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이미예 장편소설
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10727
가격
₩ 13,800
ISBN
9791165343729
페이지
307 p.
판형
134 X 200 mm
커버
Book
책 소개
100만 독자를 사로잡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 그 두 번째 이야기. 어느덧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한 지도 1년이 넘었다. 재고가 부족한 꿈을 관리하고, 꿈값 창고에서 감정으로 가득 찬 병을 옮기고, 프런트의 수많은 눈꺼풀 저울을 관리하는 일에 능숙해진 페니는 자신감이 넘친다. 게다가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을 받아야만 드나들 수 있는 ‘컴퍼니 구역’에도 가게 된 페니는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페니를 기다리고 있는 건,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로 가득한 ‘민원관리국’이었다. 설상가상 달러구트는 아주 심각한 민원 하나를 통째로 페니에게 맡기는데….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알쏭달쏭한 민원을 남기고 발길을 끊어버린 792번 단골손님. 페니는 과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오랜 단골손님을 되찾을 수 있을까?
목차
프롤로그 – 달러구트의 다락방
1장 – 페니의 첫 번째 연봉협상
2장 – 민원관리국
3장 – 와와 슬립랜드와 꿈 일기를 쓰는 남자
4장 – 오트라만이 만들 수 있는 꿈
5장 – 테스트 센터의 촉각 코너
6장 – 비수기의 산타클로스
7장 – 전하지 못한 초대장
8장 – 녹틸루카 세탁소
9장 – 초대형 파자마 파티
에필로그1 – 올해의 꿈 시상식
에필로그2 – 막심과 드림캐처
1장 – 페니의 첫 번째 연봉협상
2장 – 민원관리국
3장 – 와와 슬립랜드와 꿈 일기를 쓰는 남자
4장 – 오트라만이 만들 수 있는 꿈
5장 – 테스트 센터의 촉각 코너
6장 – 비수기의 산타클로스
7장 – 전하지 못한 초대장
8장 – 녹틸루카 세탁소
9장 – 초대형 파자마 파티
에필로그1 – 올해의 꿈 시상식
에필로그2 – 막심과 드림캐처
본문발췌
사실 최근에 달러구트의 모든 관심은 가을에 진행할 어떤 ‘커다란 행사’에 쏠려 있었다. 그건 아직 가게의 직원들조차 모르는 달러구트의 야심 찬 계획이었다.
다행히 관련 업체들로부터 긍정적인 회신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몇 달 뒤에는 직원들에게도 두근거리는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베드타운 가구점에서 온 마지막 편지까지 읽고 나서 뻐근한 허리를 쭉 펴며 일어났다. 침대 위에 마구잡이로 던져 놓은 편지들을 지금 당장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언제쯤 정리가 쉬워질는지…. 주말에는 대청소를 해야겠군.”
그는 청소를 미루고, 대신 한쪽 벽 전체에 딱 맞게 짜 넣은 책장 앞에 섰다. 자기 전에 침대에서 가볍게 읽을거리를 찾을 요량이었다. 그의 눈높이와 비슷한 위치에 연도가 표시된 다이어리가 순서대로 꽂혀 있었다. 달러구트는 그중에 ‘1999년’이라고 적혀 있는 다이어리를 빼 들었다.
“좋아, 행사를 열기 전에 손님들의 예전 일기도 읽어두는 게 좋겠군. 도움이 되겠어.”
다이어리는 크기가 조금씩 다른 종이들을 질긴 끈으로 엮고 겉에 커버를 달아 만든 낡은 물건이었다. 두꺼운 갱지로 만든 거칠거칠한 커버에는 얼룩덜룩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커버 한가운데 까만 잉크로 적어 놓은 ‘1999년 꿈 일기’라는 글씨는 달러구트 본인의 필체였다. 그는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무언가를 손수 적거나 만드는 걸 좋아했다. 반대로, 기계를 다루는 것이 달러구트에게는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프린터처럼 비교적 간단한 기계조차 자주 고장을 내기 일쑤라는 건 백화점의 모든 직원이 아는 사실이었다.
그는 한 손에 낡은 다이어리를 들고, 입구와 가장 가까운 침대의 이불 안으로 단숨에 쑥 들어갔다. 침구의 보들보들한 감촉이 온몸 구석구석을 와락 껴안아 주는 것 같았다. 다이어리를 펼쳐 들고 몇 장 넘기자마자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다란 손가락으로 눈가를 문지르며 조금만 더 버텨보려고 했지만, 그의 컨디션이 허락하지 않았다. 가게 일에다가 행사의 기초 준비를 혼자서 몰래 하느라 오늘치 체력은 다 써버린 듯했다.
‘젊었을 때는 남는 게 체력이었는데….’ 한숨을 푹 쉬는데 그마저도 하품이 되어 나왔다. 하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눈물까지 찔끔 흘렀다. 지금으로선 푹 자고 일어나는 게 훨씬 좋은 선택일 것이다. 내일은 직원들의 연봉협상 일정까지 빼곡하게 잡혀 있었다. 일기는 나중에 틈틈이 읽어보기로 생각을 바꿨다.
- 프롤로그
꿈 백화점과 수많은 상점들이 위치한 중심가를 기준으로, 남쪽으로는 페니의 집이 있는 주택가가 넓게 조성되어 있었고, 북쪽은 산타클로스인 니콜라스가 사는 만년 설산, 동쪽에는 야스 누즈 오트라와 같은 유명인들이 사는 고급 주택가와 그들의 개인 꿈 제작소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서쪽에 위치한 곳이 바로 ‘아찔한 내리막’이었는데, 말 그대로 아찔하게 깎아지른 내리막을 포함해 그 주변의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내리막에서 골짜기를 지나 다시 서쪽으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꿈 제작사’들이 모여 있는 거대한 구역이 나왔다. 사람들은 그곳을 ‘컴퍼니 구역’이라고 불렀다.
지형이 워낙 험준하고 다른 방향으로 빙빙 돌아 접근하기에는 너무 멀었으므로, 그곳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컴퍼니 구역으로 직행하는 출근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열차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람들을 태우고 오르막과 내리막에 놓인 레일을 따라 움직였다.
“페니, 모태일. 너희는 아직 출근 열차를 한 번도 못 타봤지?”
모그베리가 묻자 모태일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 한 번 타봤어요. 잠옷을 입은 외부 손님은 별다른 확인 없이 태워준다길래 동네 친구들이랑 시험 삼아 잠옷 차림으로 타봤죠. 차장한테 금방 들켜서 뒷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딱 10초 정도가 끝이었지만요.”
컴퍼니 구역으로 가는 출근 열차는 아무나 탈 수 있는 대중교통이 아니었다. 꿈 제작자 면허라든가, 구역 안에 있는 회사의 사원증처럼 ‘꿈 산업 종사자’라는 것을 증명할 신분증이 필요했다. 그리고 꿈 백화점 직원들 역시 입사한 지 만 1년이 지나야만 꿈 산업 종사자라는 걸 인정받아서 출입증을 받을 수 있었다.
- 1. 페니의 첫 번째 연봉협상
페니는 곧 출근 열차를 타게 된다는 생각에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 반면, 정작 목적지인 민원관리국은 전혀 기대되지 않았다.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사무적인 분위기와 관공서 특유의 경직된 이미지 때문에 살짝 긴장될 뿐이었다.
게다가 모그베리는 민원관리국에 대하여 경고 아닌 경고를 하기도 했다.
‘거긴 될 수 있으면 안 가고 싶은 곳이야. 뭐랄까… 마음이 불편해지는 장소거든.’ 단 몇 분 사이에 정류장 주변에 사람들이 불어났다. 페니 뒤에선 한 무리의 사람들은 진한 곡물 냄새가 나는 따듯한 음료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중략)
열차는 멈추지 않고 레일 위를 부지런히 달렸다. 열차를 타서 신난 모태일이 쉴새 없이 떠들면서 들썩이는 통에 페니는 좌석 끝에 몸을 바짝 붙이고 앉았다. 가림막 끝에 맺힌 빗방울에 페니의 어깨가 축축하게 젖어가고 있었다.
이윽고 출근 열차 외에는 다른 차량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도심에서 멀어졌을 때, 전방으로 뻗어 있던 레일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드디어 멀리서 보기만 했던 그 아찔한 내리막에 다다른 것이다. 얼마나 경사가 심한지 아래로 펼쳐진 내리막은 보이지도 않았다.
점점 내리막으로 다가가자 손에 저절로 땀이 나기 시작했다.
녹틸루카들의 빨랫감은 전부 쏟아져 떨어질 것 같았고, 손잡이나 안전바도 없는 이 고물 청룡 열차가 너무나 못 미덥게 느껴졌다.
“이거… 괜찮은 거 맞지?”
모태일의 불안한 목소리가 긴장감을 더했다.
페니는 앞자리의 차장이 발치에서 작은 병을 꺼내더니, 핸들 옆에 있는 녹슨 마개를 열고 병에 담겨 있던 액체를 반쯤 붓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열차가 요란하게 덜컹! 하더니 내리막으로 진입하기 직전에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바퀴가 뭔가에 붙잡힌 것처럼 꾸역꾸역 조심스럽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페니는 차장이 꺼낸 병에 ‘반항심’이라고 적힌 걸 보고, 양 조절이 아주 탁월하다고 생각했다.
- 2. 민원관리국
그들이 내려왔던 레일 옆에 거대한 동굴 입구가 뻥 뚫려 있었다. 빨랫감을 챙겨 든 녹틸루카들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동굴로 걸어가고 있었다. ‘녹틸루카 세탁소’라고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는 나무 간판이 암반 위에 위태롭게 걸려 있었다.
“모태일, 저런 곳에서 빨래가 잘 마를까?”
“꼭 햇볕에 말려야 하는 건 아니니까. 성능 좋은 건조기라도 있겠지.”
모태일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모태일은 세탁소에는 관심이 없었고, 전방의 암벽에 창문 크기로 난 구멍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자세히 보려고 눈을 잔뜩 찌푸렸다.
“저 구멍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녹틸루카들이 모두 하차한 뒤 차장이 열차를 30m 정도 전진시키자, 그 구멍의 정체가 확실히 드러났다.
암벽에 구멍을 뚫어서 만든 작은 매점이었다. 원래 푹 패여 있던 공간에 건축자재를 넣어서 만든 것인지, 일부러 암벽에 구멍을 뚫은 것인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메뉴판은 매점이 있는 구멍의 양옆에 걸려 있었는데, 세탁소의 간판과 비슷한 재질의 나무판자였다.
차장은 딴청을 피우면서 손님들이 매점의 상품을 구경할 수 있게 기다려주었다.
“삶은 달걀, 신문, 간단한 주전부리 있습니다.”
매점 안에 앉아 있던 주인이 열차의 승객들에게 외치자, 승객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앞다퉈 주문하기 시작했다.
“달걀 두 개랑 신문 한 부 주세요.”
매점 주인은 기다란 작대기 끝에 달걀과 신문이 든 바구니를 걸어 정확히 주문한 승객 앞에 내밀었다. 승객이 바구니 안에 돈을 집어넣고, 주인이 작대기를 회수하는 것으로 거래는 일사천리로 끝났다.
“저걸 봐, ‘월요병 치료제’라는 게 있어. 새로 나온 자양강장제인가 봐.”
모태일이 매점의 메뉴판을 살펴보다가 갈색 병에 담긴 음료에 관심을 보이자, 달러구트가 선뜻 지갑을 꺼냈다.
“하나씩 마셔보겠니?”
“그래도 되나요?”
“물론이지. 여기 ‘월요병 치료제’ 두 병, 그리고 신문 한 부 주시오.”
병뚜껑에는 ‘부장님이 오늘 출근을 안 한다고 상상하면서 들이키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병의 옆면에 붙어 있는 성분표에 따르면 ‘해방감 0.01%’, ‘안도감 0.005%’ 등 쥐꼬리만 한 감정이 들어 있을 뿐이었는데, 아마 뚜껑 위의 메시지만 다르고 성분은 모두 같을 거라고 짐작했다.
- 2. 민원관리국
“안녕하세요. 792번 손님. 저는 와와 슬립랜드예요. 아름다운 풍경이 나오는 꿈을 만드는 제작자예요.”
“저는 킥 슬럼버입니다. 동물이 되는 꿈을 만들고 있어요. 제가 만든 꿈속에서는 범고래나 독수리가 되어볼 수 있죠.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만나자고 해서 놀라셨죠? 실례가 많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박태경이에요. 꿈을 만들다니… 멋진 일을 하시는 분들이군요. 그런데 어떤 일로 저를 찾으셨죠? 절 어떻게 아시는 건가요?”
“보내주신 꿈 일기를 봤어요. 그래서 당신에 대해 알고 있어요. 저는 당신이 꾸었던 ‘살아 있는 열대우림’이라는 꿈을 만들었거든요. 혹시 기억나세요? 그건 열대우림의 풍경이 시간과 빛의 이동에 따라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꿈이에요.”
페니가 뿌리고 간 나뭇잎 내음이 나는 향수 덕분인지 재빨리 숲의 정경이 떠올랐다.
“아… 기억났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꿈이에요. 맞아요. 그꿈을 꾸고 나서 꿈 일기를 썼죠. 그걸 당신도 읽었나요?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이거 놀랍고 조금 부끄
다행히 관련 업체들로부터 긍정적인 회신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몇 달 뒤에는 직원들에게도 두근거리는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베드타운 가구점에서 온 마지막 편지까지 읽고 나서 뻐근한 허리를 쭉 펴며 일어났다. 침대 위에 마구잡이로 던져 놓은 편지들을 지금 당장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언제쯤 정리가 쉬워질는지…. 주말에는 대청소를 해야겠군.”
그는 청소를 미루고, 대신 한쪽 벽 전체에 딱 맞게 짜 넣은 책장 앞에 섰다. 자기 전에 침대에서 가볍게 읽을거리를 찾을 요량이었다. 그의 눈높이와 비슷한 위치에 연도가 표시된 다이어리가 순서대로 꽂혀 있었다. 달러구트는 그중에 ‘1999년’이라고 적혀 있는 다이어리를 빼 들었다.
“좋아, 행사를 열기 전에 손님들의 예전 일기도 읽어두는 게 좋겠군. 도움이 되겠어.”
다이어리는 크기가 조금씩 다른 종이들을 질긴 끈으로 엮고 겉에 커버를 달아 만든 낡은 물건이었다. 두꺼운 갱지로 만든 거칠거칠한 커버에는 얼룩덜룩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커버 한가운데 까만 잉크로 적어 놓은 ‘1999년 꿈 일기’라는 글씨는 달러구트 본인의 필체였다. 그는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무언가를 손수 적거나 만드는 걸 좋아했다. 반대로, 기계를 다루는 것이 달러구트에게는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프린터처럼 비교적 간단한 기계조차 자주 고장을 내기 일쑤라는 건 백화점의 모든 직원이 아는 사실이었다.
그는 한 손에 낡은 다이어리를 들고, 입구와 가장 가까운 침대의 이불 안으로 단숨에 쑥 들어갔다. 침구의 보들보들한 감촉이 온몸 구석구석을 와락 껴안아 주는 것 같았다. 다이어리를 펼쳐 들고 몇 장 넘기자마자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다란 손가락으로 눈가를 문지르며 조금만 더 버텨보려고 했지만, 그의 컨디션이 허락하지 않았다. 가게 일에다가 행사의 기초 준비를 혼자서 몰래 하느라 오늘치 체력은 다 써버린 듯했다.
‘젊었을 때는 남는 게 체력이었는데….’ 한숨을 푹 쉬는데 그마저도 하품이 되어 나왔다. 하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눈물까지 찔끔 흘렀다. 지금으로선 푹 자고 일어나는 게 훨씬 좋은 선택일 것이다. 내일은 직원들의 연봉협상 일정까지 빼곡하게 잡혀 있었다. 일기는 나중에 틈틈이 읽어보기로 생각을 바꿨다.
- 프롤로그
꿈 백화점과 수많은 상점들이 위치한 중심가를 기준으로, 남쪽으로는 페니의 집이 있는 주택가가 넓게 조성되어 있었고, 북쪽은 산타클로스인 니콜라스가 사는 만년 설산, 동쪽에는 야스 누즈 오트라와 같은 유명인들이 사는 고급 주택가와 그들의 개인 꿈 제작소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서쪽에 위치한 곳이 바로 ‘아찔한 내리막’이었는데, 말 그대로 아찔하게 깎아지른 내리막을 포함해 그 주변의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내리막에서 골짜기를 지나 다시 서쪽으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꿈 제작사’들이 모여 있는 거대한 구역이 나왔다. 사람들은 그곳을 ‘컴퍼니 구역’이라고 불렀다.
지형이 워낙 험준하고 다른 방향으로 빙빙 돌아 접근하기에는 너무 멀었으므로, 그곳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컴퍼니 구역으로 직행하는 출근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열차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람들을 태우고 오르막과 내리막에 놓인 레일을 따라 움직였다.
“페니, 모태일. 너희는 아직 출근 열차를 한 번도 못 타봤지?”
모그베리가 묻자 모태일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 한 번 타봤어요. 잠옷을 입은 외부 손님은 별다른 확인 없이 태워준다길래 동네 친구들이랑 시험 삼아 잠옷 차림으로 타봤죠. 차장한테 금방 들켜서 뒷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딱 10초 정도가 끝이었지만요.”
컴퍼니 구역으로 가는 출근 열차는 아무나 탈 수 있는 대중교통이 아니었다. 꿈 제작자 면허라든가, 구역 안에 있는 회사의 사원증처럼 ‘꿈 산업 종사자’라는 것을 증명할 신분증이 필요했다. 그리고 꿈 백화점 직원들 역시 입사한 지 만 1년이 지나야만 꿈 산업 종사자라는 걸 인정받아서 출입증을 받을 수 있었다.
- 1. 페니의 첫 번째 연봉협상
페니는 곧 출근 열차를 타게 된다는 생각에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 반면, 정작 목적지인 민원관리국은 전혀 기대되지 않았다.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사무적인 분위기와 관공서 특유의 경직된 이미지 때문에 살짝 긴장될 뿐이었다.
게다가 모그베리는 민원관리국에 대하여 경고 아닌 경고를 하기도 했다.
‘거긴 될 수 있으면 안 가고 싶은 곳이야. 뭐랄까… 마음이 불편해지는 장소거든.’ 단 몇 분 사이에 정류장 주변에 사람들이 불어났다. 페니 뒤에선 한 무리의 사람들은 진한 곡물 냄새가 나는 따듯한 음료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중략)
열차는 멈추지 않고 레일 위를 부지런히 달렸다. 열차를 타서 신난 모태일이 쉴새 없이 떠들면서 들썩이는 통에 페니는 좌석 끝에 몸을 바짝 붙이고 앉았다. 가림막 끝에 맺힌 빗방울에 페니의 어깨가 축축하게 젖어가고 있었다.
이윽고 출근 열차 외에는 다른 차량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도심에서 멀어졌을 때, 전방으로 뻗어 있던 레일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드디어 멀리서 보기만 했던 그 아찔한 내리막에 다다른 것이다. 얼마나 경사가 심한지 아래로 펼쳐진 내리막은 보이지도 않았다.
점점 내리막으로 다가가자 손에 저절로 땀이 나기 시작했다.
녹틸루카들의 빨랫감은 전부 쏟아져 떨어질 것 같았고, 손잡이나 안전바도 없는 이 고물 청룡 열차가 너무나 못 미덥게 느껴졌다.
“이거… 괜찮은 거 맞지?”
모태일의 불안한 목소리가 긴장감을 더했다.
페니는 앞자리의 차장이 발치에서 작은 병을 꺼내더니, 핸들 옆에 있는 녹슨 마개를 열고 병에 담겨 있던 액체를 반쯤 붓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열차가 요란하게 덜컹! 하더니 내리막으로 진입하기 직전에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바퀴가 뭔가에 붙잡힌 것처럼 꾸역꾸역 조심스럽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페니는 차장이 꺼낸 병에 ‘반항심’이라고 적힌 걸 보고, 양 조절이 아주 탁월하다고 생각했다.
- 2. 민원관리국
그들이 내려왔던 레일 옆에 거대한 동굴 입구가 뻥 뚫려 있었다. 빨랫감을 챙겨 든 녹틸루카들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동굴로 걸어가고 있었다. ‘녹틸루카 세탁소’라고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는 나무 간판이 암반 위에 위태롭게 걸려 있었다.
“모태일, 저런 곳에서 빨래가 잘 마를까?”
“꼭 햇볕에 말려야 하는 건 아니니까. 성능 좋은 건조기라도 있겠지.”
모태일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모태일은 세탁소에는 관심이 없었고, 전방의 암벽에 창문 크기로 난 구멍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자세히 보려고 눈을 잔뜩 찌푸렸다.
“저 구멍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녹틸루카들이 모두 하차한 뒤 차장이 열차를 30m 정도 전진시키자, 그 구멍의 정체가 확실히 드러났다.
암벽에 구멍을 뚫어서 만든 작은 매점이었다. 원래 푹 패여 있던 공간에 건축자재를 넣어서 만든 것인지, 일부러 암벽에 구멍을 뚫은 것인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메뉴판은 매점이 있는 구멍의 양옆에 걸려 있었는데, 세탁소의 간판과 비슷한 재질의 나무판자였다.
차장은 딴청을 피우면서 손님들이 매점의 상품을 구경할 수 있게 기다려주었다.
“삶은 달걀, 신문, 간단한 주전부리 있습니다.”
매점 안에 앉아 있던 주인이 열차의 승객들에게 외치자, 승객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앞다퉈 주문하기 시작했다.
“달걀 두 개랑 신문 한 부 주세요.”
매점 주인은 기다란 작대기 끝에 달걀과 신문이 든 바구니를 걸어 정확히 주문한 승객 앞에 내밀었다. 승객이 바구니 안에 돈을 집어넣고, 주인이 작대기를 회수하는 것으로 거래는 일사천리로 끝났다.
“저걸 봐, ‘월요병 치료제’라는 게 있어. 새로 나온 자양강장제인가 봐.”
모태일이 매점의 메뉴판을 살펴보다가 갈색 병에 담긴 음료에 관심을 보이자, 달러구트가 선뜻 지갑을 꺼냈다.
“하나씩 마셔보겠니?”
“그래도 되나요?”
“물론이지. 여기 ‘월요병 치료제’ 두 병, 그리고 신문 한 부 주시오.”
병뚜껑에는 ‘부장님이 오늘 출근을 안 한다고 상상하면서 들이키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병의 옆면에 붙어 있는 성분표에 따르면 ‘해방감 0.01%’, ‘안도감 0.005%’ 등 쥐꼬리만 한 감정이 들어 있을 뿐이었는데, 아마 뚜껑 위의 메시지만 다르고 성분은 모두 같을 거라고 짐작했다.
- 2. 민원관리국
“안녕하세요. 792번 손님. 저는 와와 슬립랜드예요. 아름다운 풍경이 나오는 꿈을 만드는 제작자예요.”
“저는 킥 슬럼버입니다. 동물이 되는 꿈을 만들고 있어요. 제가 만든 꿈속에서는 범고래나 독수리가 되어볼 수 있죠.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만나자고 해서 놀라셨죠? 실례가 많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박태경이에요. 꿈을 만들다니… 멋진 일을 하시는 분들이군요. 그런데 어떤 일로 저를 찾으셨죠? 절 어떻게 아시는 건가요?”
“보내주신 꿈 일기를 봤어요. 그래서 당신에 대해 알고 있어요. 저는 당신이 꾸었던 ‘살아 있는 열대우림’이라는 꿈을 만들었거든요. 혹시 기억나세요? 그건 열대우림의 풍경이 시간과 빛의 이동에 따라 변하는 것을 지켜보는 꿈이에요.”
페니가 뿌리고 간 나뭇잎 내음이 나는 향수 덕분인지 재빨리 숲의 정경이 떠올랐다.
“아… 기억났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꿈이에요. 맞아요. 그꿈을 꾸고 나서 꿈 일기를 썼죠. 그걸 당신도 읽었나요?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이거 놀랍고 조금 부끄
저자소개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대에서 재료공학을 공부하고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했다.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現 달러구트 꿈 백화점)으로 첫 소설을 발표해 후원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성공적으로 펀딩을 종료하였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교보문고·영풍문고 2020 종합베스트셀러, 2020년 예스24·인터파크·알라딘·영풍문고에서 뽑은 ‘올해의 책’을 수상하였고, 서점인이 뽑은 2020 올해의 책, 2021년 부천·창원·포천·남양주시·용인시·의정부·대구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2021년 상반기 교보문고,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였다.
잠을 자면 기억에 남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좋아하는 것은 8시간 푹 자고 일하기
싫어하는 것은 잠도 못 자고 밤새워 일하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교보문고·영풍문고 2020 종합베스트셀러, 2020년 예스24·인터파크·알라딘·영풍문고에서 뽑은 ‘올해의 책’을 수상하였고, 서점인이 뽑은 2020 올해의 책, 2021년 부천·창원·포천·남양주시·용인시·의정부·대구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2021년 상반기 교보문고,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였다.
잠을 자면 기억에 남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좋아하는 것은 8시간 푹 자고 일하기
싫어하는 것은 잠도 못 자고 밤새워 일하기
서평
“정말 고마워. 나한테 정말 필요한 꿈이었어.”
“이게 네가 찾던 꿈이길 바라.”
100만 독자를 사로잡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 그 두 번째 이야기
어느덧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한 지도 1년이 넘었다.
재고가 부족한 꿈을 관리하고, 꿈값 창고에서 감정으로 가득 찬 병을 옮기고, 프런트의 수많은 눈꺼풀 저울을 관리하는 일에 능숙해진 페니는 자신감이 넘친다. 게다가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을 받아야만 드나들 수 있는 ‘컴퍼니 구역’에도 가게 된 페니는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페니를 기다리고 있는 건,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로 가득한 ‘민원관리국’이었다. 설상가상 달러구트는 아주 심각한 민원 하나를 통째로 페니에게 맡기는데…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알쏭달쏭한 민원을 남기고 발길을 끊어버린 792번 단골손님.
페니는 과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오랜 단골손님을 되찾을 수 있을까?
1년 내내 베스트셀러 1위,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힐링 판타지’
잠들어야만 입장 가능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으로 초대합니다.
첫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팩토리나인, 2020)로 그야말로 판타지 돌풍을 일으킨 이미예 작가가 후속편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를 야심차게 선보인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는 2021년 교보문고와 예스24가 발표한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 1년 내내 베스트셀러 TOP 10에 오르며 출판계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1권은 현재 종이책만 55만 부 이상을 판매, 해외 10여 개국에 수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화가 확정되어 진행 중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며, 2020년 서점별 ‘올해의 책’뿐만 아니라 창원·대구·부천·의정부 등 각 시도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한 온라인 서점 관계자는 이 책에 관하여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식지 않는 인기는 이야기에 담긴 따뜻한 위로와 상상이 지닌 힘을 증명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어른들을 위한 힐링 판타지’라고 칭한다. 한 독자는 “가볍고 흥미롭게 읽기 시작하였으나 마지막엔 눈가를 훔치다가 미소 띠며 마지막 장을 넘겼다.”라고 하고, 또 다른 독자는 “읽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질 만큼 재미있었고 중간에 감동하여서 울기도 했네요. 어릴 때 호그와트 입학 허가서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듯이, 매일 밤, 잠들 때마다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을 방문할 수 있기를”이라며 후기를 남겼다.
1년 만에 돌아온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는 독자들에게 더 깊어진 감동과 공감을 자아내며 다시 한번 ‘좋은 꿈’을 선사할 것이다.
“정말 고마워. 나한테 정말 필요한 꿈이었어.”
“이게 네가 찾던 꿈이길 바라.”
어느덧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한 지 1년이 된 페니.
제법 꿈 백화점의 일이 손에 익어 자신감이 넘친다. 첫 번째 연봉협상과 함께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을 받아 ‘컴퍼니 구역’에도 출입할 수 있게 된 페니는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페니를 기다리고 있는 건,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로 가득 한 ‘민원관리국’이었다.
페니는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알쏭달쏭한 민원을 남기고 발길을 끊어버린 792번 단골손님에 대해 알게 된다. 792번 손님을 시작으로 지금껏 본 적 없던 유형의 손님들을 접하는 것과 동시에 페니의 세상은 한층 넓어진다.
꿈에 들어가는 감각을 만드는 데 쓰는 온갖 재료와 테스트 장비가 마련되어있는 오감 테스트 센터, 개성이 넘치는 꿈 제작사들, 만년 설산에서 내려와 수상한 일을 벌이는 니콜라스, 비밀스럽게 죄책감 분말을 잔뜩 사는 악몽 제작자 막심, 베일에 싸여 있던 두 번째 제자의 행방, 그리고 늙은 녹틸루카들이 일하는 수상한 녹틸루카 세탁소까지.
과연, 이곳에서 어떤 새로운 일들이 벌어질까?
“추억에 잠겨 있는 중이에요. 그림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지.”
“글쎄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무기력증은 누구나 겪는 일이야. 나도 그럴 때가 있거든. 이럴 때야말로 우리가 손을 먼저 내밀어야 하지 않겠니? 우리의 단골손님이시잖니.”
“지금 손님의 상황도 세탁기 안에 가득 들어 있는 물에 젖은 수면가운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냥 아주 잠깐 젖어 있는 것뿐이지요. 물에 젖은 건 그냥 말리면 그만 아닐까요?”
- 본문 중에서
민원을 낸 사람들은 왜 꿈을 꾸지 않으려고 할까? 그리고 사라진 단골손님들은 어디로 간 걸까? 꿈 백화점의 각 층에서 애쓰는 매니저들과 손님들을 위해 특별한 축제를 준비하는 달러구트. 페니와 꿈 백화점의 직원들은 과연 오랜 단골손님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게 네가 찾던 꿈이길 바라.”
100만 독자를 사로잡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 그 두 번째 이야기
어느덧 페니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한 지도 1년이 넘었다.
재고가 부족한 꿈을 관리하고, 꿈값 창고에서 감정으로 가득 찬 병을 옮기고, 프런트의 수많은 눈꺼풀 저울을 관리하는 일에 능숙해진 페니는 자신감이 넘친다. 게다가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을 받아야만 드나들 수 있는 ‘컴퍼니 구역’에도 가게 된 페니는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페니를 기다리고 있는 건,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로 가득한 ‘민원관리국’이었다. 설상가상 달러구트는 아주 심각한 민원 하나를 통째로 페니에게 맡기는데…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알쏭달쏭한 민원을 남기고 발길을 끊어버린 792번 단골손님.
페니는 과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오랜 단골손님을 되찾을 수 있을까?
1년 내내 베스트셀러 1위,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힐링 판타지’
잠들어야만 입장 가능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으로 초대합니다.
첫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팩토리나인, 2020)로 그야말로 판타지 돌풍을 일으킨 이미예 작가가 후속편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를 야심차게 선보인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는 2021년 교보문고와 예스24가 발표한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 1년 내내 베스트셀러 TOP 10에 오르며 출판계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1권은 현재 종이책만 55만 부 이상을 판매, 해외 10여 개국에 수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화가 확정되어 진행 중이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며, 2020년 서점별 ‘올해의 책’뿐만 아니라 창원·대구·부천·의정부 등 각 시도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한 온라인 서점 관계자는 이 책에 관하여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식지 않는 인기는 이야기에 담긴 따뜻한 위로와 상상이 지닌 힘을 증명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어른들을 위한 힐링 판타지’라고 칭한다. 한 독자는 “가볍고 흥미롭게 읽기 시작하였으나 마지막엔 눈가를 훔치다가 미소 띠며 마지막 장을 넘겼다.”라고 하고, 또 다른 독자는 “읽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질 만큼 재미있었고 중간에 감동하여서 울기도 했네요. 어릴 때 호그와트 입학 허가서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듯이, 매일 밤, 잠들 때마다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을 방문할 수 있기를”이라며 후기를 남겼다.
1년 만에 돌아온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는 독자들에게 더 깊어진 감동과 공감을 자아내며 다시 한번 ‘좋은 꿈’을 선사할 것이다.
“정말 고마워. 나한테 정말 필요한 꿈이었어.”
“이게 네가 찾던 꿈이길 바라.”
어느덧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한 지 1년이 된 페니.
제법 꿈 백화점의 일이 손에 익어 자신감이 넘친다. 첫 번째 연봉협상과 함께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을 받아 ‘컴퍼니 구역’에도 출입할 수 있게 된 페니는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페니를 기다리고 있는 건, 꿈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들로 가득 한 ‘민원관리국’이었다.
페니는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알쏭달쏭한 민원을 남기고 발길을 끊어버린 792번 단골손님에 대해 알게 된다. 792번 손님을 시작으로 지금껏 본 적 없던 유형의 손님들을 접하는 것과 동시에 페니의 세상은 한층 넓어진다.
꿈에 들어가는 감각을 만드는 데 쓰는 온갖 재료와 테스트 장비가 마련되어있는 오감 테스트 센터, 개성이 넘치는 꿈 제작사들, 만년 설산에서 내려와 수상한 일을 벌이는 니콜라스, 비밀스럽게 죄책감 분말을 잔뜩 사는 악몽 제작자 막심, 베일에 싸여 있던 두 번째 제자의 행방, 그리고 늙은 녹틸루카들이 일하는 수상한 녹틸루카 세탁소까지.
과연, 이곳에서 어떤 새로운 일들이 벌어질까?
“추억에 잠겨 있는 중이에요. 그림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지.”
“글쎄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무기력증은 누구나 겪는 일이야. 나도 그럴 때가 있거든. 이럴 때야말로 우리가 손을 먼저 내밀어야 하지 않겠니? 우리의 단골손님이시잖니.”
“지금 손님의 상황도 세탁기 안에 가득 들어 있는 물에 젖은 수면가운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냥 아주 잠깐 젖어 있는 것뿐이지요. 물에 젖은 건 그냥 말리면 그만 아닐까요?”
- 본문 중에서
민원을 낸 사람들은 왜 꿈을 꾸지 않으려고 할까? 그리고 사라진 단골손님들은 어디로 간 걸까? 꿈 백화점의 각 층에서 애쓰는 매니저들과 손님들을 위해 특별한 축제를 준비하는 달러구트. 페니와 꿈 백화점의 직원들은 과연 오랜 단골손님을 되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