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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원서명 君たちはどう生きるか
저자 요시노 겐자부로
번역자 김욱
원저자 吉野源三郞
출판사 양철북
출판일 20120615
가격 ₩ 15,000
ISBN 9788963720654
페이지 264 p.
판형 128 X 188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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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영화, 그 원작의 향기 100년 동안 사랑받아 온 인생론의 고전 주인공 코페르는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생이다. 코페르는 외삼촌이 코페르니쿠스의 이름을 따서 지어준 별명이다. 외삼촌과 함께 백화점 옥상에서 긴자 거리를 내려다가 삶과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사색하기 시작한다. 그 뒤 학교와 집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생각은 가지를 뻗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나아간다. 이웃과 사회를 향한 애정과 관심, 가난한 친구에게 보여주는 꾸밈없는 우정, 영웅에 대한 뜨거운 숭배,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드러내는 비겁함까지. 이 과정에서 외삼촌은 철학·종교·과학·경제학을 아우르는 지식을 바탕으로 멘토 역할을 한다. 각 장마다 코페르가 일상에서 발견한 물음에 외삼촌이 일기와 대화로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페르의 일상은 열다섯 살 또래들의 솔직함과 쾌활함으로 채워져 있으며, 외삼촌의 멘토링은 휴머니즘적 세계관, 진보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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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이상한 경험-사물을 보는 방법에 대하여
용감한 친구-훌륭해 보이는 사람과 훌륭한 사람
뉴턴의 사과와 분유-진정한 발견이란 무엇일까?
가난한 친구-가난에 대하여
나폴레옹과 네 친구-위대한 사람이란 누구인가?
눈 내리는 날의 사건
돌층계의 추억-인간의 고뇌와 잘못의 위대함에 대하여
관계 개선
수선화와 간다라 불상
봄날 아침
이 책이 나오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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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발췌
P.14
지금 코페르의 눈 아래, 그리고 코페르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 코페르가 모르는 사람들이 수십 만이나 살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일까.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코페르는 눈 아래 펼쳐진 세계가 알 수 없는 혼돈의 세계로 보였다. 안경 쓴 노인, 단발머리 여자아이, 머리를 틀어 올린 아주머니, 앞치마를 두른 남자, 양복 입은 회사원….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코페르 앞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P.121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답게 살아가지 못한다면 인류가 쌓아 올린 문명은 거짓이 돼. 모두가 똑같이 대접받지 못하는 세상이라면 그 세상은 거짓이야. 정직한 사람이라면 이 생각에 반대하지 않을 거야. 그런데 우리가 정직하게 생각해도 세상은 정직해지지 않는구나. 인류는 진보했지만 그 진보가 사람들 마음속에까지 미치지는 못하고 있어. 그 때문에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아주 많단다.

P.198
코페르는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적당한 변명거리를 찾는다고 해도 친구들을 배신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친구들을 배신했다는 사실은 언제까지나 코페르를 따라다니며 코페르의 양심을 지켜보고 있을 테다. 코페르는 변명거리를 더 찾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기분은 조금 산뜻해졌지만 자신이 비겁하게 행동한 게 자꾸 떠올라 기타미와 미즈타니, 우라가와에게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미안했다. 그 세 친구에게 ‘내가 잘못했어.’하고 사과하고 싶었다. 그런데 사과한다고 해서 세 사람이 코페르를 용서해 줄까. 자신이 비겁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 친구들은 코페르에게 더더욱 실망하는 것은 아닐까.

P.89
하지만 코페르, 현실이 이렇더라도 사람은 언제나 사람다워야 한단다. 사람들이 사람다운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살아가는 건 아쉬운 일이야. 너와 상관없는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도 당연히 분자와 분자가 교류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따뜻하게 만나야 한단다. 지금 당장 네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야. 단지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 내가 하는 말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기를 바랄 뿐이란다. 사실 이 문제는 인류가 지금까지 발전해 오면서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 가운데 하나란다.

P.222
자신이 실수한 것을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는 까닭은 그 때 올바로 행동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어릴 때는 누구나 지동설이 아닌 천동설로 세상을 바라보지.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해 보렴. 아이들은 언제나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해, 전찻길은 우리 집 대문에서 왼쪽, 우체통은 오른쪽, 채소 가게는 오른쪽 골목 모퉁이에, 시즈코 씨 집은 우리집 맞은편, 미쓰짱네는 우리 옆집・・・・・・. 이렇게 세상의 중심에자기를 앉혀 놓고 자기를 기준으로 둘레에 무엇이 있는지 둘러보는 거야. 사람을 인식하는 것도 마찬가지야. 저 사람은 우리아빠가 다니는 은행 직원, 이 사람은 엄마 친척・・・・・…. 이렇게 자기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인식하지. 그러다 어른이 되면서 지동설이라는 사고방식을 갖추게 돼. 세상의 넓이를 알아 가면서 그안에 있는 수많은 사물과 사람의 존재를 이해하게 되는 거야.
어디어디라고 말하면 자기 집하고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떠올리지 않아도 대충 감이 잡힐 만큼 공간 감각도 생기고, 어느 은행의 은행장, 어느 중학교의 교장이라고만 알려 줘도 그 사람을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 만큼 사람도 이해하게 되는 거야.
그런데 나를 중심으로 사물을 생각하고 판단하려는 성질은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있단다. 네가 어른이 되면 알겠지만 자기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 사람은 이 넓은 세상에서도 아주 드물단다. 더구나 이해득실이 맞물린 상황에서는 내 입장을 떠나 진

P.215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너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돼. 네가 실수를 이겨 내고 다시 일어선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줄 거야.(...)˝

P.220
사람이 스스로를 비참하다고 생각하고 그 때문에 괴로워하는 건 사람은 비참해져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증거겠지.

P.221
사람은 몸에 상처가 생기지도 않았고 굶주리지도 않았는데 상처 입고 괴로워하거나 갈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단다. 우리 마음은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었던 어떤 일이 물거품이 되어 버리면 상처를 입고 눈에 보이지 않는 피를 흘리며 괴로워해. 우리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오랫동안 애정을 받지 못하면 갈증을 느껴. 우리 사람이 마음에 가장 깊은 상처를 입고, 눈에서 가장 쓰라린 눈물을 짜낼 때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절실하게 깨달을 때란다. 결과를 떠나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았을 때 내 탓이다, 하는 가책이 느껴진다면 이보다 더 큰 아픔은 없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변명을 만들어 내 실수를 덮어 보려고한단다. 하지만 코페르, 이 세상에서 오직 사람만이 자신이 잘못한 일은 인정하고 그 아픔을 받아들일 수 있단다.

P.222
나한테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이 있기에 가끔은 이렇게 괴로워지기도 하는 것이라고.

P.223
우리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래서 때로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해.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래서 우리는 실수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거야.

P.243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단풍나무도, 팔손이도, 낙엽 관목도, 아니 뜰에 살고 있는 풀과 나무는 모두 성장하고 싶다는 본능으로 움직이고 있다. 코페르는 흙투성이가 된 손을 터는 것도 잊어버리고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서 있었다. 어쩐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코페르의 몸 안에서도 성장하고 싶다는 본능이 움직이고 있었다

P.259
우라가와와 달리 지금 나는 무언가 생산해 내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하지만 좋은 사람은 될 수 있어요. 내가 좋은 사람이 된다면 이 세상에 좋은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거예요. 이만한 일은 나도 할 수 있어요. 내가 이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좋은 사람이 되는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믿어요.

P.260
나는 온 세계 사람들이 서로 친한 친구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그런 세상이 오면 좋겠어요. 인류는 지금껏 발전해 왔으므로 머지않아 틀림없이 그런 세상이 올 거라고 믿어요. 내가 그런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P.213
마음 속 생각을 행동에 옮길 기회는 두 번 다시 생기지 않았어. 나중에 그때를 후회해 본들 이미 지나간 일이지. 엄마가 겪은 일은 아주 작은 사건이었지만 한 번 저지르고 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들과 다를게 없어. (…) 사람은 누구나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 볼 때 그런 후회를 하나 둘쯤은 하게 마련이지. 아이들보다 어른이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경우가 더 많단다.
(…) 하지만 그렇기 후회해서 중요한 것을 알게 된다면 그 경험은 절대로 나쁜 게 아니야.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 가는 거란다. 너도 그만큼 훌륭한 인간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너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돼. 네가 이겨 내고 다시 일어선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 줄 거야.

P.20
코페르는 가까이 있는 빌딩을 둘러보았다. 빌딩마다 창들이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외삼촌에게 그런 말을 들었기 때문인지창문이 모두 코페르 쪽으로 쏠려 있는 것 같았다. 창문 유리는바깥에서 희미한 빛을 반사하며 돌비늘처럼 빛나고 있다. 그 안에서 누군가가 이쪽을 보고 있는지는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코페르는 자신이 모르는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자기를 보고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 눈에 자기 모습이 어떻게비칠지 상상이 되었다. 멀리 쥐색 빛으로 뿌옇게 흐려 보이는 7층 건물. 그 옥상에 서 있는 작은, 아주 작은 사람 모습! 코페르는 기분이 묘해졌다. 누군가를 보고 있는 나, 누군가가 보고 있는 나, 그것을 깨달은 나, 멀리서 이곳에 있는 나를 보고 있는나. 코페르는 여러 가지 상상이 마음속에서 한데 겹쳐지자 어지러워졌다. 코페르는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파도처럼 출렁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확하게 말하면 무엇인가가 코페르를 흔들고있었다. 코페르 앞에 펼쳐져 있는 도시에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바닷물이 차올랐다. 어느새 코페르는 바닷물 속의 작은 물방울이 되었다......

P.50
있는지는 네가 사람답게 살아 보고 그런 시간 속에서 가슴으로 느껴 보아야만 깨달을 수 있단다. 네 옆에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네 삶의 가치를 배울 수는 없단다.
다행히 예부터 수많은 철학자와 종교인들이 사람다운 삶에대한 지혜와 잠언을 남겨 놓으셨어. 지금도 많은 문학가와 사상가들이 사람다운 삶이라는 문제 앞에서 고민하고 있단다. 그리고 작품과 논문으로 자신들이 깨달은 비밀을 쏟아 내고 있지.
종교인들은 사람들 앞에서 설교를 하지는 않지만 자신들이 찾아낸 인생의 지혜를 글로 남겨 놓았어. 너도 이제는 조금씩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훌륭한 사람들의 생각을 배울 때가 되었는데 그렇더라도 마지막 열쇠는 코페르, 바로 너자신이란다. 너말고는 아무도 없어. 네가 인생을 살고, 인생에서 여러 가지를체험하고, 체험하면서 생각한 것을 위대한 사람들이 남긴 지혜와 견주어 볼 때 비로소 그 사람들이 한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인생은 수학이나 과학하고 달라서 책만 공부해서는 정답을배우지 못해.
인생에서 중요한 건 어느 때나 네가 느낀 진심, 네 마음을 움직이는 생각이란다. 그런 감정에서 비로소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거란다. 네가 무언가를 절실히 느꼈거나 마음속으로 생각한것이 있다면 그런 느낌이나 생각을 절대로 ㅅᆢㄱ여서는 안 돼.

그림이나 조각, 음악에서 받는 감동이라는 것도 자기가 체험했을 때 깨달을 수 있어. 예술이란 것을 만나 본 적이 없는 사람은 네가 예술 작품에서 느낀 감동을 설명해 주어도 이해하지 못해.

P.53
기타미를 따라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삶에는
˝누가 뭐래도˝ 하는 오기가 필요하단다. 그렇지 않고서는 나와네 엄마가 바라는 것처럼 훌륭한 사람은 될 수 없어.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꿈꾸면서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단지 겉으로
‘훌륭해 보이는 사람‘이 될 뿐 네 자신에게 떳떳한 ‘훌륭한 사람‘은 되지 못한단다.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들은 남들 눈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만 신경 쓰다가 결국 진짜 나는 누구인지 잊어버리고는 하지. 나는 네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코페르,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네 마음이 감동받을 때와 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렴. 그 기분을 잊지 말고언제나 그 뜻을 생각해 보도록 해.

P.89
사람이 사람에게 좋은 감정으로 친절을 베풀고, 그것으로 기쁨을 삼는 것처럼 아름다운 관계는 이 세상에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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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20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편집인이다. 1945년부터 1965년까지 잡지 「세계(世界)」의 초대 편집장을 지내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담론을 이끌었다. 당시 일본 편집인들로부터 최고의 편집인으로 존경받았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의 대표작으로,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7년에 출판되었다. 유럽에서는 파시즘이 여러 나라를 위협하고 제2차 세계대전의 검은 구름이 온 세계를 뒤덮던 때였다. 일본에서는 군국주의가 확산되면서 언론과 출판의 자유는 크게 제약을 받았고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영웅으로 떠받드는 청소년 책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요시노 겐자부로를 비롯한 지식인들은 인본주의 정신을 지켜 내고자 했고, 청소년들만이라도 나쁜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은 이러한 간절한 희망의 산물이다. 태평양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서가 되기도 했으나,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자본이 인간성을 제압하는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삶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899년에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했다. 저서로 [동시대의 일-베트남 전쟁을 잊지 마라], [직업으로서의 편집자], [평화의 의지], [전후(戰後)의 결별] 들이 있다. 1981년에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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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소개
작가, 번역가. 언론계 최일선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늘 문학과 철학을 가까이했으며, 특히 쇼펜하우어와 니체로부터 일생 동안 큰 영향을 받았다. 일흔에 번역을 시작한 데 이어 집필로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니체 아포리즘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를 집필하여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언어를 폭넓은 독자에게 전했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 [지적 생활의 즐거움] [무인도에 살 수도 없고] [개를 키우는 이야기/여치/급히 고소합니다] [갈매기/산화/수치/아버지/신랑] [인간관계] [늙지 마라 나의 일상] [죽음이 삶에게] 등 200여 권이 넘는 책을 번역했으며, 자전적 에세이로 [취미로 직업을 삼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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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영화, 그 원작의 향기
100년 동안 사랑받아 온 인생론의 고전

책을 읽는 순간, 기억 속 배선에 앗, 하고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었다.
- 미야자키 하야오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게 하는 흔치 않은 책이다. - 안광복(교사)

주인공 코페르는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생이다.
코페르는 외삼촌이 코페르니쿠스의 이름을 따서 지어준 별명이다.

외삼촌과 함께 백화점 옥상에서 긴자 거리를 내려다가 삶과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사색하기 시작한다. 그 뒤 학교와 집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생각은 가지를 뻗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나아간다. 이웃과 사회를 향한 애정과 관심, 가난한 친구에게 보여주는 꾸밈없는 우정, 영웅에 대한 뜨거운 숭배,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드러내는 비겁함까지. 이 과정에서 외삼촌은 철학·종교·과학·경제학을 아우르는 지식을 바탕으로 멘토 역할을 한다. 각 장마다 코페르가 일상에서 발견한 물음에 외삼촌이 일기와 대화로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페르의 일상은 열다섯 살 또래들의 솔직함과 쾌활함으로 채워져 있으며, 외삼촌의 멘토링은 휴머니즘적 세계관, 진보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세카이(世界)」 초대 편집장이 쓴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1937년에 출판되었다. 벌써 80여 년 전 일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아직도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일본의 애니메이터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책을 읽는 순간 “기억 속에 묻혀 있던 배선에 앗, 하고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라고 말했고, 안광복 중동고 철학 교사는“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게 하는 흔치 않은 책”이라고 평가했다.
책을 쓴 이는 요시노 겐자부로이다. 한국인에게는 낯설겠지만,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20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편집인이다. 1945년부터 1965년까지 「세카이(世界)」의 초대 편집장을 지내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담론을 이끌었다. 「세카이」는 이와나미(岩波)서점에서 발행하는 비판적 성격의 잡지로 1950~1960년대에 20만부의 발행 부수를 자랑했다. 요시노 겐자부로는 당시 일본 편집인들로부터 최고의 편집인으로 존경받았다.[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그의 대표작이다.
이 책이 출판된 1937년은 중일전쟁이 발발한 해다. 유럽에서는 파시즘이 여러 나라를 위협하고 제2차 세계대전의 검은 구름이 온 세계를 뒤덮던 때였다. 일본에서는 군국주의가 확산되면서 언론과 출판의 자유는 크게 제약을 받았고, 노동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은 격심한 탄압에 시달렸다.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영웅으로 떠받드는 청소년 책들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요시노 겐자부로를 비롯한 지식인들은 인본주의 정신을 지켜 내고자 했고, 청소년들만이라도 나쁜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어려운 시절을 이겨 낸 청소년이야말로 다음 시대를 짊어지고 나갈 소중한 자원이며, 청소년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으므로 그들에게 편협한 국수주의와 반동사상을 뛰어넘는 자유롭고도 풍요로운 문화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알려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은 이러한 간절한 희망의 산물이다.
태평양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서가 되기도 했지만 100년 가까운 세월에도 이 책이 여전히 ‘청소년 인생론의 고전’으로 사랑받는 까닭은, 자본이 인간성을 제압한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삶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 시기는 버겁고 외롭다. 힘든 아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던지는 책들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 책처럼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게 하는 책은 흔치 않다.”는 안광복 선생의 평가는 개인주의가 절정에 달한 지금, 이 책이 사랑받는 까닭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열다섯 살 코페르의 방황 그리고 성장
주인공 코페르는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생이다. 본명은 혼다 준이치이고 코페르는 외삼촌이 코페르니쿠스의 이름을 따서 지어준 별명이다. 외삼촌과 함께 백화점 옥상에서 긴자 거리를 내려다보던 어느 날 코페르는 삶과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사색하기 시작한다. 십대의 인생에 말 걸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 때 코페르는 사람들이 ‘분자’ 같다고 생각한다. 외삼촌은 코페르의 생각을 듣고 코페르니쿠스의 인식론적 전환에 대해 이야기한다. 곧 코페르가 자기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세계를 보기 시작했음을 지적하고 그것을 소중하게 지켜가기를 당부한다. 그 뒤부터 코페르에게 생기는 사건과 관계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가난한 유부 가게 아들 우라가와를 놀리는 야마구치 패거리들에 맞서는 기타미, 미즈타니와 친구가 되고, 공부도 못하고 수업 시간에 만날 잠만 자는 우라가와가 유부 만들기의 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진정한 발견의 의미와 생산 관계 그리고 가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야마구치 패거리가 기타미와 친구들에게 린치를 가하고 코페르는 옆에서 지켜볼 뿐 함께 싸우지 못한다. 비겁한 놈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코페르에게 엄마가 학창시절 돌층계의 추억을 이야기해준다. 코페르는 친구들에게 사죄의 편지를 쓰고 친구들은 앓고 있는 코페르에게 찾아온다. 코페르는 이 과정에서 인간의 고뇌와 잘못의 위대함, 그리고 진정한 용기에 대해 깨닫는다. 다시 봄이 오고 코페르는 정원에 핀 수선화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엄마가 사준 만년필로 외삼촌처럼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쓰기 시작한다. 코페르의 방황이 성장통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처럼 코페르는 꿈과 현실, 이웃과 사회를 향한 애정과 관심, 가난한 친구에게 보여주는 꾸밈없는 우정, 영웅에 대한 뜨거운 숭배,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비겁함, 왕따와 학교폭력 따위의 문제와 씨름한다. 이것은 십대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따라서 이런 고민과 방황은 사소할지 몰라도 그 자체로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과 방황은 올곧은 방향으로 유도될 때 가치로운 삶으로 나아간다. 휴머니즘적 세계관, 진보적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는 외삼촌의 조언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멘토링
바야흐로 21세기는 스토리텔링과 멘토링의 시대다.[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는 바로 이 스토리텔링과 멘토링이 있다. 10개 꼭지마다 앞에는 코페르의 일상이 있다. 이 일상은 곧 코페르의 성장과 방황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 뒤에 외삼촌의 노토가 이어진다. 외삼촌은 노트에서 코페르의 고민에 철학.종교.과학.경제학을 아우르는 지식을 바탕으로 친절하게 답한다. 요즘 말로 멘토링이다. 여기서 코페르는 방황하는 십대들이며 외삼촌은 광란의 파시즘에 맞서는 지식인 곧 지은이 자신이다.

“외삼촌, 사람은 정말 분자인 것 같아. 오늘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어.” (중략)
“...오늘 네가 스스로를 넓은 세상의 분자로 여겼다는 건 정말 큰 사건이란다. 나는 오늘 네가 겪은 일이 네 마음속에 깊은 흔적을 남기기를 바란다. 오늘 네가 느꼈던 감정, 네가 떠올렸던 생각은 아주 중요한 뜻을 담고 있단다. 네 인생의 관점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뀐 것이니까.”

스토리텔링이나 멘토링이라는 말이 제대로 개념화도 되어 있지 않던 80여 년 전에 이런 방식으로 글을 썼다는 것이 놀랍다. 아마도 청소년들에게 군국주의의 진실을 밝히고 희망을 선물하고자 했던 지식인의 절실한 마음이 이렇게 시대를 앞선 이야기 방식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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