 나타난다. 이것은 U자 패턴이 대단히 보편적인 현상일뿐더러 진화 과정에서 우리 유전자에 내장된 것임을 입증해 준다.
중년의 위기는 없다, 중년의 리부팅이 있을 뿐
돈, 직업, 가족, 인간관계 등 객관적 상황이 대체로 안정된 시기인 중년에 인생이 더 불만족스럽고 불안한 이상한 현상이 느닷없이 닥쳐온다. 특히 타인이나 이상적 자아와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실망하고 후회하면서 과거와 미래가 모두 비참하게 느껴지는 슬럼프와 번아웃에 빠진다.
우리는 이를 두고 "중년의 위기"라고 부르면서 병적인 것으로 취급하거나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나 심리학계에서는 이미 "중년의 위기"는 근거가 전혀 없는 속설에 불과하다고 결론 내린 상태다.
사실 U자 인생 곡선으로 보면 이 시기는 결코 "비정상"이나 "위기" 같은 것이 아니다. 너무나 "정상"인 인생의 "전환기"일 따름이다. 더 나아가 인생이 더욱더 행복해지는 쪽으로 반등하는 "리부팅기"이기도 하다.
이 인생의 골짜기는 실은 감정의 방향이 바뀌는 '전환점'이다.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와중에 가치관이 재설정되고, 기대치가 재조정되고, 뇌가 재조직되면서 중년 후반에 반등이 일어나며, 그런 다음 성인기 후반에 뜻밖의 행복이 찾아온다.
중년과 노년 사이에 새로운 인생 단계가 존재한다
나이 듦은 "슬픔과 상실과 쇠락"이며 노화 연구는 "사람이 무너지는 과정에 대한 연구"라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 인식이다. 정말 그럴까? 현실을 보면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
오늘날 현대 의학과 보건 시스템 덕분에 수명이 연장되면서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만족스럽고 가장 친사회적인 시기가 10년에서 20년, 또는 심지어 30년까지 연장되는 과정에 있다. 사회학자들은 중년과 노년 사이에 출현한 이 새로운 인생 단계를 "앙코르 성인기"라고 부른다.
이제 60~70대는 더 이상 짧게 끝나 버리거나 노쇠를 동반하는 죽음의 전주곡이 아니라, 예리한 인지력과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을 보유하고 살아가는 시기, 가족과 지역과 사회에 이바지할 방법을 모색하는 시기다. 조사에 따르면 50~70세 미국인 중 9퍼센트가 이미 "앙코르 커리어"를 시작했고 같은 나이대의 2000만 명 정도가 앙코르 커리어를 시작하기를 원한다. 또 55~64세의 창업률이 젊은 층보다 높으며, 65~74세 노동 인구 중 절반 이상과 57~64세 노동자 중 6분의 1이 "은퇴했지만 일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행복은 사회적 부에서 온다
'세계 가치관 조사'를 분석한 결과 행복은 대체로 다음 6가지 요인으로 결정된다. "사회적 지원, 아량, 신뢰, 자유, 1인당 소득, 건강 수명."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관점에서는 소득이 가장 중요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구와 실험에 따르면 물질적 부의 증가는 행복 증진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때로는 정반대 효과를 낳는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국민 소득 증가와 함께 인생 만족도가 증가하는 현상은 단기간(2년 정도)에만 나타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이 행복에 끼치는 영향은 완전히 소멸한다.
주목할 점은 6가지 행복 요인 중 4가지가 사회관계와 관련이 있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요인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유대는 단기간에는 만족감을 조금씩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크게 증가시킨다. 이는 마치 행복을 차곡차곡 저축하는 것과 같다.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인생 만족도와 사회적 유대의 강력한 연관성은 때와 장소를 떠나 거의 예외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행복의 조건은 "물질적 부"가 아니라 "사회적 부"다.
이처럼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우리의 인생과 행복, 나이 듦에 관한 착각과 오해를 바로잡는다. 그와 동시에 중년에게는 슬럼프와 번아웃 탈출을 위한 실질적인 처방을, 노년에게는 더 행복한 삶을 위한 생생한 안내 지도를 알려 준다. 그럼으로써 중년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노년에게는 희망과 응원을 전한다.
o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 내셔널 헤드라이너 어워드 수상자
o 뇌과학, 심리학, 경제학이 밝혀낸 행복과 나이 듦의 경이로운 진실
o 중년의 슬럼프와 번아웃 탈출을 위한 최고의 안내서
o [더타임스]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추천
o 스티븐 핑커, 조지 베일런트, 리처드 라이더 강력 추천
우리가 인생과 행복에 관해 아는 것 대부분은 틀렸다
"넌 인생을 낭비하고 있어." "요 몇 년 동안 번듯하게 이룬 게 없잖아." "다른 곳으로 가서 뭐가 됐든 다른 일을 해야 해." "저 사람이 하는 걸 넌 왜 못 해?" "저 사람은 저기 있는데 넌 여기 있잖아. 한심하긴!"
이런 불만과 불안, 후회와 비난이 머릿속에 들끓으면서 자신을 괴롭힐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 최고의 싱크탱크로 손꼽히는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를 수상한 저명한 언론인 조너선 라우시는 이 문제의 솔루션을 찾아 인생 여로의 비밀과 행복의 조건을 밝히는 모험에 나선다.
우리 인생과 행복에 관해 대체로 이렇게 알고 있다.
"나이 듦은 심신이 모두 쇠락하는 과정이다." "청춘은 최고의 시절, 중년은 위기의 시간, 노년은 최악의 시기다." "소득과 건강은 행복의 필수 조건이다." "나이 들수록 행복도가 감소한다."
이런 통념은 과연 사실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저자는 최근 20년간 경제학, 심리학, 신경생물학, 신경과학(뇌과학), 정신의학, 사회학 등에서 이루어진 최신 연구 성과를 살피고 각 분야의 대표 석학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다. 또 개인적으로 중년 이상의 성인 약 300명에게 10년 단위로 인생 만족도를 0~10점으로 평가하고 각 10년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나 문구를 3개씩 알려 달라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들과 내밀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놀라운 발견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이 행복과 나이에 관해 진실로 알고 있는 것 대부분은 거짓이며, 이러한 무지는 사람들에게 독이 된다."
그렇다면 학계가 밝혀낸 팩트는 무엇일까?
우리 유전자에 U자 행복 곡선이 새겨져 있다
성인 발달과 인생 만족도에 대한 사회의 일반적 인식은 탄생―성장―정점―하락―죽음으로 이어지는 언덕 모양의 반원 "∩"에 가깝다. 청춘은 기운 넘치고 행복한 시기로 인생의 절정이고, 중년에는 위기가 닥치고, 노년에는 심신 기능이 모두 쇠락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놀랍게도 사람들의 실제 인생 만족도는 그와 정반대인 "U" 패턴을 보인다. 2000년 이후로 수많은 연구 조사에서 U자 모양 인생 만족도 곡선의 증거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국민 30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영국통계청 조사, 160여 개국 여론 조사인 갤럽 월드 폴, 150여 개국 국민의 인생 만족도 조사인 세계 가치관 조사, [세계 행복 보고서] 등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행복 곡선은 침팬지,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에게서도 나타난다. 이것은 U자 패턴이 대단히 보편적인 현상일뿐더러 진화 과정에서 우리 유전자에 내장된 것임을 입증해 준다.
중년의 위기는 없다, 중년의 리부팅이 있을 뿐
돈, 직업, 가족, 인간관계 등 객관적 상황이 대체로 안정된 시기인 중년에 인생이 더 불만족스럽고 불안한 이상한 현상이 느닷없이 닥쳐온다. 특히 타인이나 이상적 자아와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실망하고 후회하면서 과거와 미래가 모두 비참하게 느껴지는 슬럼프와 번아웃에 빠진다.
우리는 이를 두고 "중년의 위기"라고 부르면서 병적인 것으로 취급하거나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나 심리학계에서는 이미 "중년의 위기"는 근거가 전혀 없는 속설에 불과하다고 결론 내린 상태다.
사실 U자 인생 곡선으로 보면 이 시기는 결코 "비정상"이나 "위기" 같은 것이 아니다. 너무나 "정상"인 인생의 "전환기"일 따름이다. 더 나아가 인생이 더욱더 행복해지는 쪽으로 반등하는 "리부팅기"이기도 하다.
이 인생의 골짜기는 실은 감정의 방향이 바뀌는 '전환점'이다.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와중에 가치관이 재설정되고, 기대치가 재조정되고, 뇌가 재조직되면서 중년 후반에 반등이 일어나며, 그런 다음 성인기 후반에 뜻밖의 행복이 찾아온다.
중년과 노년 사이에 새로운 인생 단계가 존재한다
나이 듦은 "슬픔과 상실과 쇠락"이며 노화 연구는 "사람이 무너지는 과정에 대한 연구"라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 인식이다. 정말 그럴까? 현실을 보면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
오늘날 현대 의학과 보건 시스템 덕분에 수명이 연장되면서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만족스럽고 가장 친사회적인 시기가 10년에서 20년, 또는 심지어 30년까지 연장되는 과정에 있다. 사회학자들은 중년과 노년 사이에 출현한 이 새로운 인생 단계를 "앙코르 성인기"라고 부른다.
이제 60~70대는 더 이상 짧게 끝나 버리거나 노쇠를 동반하는 죽음의 전주곡이 아니라, 예리한 인지력과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을 보유하고 살아가는 시기, 가족과 지역과 사회에 이바지할 방법을 모색하는 시기다. 조사에 따르면 50~70세 미국인 중 9퍼센트가 이미 "앙코르 커리어"를 시작했고 같은 나이대의 2000만 명 정도가 앙코르 커리어를 시작하기를 원한다. 또 55~64세의 창업률이 젊은 층보다 높으며, 65~74세 노동 인구 중 절반 이상과 57~64세 노동자 중 6분의 1이 "은퇴했지만 일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행복은 사회적 부에서 온다
'세계 가치관 조사'를 분석한 결과 행복은 대체로 다음 6가지 요인으로 결정된다. "사회적 지원, 아량, 신뢰, 자유, 1인당 소득, 건강 수명."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관점에서는 소득이 가장 중요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구와 실험에 따르면 물질적 부의 증가는 행복 증진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때로는 정반대 효과를 낳는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국민 소득 증가와 함께 인생 만족도가 증가하는 현상은 단기간(2년 정도)에만 나타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이 행복에 끼치는 영향은 완전히 소멸한다.
주목할 점은 6가지 행복 요인 중 4가지가 사회관계와 관련이 있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요인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유대는 단기간에는 만족감을 조금씩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크게 증가시킨다. 이는 마치 행복을 차곡차곡 저축하는 것과 같다.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인생 만족도와 사회적 유대의 강력한 연관성은 때와 장소를 떠나 거의 예외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행복의 조건은 "물질적 부"가 아니라 "사회적 부"다.
이처럼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우리의 인생과 행복, 나이 듦에 관한 착각과 오해를 바로잡는다. 그와 동시에 중년에게는 슬럼프와 번아웃 탈출을 위한 실질적인 처방을, 노년에게는 더 행복한 삶을 위한 생생한 안내 지도를 알려 준다. 그럼으로써 중년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노년에게는 희망과 응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