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 2004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원서명
蹴りたい背中
저자
번역자
원저자
출판사
출판일
20040228
가격
₩ 8,500
ISBN
9788990462428
페이지
159 p.
판형
137 X 197 mm
커버
Book
책 소개
고등학교 2학년 때『인스톨』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문단에 등단한 일본의 신예 '와타야 리사'는 2004년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여 또한번 평단을 놀라게 했다. 수상작『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은 '지조있는 왕따'인 두 남녀 고등학생의 세계를 통해 누구나 경험해 보았음직한 '소외'의 문제를 다룬 작품. 사춘기 소년 소녀의 예민한 감각을 통해 인간의 '고독'과 '관계짓는 방식'에 대해 심층적으로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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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하츠'는 고등학교 1학년 생. ‘인간관계의 대부분은 가식’이라고 믿는 그녀는 '나머지 인간'이 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아이들처럼 형성된 순간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꾸미지 않으면 안 되는 ‘그룹의 일원’이 될 것인지, 그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혼자 있을 것인가, 무리 지을 것인가. 그러나 정작 ‘솔로’를 택하자니 자신을 외계인으로 대할 주위의 눈초리가 무섭고, 그룹에 섞여들자니 끊임없이 자신을 꾸며대야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실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은 단짝친구 키누요와 단 둘이 공교한 우정을 쌓는 것. 그러면 무리를 지을 필요도 없고 외로울 일도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소녀의 유일한 친구 역시 그녀를 내팽개치고 그룹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단지 고독이 두렵기 때문에 하는 ‘필사적으로 인간관계 맺기’를 거부하고, 개인과 1대1로 긍정적으로 이어지길 갈구하는 하츠의 욕망은 매번 반 아이들을 감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막’에 튕겨지고 만다.
하츠는 이후 자신과 마찬가지로 교실에 흡수되지 못하고 삐져나와 있는 '또 하나의 나머지 인간' 니나가와에게 다가간다. 니나가와는 '간장을 병째 머리에 뒤집어쓴 것 같은 무겁고 까만 긴 앞머리'에 시체처럼 공허한 눈을 한 소년으로, 올리짱이라는 패션모델에 푹 빠져 있는 광적인 매니아(오타쿠)다. 그에게 존재하는 것은 오직 ‘올리짱’일 뿐, 학교도 공부도 친구도 부모도 그의 관심영역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 그러나 하츠가 몇 년 전에 무지라는 잡화점에서 올리짱과 만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둘 사이에는 기묘한 교류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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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하츠'는 고등학교 1학년 생. ‘인간관계의 대부분은 가식’이라고 믿는 그녀는 '나머지 인간'이 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아이들처럼 형성된 순간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꾸미지 않으면 안 되는 ‘그룹의 일원’이 될 것인지, 그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혼자 있을 것인가, 무리 지을 것인가. 그러나 정작 ‘솔로’를 택하자니 자신을 외계인으로 대할 주위의 눈초리가 무섭고, 그룹에 섞여들자니 끊임없이 자신을 꾸며대야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실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은 단짝친구 키누요와 단 둘이 공교한 우정을 쌓는 것. 그러면 무리를 지을 필요도 없고 외로울 일도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소녀의 유일한 친구 역시 그녀를 내팽개치고 그룹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단지 고독이 두렵기 때문에 하는 ‘필사적으로 인간관계 맺기’를 거부하고, 개인과 1대1로 긍정적으로 이어지길 갈구하는 하츠의 욕망은 매번 반 아이들을 감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막’에 튕겨지고 만다.
하츠는 이후 자신과 마찬가지로 교실에 흡수되지 못하고 삐져나와 있는 '또 하나의 나머지 인간' 니나가와에게 다가간다. 니나가와는 '간장을 병째 머리에 뒤집어쓴 것 같은 무겁고 까만 긴 앞머리'에 시체처럼 공허한 눈을 한 소년으로, 올리짱이라는 패션모델에 푹 빠져 있는 광적인 매니아(오타쿠)다. 그에게 존재하는 것은 오직 ‘올리짱’일 뿐, 학교도 공부도 친구도 부모도 그의 관심영역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 그러나 하츠가 몇 년 전에 무지라는 잡화점에서 올리짱과 만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둘 사이에는 기묘한 교류가 생겨난다.
본문발췌
한쪽 귀를 약품 냄새나는 책상에 붙이고 눈을 감자 오오카나다모의 세포를 그리고 있는 연필심이 종이를 통과해 사각사각 책상에 부딪히는 소리가 고막으로 전해진다. 그 너머로 현미경을 찰카닥거리는 소리, 얘기소리, 즐거운 듯 웃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하지만 내가 있는 곳에는 종잇조각과 정적뿐. 같은 책상을 쓰고 있어도 저쪽 언덕과 이쪽 언덕은 이렇게나 다르다. 하지만 웃음소리 가득한 저쪽 언덕 역시 나름대로 숨이 막힌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p. 13 “너네 집에서 잠깐 쉬었다 가고 싶은데, 괜찮아?” 말해놓고 보니 고등학교에 들어온 뒤론 불가능했던 ‘다른 사람에게 편하게 말 걸기’라는 게 니나가와를 상대로 해선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괜찮아. 상관없어.” 니나가와도 가볍게 대답하고, 무지와 학교 중간쯤에 있는 자기 집을 향해 발을 옮긴다. 이런 간단한 대화가 오래간만인 탓일까, 메말라 있던 마음에 물처럼 스며든다. 어쩌면 나, 저 고양이 등의 남자애랑 친구가 되면 좋을지도 몰라. ‘남자 친구’ 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키누요가 말했을 때는 바보 같은 소리라고 생각했으면서도 가슴이 마구 뛰었다. p. 55 전율이 흘렀다. 포화 상태의 기분은 진정되기는커녕 만지는 것만으로도 터질 듯 아픈 여드름처럼 미열과 함께 점점 더 부풀어 오른다. 다시 올리짱의 세계로 돌아가버린 그 등짝을 위에서부터 내려다보고 있으니 숨결이 뜨거워진다. 이, 어딘가 쓸쓸하게 움츠린, 무방비한 등을 발로 걷어차 버리고 싶다. 아파하는 니나가와를 보고 싶다. 갑자기 솟아오른,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이 거대한 욕망은 섬광과도 같아서 일순 눈앞이 아찔했다. p. 65 키누요 그룹의 다른 아이들도 흥미진진한 얼굴로 모여든다. 이 아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나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분명 키누요나 그들의 ‘양심’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들에게는 얇은 막이 드리워져 있다. 웃는 얼굴이나 교차되는 시선 따위로 조금씩 펼쳐지는 막이다. 얇고 속이 비쳐 보이지만, 튼튼한 고무로 되어 있는 막은 내가 쭈뼛쭈뼛 손을 뻗으면 부드러운 탄력으로 튕겨낸다. 대개는, 무의식중에. 그리고 그런 식으로 튕겨져 나오면 나는 아무하고도 이야기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욱 완벽하게 혼자가 된다. p. 99 “올리짱에게 다가갔을 때, 나, 그 사람을 이제까지 그 어느 순간보다 가장 멀게 느꼈어. 그녀의 부스러기들을 긁어모아 상자 안을 채워 넣던 그때보다, 훨씬.” 말이 계속되길 기다렸지만 그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릎 위로 얼굴을 박았다. 내게 등을 보인 채. 얕은 여울에 무거운 돌을 떨어뜨리면 냇물 바닥의 모래가 피어올라 물을 흐리듯이, ‘예의 그 기분’이 바닥에서부터 일어나 마음을 흐린다. 고통을 주고 싶다. 발로 차주고 싶다. 사랑스러움이라기보다, 뭔가 더욱 강한 기분. p. 150
저자소개
와타야 리사
저자 와타야 리사
1984년 교토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와세다대 교육학부에 재학중이다. 초등학교 시절, 담임교사가 '책을 읽을수록 숫자가 늘어나는 통장'을 만들어준 것이 계기가 되어 문학소녀가 되었다. 2001년 17살인 여고생 때 입시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쓴 [인스톨]이라는 소설로 그녀는 제38회 문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그 후 2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 공동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한번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기록되었다.
역자 정유리
1993년 2월 서울 한영외국어 고등학교 일어과 졸업
1998년 2월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0년 2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일어일문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교사 과정 수료
동경 센다가야 일본어 교육 연구소 상급 과정 수료
현재 동경대 한국·조선 문화 연구과 재학중
저자 와타야 리사
1984년 교토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와세다대 교육학부에 재학중이다. 초등학교 시절, 담임교사가 '책을 읽을수록 숫자가 늘어나는 통장'을 만들어준 것이 계기가 되어 문학소녀가 되었다. 2001년 17살인 여고생 때 입시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쓴 [인스톨]이라는 소설로 그녀는 제38회 문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그 후 2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 공동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한번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기록되었다.
역자 정유리
1993년 2월 서울 한영외국어 고등학교 일어과 졸업
1998년 2월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0년 2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일어일문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교사 과정 수료
동경 센다가야 일본어 교육 연구소 상급 과정 수료
현재 동경대 한국·조선 문화 연구과 재학중
역자소개
고려대학교에서 국문학과 일문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도쿄대학교에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비교하는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뱀에게 피어싱], [전차남], [혼자 있기 좋은 날] 등 다수의 일본 소설을 번역했다.
서평
▶ 37년 만에 탄생한 최연소 아쿠타가와상(芥川賞) 수상자! 올 2004년 아쿠타가와상의 후보자가 발표된 순간 일본 열도는 들썩거렸다. 5명의 후보자 중 절반 이상이 여성인데다, 모두 스무 살 안팎의 작가들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 세 사람 중 누가 선정된다 해도 1967년도의 최연소 수상 기록(마루야마 겐지, 23세)이 갱신될 것이었으므로 제130회 아쿠타가와상의 수상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리고 마침내 발표된 수상자명. 놀랍게도,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 의 영예는 이제 갓 스물이 된 아가씨와,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소녀’에게 돌아갔다. 사상 최연소 작가들의 공동수상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 중에서도 최연소이자 최초의 ‘10대 수상자’인 소녀는 단연 주목의 대상이었다. 그 소녀의 이름은 바로 ‘와타야 리사(綿失りさ)’. 이는 그녀 생애의 두 번째 작품인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으로 거둔 큰 성과였다. 와타야 리사가 최연소 수상으로 화제를 뿌린 것은 놀랍게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녀는 지난 2001년, 고교 2학년 때 쓴 [인스톨]이라는 작품이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제38회 문예상(文藝賞)에 당선되며 화려하게 데뷔한 전적이 있다. 이는 호리타 아케미가 16세의 나이로 문예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에 등장한 최연소 등단 기록이었다. ‘천재 문학소녀’라는 호칭을 얻으며 하루아침에 스타 작가로 급부상한 와타야 리사. 그녀는 이제, 10대 시절에만 굵직한 문학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괴력의 작가로 다시 한 번 문단을 놀라게 한 것이다. ▶ 침체된 문학시장에 불어닥친 신선한 돌풍―일본 문단의 ‘무서운 아이’ 가속화되는 사회 변화의 흐름과 함께 매스미디어의 중심 이동은 거의 완료되었으며 그에 따라 인간의 사고패턴 역시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 세상이 마치 지구의 자전축이 바뀌듯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곳곳에서 ‘문학의 죽음’이 공공연하게 선포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문학은 결국 도태되고야 말 것이라는 문학계의 자괴감이 팽배한 요즘에, 와타야 리사와 같은 대형신인의 등장은 분명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반가운 일이다. 재능 있는 젊은이들은 모두 영화나 영상 쪽으로 빠져버린다는 원로작가들의 우려는 어쩌면, 아직 이른 것인지도 모른다. 더욱 반가운 것은 와타야 리사의 소설이 평론가들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사랑까지 듬뿍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첫 장편소설은 현재까지 30만 부가 넘게 팔려나갔으며,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역시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고수하며 이미 5만부 이상 팔리고 있다. 독자층 역시 10대에서 20, 30대까지 두루 넓어, 작가의 나이가 어림과 상관없이 그녀의 작품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증명하여준다.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은 작품은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이유로 도리어 독자의 기피대상이 되는 일본에서, 이처럼 문학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엿보이는 작품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어깨에 힘이 빠진’ 문학계에 힘을 실어주는 호재임에 틀림없다. ◆줄거리 ◆ [발로 차…]의 주인공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고작 2개월 된 하츠라는 소녀다. ‘인간관계의 대부분은 가식’이라고 믿는 그녀는 '나머지 인간'이 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아이들처럼 형성된 순간부터 끊임없이 자신을 꾸미지 않으면 안 되는 ‘그룹의 일원’이 될 것인지, 그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혼자 있을 것인가, 무리 지을 것인가. 그러나 정작 ‘솔로’를 택하자니 자신을 외계인으로 대할 주위의 눈초리가 무섭고, 그룹에 섞여들자니 끊임없이 자신을 꾸며대야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실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은 단짝친구 키누요와 단 둘이 공교한 우정을 쌓는 것. 그러면 무리를 지을 필요도 없고 외로울 일도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소녀의 유일한 친구 역시 그녀를 내팽개치고 그룹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단지 고독이 두렵기 때문에 하는 ‘필사적으로 인간관계 맺기’를 거부하고, 개인과 1대1로 긍정적으로 이어지길 갈구하는 하츠의 욕망은 매번 반 아이들을 감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막’에 튕겨지고 만다. 하츠는 이후 자신과 마찬가지로 교실에 흡수되지 못하고 삐져나와 있는 '또 하나의 나머지 인간' 니나가와에게 다가간다. 아니, 하츠가 니나와와 ‘접촉’하면서부터 이 소설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니나가와는 '간장을 병째 머리에 뒤집어쓴 것 같은 무겁고 까만 긴 앞머리'에 시체처럼 공허한 눈을 한 소년으로, 올리짱이라는 패션모델에 푹 빠져 있는 광적인 매니아(오타쿠)다. 그에게 존재하는 것은 오직 ‘올리짱’일 뿐, 학교도 공부도 친구도 부모도 그의 관심영역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 그러나 하츠가 몇 년 전에 무지라는 잡화점에서 올리짱과 만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둘 사이에는 기묘한 교류가 생겨난다. 문제는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 소외된(혹은 외부로부터 자신을 소외시킨) 소년·소녀의 공감을 그린 작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천성적으로 집단에 융화되지 못하는 두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고독과 고독의 충돌은 결코 공감이라는 평화로운 장소에 착지하지 못한다. 하츠는 ‘학교에서 유일하게 편하게 말을 걸 수 있는’ 니나가와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그 호감은 곧 경멸과 가학성이 뒤섞인, 정체를 알 수 없는 ‘뜨거운 감정’으로 변이된다. 늘 자신의 너머에 있는 올리짱만을 바라보는 니나가와의 시선 때문이다. 혹은 실물의 세계로부터 올리짱과의 환상의 세계로 도망치듯 웅크린 그의 ‘등짝’ 때문이다. 마치 결코 만날 수 없는 두 개의 평행선이 나란히 달려가듯, 하츠와 니나가와는 ‘같은 장소에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접속 불가능은 하츠의 고독을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킨다. 니나가와가 보여주는 무방비한 등, 다시 말해, 하츠가 '걷어 차주고 싶은 등'은 가학성, 성적충동, 왜곡된 친근감 등이 뒤섞인 일종의 순수한 욕망이 솟아나게끔 하는 촉매제로써 하츠의 고독을 한층 명확한 형태로 유지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