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 : 나는 파도를 타고 다시 인생을 배웠다
원서명
Rockaway: surfing headlong into a new life
저자
번역자
원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20613
가격
₩ 18,000
ISBN
9791157062591
페이지
402 p.
판형
135 X 200 mm
커버
Book
책 소개
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모범생이자, 남들이 선망하는 멋진 직장을 가진 다이앤 카드웰에게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바로 아름답고 품위 있는 집에서 이상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 그 상상 속 미래에는 사랑스러운 아이, 예쁜 침실, 집에서 키운 농작물, 수준 높은 공립 학교가 있었다. 다이앤은 멋진 저택과 잘생기고 능력 있는 남편을 가졌으니 꿈같은 생활에 한 발씩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장밋빛 미래 전망은 어느 날 갑자기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으면서 덜컥 끝을 맞이한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남편을 잃고 재정 상황도 위험해진 다이앤은 아름답게 가꿔온 저택마저 포기한다. 그리고 뉴욕 브루클린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홀로 좌초된 일상을 이어간다.
목차
한국 독자들에게
프롤로그: 오버 더 폴스
1부: 바다에서
1. 최초의 빛
2. 파도에 매혹되다
3. 좌초
4. 셰이핑 베이에서
2부: 5피트 높이에서 더 차오르는 중이지
5. 마침내 로커웨이로
6. 햇빛을 좇아서
7. 닻을 내리다
8. 소란과 흐름
3부: 돔 아래에서
9. 닻줄이 풀리다
10. 선헤엄
11. 컬에서
12. 낚아 올리다
에필로그: 안전한 항구
참고 자료
감사의 말
프롤로그: 오버 더 폴스
1부: 바다에서
1. 최초의 빛
2. 파도에 매혹되다
3. 좌초
4. 셰이핑 베이에서
2부: 5피트 높이에서 더 차오르는 중이지
5. 마침내 로커웨이로
6. 햇빛을 좇아서
7. 닻을 내리다
8. 소란과 흐름
3부: 돔 아래에서
9. 닻줄이 풀리다
10. 선헤엄
11. 컬에서
12. 낚아 올리다
에필로그: 안전한 항구
참고 자료
감사의 말
본문발췌
P.32
결혼 생활이 끝났지만 나는 여전히 진짜 삶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지지부진한 느낌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전남편 에릭과 함께 살았던 브루클린의 우아한 타운하우스는 세를 주고, 베드포드–스타이브선트의 삭막한 구역에 자리한 허름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혼이 남긴 잔해 더미에서 벗어나 어디로든 나만의 길을 따라 힘차게 떠나려 했다. 아마 언젠가는 테라스 자리에 있는 커플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큰 키에 넓은 어깨, 눈부신 초록 눈을 가진 에릭과 데이트를 시작했던 20대 때 우리 역시 남들 앞에서도 손을 놓질 않았고 맨해튼의 번화가 곳곳을 누비며 서로를 어루만졌다. 하지만 그런 날들은 오래전에 사라졌고,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혼자가 된 나에게 익숙해지며 비참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것으로 족했다.
P.37~38
차에 거의 도착했을 때 나는 멈춰 서서 몸을 돌리며 이 모든 부정적인 목소리를 차단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대체 몇 번이나 이랬던 거야? 낯설거나 무섭거나 내가 속해 있다고 믿는 상자 밖으로 끌려 나갈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시도조차 시도하지 않는 거. 일터에서도 수년 동안 해외 특파원 지원을 망설여왔다. 탁월한 인재가 되기에는 진취력이 부족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날 때도 업계 교류 파티나 미술관 개관 파티는 피했고 아는 사람이 적을 것 같으면 칵테일 파티조차 가지 않았다. 그런 자리는 어색하다고, 나는 사교적인 잡담 실력도 형편없다고 되뇌곤 했다. 하지만 그런 습관을 깨고 싶어서, 세상 속에서 달라지고 싶어서 몸이 달았다. 이 불안함을 이겨내고 싶었다. 아니, 적어도 나를 더는 방해하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P.59
세 사람과 수다를 떨며 저 멀리 어딘가로 지는 해가 바다 위에서 벌이는 빛의 유희를 지켜보는 동안 내 마음은 분명 편안했다. 마치 내가 밥의 세계에 그대로 스며든 것 같았다. 물론 나는 도시로부터, 번화가에 있는 직장으로부터, 대단하진 않아도 내 생활을 이어온 브루클린으로부터 이렇게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절대 살 수 없었다. 하지만 편안한 동료애와 다정한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 사이에 자리 잡자, 마침내 기분 좋은 장소를 찾았다는 실감이 들었다. 이곳에선 내 과거의 실패들이 그렇게까지 무겁지 않았다.
P.65
“이렇게 두 번 더 하시면 물에 들어갈게요.”
“하나.”
내가 헐떡이며 수를 세고 입에서 모래를 뱉어냈다.
“이걸 계속하면 물에 들어갈 힘이 하나도 안 남을 것 같은데요.”
하나를 더 해내자 숀이 실전 연습을 해도 된다고 했다. 나는 끈적대는 몸 위로 ㅤㅇㅞㅅ슈트를 끌어 올리고 엿가락처럼 한없이 늘어나는 듯한 소매에 힘겹게 팔을 끼웠다. 마침내 옷을 입고 뒤쪽 지퍼를 올리자 등뼈를 따라 줄줄 흐르는 땀줄기가 느껴졌다. 숀이 길고 넓적한 파란색 스폰지 보드를 잡고 물로 들어가며, 위로 비죽 튀어나온 큼지막한 바위들 쪽을 가리켰다. 바위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는 해류는 피해야 했다. 나는 매끄러운 바위 바닥에서 비틀비틀 미끄러지며 숀을 따라갔다. 사방이 위험해보였다. 물이 겨우 정강이까지 오는 곳에서도 바위에 부딪힐 것 같아 두려움이 차올랐다.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들어온 거지?
P.71
“너는 너 좋은 것만 하려고 하지! 배은망덕한 것!” 아버지는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아버지가 나를 위해 희생한 모든 것을 헛수고로 만들 거라고 경고했다. 아버지와 비교하면 나는 힘겨운 줄 모르고 살았다. 나는 삶을 쉽게 손에 넣었다. 나에게 준 모든 것을 아버지가 누렸다면 아버지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아버지가 대가로 요구한 것은 좋은 성적을 받고 말을 잘 듣는 것뿐이었다. “젠장, 내가 그렇게 대단한 걸 바라는 거냐?”
P.151~152
“잠깐.”
제이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끊으며 웃음기 없는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보드를 사서 매일 서핑하지 않으면 좋은 실력은 꿈도 꿀 수 없어.”
누가 손가락을 튕기기라도 한 듯, 몸이 확 굳으며 등이 뻣뻣해졌다. 방어적인 짜증이 밀어닥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얘는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내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면서. 나는 이미 기대치를 여러 번 하향 조정해서 더 잘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그냥 괜찮게 할 수 있는 정도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좋은 실력’이라는 말이 가슴을 찔렀다.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좋은 실력’은 여전히 내 손이 미치는 곳 너머에 있을 것 같은 달갑지 않은 느낌을 일깨워주었다.
P.172~173
나는 내가 잃었다고 생각한 것을 되찾기 위해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늘 소망했던 진짜 가족의 삶을 꾸릴 수 있는 품위 있고 변치 않는 집을 소유하려 했던 것이다.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미래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있었고, 그 상상 속 미래에는 침실 여러 개, 고색창연함, 집에서 키운 농작물, 좋은 공립 학교가 필요했다. 나는 왜인지 그중에서 집을 가장 먼저 손에 넣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이 상상 속 인생의 덫에 속박되어야 한다고 막무가내로 확신하며 삶 자체는 못 본 척했다. ‘사라, 그러면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말을 혼자서 비이성적으로 어리석게 해석한 것이다.
P.233~234
라디오에서 나오는 고티에의 〈내가 알았던 누구〉를 따라 부르며 모퉁이를 돌아 우리 블록으로 들어갔지만 주차 공간이 꽉 차 있었고 우리 집 쪽 길에는 불법 주차된 차들까지 있었다. 블록을 따라 내려가는데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접이식 의자와 파라솔과 훌라후프를 든 해수욕객 무리가 줄지어 지나가는 동안, 잠자리 날개 같은 비치가운이 산들바람에 나부끼고 챙 넓은 밀짚모자들이 사람들 머리 위아래를 오르내렸다. 밥네 집 바깥쪽 큰 주차장에는 자리가 있을 것 같아 한 바퀴 빙 돌았다. 그곳에도 행운은 없었다. 나는 다시 우리 집 블록으로 돌아오며 누군가가 차를 뺐기를 바랐다. 아무도 빼지 않았다.
젠장, 이 많은 사람이 대체 다 어디서 온 거야? 거리를 굽이굽이 따라가며 주차 자리마다 쏙쏙 들어찬 차가 한낮의 햇살 속에서 반짝이는 걸 보니 점점 억울함이 솟구쳤다. 오늘 아침에 알에서 깨어나기라도 했나. 나는 눈으로 불타는 칼날을 쏘듯이 당일치기 관광객들, 이른바 DFD들을 노려보았다.
해맑게 나타나서 우리 주차장을 차지했다가 떠나는 인간들. 여기서 살려고 노력도 안 하고, 통근 열차며 불편한 생활 문제는 신경도 안 쓰지. 자기들이 아주 잘난 줄 알아!
나는 갑자기 생각을 멈추고 웃음을 터뜨렸다.
“음, 오래 안 걸렸네.”
P.282~283
“안녕하세요. 어땠어요?”
내가 다가가며 물었다.
“괜찮았던 것 같아요. 아마도.”
남자가 싸늘한 눈초리로 나를 흘겨보며 대답했다.
“여기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요, 이번이 첫 허리케인이에요. 이런 파도를 탈 수 있을 만큼 서핑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파도를 보고 감을 잡고 싶어서 나왔어요. 집은 90번가 근처라서 보통은 거기나 아번에서 파도를 타요.”
“아아.”
남자가 말하면서 미소를 짓자 푸른 눈이 커지고 뺨이 부풀어오르며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이곳에 살 정도로 서핑에 헌신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세상이 갑자기 새로워진 것 같았다.
P.352
로커웨이의 서핑 강사 케빈이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케빈이 본 사람 중에 가장 복잡하고 희한하게 팝업을 하는 노인이 있었다. 단계가 많고 도중에 무릎도 꿇었지만 그 사람에겐 그 방법이 통했다. 케빈이 말했다.
“일어서지는 방법이 일어서는 방법이에요.”
결혼 생활이 끝났지만 나는 여전히 진짜 삶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지지부진한 느낌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전남편 에릭과 함께 살았던 브루클린의 우아한 타운하우스는 세를 주고, 베드포드–스타이브선트의 삭막한 구역에 자리한 허름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혼이 남긴 잔해 더미에서 벗어나 어디로든 나만의 길을 따라 힘차게 떠나려 했다. 아마 언젠가는 테라스 자리에 있는 커플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큰 키에 넓은 어깨, 눈부신 초록 눈을 가진 에릭과 데이트를 시작했던 20대 때 우리 역시 남들 앞에서도 손을 놓질 않았고 맨해튼의 번화가 곳곳을 누비며 서로를 어루만졌다. 하지만 그런 날들은 오래전에 사라졌고,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혼자가 된 나에게 익숙해지며 비참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것으로 족했다.
P.37~38
차에 거의 도착했을 때 나는 멈춰 서서 몸을 돌리며 이 모든 부정적인 목소리를 차단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대체 몇 번이나 이랬던 거야? 낯설거나 무섭거나 내가 속해 있다고 믿는 상자 밖으로 끌려 나갈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시도조차 시도하지 않는 거. 일터에서도 수년 동안 해외 특파원 지원을 망설여왔다. 탁월한 인재가 되기에는 진취력이 부족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날 때도 업계 교류 파티나 미술관 개관 파티는 피했고 아는 사람이 적을 것 같으면 칵테일 파티조차 가지 않았다. 그런 자리는 어색하다고, 나는 사교적인 잡담 실력도 형편없다고 되뇌곤 했다. 하지만 그런 습관을 깨고 싶어서, 세상 속에서 달라지고 싶어서 몸이 달았다. 이 불안함을 이겨내고 싶었다. 아니, 적어도 나를 더는 방해하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P.59
세 사람과 수다를 떨며 저 멀리 어딘가로 지는 해가 바다 위에서 벌이는 빛의 유희를 지켜보는 동안 내 마음은 분명 편안했다. 마치 내가 밥의 세계에 그대로 스며든 것 같았다. 물론 나는 도시로부터, 번화가에 있는 직장으로부터, 대단하진 않아도 내 생활을 이어온 브루클린으로부터 이렇게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절대 살 수 없었다. 하지만 편안한 동료애와 다정한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 사이에 자리 잡자, 마침내 기분 좋은 장소를 찾았다는 실감이 들었다. 이곳에선 내 과거의 실패들이 그렇게까지 무겁지 않았다.
P.65
“이렇게 두 번 더 하시면 물에 들어갈게요.”
“하나.”
내가 헐떡이며 수를 세고 입에서 모래를 뱉어냈다.
“이걸 계속하면 물에 들어갈 힘이 하나도 안 남을 것 같은데요.”
하나를 더 해내자 숀이 실전 연습을 해도 된다고 했다. 나는 끈적대는 몸 위로 ㅤㅇㅞㅅ슈트를 끌어 올리고 엿가락처럼 한없이 늘어나는 듯한 소매에 힘겹게 팔을 끼웠다. 마침내 옷을 입고 뒤쪽 지퍼를 올리자 등뼈를 따라 줄줄 흐르는 땀줄기가 느껴졌다. 숀이 길고 넓적한 파란색 스폰지 보드를 잡고 물로 들어가며, 위로 비죽 튀어나온 큼지막한 바위들 쪽을 가리켰다. 바위 주변에서 소용돌이치는 해류는 피해야 했다. 나는 매끄러운 바위 바닥에서 비틀비틀 미끄러지며 숀을 따라갔다. 사방이 위험해보였다. 물이 겨우 정강이까지 오는 곳에서도 바위에 부딪힐 것 같아 두려움이 차올랐다. 내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들어온 거지?
P.71
“너는 너 좋은 것만 하려고 하지! 배은망덕한 것!” 아버지는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하고 아버지가 나를 위해 희생한 모든 것을 헛수고로 만들 거라고 경고했다. 아버지와 비교하면 나는 힘겨운 줄 모르고 살았다. 나는 삶을 쉽게 손에 넣었다. 나에게 준 모든 것을 아버지가 누렸다면 아버지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아버지가 대가로 요구한 것은 좋은 성적을 받고 말을 잘 듣는 것뿐이었다. “젠장, 내가 그렇게 대단한 걸 바라는 거냐?”
P.151~152
“잠깐.”
제이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끊으며 웃음기 없는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보드를 사서 매일 서핑하지 않으면 좋은 실력은 꿈도 꿀 수 없어.”
누가 손가락을 튕기기라도 한 듯, 몸이 확 굳으며 등이 뻣뻣해졌다. 방어적인 짜증이 밀어닥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얘는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내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면서. 나는 이미 기대치를 여러 번 하향 조정해서 더 잘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그냥 괜찮게 할 수 있는 정도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좋은 실력’이라는 말이 가슴을 찔렀다.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좋은 실력’은 여전히 내 손이 미치는 곳 너머에 있을 것 같은 달갑지 않은 느낌을 일깨워주었다.
P.172~173
나는 내가 잃었다고 생각한 것을 되찾기 위해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늘 소망했던 진짜 가족의 삶을 꾸릴 수 있는 품위 있고 변치 않는 집을 소유하려 했던 것이다.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미래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있었고, 그 상상 속 미래에는 침실 여러 개, 고색창연함, 집에서 키운 농작물, 좋은 공립 학교가 필요했다. 나는 왜인지 그중에서 집을 가장 먼저 손에 넣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이 상상 속 인생의 덫에 속박되어야 한다고 막무가내로 확신하며 삶 자체는 못 본 척했다. ‘사라, 그러면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말을 혼자서 비이성적으로 어리석게 해석한 것이다.
P.233~234
라디오에서 나오는 고티에의 〈내가 알았던 누구〉를 따라 부르며 모퉁이를 돌아 우리 블록으로 들어갔지만 주차 공간이 꽉 차 있었고 우리 집 쪽 길에는 불법 주차된 차들까지 있었다. 블록을 따라 내려가는데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접이식 의자와 파라솔과 훌라후프를 든 해수욕객 무리가 줄지어 지나가는 동안, 잠자리 날개 같은 비치가운이 산들바람에 나부끼고 챙 넓은 밀짚모자들이 사람들 머리 위아래를 오르내렸다. 밥네 집 바깥쪽 큰 주차장에는 자리가 있을 것 같아 한 바퀴 빙 돌았다. 그곳에도 행운은 없었다. 나는 다시 우리 집 블록으로 돌아오며 누군가가 차를 뺐기를 바랐다. 아무도 빼지 않았다.
젠장, 이 많은 사람이 대체 다 어디서 온 거야? 거리를 굽이굽이 따라가며 주차 자리마다 쏙쏙 들어찬 차가 한낮의 햇살 속에서 반짝이는 걸 보니 점점 억울함이 솟구쳤다. 오늘 아침에 알에서 깨어나기라도 했나. 나는 눈으로 불타는 칼날을 쏘듯이 당일치기 관광객들, 이른바 DFD들을 노려보았다.
해맑게 나타나서 우리 주차장을 차지했다가 떠나는 인간들. 여기서 살려고 노력도 안 하고, 통근 열차며 불편한 생활 문제는 신경도 안 쓰지. 자기들이 아주 잘난 줄 알아!
나는 갑자기 생각을 멈추고 웃음을 터뜨렸다.
“음, 오래 안 걸렸네.”
P.282~283
“안녕하세요. 어땠어요?”
내가 다가가며 물었다.
“괜찮았던 것 같아요. 아마도.”
남자가 싸늘한 눈초리로 나를 흘겨보며 대답했다.
“여기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요, 이번이 첫 허리케인이에요. 이런 파도를 탈 수 있을 만큼 서핑을 잘하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파도를 보고 감을 잡고 싶어서 나왔어요. 집은 90번가 근처라서 보통은 거기나 아번에서 파도를 타요.”
“아아.”
남자가 말하면서 미소를 짓자 푸른 눈이 커지고 뺨이 부풀어오르며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이곳에 살 정도로 서핑에 헌신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세상이 갑자기 새로워진 것 같았다.
P.352
로커웨이의 서핑 강사 케빈이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케빈이 본 사람 중에 가장 복잡하고 희한하게 팝업을 하는 노인이 있었다. 단계가 많고 도중에 무릎도 꿇었지만 그 사람에겐 그 방법이 통했다. 케빈이 말했다.
“일어서지는 방법이 일어서는 방법이에요.”
저자소개
[뉴욕 타임스]에 약 20년간 근무했던 기자이자 여러 수상 경력을 지닌 저널리스트. 잡지 [바이브(Vibe)]를 창간하기도 했다. 현재 뉴욕 남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로커웨이에서 텃밭을 가꾸고 서핑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역자소개
대학과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고 어린이 책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일본 도쿄에 살면서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래, 우리는 버그 걸!],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등이 있다.
서평
“우리는 실패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이라도 더.”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의 저자 김혼비,
70만 그림 유튜버이자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의 저자 이연,
퓰리처상 수상 작가 윌리엄 피네건이 강력 추천한
중년 여성의 임파워링 에세이.
나는 빌린 서프보드 그리고 빌린 삶에 매달려 있었다.
내가 이따금 가져다 썼지만
진정 내 뜻대로 할 수는 없던 삶이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모범생이자, 남들이 선망하는 멋진 직장을 가진 다이앤 카드웰에게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바로 아름답고 품위 있는 집에서 이상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 그 상상 속 미래에는 사랑스러운 아이, 예쁜 침실, 집에서 키운 농작물, 수준 높은 공립 학교가 있었다.
다이앤은 멋진 저택과 잘생기고 능력 있는 남편을 가졌으니 꿈같은 생활에 한 발씩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장밋빛 미래 전망은 어느 날 갑자기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으면서 덜컥 끝을 맞이한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남편을 잃고 재정 상황도 위험해진 다이앤은 아름답게 가꿔온 저택마저 포기한다. 그리고 뉴욕 브루클린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홀로 좌초된 일상을 이어간다.
‘이게 서핑이라고?’
더 낮은 다른 목소리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렸다.
‘나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생각해놓고 웃을 뻔했다.
맨해튼 출신에 운동 신경 없는 소심한 소녀였던 내가 서핑을 한다고?
하지만 그 목소리는 더욱 강해졌다.
업무와 사생활에서의 모든 좌절을 꾸역꾸역 견디고 있던 다이앤은 어느 여름날 취재차 해변을 찾는다. 그곳에서 너무나 우아하고 자유롭게 파도를 타는 서퍼들을 보고 한눈에 서핑과 사랑에 빠지지만 머릿속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온 소극적인 ‘나’가 속삭인다.
‘여기 나와서 혼자 뭘 하려고?
서핑은 어떻게 배울 건데?
보드도 없고 ㅤㅇㅞㅅ슈트도 없고 서핑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 하나도 모르면서.
돈 들여서 준비를 다 해놨는데 비가 오면?’
다이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고개를 저으려고 하지만, 이내 자신이 평생을 이렇게 방어적으로 살아왔음을 깨닫고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싶어서 몸부림을 친다.
‘대체 몇 번이나 이랬던 거야? 낯설거나 무섭거나 내가 속해 있다고 믿는 상자 밖으로 끌려 나갈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시도조차 시도하지 않는 거.’
다이앤은 모든 용기를 끌어모아 서핑을 배우고, 급기야 뉴욕 끄트머리에 덩그러니 자리한 낡고 괴팍한 해변 마을 로커웨이로 이주하기에 이른다. 매일 아침 로커웨이에서 열차를 타고 맨해튼에 위치한 회사로 출근하는 고단함을 기꺼이 감수한 것이다.
먼 옛날에는 오락거리와 서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려왔지만, 교통의 발달로 관광객들이 다른 휴양지를 찾으면서 점점 경제가 쇠퇴한 로커웨이.
하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자유분방한 영혼의 서퍼들이 모여 살면서 남의 평가를 의식한 일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들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직업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 맨해튼에서 자란 다이앤은 그 점에 놀라지만, 금세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을 따뜻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준 서퍼들을 사랑하게 된다. 다이앤은 그들로부터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우며 로커웨이의 묘하게 느긋한 일상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로커웨이에 들이닥치면서 이곳을 아끼는 다이앤과 주민들에게 커다란 위기가 찾아오는데…….
수많은 매체의 찬사를 받은 끝에
영화로 제작되고 있는 감동적인 바다 모험 에세이.
여성, 신체 활동으로 내면을 구원하다!
다이앤은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뻣뻣한 몸을 움직여, 서프보드에서 일어서는 기초 동작부터 시작해 파도가 있는 지점까지 팔을 저어 나아가는 법 등, 수많은 서핑 기술을 힘겹게 익혀간다. 수없이 서프보드 위에서 넘어지고, 자신보다 어리고 건강한 다른 서퍼들 앞에서 실패를 거듭해 창피함과 좌절을 느끼면서도.
그런 한편으로 자신에게 닥친 고통스러운 재난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기자 출신 다이앤은 이 모든 과정을 매우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묘사하여 마치 독자로 하여금 함께 재난을 겪으며 외딴 마을 로커웨이와 거친 바다를 모험하는 듯이 느끼게 한다.
작중 내내 다이앤은 노력을 하면 과연 언젠가 파도를 제대로 탈 수 있을지, 진정한 ‘서퍼’가 될 수 있을지 거듭 의심하고 좌절하기를 반복한다. 누구나 자신이 고른 삶에, 자신이 붙들고 있는 일에 불안함과 고민을 품고 있기 마련이다. 다이앤은 그것을 축소하거나 언급을 피하지 않는다. 너무 늦게 서핑을 시작한 자신은 평생을 노력해도 영화에 나올 법한 아찔하게 솟아오른 파도들을 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인정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서퍼가 되고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풍경으로 나아가기 위해 파도 타는 연습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유머러스한 서술을 구사하면서 서핑으로 인해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한없이 명랑하게 미화하거나 이상화하지 않는 점은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다. 다이앤은 담담히 이야기한다.
‘내가 갑자기 용맹한 전사가 되어 세상을 헤쳐나가 운명을 거머쥐었다고 한다면 그건 다 허튼소리이다. 수줍고 말주변 없고 불안한 나는 여전히 같은 나로 인해 괴로워한다. 달라진 점은 서핑을 향한 의욕,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노력하지 않을 때도 자책하지 않으려는 의지 덕분에 일단 해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의 이러한 복잡한 매력은 더욱 많은 여성으로 하여금 내면의 약한 부분을 응시하면서 앞으로 한 발짝 내딛을 수 있게끔 용기와 의욕을 전해준다. 다이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키고 싶은 무언가를 찾아내는 우여곡절 가득한 여정은 수많은 독자에게 영감을 주었고 결국 넷플릭스에서 영화 제작을 결정하게 되었다.
[뉴욕 포스트]는 ‘운명의 진로를 다시 개척하는 과정을 담은 감동적인 체험담’이라고 호평했고, [피플]은 ‘깊은 감동을 주는 글이다. 인생에서 새로운 디딤돌을 찾기 위해 도전에 맞서는 한 여성의 임파워링 스토리’라는 찬사를 보냈다.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은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은 다시 시작하기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원하는 것을 고집스럽게 움켜쥐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절대 놓지 않는 끈기를 상세히 다룬 논문이기도 하다. 뜻밖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대단한 책’이라고 호평했다.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에는 저자 다이앤 카드웰이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이 실려 있다. 다이앤은 ‘사랑하는 일들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의무적인 일들은 적당히 맞춰서 끼워 넣으면 된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우선시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최근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대한 전 연령대 여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들이 스포츠를 하면서 지향하는 무언가는 가지각색일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여성 생활체육인들의 이야기는 더욱 많은 여성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극적인 세계로 끌어당긴다. 이 도약의 순간을 기점으로 그들의 삶의 방식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은 신체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내면을 구원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전하며 더 많은 사람이 사회가 정해준 한계를 부정하고 넘어설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는 언제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이라도 더.”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의 저자 김혼비,
70만 그림 유튜버이자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의 저자 이연,
퓰리처상 수상 작가 윌리엄 피네건이 강력 추천한
중년 여성의 임파워링 에세이.
나는 빌린 서프보드 그리고 빌린 삶에 매달려 있었다.
내가 이따금 가져다 썼지만
진정 내 뜻대로 할 수는 없던 삶이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모범생이자, 남들이 선망하는 멋진 직장을 가진 다이앤 카드웰에게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바로 아름답고 품위 있는 집에서 이상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 그 상상 속 미래에는 사랑스러운 아이, 예쁜 침실, 집에서 키운 농작물, 수준 높은 공립 학교가 있었다.
다이앤은 멋진 저택과 잘생기고 능력 있는 남편을 가졌으니 꿈같은 생활에 한 발씩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장밋빛 미래 전망은 어느 날 갑자기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으면서 덜컥 끝을 맞이한다.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남편을 잃고 재정 상황도 위험해진 다이앤은 아름답게 가꿔온 저택마저 포기한다. 그리고 뉴욕 브루클린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홀로 좌초된 일상을 이어간다.
‘이게 서핑이라고?’
더 낮은 다른 목소리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렸다.
‘나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생각해놓고 웃을 뻔했다.
맨해튼 출신에 운동 신경 없는 소심한 소녀였던 내가 서핑을 한다고?
하지만 그 목소리는 더욱 강해졌다.
업무와 사생활에서의 모든 좌절을 꾸역꾸역 견디고 있던 다이앤은 어느 여름날 취재차 해변을 찾는다. 그곳에서 너무나 우아하고 자유롭게 파도를 타는 서퍼들을 보고 한눈에 서핑과 사랑에 빠지지만 머릿속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온 소극적인 ‘나’가 속삭인다.
‘여기 나와서 혼자 뭘 하려고?
서핑은 어떻게 배울 건데?
보드도 없고 ㅤㅇㅞㅅ슈트도 없고 서핑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도 하나도 모르면서.
돈 들여서 준비를 다 해놨는데 비가 오면?’
다이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고개를 저으려고 하지만, 이내 자신이 평생을 이렇게 방어적으로 살아왔음을 깨닫고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싶어서 몸부림을 친다.
‘대체 몇 번이나 이랬던 거야? 낯설거나 무섭거나 내가 속해 있다고 믿는 상자 밖으로 끌려 나갈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시도조차 시도하지 않는 거.’
다이앤은 모든 용기를 끌어모아 서핑을 배우고, 급기야 뉴욕 끄트머리에 덩그러니 자리한 낡고 괴팍한 해변 마을 로커웨이로 이주하기에 이른다. 매일 아침 로커웨이에서 열차를 타고 맨해튼에 위치한 회사로 출근하는 고단함을 기꺼이 감수한 것이다.
먼 옛날에는 오락거리와 서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몰려왔지만, 교통의 발달로 관광객들이 다른 휴양지를 찾으면서 점점 경제가 쇠퇴한 로커웨이.
하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자유분방한 영혼의 서퍼들이 모여 살면서 남의 평가를 의식한 일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일들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직업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 맨해튼에서 자란 다이앤은 그 점에 놀라지만, 금세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을 따뜻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준 서퍼들을 사랑하게 된다. 다이앤은 그들로부터 파도를 타는 법을 배우며 로커웨이의 묘하게 느긋한 일상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로커웨이에 들이닥치면서 이곳을 아끼는 다이앤과 주민들에게 커다란 위기가 찾아오는데…….
수많은 매체의 찬사를 받은 끝에
영화로 제작되고 있는 감동적인 바다 모험 에세이.
여성, 신체 활동으로 내면을 구원하다!
다이앤은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뻣뻣한 몸을 움직여, 서프보드에서 일어서는 기초 동작부터 시작해 파도가 있는 지점까지 팔을 저어 나아가는 법 등, 수많은 서핑 기술을 힘겹게 익혀간다. 수없이 서프보드 위에서 넘어지고, 자신보다 어리고 건강한 다른 서퍼들 앞에서 실패를 거듭해 창피함과 좌절을 느끼면서도.
그런 한편으로 자신에게 닥친 고통스러운 재난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기자 출신 다이앤은 이 모든 과정을 매우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묘사하여 마치 독자로 하여금 함께 재난을 겪으며 외딴 마을 로커웨이와 거친 바다를 모험하는 듯이 느끼게 한다.
작중 내내 다이앤은 노력을 하면 과연 언젠가 파도를 제대로 탈 수 있을지, 진정한 ‘서퍼’가 될 수 있을지 거듭 의심하고 좌절하기를 반복한다. 누구나 자신이 고른 삶에, 자신이 붙들고 있는 일에 불안함과 고민을 품고 있기 마련이다. 다이앤은 그것을 축소하거나 언급을 피하지 않는다. 너무 늦게 서핑을 시작한 자신은 평생을 노력해도 영화에 나올 법한 아찔하게 솟아오른 파도들을 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인정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서퍼가 되고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풍경으로 나아가기 위해 파도 타는 연습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유머러스한 서술을 구사하면서 서핑으로 인해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한없이 명랑하게 미화하거나 이상화하지 않는 점은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다. 다이앤은 담담히 이야기한다.
‘내가 갑자기 용맹한 전사가 되어 세상을 헤쳐나가 운명을 거머쥐었다고 한다면 그건 다 허튼소리이다. 수줍고 말주변 없고 불안한 나는 여전히 같은 나로 인해 괴로워한다. 달라진 점은 서핑을 향한 의욕,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노력하지 않을 때도 자책하지 않으려는 의지 덕분에 일단 해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의 이러한 복잡한 매력은 더욱 많은 여성으로 하여금 내면의 약한 부분을 응시하면서 앞으로 한 발짝 내딛을 수 있게끔 용기와 의욕을 전해준다. 다이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키고 싶은 무언가를 찾아내는 우여곡절 가득한 여정은 수많은 독자에게 영감을 주었고 결국 넷플릭스에서 영화 제작을 결정하게 되었다.
[뉴욕 포스트]는 ‘운명의 진로를 다시 개척하는 과정을 담은 감동적인 체험담’이라고 호평했고, [피플]은 ‘깊은 감동을 주는 글이다. 인생에서 새로운 디딤돌을 찾기 위해 도전에 맞서는 한 여성의 임파워링 스토리’라는 찬사를 보냈다.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은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은 다시 시작하기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원하는 것을 고집스럽게 움켜쥐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절대 놓지 않는 끈기를 상세히 다룬 논문이기도 하다. 뜻밖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대단한 책’이라고 호평했다.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에는 저자 다이앤 카드웰이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이 실려 있다. 다이앤은 ‘사랑하는 일들을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의무적인 일들은 적당히 맞춰서 끼워 넣으면 된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우선시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최근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대한 전 연령대 여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들이 스포츠를 하면서 지향하는 무언가는 가지각색일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여성 생활체육인들의 이야기는 더욱 많은 여성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극적인 세계로 끌어당긴다. 이 도약의 순간을 기점으로 그들의 삶의 방식은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은 신체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내면을 구원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전하며 더 많은 사람이 사회가 정해준 한계를 부정하고 넘어설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는 언제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