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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잡설 : 박상륭 꼼꼼히 읽기
저자 채기병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판일 20100930
가격 ₩ 12,000
ISBN 9788932020785
페이지 232 p.
판형 153 X 224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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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문학사상 그 유례를 찾기 힘든 거대한 스케일의 형이상학적 비전과 독특하고 혁신적인 문체로 문단의 찬사와 일군 독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박상륭의 문학은, 그렇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에게는 매우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박상륭 스스로의 말처럼 "대단히 토속적이고 시적(詩的)"인 그의 문학적인 언어는 일반 독자들에게는 매우 낯설고 복잡하다. 그러나 그 문장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러한 문체와 어휘가 얼마나 명료하며 내용에 적합한 쓰임새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간 박상륭 문학에 관련한 책은 여러 권 출간 되었지만, 이들은 일반 독자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본격적인 평론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박상륭 문학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저자 채기병이 일반 독자들을 위해 박상륭의 첫 책 『열명길』에서부터 최근작 『잡설품』까지 전반적으로 그의 문학 세계를 파악할 수 있는 『소통의 잡설』을 출간했다. 이 책은 그간 박상륭 문학을 쉽게 접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좋은 입문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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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제1부. 우주론
1. 프라브리티와 니브리티
2. 시간
3. 생명, 자연/문화
4. 신(神)과 인간
5. 진화('?'론)

제2부. 상징
1. 잠과 꿈
2. 해골
3. 신발
4. 처용

제3부. 문체
1. 작가와 글쓰기
2. 작가의 어휘 사용
3. 시적 문체
4. 복합문체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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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발췌
박상륭의 사유에서 수미일관된 주제는 '인간'이다. 작가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 즉 한 생명으로서의 인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 인간의 구원의 문제를 궁구한다. 작가가 다른 주제, 즉 생명, 자연, 진화, 시간, 신, 종교 등의 문제를 다룰 때에도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러한 다른 주제는 인간의 문제를 보다 넓고 깊게 탐구하기 위한 필연적 주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는 필연적으로 종교와 만나게 된다. 작가의 글쓰기의 주된 목적은 어떠헥 한 생명이 육신적·정신적 진화를 통해 해탈에 이르게 되는가를 탐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p.6

이 글의 목적은, 박상륭 작품 전반에 걸쳐 작가의 사유 세계(혹은 작가의 우주론)와 상징, 그리고 문체를 가능한 한 보다 총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하는 데 있다. 박상륭의 작품 하나한에 대한 각론이 아니라, 박상륭의 작품들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보고자 하는 것이다. --- p.8

어떤 의미에서 박상륭의 작품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가 사용하는 상징과 비유의 의미를 풀어가는 과정이다. 신화와 동화의 상징적 의미, 잠, 꿈, 해골, 처용, 신발 등등의 상징적 의미를 이해하지 않고는 그의 작품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박상륭의 작품은 고도의 형이상학적 관념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관념들이 다만 사변적으로 진술되어 있다면 그것은 하나의 철학 혹은 형이상학적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박상륭의 작품들이 소설이란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러한 관념들이 수많은 상징과 비유로 형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 pp.115-116

박상륭의 문체는 매우 다양하고 독특하며 또한 혁신적이다. 그의 작품은 형이상학적 담론과 문학적 상상력의 혼융이라 할 수 있다. 작가가 어떤 형이상학적 주제들, 즉 생명, 자연, 신, 시간 등 자신의 우주론을 펼 때 작가의 글은 매우 논리적이고 학술적인 형이상학적 담론이 된다. 그런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그의 글이 너무도 시적이어서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를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의 글은 지극히 논리적인 문장으로부터 지극히 서정적인 문장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작가의 형이상학적·종교적 주제들은 직접적으로 표현되기보다는 문학적 상상력과 결합되어 비유와 상징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여기에 동서고금의 수많은 신화와 동화, 우리의 옛말과 여러 지방의 사투리를 활용한 토속적인 문장이 그의 문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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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성균관대학교에서 '말라르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등학교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임 후 현재 한남대학교와 배재대학교에서 '프랑스 시'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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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주를 쌓은 잡설(雜說),
그 독특한 문학의 이름 박상륭의 세계를 조망하는, 소통을 향한 밑그림

박상륭은 한국문학사상 그 유례를 찾기 힘든 거대한 스케일의 형이상학적 비전과 한국어의 문학적 표현 가능성의 한 절정을 보여줘온 대작가이다. 시인 김사인은 “40년 가까이, 존재의 근원에 맞서 ‘글쓰기’의 형식으로 치러지고 있는 박상륭의 고투는 가히 영웅적”이라고 존경을 표시했고, 시인 김정란은 그를 가리켜 “후대에 가장 오랫동안 무덤에서 불려나올 작가”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렇듯 박상륭의 문학은 흔히 ‘박상륭 교도(敎徒)’라고까지 불리는 일군의 독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독자들에게 그의 문학을 난공불락의 세계로, 혹은 단지 외경의 대상으로 머물러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독자들을 위해 박상륭의 깊고 넓은 문학세계를 안내하는 [소통의 잡설]이 ‘박상륭 꼼꼼히 읽기’라는 부제와 함께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박상륭 문학에 대한 해설서는 이미 여러 권이 출간되어 있다. 그의 작품에 쓰인 어휘들을 풀이한 사전까지 두 권으로 나와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해설서들은 대개 본격적인 평론이라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는 데 여전한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출간된 [소통의 잡설]은 박상륭의 문학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독자들을 위한 일종의 입문서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은 박상륭의 첫 책 [열명길]에서부터 최근작 [잡설품]에 이르기까지 전 작품을 포괄하여 그의 문학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큰 밑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박상륭의 문학작품에 오랫동안 천착해온 지은이는 박상륭 글쓰기의 주된 의도를 ‘소통’이라고 본다. 무명(無明)에 쌓여 있는 수많은 중생과 깨우침의 세계와의 소통, 삶과 죽음과의 소통, 몸-말-맘 사이의 소통, 종교와 문학과의 소통을 의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잘 알려진 대로 ‘잡설’이란 박상륭이 스스로 자신의 문학을 가리켜 부르는 말로, ‘경전과 소설, 그리고 신화와 이야기 사이에 있는 글’을 의미한다. 책 제목인 ‘소통의 잡설’은 지은이가 생각하는 박상륭 문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박상륭이 구축한 정교한 우주론에 접근하기 위한 여러 개념을 설명한다. ‘프라브리티’ ‘니브리티’ ‘시간’ ‘자연과 생명’ ‘신과 인간’ ‘진화’ 등 박상륭 문학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개념이 쉽게 풀이되어 있다. 2부에서는 박상륭이 사용하는 수많은 상징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크다고 여겨지는 몇몇 상징들, 즉 ‘잠과 꿈’ ‘해골’ ‘신발’ ‘처용’ 등의 의미를 살펴본다. 흔히 박상륭 특유의 긴 문장과 생경한 어휘는 그의 문학을 읽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로 꼽힌다. 3부에서는 박상륭의 복합문체가 실은 얼마나 정교하게 짜인 문체인지를 분석하는 동시에, 그가 쓰는 방대한 어휘를 해석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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