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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론 - A THEORY OF JUSTICE
원서명
A Theory of Justice
저자
번역자
원저자
출판사
출판일
20030315
가격
₩ 28,000
ISBN
9788987350530
페이지
782 p.
판형
152 X 223 mm
판차
Revised edition
커버
Book
책 소개
존 론즈의 20세기 불후의 명저
존 롤즈의 『정의론』은 1971년 초판의 출간 이래 논의되어온 많은 난점들과 심각한 약점들을 제거, 수정하고, 다른 많은 부분들을 보완해서 1991년에 개정 출간한 《정의론》을 기본으로 하여 일부 내용이 보완된 1999년 최종 개정판이다. 이 책은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0세기 불후의 명저로 꼽힌다. 정의란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 신념이 아닌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독창적 이론을 제시했으며,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집중적으로 연구, 자유주의에 평등주의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존 롤즈의 『정의론』은 1971년 초판의 출간 이래 논의되어온 많은 난점들과 심각한 약점들을 제거, 수정하고, 다른 많은 부분들을 보완해서 1991년에 개정 출간한 《정의론》을 기본으로 하여 일부 내용이 보완된 1999년 최종 개정판이다. 이 책은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0세기 불후의 명저로 꼽힌다. 정의란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 신념이 아닌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독창적 이론을 제시했으며,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집중적으로 연구, 자유주의에 평등주의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목차
옮긴이의 말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제1부 원리론
제1장 공정으로서의 정의
1절 정의의 역할
2절 정의의 주제
3절 정의론의 요지
4절 원초적 입장과 정당화
5절 고전적 공리주의
6절 상호 비교 고찰
7절 직관주의
8절 우선성 문제
9절 도덕이론에 관한 몇 가지 제언
제2장 정의의 원칙
10절 제도와 형식적 정의
11절 정의의 두 원칙
12절 제2원칙에 대한 해설
13절 민주주의적 평등과 차등의 원칙
14절 공정한 기회 균등과 순수 절차적 정의
15절 기대치의 근거로서의 사회적 기본 가치
16절 적합한 사회적 지위
17절 평등에로의 경향
18절 개인에 대한 원칙: 공정성의 원칙
19절 개인에 대한 원칙: 자연적 의무
제3장 원초적 입장
20절 정의관에 대한 논의의 성격
21절 대안의 제시
22절 정의의 여건
23절 정당성 개념의 형식적 제한 조건
24절 무지의 베일
25절 당사자들의 합리성
26절 정의의 두 원칙에 이르는 추론
27절 평균 효용의 원칙에 이르는 추론
28절 평균 효용의 원칙의 몇 가지 난점
29절 정의의 두 원칙에 ?나 몇 가지 주요 논거
30절 고전적 공리주의, 공평성과 이타심
제2부 제도론
제4장 평등한 자유
31절 4단계 과정
32절 자유의 개념
33절 평등한 양심의 자유
34절 관용과 공익
35절 불관용자에 대한 관용
36절 정치적 정의와 헌법
37절 참여 원칙의 한계
38절 법의 지배
39절 자유의 우선성에 대한 정의
40절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대한 칸트적 해설
제5장 분배의 몫
41절 정치 경제학에 있어서의 정의의 개념
42절 경제 체제에 대한 논의
43절 분배적 정의의 배경적 제도
44절 세대들 간의 정의 문제
45절 시간에 대한 선호
46절 우선성에 관한 그 밖의 사례들
47절 정의에 대한 신조
48절 합법적 기대치와 도덕적 응분
49절 절충론과의 비교
50절 완전성의 원리
제6장 의무와 책무
51절 자연적 의무의 원칙에 대한 논증
52절 공정성의 원칙에 대한 논증
53절 부정의한 법을 준수할 의무
54절 다수결 원칙의 지위
55절 시민 불복종에 대한 정의
56절 양심적 거부에 대한 정의
57절 시민 불복종의 정당화
58절 양심적 거부의 정당화
59절 시민 불복종의 역할
제3부 목적론
제7장 합리성으로서의 선
60절 선에 대한 이론의 필요성
61절 단순한 경우의 선에 대한 정의
62절 의미에 관한 주석
63절 인생 계획의 선에 대한 정의
64절 숙고된 합리성
65절 아리스토텔레스적 원칙
66절 인간에 적용되는 선에 대한 정의
67절 자존감, 탁월성, 수치심
68절 정당성과 선과의 몇 가지 대비
제8장 정의감
69절 질서정연한 사회의 개념
70절 권위에 의한 도덕
71절 공동체에 의한 도덕
72절 원리에 의한 도덕
73절 도덕감의 특성
74절 도덕적 태도와 자연적 태도의 관계
75절 도덕 심리학의 원칙
76절 상대적인 안전성의 문제
77절 평등의 근거
제9장 정의는 선인가
78절 자율성과 객관성
79절 사회적 연합의 관념
80절 시기심의 문제
81절 시기심과 평등
82절 자유의 우선성에 대한 근거
83절 행복과 지배적 목적
84절 선택 방법으로서의 쾌락주의
85절 자아의 통일성
86절 정의감은 선인가
87절 정당화에 대한 결어
옮긴이 부록
세기의 정의론자 존 롤즈
찾아보기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제1부 원리론
제1장 공정으로서의 정의
1절 정의의 역할
2절 정의의 주제
3절 정의론의 요지
4절 원초적 입장과 정당화
5절 고전적 공리주의
6절 상호 비교 고찰
7절 직관주의
8절 우선성 문제
9절 도덕이론에 관한 몇 가지 제언
제2장 정의의 원칙
10절 제도와 형식적 정의
11절 정의의 두 원칙
12절 제2원칙에 대한 해설
13절 민주주의적 평등과 차등의 원칙
14절 공정한 기회 균등과 순수 절차적 정의
15절 기대치의 근거로서의 사회적 기본 가치
16절 적합한 사회적 지위
17절 평등에로의 경향
18절 개인에 대한 원칙: 공정성의 원칙
19절 개인에 대한 원칙: 자연적 의무
제3장 원초적 입장
20절 정의관에 대한 논의의 성격
21절 대안의 제시
22절 정의의 여건
23절 정당성 개념의 형식적 제한 조건
24절 무지의 베일
25절 당사자들의 합리성
26절 정의의 두 원칙에 이르는 추론
27절 평균 효용의 원칙에 이르는 추론
28절 평균 효용의 원칙의 몇 가지 난점
29절 정의의 두 원칙에 ?나 몇 가지 주요 논거
30절 고전적 공리주의, 공평성과 이타심
제2부 제도론
제4장 평등한 자유
31절 4단계 과정
32절 자유의 개념
33절 평등한 양심의 자유
34절 관용과 공익
35절 불관용자에 대한 관용
36절 정치적 정의와 헌법
37절 참여 원칙의 한계
38절 법의 지배
39절 자유의 우선성에 대한 정의
40절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대한 칸트적 해설
제5장 분배의 몫
41절 정치 경제학에 있어서의 정의의 개념
42절 경제 체제에 대한 논의
43절 분배적 정의의 배경적 제도
44절 세대들 간의 정의 문제
45절 시간에 대한 선호
46절 우선성에 관한 그 밖의 사례들
47절 정의에 대한 신조
48절 합법적 기대치와 도덕적 응분
49절 절충론과의 비교
50절 완전성의 원리
제6장 의무와 책무
51절 자연적 의무의 원칙에 대한 논증
52절 공정성의 원칙에 대한 논증
53절 부정의한 법을 준수할 의무
54절 다수결 원칙의 지위
55절 시민 불복종에 대한 정의
56절 양심적 거부에 대한 정의
57절 시민 불복종의 정당화
58절 양심적 거부의 정당화
59절 시민 불복종의 역할
제3부 목적론
제7장 합리성으로서의 선
60절 선에 대한 이론의 필요성
61절 단순한 경우의 선에 대한 정의
62절 의미에 관한 주석
63절 인생 계획의 선에 대한 정의
64절 숙고된 합리성
65절 아리스토텔레스적 원칙
66절 인간에 적용되는 선에 대한 정의
67절 자존감, 탁월성, 수치심
68절 정당성과 선과의 몇 가지 대비
제8장 정의감
69절 질서정연한 사회의 개념
70절 권위에 의한 도덕
71절 공동체에 의한 도덕
72절 원리에 의한 도덕
73절 도덕감의 특성
74절 도덕적 태도와 자연적 태도의 관계
75절 도덕 심리학의 원칙
76절 상대적인 안전성의 문제
77절 평등의 근거
제9장 정의는 선인가
78절 자율성과 객관성
79절 사회적 연합의 관념
80절 시기심의 문제
81절 시기심과 평등
82절 자유의 우선성에 대한 근거
83절 행복과 지배적 목적
84절 선택 방법으로서의 쾌락주의
85절 자아의 통일성
86절 정의감은 선인가
87절 정당화에 대한 결어
옮긴이 부록
세기의 정의론자 존 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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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발췌
사상 체계의 제1덕목을 진리라고 한다면 정의는 사회 제도의 제1덕목이다. 이론이 아무리 정치하고 간명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면 배척되거나 수정되어야 하듯이, 법이나 제도가 아무리 효율적이고 정연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정당하지 못하면 개선되거나 폐기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전체 사회의 복지라는 명목으로도 유린될 수 없는 정의에 입각한 불가침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정의는 타인들이 갖게 될 보다 큰 선을 위하여 소수의 자유를 뺏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본다.-36쪽
이러한 이득의 분배를 결정해줄 사회 체제를 선정하고 적절한 분배의 몫에 합의하는 데 필요한 어떤 원칙들의 체계가 요구된다. 이러한 원칙들이 바로 사회 정의의 원칙으로서, 그것은 기본적인 사회 제도 내에서 권리와 의무를 할당하는 방식을 제시해주며 사회 협동체의 이득과 부담의 적절한 분배를 결정해준다.-37쪽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는 정당하게 각자에게 속하고 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바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을 전제로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각자의 당연한 몫은 흔히 사회 제도나 그 제도가 제시하는 적절한 기대치로부터 도출된다고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으며 그도 분명히 이러한 주장을 설명할 수 있는 사회 정의관을 가지고 있다. 내가 채택한 정의는 곧바로 가장 중요한 경우인 기본 구조의 정의에 적용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 사상과도 아무런 대립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44-45쪽
사회의 기본 구조에 대한 정의의 원칙들이 원초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점에 있다. 그것은 자신의 이익 증진에 관심을 가진 자유롭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평등한 최초의 입장에서 그들 조직체의 기본 조건을 규정하는 것으로 채택하게 될 원칙들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그후의 모든 합의를 규제하는 것으로서, 참여하게 될 사회 협동체의 종류와 설립할 정부 형태를 명시해준다. 정의의 원칙들을 이렇게 보는 방식을 나는 공정으로서의 정의라 부르고자 한다.-45쪽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있어서의 평등한 원초적 입장이라는 것은 전통적인 사회계약론에 있어서의 자연 상태에 해당한다. 이 원초적 입장을 역사상에 실재했던 상태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문화적 원시 상태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일정한 정의관에 이르게 하도록 규정된 순수한 가상적 상황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상황이 갖는 본질적 특성 중에는 아무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계층상의 위치를 모르며 누구도 자기가 어떠한 소질이나 능력, 지능, 체력 등을 천부적으로 타고났는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심지어 당사자들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특수한 심리적 성향까지도 모른다고 가정된다. 정의의 원칙들은 무지의 베일 속에서 선택된다. -47쪽
(이어서) 그 결과 원칙들을 선택함에 있어서 아무도 타고난 우연의 결과나 사회적 여건의 우연성으로 인해 유리하거나 불리해지지 않는다는 점이 보장된다. 모든 이가 유사한 상황 속에 처하게 되어 아무도 자신의 특징 조건에 유리한 원칙들을 구상할 수 없는 까닭에, 정의의 원칙들은 공정한 합의나 약정의 결과가 된다. 각자가 상호 동등한 관계에 있게 되는 원초적 입장의 여건들이 주어질 경우, 도덕적 인격으로서의, 즉 자신의 목적과 정의감을 가진다고 생각되는 합리적 존재로서의 개인들에게 있어서 이런 최초의 상황이란 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 원초적 입장이란 적절한 최초의 원상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거기에서 도달하게 된 기본적 합의는 공정한 것이다. -47쪽
물론 어떤 사회든 사람들이 문자 그대로 자발적으로 가담하는 협동 체제란 있을 수 없다. 즉 각자는 이미 어떤 특정 사회의 특정 지위를 갖고 태어나게 되고, 이러한 지위의 성격은 그의 인생 전망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공정으로서의 정의의 원칙을 실현하는 사회는 가장 자발적인 체제에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사회는 공정한 여건 아래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이 합의하게 될 원칙들을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 사회의 성원들은 자발적이며, 그들이 받게 되는 책무는 스스로 부과한 것이다.-48쪽
그래서 공리의 원칙은 상호 이익을 위해 모인 평등한 사람들의 사회적 협동체라는 관념과 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질서정연한 사회라는 개념 속에 내포된 호혜성의 이념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49쪽
원초적 입장의 당사자들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당한 것 같다. 다시 말하면 모든 이들은 원칙의 선정 절차에 있어 동등한 권리를 가지며, 누구나 제안을 할 수도 있고 그것을 받아들임에 있어 이성에 따른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조건을 두는 목적은 도덕적 인격으로서의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을 나타내고자 함에 있다.-55쪽
사람들이 적어도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에서 자신의 최대의 선을 성취하고 가능한 한 자기의 합리적인 목적을 실현하도록 행동하리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사회라고 해서 집단에 적용된 똑같은 원칙에 따라 움직이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으며, 한 개인에게 합리적인 것이 개인들의 조직체에 대해서도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할 이유 또한 없는 것이다. 한 개인의 행복이 그의 인생 경로의 여러 순간에서 경험되는 일련의 만족에 의해 이루어지듯이, 그와 똑같은 식으로 사회의 행복도 그에 속하는 많은 개인들의 욕구 체계의 충족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다. 개인의 원칙이 그 자신의 복지와 욕망의 체계를 증진시켜주는 것이듯이, 사회의 원칙도 가능한 한 집단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그 성원의 욕구에 의해 구성된 전체적인 욕구 체계를 실현시켜주는 것이 된다. -60쪽
(이어서) 한 개인이 현재와 미래의 이익 및 손실을 비교하듯이 사회는 여러 개인 간의 이익과 불만을 비교하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사고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공리의 원칙에 도달하게 되며, 어떤 사회 제도가 만족의 순수 잔여량을 극대화시켜줄 경우 그 사회는 올바르게 편성편성되었다고 할 것이다.-60쪽
옳은 제도나 행위란 쓸 만한 대안들 중에서 최대의 선[좋음]을 산출하는 것이든가 아니면 적어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다른 제도나 행위만큼의 선[좋음]을 산출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중략...
사실상 최대의 선을 도모하도록 사회가 편성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생각하기 쉽다.-61쪽
고전적인 형식에 있어서의 공리의 원칙은 선을 욕구의 만족으로, 보다 좋게 말하면 합리적 욕구의 만족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이해하려 한다. 이것은 그 견해의 모든 주요 핵심들과도 일치하며 그에 대한 공정한 해석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 사회 협동체의 적합한 조건인가는 그 여건 아래서 개인들의 합리적인 욕구들에 대한 만족의 최대 총량을 달성해주는 것이 무엇인가에 의해 정해진다. -62-63쪽
정의는 어떤 사람들의 자유의 상실이 다른 사람들이 갖게 될 보다 큰 선에 의해 정당화되는 것을 부인한다. 상이한 개인들의 이익과 손실을 마치 그들이 한 사람인 것처럼 비교 평가하는 추론 방식은 배제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의로운 사회에 있어서는 기본적 자유가 기정사실로 인정되며, 정의에 의해 보장된 권리들은 정치적 흥정이나 사회적 이득의 계산에 희생될 수 없는 것이다. -65쪽
옿음의 원칙들이나 정의의 원칙들은 가치 있는 만족들의 한계를 설정하며, 무엇이 각자에게 있어서 합리적인 가치관인가에 대한 제한을 받는다. 계획을 짜고 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사람들은 이러한 제한 조건들을 고려하게 된다. 그래서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있어서느 우리는 사람들이 갖는 성향이나 경향성을 그 내용에 상관없이 전제하고 그것들을 만족시킬 최상의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처음부터 사람들의 목적 체계가 준수해야 할 한계를 밝히는 정의의 원칙드을 통해서 그들의 욕구와 포부를 제한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있어서는 옳음義이라는 개념이 좋음善이라는 개념에 선행한다는 말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69쪽
정의로운 사회 체제는 개인들이 각자의 목표를 펼쳐 나가야 할 범위를 규정하고, 그리고 그것은 그러한 목적들이 공정하게 추구될 수 있는 효용 내에서, 효용에 의해 권리와 기회의 형태 및 만족의 수단을 제공한다. 정의의 우선성이란 어떤 면에서는 정의의 위반을 요구하는 욕구는 무가치하다는 주장에 의해 설명되어진다. 일차적으로 합당한 가치를 갖고 있지 못한 이상, 그것들이 정의의 요구를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69-70쪽
숙고된 판단이란 정의감이 작용하기에 좋은 여건 아래서 이루어진 판단만을 말하며, 따라서 잘못을 저지른 데 대한 아주 평범한 핑계나 변명이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판단이다. 그래서 판단을 내리는 사람은 올바른 결정에 도달하기 위한 능력과 기회와 욕구를 가졌다고 (아니면 적어도 올바른 판단에 도달하지 않으려는 욕구는 없다고) 생각된다. 나아가 이러한 판단을 확인하는 기준 또한 임의적인 것이 아니다. 사실상 그것은 어떤 종류의 숙고된 판단을 선정해내는 기준과도 유사하다. 그래서 일단 우리가 정의감을 사고 작용을 포함하는 어떤 정신 능력이라고 간주한다면, 적합한 판단이란 숙고와 판단 일반에 유리한 조건 아래에서 이루어진 판단이라 할 것이다. -89-90쪽
도덕철학의 잠정적인 목표에 따르면, 공정으로서의 정의란 원초적 입장에서 선택될 원칙들과 우리의 숙고된 판단에 부합하는 원칙들이 일치하며, 따라서 이러한 원칙들은 우리의 정의감을 설명해주는 가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p90) 그러나, “우리의 정의감을 기술하는 데 있어, 숙고된 판단들은 비록 유리한 조건 아래서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어떤 우연성과 왜곡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p90) “도덕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사람이 가진 도덕감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은, 어떤 정의관을 검토하기 이전에 그가 가지고 있는 판단에 부합하는 설명이 아니라, 반성적 평형 상태 속에서 그의 판단에 부합하는 설명이다.-90쪽
정의의 두 원칙
첫째, 각자는 다른 사람들의 유사한 자유의 체계와 양립할 수 있는 평등한 기본적 자유의 가장 광범위한 체계에 대하여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둘째,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은 다음과 같은 두 조건을 만족시키도록, 즉 (a) 모든 사람들의 이익이 되리라는 것이 합당하게 기대되고, (b)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된 직위와 직책이 결부되게끔 편성되어야 한다. -105쪽
한 체제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은 하나 이상의 보다 높은 기대치들의 정도가 과도한 경우이다. 이러한 기대치들이 감소할 경우에는 최소 수혜자의 처지가 향상되게 된다. 한 체제가 부정의한 정도는 상위 기대치들이 얼마나 과도하게 높은지, 또한 그것들이 예를 들어 공정한 기회 균등과 같은 정의의 다른 원칙들을 어느 정도 침해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127쪽
이러한 이득의 분배를 결정해줄 사회 체제를 선정하고 적절한 분배의 몫에 합의하는 데 필요한 어떤 원칙들의 체계가 요구된다. 이러한 원칙들이 바로 사회 정의의 원칙으로서, 그것은 기본적인 사회 제도 내에서 권리와 의무를 할당하는 방식을 제시해주며 사회 협동체의 이득과 부담의 적절한 분배를 결정해준다.-37쪽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는 정당하게 각자에게 속하고 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바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을 전제로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각자의 당연한 몫은 흔히 사회 제도나 그 제도가 제시하는 적절한 기대치로부터 도출된다고 생각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으며 그도 분명히 이러한 주장을 설명할 수 있는 사회 정의관을 가지고 있다. 내가 채택한 정의는 곧바로 가장 중요한 경우인 기본 구조의 정의에 적용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 사상과도 아무런 대립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44-45쪽
사회의 기본 구조에 대한 정의의 원칙들이 원초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점에 있다. 그것은 자신의 이익 증진에 관심을 가진 자유롭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평등한 최초의 입장에서 그들 조직체의 기본 조건을 규정하는 것으로 채택하게 될 원칙들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그후의 모든 합의를 규제하는 것으로서, 참여하게 될 사회 협동체의 종류와 설립할 정부 형태를 명시해준다. 정의의 원칙들을 이렇게 보는 방식을 나는 공정으로서의 정의라 부르고자 한다.-45쪽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있어서의 평등한 원초적 입장이라는 것은 전통적인 사회계약론에 있어서의 자연 상태에 해당한다. 이 원초적 입장을 역사상에 실재했던 상태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문화적 원시 상태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일정한 정의관에 이르게 하도록 규정된 순수한 가상적 상황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상황이 갖는 본질적 특성 중에는 아무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계층상의 위치를 모르며 누구도 자기가 어떠한 소질이나 능력, 지능, 체력 등을 천부적으로 타고났는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심지어 당사자들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특수한 심리적 성향까지도 모른다고 가정된다. 정의의 원칙들은 무지의 베일 속에서 선택된다. -47쪽
(이어서) 그 결과 원칙들을 선택함에 있어서 아무도 타고난 우연의 결과나 사회적 여건의 우연성으로 인해 유리하거나 불리해지지 않는다는 점이 보장된다. 모든 이가 유사한 상황 속에 처하게 되어 아무도 자신의 특징 조건에 유리한 원칙들을 구상할 수 없는 까닭에, 정의의 원칙들은 공정한 합의나 약정의 결과가 된다. 각자가 상호 동등한 관계에 있게 되는 원초적 입장의 여건들이 주어질 경우, 도덕적 인격으로서의, 즉 자신의 목적과 정의감을 가진다고 생각되는 합리적 존재로서의 개인들에게 있어서 이런 최초의 상황이란 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 원초적 입장이란 적절한 최초의 원상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거기에서 도달하게 된 기본적 합의는 공정한 것이다. -47쪽
물론 어떤 사회든 사람들이 문자 그대로 자발적으로 가담하는 협동 체제란 있을 수 없다. 즉 각자는 이미 어떤 특정 사회의 특정 지위를 갖고 태어나게 되고, 이러한 지위의 성격은 그의 인생 전망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공정으로서의 정의의 원칙을 실현하는 사회는 가장 자발적인 체제에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사회는 공정한 여건 아래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이 합의하게 될 원칙들을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 사회의 성원들은 자발적이며, 그들이 받게 되는 책무는 스스로 부과한 것이다.-48쪽
그래서 공리의 원칙은 상호 이익을 위해 모인 평등한 사람들의 사회적 협동체라는 관념과 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질서정연한 사회라는 개념 속에 내포된 호혜성의 이념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49쪽
원초적 입장의 당사자들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당한 것 같다. 다시 말하면 모든 이들은 원칙의 선정 절차에 있어 동등한 권리를 가지며, 누구나 제안을 할 수도 있고 그것을 받아들임에 있어 이성에 따른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조건을 두는 목적은 도덕적 인격으로서의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을 나타내고자 함에 있다.-55쪽
사람들이 적어도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에서 자신의 최대의 선을 성취하고 가능한 한 자기의 합리적인 목적을 실현하도록 행동하리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사회라고 해서 집단에 적용된 똑같은 원칙에 따라 움직이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으며, 한 개인에게 합리적인 것이 개인들의 조직체에 대해서도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할 이유 또한 없는 것이다. 한 개인의 행복이 그의 인생 경로의 여러 순간에서 경험되는 일련의 만족에 의해 이루어지듯이, 그와 똑같은 식으로 사회의 행복도 그에 속하는 많은 개인들의 욕구 체계의 충족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다. 개인의 원칙이 그 자신의 복지와 욕망의 체계를 증진시켜주는 것이듯이, 사회의 원칙도 가능한 한 집단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그 성원의 욕구에 의해 구성된 전체적인 욕구 체계를 실현시켜주는 것이 된다. -60쪽
(이어서) 한 개인이 현재와 미래의 이익 및 손실을 비교하듯이 사회는 여러 개인 간의 이익과 불만을 비교하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사고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공리의 원칙에 도달하게 되며, 어떤 사회 제도가 만족의 순수 잔여량을 극대화시켜줄 경우 그 사회는 올바르게 편성편성되었다고 할 것이다.-60쪽
옳은 제도나 행위란 쓸 만한 대안들 중에서 최대의 선[좋음]을 산출하는 것이든가 아니면 적어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다른 제도나 행위만큼의 선[좋음]을 산출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중략...
사실상 최대의 선을 도모하도록 사회가 편성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생각하기 쉽다.-61쪽
고전적인 형식에 있어서의 공리의 원칙은 선을 욕구의 만족으로, 보다 좋게 말하면 합리적 욕구의 만족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이해하려 한다. 이것은 그 견해의 모든 주요 핵심들과도 일치하며 그에 대한 공정한 해석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 사회 협동체의 적합한 조건인가는 그 여건 아래서 개인들의 합리적인 욕구들에 대한 만족의 최대 총량을 달성해주는 것이 무엇인가에 의해 정해진다. -62-63쪽
정의는 어떤 사람들의 자유의 상실이 다른 사람들이 갖게 될 보다 큰 선에 의해 정당화되는 것을 부인한다. 상이한 개인들의 이익과 손실을 마치 그들이 한 사람인 것처럼 비교 평가하는 추론 방식은 배제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의로운 사회에 있어서는 기본적 자유가 기정사실로 인정되며, 정의에 의해 보장된 권리들은 정치적 흥정이나 사회적 이득의 계산에 희생될 수 없는 것이다. -65쪽
옿음의 원칙들이나 정의의 원칙들은 가치 있는 만족들의 한계를 설정하며, 무엇이 각자에게 있어서 합리적인 가치관인가에 대한 제한을 받는다. 계획을 짜고 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사람들은 이러한 제한 조건들을 고려하게 된다. 그래서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있어서느 우리는 사람들이 갖는 성향이나 경향성을 그 내용에 상관없이 전제하고 그것들을 만족시킬 최상의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처음부터 사람들의 목적 체계가 준수해야 할 한계를 밝히는 정의의 원칙드을 통해서 그들의 욕구와 포부를 제한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있어서는 옳음義이라는 개념이 좋음善이라는 개념에 선행한다는 말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69쪽
정의로운 사회 체제는 개인들이 각자의 목표를 펼쳐 나가야 할 범위를 규정하고, 그리고 그것은 그러한 목적들이 공정하게 추구될 수 있는 효용 내에서, 효용에 의해 권리와 기회의 형태 및 만족의 수단을 제공한다. 정의의 우선성이란 어떤 면에서는 정의의 위반을 요구하는 욕구는 무가치하다는 주장에 의해 설명되어진다. 일차적으로 합당한 가치를 갖고 있지 못한 이상, 그것들이 정의의 요구를 침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69-70쪽
숙고된 판단이란 정의감이 작용하기에 좋은 여건 아래서 이루어진 판단만을 말하며, 따라서 잘못을 저지른 데 대한 아주 평범한 핑계나 변명이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판단이다. 그래서 판단을 내리는 사람은 올바른 결정에 도달하기 위한 능력과 기회와 욕구를 가졌다고 (아니면 적어도 올바른 판단에 도달하지 않으려는 욕구는 없다고) 생각된다. 나아가 이러한 판단을 확인하는 기준 또한 임의적인 것이 아니다. 사실상 그것은 어떤 종류의 숙고된 판단을 선정해내는 기준과도 유사하다. 그래서 일단 우리가 정의감을 사고 작용을 포함하는 어떤 정신 능력이라고 간주한다면, 적합한 판단이란 숙고와 판단 일반에 유리한 조건 아래에서 이루어진 판단이라 할 것이다. -89-90쪽
도덕철학의 잠정적인 목표에 따르면, 공정으로서의 정의란 원초적 입장에서 선택될 원칙들과 우리의 숙고된 판단에 부합하는 원칙들이 일치하며, 따라서 이러한 원칙들은 우리의 정의감을 설명해주는 가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p90) 그러나, “우리의 정의감을 기술하는 데 있어, 숙고된 판단들은 비록 유리한 조건 아래서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어떤 우연성과 왜곡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p90) “도덕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사람이 가진 도덕감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은, 어떤 정의관을 검토하기 이전에 그가 가지고 있는 판단에 부합하는 설명이 아니라, 반성적 평형 상태 속에서 그의 판단에 부합하는 설명이다.-90쪽
정의의 두 원칙
첫째, 각자는 다른 사람들의 유사한 자유의 체계와 양립할 수 있는 평등한 기본적 자유의 가장 광범위한 체계에 대하여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둘째,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은 다음과 같은 두 조건을 만족시키도록, 즉 (a) 모든 사람들의 이익이 되리라는 것이 합당하게 기대되고, (b)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된 직위와 직책이 결부되게끔 편성되어야 한다. -105쪽
한 체제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은 하나 이상의 보다 높은 기대치들의 정도가 과도한 경우이다. 이러한 기대치들이 감소할 경우에는 최소 수혜자의 처지가 향상되게 된다. 한 체제가 부정의한 정도는 상위 기대치들이 얼마나 과도하게 높은지, 또한 그것들이 예를 들어 공정한 기회 균등과 같은 정의의 다른 원칙들을 어느 정도 침해하고 있는지에 달려있다. -127쪽
저자소개
존 롤즈
저자 존롤즈는 20세기 철학계의 거목, 사회철학과 윤리학을 되살린 현실적 이상주의자. 존 롤즈John Rawls(1921~2002)는 분석철학이 풍미하던 20세기 영미 철학계에서 사회철학과 윤리학을 되살린 거장이다. 그는 현대 윤리학, 정치철학, 경제학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현대의 고전으로 꼽히는 ?정의론?을 통해 독창적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정치철학과 윤리학에서 존 로크, 토머스 홉스 등에 버금가는 입지를 확보했다고 평가받는다. 언제나 성실했던 롤즈는 1997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에도 몸이 조금만 회복되면 연구와 저술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하버드대 철학과의 퍼트남 교수는 "롤즈 교수는 어떻게 선을 행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데만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 직접 보여줬다"면서 "그의 업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롤즈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인간의 악행을 목격했지만 개선 가능성을 믿고 스스로 "현실적 이상주의"라 부르는 태도를 평생 견지한 낙관주의자였다.
존 롤즈는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1950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코넬 대학과 메사추세츠 공대(MIT)를 거쳐 1962년부터 하버드 대학 철학과 교수와 명예교수를 지냈으며, 지난 2002년 11월 24일 타계했다. 그는 1958년 「공정으로서의 정의」라는 논문을 발표한 뒤 사회 정의에 대한 현대적 해석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분배적 정의」, 「시민불복종」, 「정의감」 등의 논문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오랜 탐구의 결실로 나타난 것이 바로 그의 필생의 대작인 『정의론』(1971, 1991)인데,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20세기를 대표하는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주요 저작으로는 이 책과 함께 그의 3대 명저로 꼽히는 『정치적 자유주의』(1993), 『만민법』(1999) 외에도 『근대도덕철학사 강의』(2000), 『공정으로서의 정의』(2001) 등이 있다.
저자 존롤즈는 20세기 철학계의 거목, 사회철학과 윤리학을 되살린 현실적 이상주의자. 존 롤즈John Rawls(1921~2002)는 분석철학이 풍미하던 20세기 영미 철학계에서 사회철학과 윤리학을 되살린 거장이다. 그는 현대 윤리학, 정치철학, 경제학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현대의 고전으로 꼽히는 ?정의론?을 통해 독창적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정치철학과 윤리학에서 존 로크, 토머스 홉스 등에 버금가는 입지를 확보했다고 평가받는다. 언제나 성실했던 롤즈는 1997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에도 몸이 조금만 회복되면 연구와 저술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하버드대 철학과의 퍼트남 교수는 "롤즈 교수는 어떻게 선을 행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데만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 직접 보여줬다"면서 "그의 업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롤즈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인간의 악행을 목격했지만 개선 가능성을 믿고 스스로 "현실적 이상주의"라 부르는 태도를 평생 견지한 낙관주의자였다.
존 롤즈는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나 1950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코넬 대학과 메사추세츠 공대(MIT)를 거쳐 1962년부터 하버드 대학 철학과 교수와 명예교수를 지냈으며, 지난 2002년 11월 24일 타계했다. 그는 1958년 「공정으로서의 정의」라는 논문을 발표한 뒤 사회 정의에 대한 현대적 해석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분배적 정의」, 「시민불복종」, 「정의감」 등의 논문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오랜 탐구의 결실로 나타난 것이 바로 그의 필생의 대작인 『정의론』(1971, 1991)인데,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20세기를 대표하는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그의 주요 저작으로는 이 책과 함께 그의 3대 명저로 꼽히는 『정치적 자유주의』(1993), 『만민법』(1999) 외에도 『근대도덕철학사 강의』(2000), 『공정으로서의 정의』(2001) 등이 있다.
역자소개
황경식
역자 황경식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있다. 한국 사회 윤리학회 회장,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철학과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하였다. 그는 1980년대 초반 하버드대에서 연구할 당시에 롤즈 교수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기도 하였다. 저서로는 『사회정의의 철학적 기초』, 『개방사회의 사회윤리』, 『시민공동체를 향하여』, 『이론과 실천(도덕철학적 탐구)』, 『가슴이 따뜻한 아이로 키우자』, 『철학 구름에서 내려와서』 등이 있다.
역자 황경식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있다. 한국 사회 윤리학회 회장,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철학과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하였다. 그는 1980년대 초반 하버드대에서 연구할 당시에 롤즈 교수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기도 하였다. 저서로는 『사회정의의 철학적 기초』, 『개방사회의 사회윤리』, 『시민공동체를 향하여』, 『이론과 실천(도덕철학적 탐구)』, 『가슴이 따뜻한 아이로 키우자』, 『철학 구름에서 내려와서』 등이 있다.
서평
지난 해 11월 27일 국내의 주요 신문에는 일제히 '정의론'의 철학자, 존 롤즈의 타계를 알리는 기사가 실렸다. '단일 주제의 철학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평생 '정의justice'라는 한 우물만을 팠던 철학자, 그러면서도 당대에 영미는 물론 유럽 대륙의 전역에, 그것도 철학계만이 아니라 인문사회과학계 전반에 큰 획을 그은 "20세기 철학계의 거목, [정의론]의 저자 존 롤즈"의 별세를 알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사였다.
"롤즈 교수의 역작 [정의론]은 발간과 동시에 인문사회과학의 고전 반열에 올랐다." 롤즈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역작 [정의론]을 통해 정의란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 신념이 아닌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독창적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정의론]에서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집중적으로 연구, 자유주의에 평등주의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이론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90년대 이후 자유주의와 평등주의의 장점을 결합한 제3의 사회철학 모델로 서구사회에서 다시 주목을 받아왔다." "특유의 성실함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일찍이 '하버드의 성인Saint Harvard'이란 별명으로 불린 그의 '정의론' 강의는 1,000명이 넘는 수강생이 운집하는 인기 강좌로 유명했다." "그는 정치철학과 윤리학에 있어서 로크, 홉스 등에 버금가는 입지를 확보한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이학사가 번역 소개하는 존 롤즈의 [정의론]은 초판의 출간(1971년) 이래 논의되어온 많은 난점들과 심각한 약점들을 제거, 수정하고, 다른 많은 부분들을 보완해서 1991년에 개정 출간한 [정의론]을 기본으로 하여 일부 내용이 보완된 1999년 최종 개정판이다. 이 책은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0세기 불후의 명저로 꼽힌다.
자유주의적 이론 체계 속에 사회주의적 요구를 통합한 자유주의적 평등의 이념
정치철학적으로 롤즈의 [정의론]은 그 실질적 내용이 '자유주의적 이론 체계 속에 사회주의적 요구를 통합했다'는 점을 크게 평가받는다. 롤즈가 주장한 정의의 제1원칙인 평등한 자유의 원칙(모든 사람은 평등한 기본적 자유와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은 사상, 양심, 언론, 집회의 자유, 보통 선거의 자유, 공직 및 개인 재산을 소지할 자유 등 자유주의가 내세우는 가장 기본적인 자유들을 보장하는 것에 우선성을 두고 있다.
롤즈 정의론의 제2원칙은 두 부분(사회적ㆍ경제적 불평등은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이득이 되어야 하며, 공정한 기회 균등의 조건 아래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된 직책과 직위가 결부되어야 한다)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유명한 첫 번째 부분은 차등의 원칙으로, 최소 수혜 시민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줄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평등 분배를 내세우고 있다. 두 번째 부분은 모든 이에게 공정한 기회의 균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단지 직업이나 직책의 기회만이 아니라 삶의 기회들까지 평등화하자는 원리이다. 다시 말하면 유사한 능력과 기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들이 태어난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유사한 삶의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정의의 제1원칙은 평등한 시민의 기본적 자유를 희생하는 일을 거부하는 롤즈 정의론의 자유주의적 핵심을 나타낸다. 제2원칙은 자유주의적 자유들이 사회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유명무실한 빈말이 되지 않게 하는 바, 롤즈 정의론의 사회주의적 핵심을 대변하고 있다. 물론 롤즈가 고전적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간의 간격을 좁히는 방식을 제시한 첫 번째 철학자는 아니지만 롤즈는 밀, 그린, 홉하우스, 듀이 등 자유주의 철학의 오랜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로크보다 더 평등주의적이고 맑스보다 더 자유주의적인, 그야말로 자유주의적 평등(liberal equality)의 이념을 옹호하고 있다. 롤즈의 정의관은 자유주의적 이념과 사회주의적 이념을 가장 체계적이고도 정합적으로 통합한 것으로서, 그 누구와도 견주기 어려운 위치를 점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정한 절차에 의해 합의된 것이면 정의롭다는 순수한 절차적 정의로서의 '공정으로서의 정의'
이러한 정의의 원칙의 실질적 내용과 함께 롤즈의 정의론이 높이 평가되고 있는 또 다른 측면은 이와 같은 정의의 원칙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론적 논의이다. 롤즈 정의론의 방법론적 특징은 이른바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있다. 그는 정의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직접 대답하기보다는 공정한 절차에 의해 합의된 것이면 정의로운 것이라는 소위 순수한 절차적 정의를 내세운다. 정의의 원칙을 도출하기 위한, 공정성을 보증해줄 전제들의 집합으로서 소위 그의 원초적 입장original position이라는 개념은 전통적 사회계약설의 자연상태에 해당하는 것이기는 하나, 결코 현실에 실재하는 역사적 상황이 아니고 정의 원칙의 선택을 위해서 공정한 절차가 될 계약 조건들을 통합하여 구성한, 순수하게 가설적인 입장이며 자유롭고 합리적이며 평등한 계약 당사자가 정의의 원칙에 합의하기 위해 받아들여야 할 도덕적 관점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원초적 입장을 구성하는 조건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그 하나는 계약 당사자가 인간 사회에 관한 일반적 사실을 알고 있으나, 자신의 자연적 재능과 사회적 지위, 그리고 인생 계획의 세목과 더불어 자신의 가치관, 소속된 세대 등 특수한 사정들을 알 수 없다는 무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을 쓰고 정의의 원칙을 숙고하게 된다는 인지적 조건이다. 다른 하나는 당사자들이 합리적 존재로서 자신의 이익은 극대화하고자 하나, 타인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상호 무관심하며 서로 간에 시기심 같은 부정적 관심도 동정과 같은 긍정적 관심도 없다고 가정하는 동기상의 가정이다.
나아가서 롤즈는 이와 같은 절차에 의해 도출된 정의 원칙이 정의에 대한 우리의 상식적 신념, 혹은 숙고된 도덕 판단들과도 합치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의 정의 원칙은 역사적 체험을 통해 누적된 정치적 지혜로서 우리의 숙고된 도덕 판단에 합치한다는 정합논증뿐만 아니라, 공정한 도덕적 관점인 원초적 입장으로부터 준연역적인 계약논증에 의해서도 도출된 결론이라는 점에서 그 정당화의 힘이 이중으로 강화된다는 것이다. 그의 방법은 한마디로 정의의 원칙들과 우리의 숙고된 도덕 판단들, 그리고 계약 논증과 관련된 인간관, 사회관, 도덕관 등의 배경적 이론들 간의 정합성을 추구하는 넓은 의미의 반성적 평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사회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는 정의론 , 한국사회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정의론]
앞에서도 말했지만 롤즈는 사회 구성원 각자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사회적 약자들, 즉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수립한다. 그는 기본적 자유를 평등하게 나눠 가져야 한다는 '정의의 원칙'을 기반으로 하되, 최소 수혜자의 처지를 개선시키는 한도 내에서 약자를 우대하기 위한 사회 경제적 불평등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차등의 원칙'을 제시한다.
롤즈는 당사자들이 '무지의 베일'을 쓰고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가치관, 사회 경제적 지위와 이해 관계를 넘어 '정의의 원칙'과 '차등의 원칙'에 따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가정한다. ('무지의 베일'은 합의의 정당성을 보장하고 '정의의 원칙'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조건과 절차를 제시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결과의 평등을 거부하며 기회의 균등을 중시한다. 당연히 분배적 정의보다는 절차적 정의를 강조한다. 이 때문에 그는 공정한 몫의 배분을 강조하는 '분배적 정의론자'와 대비되는 공정한 배분의 과정을 중시하는 '절차적 정의론자'에 속한다.
이러한 이론에 따르면 정의로운 국가는 최소 수혜자를 위한 차등이나 불평등이 공정한 '절차'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는 나라를 뜻하며, 한 사회의 불평등한 제도도 최소 수혜자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일 때만 허용될 수 있다. 그는 이와 같은 원칙에 의해 운영되는 사회를 '정의 사회'로 규정하면서 여기에서는 여러 가지 신념과 이념 체계를 지닌 집단들이 다양하게 공존할 수 있다고 본다.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도 받아들이는 공리주의는 물론 자유지상주의나 공동체주의를 동시에 비판한 롤즈의 이론은 절차와 합의의 역할을 강조하며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켜 복지주의 국가의 이념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1970~80년대에 맑스주의 진영에서는 물론 신좌파적 분위기가 지배하던 유럽에서도 많은 논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90년대 이후 그의 이론은 자유주의와 평등주의의 장점을 결합한 제3의 사회철학 모델로 서구사회에서 새로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유행 사조가 사라지면서 더욱이 신자유주의 물결이 유럽에 닥치면서 롤즈의 ?정의론?이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사정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2003년 오늘 '대한민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먼저 공정한 절차와 기회, 그리고 합의를 강조하고 자유와 평등의 조화를 추구하는 참여정부에서는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정의의 원칙들'과 기본적인 함의가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통일 한국의 정치적 이념을 구상함에 있어서는 이 책이 담고 있는 자유주의적 평등의 이념이 매우 참신한 참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분배적 정의는 말할 것도 없이 특히 절차적 정의가 철저하게 무시되어온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취약한 한국사회에서 롤즈의 [정의론]은 여전히 새롭고 여전히 매력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롤즈 교수의 역작 [정의론]은 발간과 동시에 인문사회과학의 고전 반열에 올랐다." 롤즈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역작 [정의론]을 통해 정의란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 신념이 아닌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독창적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정의론]에서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집중적으로 연구, 자유주의에 평등주의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이론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90년대 이후 자유주의와 평등주의의 장점을 결합한 제3의 사회철학 모델로 서구사회에서 다시 주목을 받아왔다." "특유의 성실함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일찍이 '하버드의 성인Saint Harvard'이란 별명으로 불린 그의 '정의론' 강의는 1,000명이 넘는 수강생이 운집하는 인기 강좌로 유명했다." "그는 정치철학과 윤리학에 있어서 로크, 홉스 등에 버금가는 입지를 확보한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이학사가 번역 소개하는 존 롤즈의 [정의론]은 초판의 출간(1971년) 이래 논의되어온 많은 난점들과 심각한 약점들을 제거, 수정하고, 다른 많은 부분들을 보완해서 1991년에 개정 출간한 [정의론]을 기본으로 하여 일부 내용이 보완된 1999년 최종 개정판이다. 이 책은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0세기 불후의 명저로 꼽힌다.
자유주의적 이론 체계 속에 사회주의적 요구를 통합한 자유주의적 평등의 이념
정치철학적으로 롤즈의 [정의론]은 그 실질적 내용이 '자유주의적 이론 체계 속에 사회주의적 요구를 통합했다'는 점을 크게 평가받는다. 롤즈가 주장한 정의의 제1원칙인 평등한 자유의 원칙(모든 사람은 평등한 기본적 자유와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은 사상, 양심, 언론, 집회의 자유, 보통 선거의 자유, 공직 및 개인 재산을 소지할 자유 등 자유주의가 내세우는 가장 기본적인 자유들을 보장하는 것에 우선성을 두고 있다.
롤즈 정의론의 제2원칙은 두 부분(사회적ㆍ경제적 불평등은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이득이 되어야 하며, 공정한 기회 균등의 조건 아래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된 직책과 직위가 결부되어야 한다)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유명한 첫 번째 부분은 차등의 원칙으로, 최소 수혜 시민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줄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평등 분배를 내세우고 있다. 두 번째 부분은 모든 이에게 공정한 기회의 균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단지 직업이나 직책의 기회만이 아니라 삶의 기회들까지 평등화하자는 원리이다. 다시 말하면 유사한 능력과 기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들이 태어난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유사한 삶의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정의의 제1원칙은 평등한 시민의 기본적 자유를 희생하는 일을 거부하는 롤즈 정의론의 자유주의적 핵심을 나타낸다. 제2원칙은 자유주의적 자유들이 사회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유명무실한 빈말이 되지 않게 하는 바, 롤즈 정의론의 사회주의적 핵심을 대변하고 있다. 물론 롤즈가 고전적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간의 간격을 좁히는 방식을 제시한 첫 번째 철학자는 아니지만 롤즈는 밀, 그린, 홉하우스, 듀이 등 자유주의 철학의 오랜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로크보다 더 평등주의적이고 맑스보다 더 자유주의적인, 그야말로 자유주의적 평등(liberal equality)의 이념을 옹호하고 있다. 롤즈의 정의관은 자유주의적 이념과 사회주의적 이념을 가장 체계적이고도 정합적으로 통합한 것으로서, 그 누구와도 견주기 어려운 위치를 점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정한 절차에 의해 합의된 것이면 정의롭다는 순수한 절차적 정의로서의 '공정으로서의 정의'
이러한 정의의 원칙의 실질적 내용과 함께 롤즈의 정의론이 높이 평가되고 있는 또 다른 측면은 이와 같은 정의의 원칙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론적 논의이다. 롤즈 정의론의 방법론적 특징은 이른바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있다. 그는 정의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직접 대답하기보다는 공정한 절차에 의해 합의된 것이면 정의로운 것이라는 소위 순수한 절차적 정의를 내세운다. 정의의 원칙을 도출하기 위한, 공정성을 보증해줄 전제들의 집합으로서 소위 그의 원초적 입장original position이라는 개념은 전통적 사회계약설의 자연상태에 해당하는 것이기는 하나, 결코 현실에 실재하는 역사적 상황이 아니고 정의 원칙의 선택을 위해서 공정한 절차가 될 계약 조건들을 통합하여 구성한, 순수하게 가설적인 입장이며 자유롭고 합리적이며 평등한 계약 당사자가 정의의 원칙에 합의하기 위해 받아들여야 할 도덕적 관점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원초적 입장을 구성하는 조건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그 하나는 계약 당사자가 인간 사회에 관한 일반적 사실을 알고 있으나, 자신의 자연적 재능과 사회적 지위, 그리고 인생 계획의 세목과 더불어 자신의 가치관, 소속된 세대 등 특수한 사정들을 알 수 없다는 무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을 쓰고 정의의 원칙을 숙고하게 된다는 인지적 조건이다. 다른 하나는 당사자들이 합리적 존재로서 자신의 이익은 극대화하고자 하나, 타인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상호 무관심하며 서로 간에 시기심 같은 부정적 관심도 동정과 같은 긍정적 관심도 없다고 가정하는 동기상의 가정이다.
나아가서 롤즈는 이와 같은 절차에 의해 도출된 정의 원칙이 정의에 대한 우리의 상식적 신념, 혹은 숙고된 도덕 판단들과도 합치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의 정의 원칙은 역사적 체험을 통해 누적된 정치적 지혜로서 우리의 숙고된 도덕 판단에 합치한다는 정합논증뿐만 아니라, 공정한 도덕적 관점인 원초적 입장으로부터 준연역적인 계약논증에 의해서도 도출된 결론이라는 점에서 그 정당화의 힘이 이중으로 강화된다는 것이다. 그의 방법은 한마디로 정의의 원칙들과 우리의 숙고된 도덕 판단들, 그리고 계약 논증과 관련된 인간관, 사회관, 도덕관 등의 배경적 이론들 간의 정합성을 추구하는 넓은 의미의 반성적 평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사회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는 정의론 , 한국사회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정의론]
앞에서도 말했지만 롤즈는 사회 구성원 각자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사회적 약자들, 즉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수립한다. 그는 기본적 자유를 평등하게 나눠 가져야 한다는 '정의의 원칙'을 기반으로 하되, 최소 수혜자의 처지를 개선시키는 한도 내에서 약자를 우대하기 위한 사회 경제적 불평등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차등의 원칙'을 제시한다.
롤즈는 당사자들이 '무지의 베일'을 쓰고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가치관, 사회 경제적 지위와 이해 관계를 넘어 '정의의 원칙'과 '차등의 원칙'에 따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가정한다. ('무지의 베일'은 합의의 정당성을 보장하고 '정의의 원칙'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조건과 절차를 제시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결과의 평등을 거부하며 기회의 균등을 중시한다. 당연히 분배적 정의보다는 절차적 정의를 강조한다. 이 때문에 그는 공정한 몫의 배분을 강조하는 '분배적 정의론자'와 대비되는 공정한 배분의 과정을 중시하는 '절차적 정의론자'에 속한다.
이러한 이론에 따르면 정의로운 국가는 최소 수혜자를 위한 차등이나 불평등이 공정한 '절차'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는 나라를 뜻하며, 한 사회의 불평등한 제도도 최소 수혜자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일 때만 허용될 수 있다. 그는 이와 같은 원칙에 의해 운영되는 사회를 '정의 사회'로 규정하면서 여기에서는 여러 가지 신념과 이념 체계를 지닌 집단들이 다양하게 공존할 수 있다고 본다.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도 받아들이는 공리주의는 물론 자유지상주의나 공동체주의를 동시에 비판한 롤즈의 이론은 절차와 합의의 역할을 강조하며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켜 복지주의 국가의 이념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1970~80년대에 맑스주의 진영에서는 물론 신좌파적 분위기가 지배하던 유럽에서도 많은 논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90년대 이후 그의 이론은 자유주의와 평등주의의 장점을 결합한 제3의 사회철학 모델로 서구사회에서 새로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유행 사조가 사라지면서 더욱이 신자유주의 물결이 유럽에 닥치면서 롤즈의 ?정의론?이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사정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2003년 오늘 '대한민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먼저 공정한 절차와 기회, 그리고 합의를 강조하고 자유와 평등의 조화를 추구하는 참여정부에서는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정의의 원칙들'과 기본적인 함의가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통일 한국의 정치적 이념을 구상함에 있어서는 이 책이 담고 있는 자유주의적 평등의 이념이 매우 참신한 참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분배적 정의는 말할 것도 없이 특히 절차적 정의가 철저하게 무시되어온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취약한 한국사회에서 롤즈의 [정의론]은 여전히 새롭고 여전히 매력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