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원서명
コンビニ兄弟 : テンダネス門司港こがね村店
저자
번역자
원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30324
가격
₩ 16,000
ISBN
9791192579504
페이지
385 p.
판형
135 X 200 mm
커버
Book
책 소개
이 편의점, 대체 뭐지?
수상쩍다, 하지만 따뜻하다!
* 서점대상 수상 작가의 최고 인기 시리즈
* 영상화 요청 쇄도
* 일본 판매 20만 부 돌파
조용한 바닷가 마을에 자리한 텐더니스 편의점은 오늘도 시끌벅적하다. 꽃미남 점장의 사소한 몸짓, 말 한마디, 표정 하나를 두고 그의 팬을 자처하는 여성들에게서 연달아 터지는 환호성 때문. 그럴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아르바이트생들 틈에서 파트타임 직원 마쓰리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곧이어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남자가 자기 집처럼 편하게 들어와 음식 매대로 향하고, 빨간 멜빵바지를 입은 할아버지가 고함을 지르며 소란스러움을 보탠다. 미스터리한 직원들뿐 아니라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손님들까지 여느 편의점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 이곳에서는 매일같이 벌어진다.
왕성한 집필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치다 소노코 작가의 연작 시리즈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일상적 공간인 편의점을 무대로 나이, 성별, 취향, 사연, 그리고 편의점을 찾는 목적까지 제각각인 손님들과 범상치 않은 직원들이 만들어 가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장별로 다른 테마와 인물이 등장하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에피소드마다 한 가지 음식이 소개돼 읽는 재미를 더한다. 독자들은 책을 덮고 나면 꿈과 가족애, 우정, 사랑 등 흔하지만 가장 소중한 주제를 되새기는 동시에 어딘가 존재할 듯한 텐더니스 편의점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나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수상쩍다, 하지만 따뜻하다!
* 서점대상 수상 작가의 최고 인기 시리즈
* 영상화 요청 쇄도
* 일본 판매 20만 부 돌파
조용한 바닷가 마을에 자리한 텐더니스 편의점은 오늘도 시끌벅적하다. 꽃미남 점장의 사소한 몸짓, 말 한마디, 표정 하나를 두고 그의 팬을 자처하는 여성들에게서 연달아 터지는 환호성 때문. 그럴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아르바이트생들 틈에서 파트타임 직원 마쓰리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곧이어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남자가 자기 집처럼 편하게 들어와 음식 매대로 향하고, 빨간 멜빵바지를 입은 할아버지가 고함을 지르며 소란스러움을 보탠다. 미스터리한 직원들뿐 아니라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손님들까지 여느 편의점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 이곳에서는 매일같이 벌어진다.
왕성한 집필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마치다 소노코 작가의 연작 시리즈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일상적 공간인 편의점을 무대로 나이, 성별, 취향, 사연, 그리고 편의점을 찾는 목적까지 제각각인 손님들과 범상치 않은 직원들이 만들어 가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장별로 다른 테마와 인물이 등장하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에피소드마다 한 가지 음식이 소개돼 읽는 재미를 더한다. 독자들은 책을 덮고 나면 꿈과 가족애, 우정, 사랑 등 흔하지만 가장 소중한 주제를 되새기는 동시에 어딘가 존재할 듯한 텐더니스 편의점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나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제1화 당신의, 그리고 나의 편의점
제2화 희망의 편의점 커피
제3화 멜랑콜리 딸기 파르페
제4화 꼰대 할아버지와 부드러운 달걀죽
제5화 사랑과 연애, 그리고 어드벤트 캘린더 쿠키
제6화 크리스마스 광상곡
에필로그
제1화 당신의, 그리고 나의 편의점
제2화 희망의 편의점 커피
제3화 멜랑콜리 딸기 파르페
제4화 꼰대 할아버지와 부드러운 달걀죽
제5화 사랑과 연애, 그리고 어드벤트 캘린더 쿠키
제6화 크리스마스 광상곡
에필로그
본문발췌
미팅이라도 나가는 건가 싶을 정도로 한껏 멋을 낸 여성들이 무리 지어서, 모두 카운터 안쪽의 한 남성에게 열광하고 있었다. 아마도 남성은 편의점 직원인 듯했다. 파스텔 톤 핑크와 옅은 갈색이 어우러진 유니폼을 갖춰 입은 것을 보니 틀림없다. 하지만 그는 편의점 직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미남이었고, 섹시함이라 불러 마땅한 무언가를 마구 뿜어 대고 있었다. 영화 촬영이라도 하는 건가? 기타큐슈가 촬영지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기는 한데, 아무리 둘러봐도 촬영 팀은 보이지 않는다.
―〈프롤로그〉
시바는 다정한 말투로 “사람의 속마음은 원래 알기가 어렵잖아” 하고 말했다.
“표정이나 말투만으로 판단하면 큰 착각을 하게 되지. 그럼 대체 뭘로 판단하나 싶겠지만, 내 생각에는 행동 아닐까 싶어. 우라타 씨는 정말로 우리 가게에 오는 게 즐거우셨을 거야. 그도 그럴 게, 매일 제일 먼저 오셨잖아. 노미야한테 이런저런 뾰족한 말을 했던 것도 분명 우라타 씨 나름의 응원이었을 거야.”
노미야가 묘하게 얼굴을 찡그렸다.
“아,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우라타 씨 생명에도 지장 없고, 회복하면 곧 말씀도 하실 수 있을 것 같거든.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한번 해 봐도 좋지 않을까?”
어때? 시바가 미소를 머금은 채 테이블 위에 놓인 노미야의 깍지 낀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후회할 일이 생겼더라도 아직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어. 괜찮아.”
―〈당신의, 그리고 나의 편의점〉
희한한 형제와 함께 밤 깊은 모지의 거리를 나선다. 기분 좋게 시원한 바닷바람이 살포시 스쳐 간다. 익숙한, 그러나 여전히 아름답게 빛나는 거리에 녹아들며 요시로는 오랜만에 소리 내 웃었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환한 빛을 쏟아내는 텐더니스가 눈에 들어왔다. 저 커피는 분명 나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어디에 있든, 텐더니스에 가면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기분이 조금 좋아진 요시로가 바람에 펄럭이는 배너를 보고 살짝 목례를 건넸다.
―〈희망의 편의점 커피〉
상자를 열고 손짓하자 나유타가 옆자리에 와서 앉았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 아즈사가 에클레어 상자를 내밀며 웃었다. 나유타는 “고마워” 하고 작게 말하고는 에클레어를 집어 들었다. 한입 먹어 보더니 “역시 달긴 달다… 그래도, 맛있어”라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피곤할 때는 단 걸 먹는 게 좋대. 왠지 조금 지쳐 보여서.”
나유타가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그래?”라고 묻는다. 아즈사도 에클레어를 베어 먹으며 “눈 밑이 약간 꺼진 게, 피곤해 보이길래. 우리 엄마도 힘들면 눈부터 티가 나더라고” 하고 답했다.
“흐음, 그런 줄 몰랐네.”
나유타가 중얼거렸다. 말투와 표정에서 긴장감이 사라지자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생각해 보니 요즘의 나유타는 늘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날카로운 반 분위기도 한몫했겠지만, 더 결정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고 싶지만, 당연히 알려 주지 않겠지. 아즈사는 질문 대신 에클레어를 하나 더 건넸다.
―〈멜랑콜리 딸기 파르페〉
“인스턴트 죽에 편의점에서 파는 달걀찜을 섞었거든. 이런 걸 요즘 말로 꿀조합이라고 한다던데.”
뚝배기에 인스턴트 죽과 달걀찜을 넣고 섞어 뭉근히 끓인 음식이었다. 마무리 단계에서 색감을 살리기 위해 편의점에 서 사 온 잘게 썬 파를 얹었다.
“전자레인지로도 만들 수 있어요. 아빠가 아플 때는 제가 전자레인지용 냄비로 만들거든요!”
히카루가 자신만만하게 말하기에 한번 만들어 본 것인데 제법 맛이 있다.
“우습게 봤는데, 편의점이란 거 생각보다 편리하네.”
죽을 먹던 다키지가 진지하게 말했다.
“점장이 ‘저는 항상 여기에 있을 테니까요’라고 말해 주니까 왠지 기쁘더라고.”
그곳에 가면 사람이 있다.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있다. 그 한마디가 얼마나 안심이 되었던가.
당신이 그렇게 말해 주니까 좋다. 시바 점장 정말 괜찮은 사람이거든. 아, 이제 알겠다. 이 죽 만드는 방법 그 사람한테 물어봤구나? 시바 점장은 이런 레시피 잘 알 거 같아.
준코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다 “내 손자가 알려 줬어” 하고 답했다.
―〈꼰대 할아버지와 달걀죽〉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건 의외로 쉽지 않아.”
야스오가 말했다. 주변을 한번 둘러봐.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은 사실, 놀라울 정도로 적어. 우선 기회를 얻는 것부터가 어렵지.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상황에 놓이는 것도 좀처럼 쉽지 않고. 재능도 어느 정도는 필요해. 안 되겠다, 더 이상은 못 해, 하고 좌절하면 거기서 끝이니까.
고세는 자신의 손바닥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농구를 그만둔 후 손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렇게까지 미쳐 있었는데, 재능이 없다며 다 내팽개쳐 버렸다. 부모님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때, 나도 한동안 낚시를 쉬겠다고 했더니 엄마가 당신까지 그럴 필요 없다고 하더라. 그 대신 언젠가 다시 만화를 그릴 때 아무 말 말고 응원해 달라고.”
좋아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게 해 주는 아내랑 살다니, 내가 참 복이 많아. 이렇게 말하면서 야스오는 가자미의 절반을 냄비에 넣었다. 육수와 조림에 쓸 간장 양념이 보글보글 끓자 맛있는 냄새가 퍼졌다. 그 냄새를 맡으며 고세가 미쓰리를 바라본다.
―〈사랑과 연애, 그리고 어드벤트 캘린더 쿠키〉
“무엇이든 맨, 불러 주세요.”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여자아이가 얼굴을 살짝 들고 있었다.
“쓰기는, 있을 거예요….”
“쓰기? 쓰기 씨를 알아? 어떻게….”
“저… 동생이에요.”
동생. 미쓰리는 머릿속에서 여자아이의 말을 곱씹어 본다. 동생, 동생… 친동생! 친동생?
꺄악, 하고 소리를 지르지 않은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미쓰리는 생각했다. 설마 이 미소녀가 시바 형제의 여동생이라고?
“아, 그, 그럼 혹시 이름이 주에루?”
전에 들었던 적 있는 이름을 말하자 여자아이, 그러니까 주에루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오빠들이 제 얘기를 한 적이 있나 보네요.”
헤에, 하고 웃는 얼굴은 오빠 둘 중 누구와도 닮지 않았지만, 남매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누가 봐도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미모였다. 두 사람의 여동생이라면 이런 외모를 가진 것도 이해가 간다.
세상에. 그럼 나머지 형제들은 대체 어떤 생물일까. 미쓰리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꾹 눌렀다.
―〈크리스마스 광상곡〉
야간 근무가 끝날 무렵, 그 잠시의 시간을 좋아한다. 포근하면서도 힘찬 아침 햇살이 건물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며 하늘이 자줏빛으로 물들기 시작할 즈음. 편의점 안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하루의 끝과 새로운 하루의 사이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루의 틈새에 있는 손님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이제부터 잠자리에 들 사람도,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도, 밤에서 빠져나온 이들의 표정은 어딘가 부드럽고 연약하다. 몸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 속 깊은 곳의 폭신하고 귀한 부분이 보일 듯 말 듯하다.
“고생 많으셨어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어서 오세요.”
―〈에필로그〉
―〈프롤로그〉
시바는 다정한 말투로 “사람의 속마음은 원래 알기가 어렵잖아” 하고 말했다.
“표정이나 말투만으로 판단하면 큰 착각을 하게 되지. 그럼 대체 뭘로 판단하나 싶겠지만, 내 생각에는 행동 아닐까 싶어. 우라타 씨는 정말로 우리 가게에 오는 게 즐거우셨을 거야. 그도 그럴 게, 매일 제일 먼저 오셨잖아. 노미야한테 이런저런 뾰족한 말을 했던 것도 분명 우라타 씨 나름의 응원이었을 거야.”
노미야가 묘하게 얼굴을 찡그렸다.
“아,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우라타 씨 생명에도 지장 없고, 회복하면 곧 말씀도 하실 수 있을 것 같거든.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한번 해 봐도 좋지 않을까?”
어때? 시바가 미소를 머금은 채 테이블 위에 놓인 노미야의 깍지 낀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후회할 일이 생겼더라도 아직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어. 괜찮아.”
―〈당신의, 그리고 나의 편의점〉
희한한 형제와 함께 밤 깊은 모지의 거리를 나선다. 기분 좋게 시원한 바닷바람이 살포시 스쳐 간다. 익숙한, 그러나 여전히 아름답게 빛나는 거리에 녹아들며 요시로는 오랜만에 소리 내 웃었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환한 빛을 쏟아내는 텐더니스가 눈에 들어왔다. 저 커피는 분명 나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어디에 있든, 텐더니스에 가면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기분이 조금 좋아진 요시로가 바람에 펄럭이는 배너를 보고 살짝 목례를 건넸다.
―〈희망의 편의점 커피〉
상자를 열고 손짓하자 나유타가 옆자리에 와서 앉았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 아즈사가 에클레어 상자를 내밀며 웃었다. 나유타는 “고마워” 하고 작게 말하고는 에클레어를 집어 들었다. 한입 먹어 보더니 “역시 달긴 달다… 그래도, 맛있어”라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피곤할 때는 단 걸 먹는 게 좋대. 왠지 조금 지쳐 보여서.”
나유타가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그래?”라고 묻는다. 아즈사도 에클레어를 베어 먹으며 “눈 밑이 약간 꺼진 게, 피곤해 보이길래. 우리 엄마도 힘들면 눈부터 티가 나더라고” 하고 답했다.
“흐음, 그런 줄 몰랐네.”
나유타가 중얼거렸다. 말투와 표정에서 긴장감이 사라지자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생각해 보니 요즘의 나유타는 늘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날카로운 반 분위기도 한몫했겠지만, 더 결정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무슨 일인지 물어보고 싶지만, 당연히 알려 주지 않겠지. 아즈사는 질문 대신 에클레어를 하나 더 건넸다.
―〈멜랑콜리 딸기 파르페〉
“인스턴트 죽에 편의점에서 파는 달걀찜을 섞었거든. 이런 걸 요즘 말로 꿀조합이라고 한다던데.”
뚝배기에 인스턴트 죽과 달걀찜을 넣고 섞어 뭉근히 끓인 음식이었다. 마무리 단계에서 색감을 살리기 위해 편의점에 서 사 온 잘게 썬 파를 얹었다.
“전자레인지로도 만들 수 있어요. 아빠가 아플 때는 제가 전자레인지용 냄비로 만들거든요!”
히카루가 자신만만하게 말하기에 한번 만들어 본 것인데 제법 맛이 있다.
“우습게 봤는데, 편의점이란 거 생각보다 편리하네.”
죽을 먹던 다키지가 진지하게 말했다.
“점장이 ‘저는 항상 여기에 있을 테니까요’라고 말해 주니까 왠지 기쁘더라고.”
그곳에 가면 사람이 있다.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있다. 그 한마디가 얼마나 안심이 되었던가.
당신이 그렇게 말해 주니까 좋다. 시바 점장 정말 괜찮은 사람이거든. 아, 이제 알겠다. 이 죽 만드는 방법 그 사람한테 물어봤구나? 시바 점장은 이런 레시피 잘 알 거 같아.
준코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다 “내 손자가 알려 줬어” 하고 답했다.
―〈꼰대 할아버지와 달걀죽〉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건 의외로 쉽지 않아.”
야스오가 말했다. 주변을 한번 둘러봐.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사는 사람들은 사실, 놀라울 정도로 적어. 우선 기회를 얻는 것부터가 어렵지.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상황에 놓이는 것도 좀처럼 쉽지 않고. 재능도 어느 정도는 필요해. 안 되겠다, 더 이상은 못 해, 하고 좌절하면 거기서 끝이니까.
고세는 자신의 손바닥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농구를 그만둔 후 손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렇게까지 미쳐 있었는데, 재능이 없다며 다 내팽개쳐 버렸다. 부모님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때, 나도 한동안 낚시를 쉬겠다고 했더니 엄마가 당신까지 그럴 필요 없다고 하더라. 그 대신 언젠가 다시 만화를 그릴 때 아무 말 말고 응원해 달라고.”
좋아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게 해 주는 아내랑 살다니, 내가 참 복이 많아. 이렇게 말하면서 야스오는 가자미의 절반을 냄비에 넣었다. 육수와 조림에 쓸 간장 양념이 보글보글 끓자 맛있는 냄새가 퍼졌다. 그 냄새를 맡으며 고세가 미쓰리를 바라본다.
―〈사랑과 연애, 그리고 어드벤트 캘린더 쿠키〉
“무엇이든 맨, 불러 주세요.”
가냘픈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여자아이가 얼굴을 살짝 들고 있었다.
“쓰기는, 있을 거예요….”
“쓰기? 쓰기 씨를 알아? 어떻게….”
“저… 동생이에요.”
동생. 미쓰리는 머릿속에서 여자아이의 말을 곱씹어 본다. 동생, 동생… 친동생! 친동생?
꺄악, 하고 소리를 지르지 않은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미쓰리는 생각했다. 설마 이 미소녀가 시바 형제의 여동생이라고?
“아, 그, 그럼 혹시 이름이 주에루?”
전에 들었던 적 있는 이름을 말하자 여자아이, 그러니까 주에루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오빠들이 제 얘기를 한 적이 있나 보네요.”
헤에, 하고 웃는 얼굴은 오빠 둘 중 누구와도 닮지 않았지만, 남매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누가 봐도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미모였다. 두 사람의 여동생이라면 이런 외모를 가진 것도 이해가 간다.
세상에. 그럼 나머지 형제들은 대체 어떤 생물일까. 미쓰리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꾹 눌렀다.
―〈크리스마스 광상곡〉
야간 근무가 끝날 무렵, 그 잠시의 시간을 좋아한다. 포근하면서도 힘찬 아침 햇살이 건물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며 하늘이 자줏빛으로 물들기 시작할 즈음. 편의점 안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하루의 끝과 새로운 하루의 사이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루의 틈새에 있는 손님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이제부터 잠자리에 들 사람도,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도, 밤에서 빠져나온 이들의 표정은 어딘가 부드럽고 연약하다. 몸을 감싸고 있는 껍데기 속 깊은 곳의 폭신하고 귀한 부분이 보일 듯 말 듯하다.
“고생 많으셨어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어서 오세요.”
―〈에필로그〉
저자소개
1980년에 태어나 현재 후쿠오카현에 거주한다. 2016년 『카메룬의 파란 물고기』로 제15회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심사위원인 미우라 시온과 츠지무라 미즈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듬해에 동 작품을 수록한 『밤하늘에 헤엄치는 초콜릿 구라미』를 출간하며 데뷔했다. 2020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52헤르츠 고래들』은 가정 내 학대라는 상처가 있는 두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으로, 2021년 제18회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했다. 다른 작품으로는 『어란』, 『우쓰쿠시가오카의 불행한 집』, 『편의점 형제』, 『별을 길어 올리다』 등이 있다.
역자소개
말과 글을 짓고 옮기는 일을 한다. 『미식가를 위한 일본어 안내서』, 『クイズ化するテレビ T V, 퀴즈가 되다』를 출간했고 『그렇게 어른이 된다』, 『외국어 공부의 감각』, 『어떡하지? 이럴 때 펼쳐보는 그림 사전』 등을 옮겼다. 원서 함께 읽기 클래스 〈아소비고코로스 @asobi_gokoros〉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예술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했고, 일본 와세다대학원에서 표상 미디어론을 공부했다. 기획자 및 문화 마케터로 활동하다 책과 이야기에 관련된 일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TV, 퀴즈가 되다』(クイズ化するテレビ)를 출간했고, 아이디어 북 『MY BIG DATA』를 기획했다.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 「오! 반지하 여신들이여」의 각본을 썼으며 『그렇게 어른이 된다』 『이대로 괜찮습니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외국어 공부의 감각』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서울예술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했고, 일본 와세다대학원에서 표상 미디어론을 공부했다. 기획자 및 문화 마케터로 활동하다 책과 이야기에 관련된 일을 시작했다. 일본에서 『TV, 퀴즈가 되다』(クイズ化するテレビ)를 출간했고, 아이디어 북 『MY BIG DATA』를 기획했다.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 「오! 반지하 여신들이여」의 각본을 썼으며 『그렇게 어른이 된다』 『이대로 괜찮습니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외국어 공부의 감각』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서평
이 책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찬사
*****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울고 웃으며 읽었다.
***** 인생 최고의 소설. 몇 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여전히 좋다.
***** 영상화를 간절히 바라면서 나만의 가상 캐스팅을 상상하게 되는 작품
***** 마치다 소노코의 세계에서는 모두가 빛이 난다.
*****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울고 웃으며 읽었다.
***** 인생 최고의 소설. 몇 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여전히 좋다.
***** 영상화를 간절히 바라면서 나만의 가상 캐스팅을 상상하게 되는 작품
***** 마치다 소노코의 세계에서는 모두가 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