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우리, 행복합시다 : 102세, 긴 삶의 여정 뒤에 기록한 단상
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11229
가격
₩ 13,800
ISBN
9788934979906
페이지
243 p.
판형
130 X 200 mm
커버
Book
책 소개
1세대 철학자이자 [영원과 사랑의 대화] [백년을 살아보니] 등 기록적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한 김형석 교수의 신작 에세이. 2022년이면 우리 나이로 103세가 되는 그는 사명감을 갖고 인생의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늙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라 말하며, 이를 자신의 삶으로 입증하기라도 하듯 매일매일을 크고 작은 강연과 집필 요청에 응하며 성실하게 보내고 있다. 책에는 그러한 일상과 지나온 삶의 이야기들, 거기서 찾은 깨달음이 담긴 글들이 빼곡하다. [백세 일기] 출간 이후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한 ‘김형석의 100세 일기’ 중 몇 편을 고르고, 저자가 새로 쓴 글을 추려 모두 48편의 글을 엮었다.
목차
머리말
1부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
100세 넘은 손님은 무료입니다
옷 잘 입는 신사
011 폴더폰, 너도 나만큼 늙었구나
넘어지는 게 두려워졌다
나도 망신깨나 당했다
한 살이라고요?
내 누울 자리를 정하고 나서
곧 지팡이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다
어른들의 장난기
난 전국에 별장이 있다
책 장사가 본업은 아니었는데
세월은 흘렀어도 우정은 남았다
코로나와 사랑 있는 배려
내가 언제 이렇게 늙어 있었나
2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는 마음이 그렇게 행복할 줄이야
쓸모없는 늙은이가 되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꿈이 있나요?
행복해지십시오
행복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
당신은 성공했습니까?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
나는 행복했습니다
3부 진실과 사랑이 남는다
어머니의 사랑의 씨앗
홀로 남은 구름은 어디로 가는가
연세대학과 더불어 67년을
나의 꿈 이야기
그리운 나의 아내
정진석 추기경을 보내면서
여섯 친구, 내 인생이 행복했던 이유
흔적을 남기고 간 두 권의 책
신앙인으로 내가 걸어온 길
방송 출연 70년사
등잔 밑이 어두운 법
선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인연들
진실과 사랑이 남는다
4부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서
‘세기의 사랑’ 같은 이야기
말과 글에 관한 이야기
일의 가치와 목적은 무엇인가
탕자의 귀향
인문학과 역사는 왜 필요한가
정의보다 강한 사랑
슈바이처의 삶
내가 늙지 않는 세 가지 방법
생전에 만난 두 사람
더불어 사는 삶
인생에서 바른 선택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세 동상
젊음, 사랑, 영원 그리고 행복한 눈물
1부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
100세 넘은 손님은 무료입니다
옷 잘 입는 신사
011 폴더폰, 너도 나만큼 늙었구나
넘어지는 게 두려워졌다
나도 망신깨나 당했다
한 살이라고요?
내 누울 자리를 정하고 나서
곧 지팡이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다
어른들의 장난기
난 전국에 별장이 있다
책 장사가 본업은 아니었는데
세월은 흘렀어도 우정은 남았다
코로나와 사랑 있는 배려
내가 언제 이렇게 늙어 있었나
2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는 마음이 그렇게 행복할 줄이야
쓸모없는 늙은이가 되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꿈이 있나요?
행복해지십시오
행복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
당신은 성공했습니까?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
나는 행복했습니다
3부 진실과 사랑이 남는다
어머니의 사랑의 씨앗
홀로 남은 구름은 어디로 가는가
연세대학과 더불어 67년을
나의 꿈 이야기
그리운 나의 아내
정진석 추기경을 보내면서
여섯 친구, 내 인생이 행복했던 이유
흔적을 남기고 간 두 권의 책
신앙인으로 내가 걸어온 길
방송 출연 70년사
등잔 밑이 어두운 법
선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인연들
진실과 사랑이 남는다
4부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서
‘세기의 사랑’ 같은 이야기
말과 글에 관한 이야기
일의 가치와 목적은 무엇인가
탕자의 귀향
인문학과 역사는 왜 필요한가
정의보다 강한 사랑
슈바이처의 삶
내가 늙지 않는 세 가지 방법
생전에 만난 두 사람
더불어 사는 삶
인생에서 바른 선택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세 동상
젊음, 사랑, 영원 그리고 행복한 눈물
본문발췌
P.24
나 같은 사람은 그 변화를 감당할 수 없어 전화만 걸고 받는 구형 폴더폰으로 만족하고 있다. 스마트폰까지 따라갈 재간은 물론 용기까지 포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엔 혼자서는 해결할 자신이 없었다. 도움을 받아 한 휴대폰 센터로 갔다. 내 고충을 들은 직원이 고맙게도 지금 쓰고 있는 것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사용법까지 설명해주었다. 어린 학생들과 나 같은 노인네들을 위해 갖추어둔 휴대폰이었다. 집에 돌아와 새 휴대폰에게 “네 친구는 나만큼이나 늙었으니까 쉬게 하고 오늘부턴 네가 나를 도와주어야 한다”라고 속삭였다.
P.33
지방 강연을 위해 김포공항에 간 때였다. 탑승권을 받는데 일행 중 내 표만 오류가 생겼다. 공항 직원은 컴퓨터 키보드를 두들겨보다가 내 얼굴을 쳐다보면서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민등록증 사진과 대조해보기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었다. 백한 살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는 “컴퓨터에는 한 살로 되어 있네요”라며 비시시 웃는다. 그 컴퓨터에는 세 자리 숫자인 100이 입력되지 않는 모양이다.
P.87~88
그 속에는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물질적 행복을 누릴 수 없으며, 이기주의자는 행복해지지 못한다는 엄연한 가르침이 깔려 있다. 다른 사람에게 불행과 고통을 주면서 나는 행복해진다는 사고는 용납될 수 없다. 그 대신 다른 사람에게 선한 뜻을 베풀며 사랑을 나누어주는 사람은 더 큰 축복을 차지한다. 그렇게 살아본 사람은 누구나 체험하는 진실이다. 그런 삶의 사회적 결과를 우리는 거짓이 아닌 진실, 불의가 아닌 정의, 증오가 아닌 사랑의 가치로 받아들인다. 진실하고 정직한 삶은 버림받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한 사람은 존경을 받는다. 그래서 훌륭한 인격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윤리적 명제가 탄생한 것이다.
P.121
1999년 겨울 모임이 끝났다. 우리는 새해 2000년 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내가 한 교수의 아파트 정문에서 악수하고 헤어질 때는 한 교수도 즐거웠다는 듯이 오른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나 인생은 가고 세월은 남는 법. 그것이 우리 셋의 마지막 모임이 되었다. 얼마 후에 한 교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조간신문에서 보고 놀랐다. 두 구름이 잠시 셋이 되었다가 다시 둘이 되었다. 홀로 남은 구름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
P.158
90 고개를 맞이했을 때, 두 친구도 나 혼자 남겨두고 떠났다. 다른 친구들도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외로움이 변하여 ‘홀로’라는 느낌이 파도같이 엄습해왔다. 고독이라는 병이 ‘외로움’과 ‘홀로’라는 병으로 다가왔다. 외로움은 정서적 병이지만 ‘홀로’는 존재를 위협하는 병이 되었다. 약도 의사도 없다. 그러나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은 아니었다. 그때 내게 말없이 들려오는 음성이 있었다.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자. 내 사랑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을! 사랑이 있는 곳에는 고독이 머물 곳이 없어지는 법이다.”
나 같은 사람은 그 변화를 감당할 수 없어 전화만 걸고 받는 구형 폴더폰으로 만족하고 있다. 스마트폰까지 따라갈 재간은 물론 용기까지 포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엔 혼자서는 해결할 자신이 없었다. 도움을 받아 한 휴대폰 센터로 갔다. 내 고충을 들은 직원이 고맙게도 지금 쓰고 있는 것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사용법까지 설명해주었다. 어린 학생들과 나 같은 노인네들을 위해 갖추어둔 휴대폰이었다. 집에 돌아와 새 휴대폰에게 “네 친구는 나만큼이나 늙었으니까 쉬게 하고 오늘부턴 네가 나를 도와주어야 한다”라고 속삭였다.
P.33
지방 강연을 위해 김포공항에 간 때였다. 탑승권을 받는데 일행 중 내 표만 오류가 생겼다. 공항 직원은 컴퓨터 키보드를 두들겨보다가 내 얼굴을 쳐다보면서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민등록증 사진과 대조해보기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었다. 백한 살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는 “컴퓨터에는 한 살로 되어 있네요”라며 비시시 웃는다. 그 컴퓨터에는 세 자리 숫자인 100이 입력되지 않는 모양이다.
P.87~88
그 속에는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물질적 행복을 누릴 수 없으며, 이기주의자는 행복해지지 못한다는 엄연한 가르침이 깔려 있다. 다른 사람에게 불행과 고통을 주면서 나는 행복해진다는 사고는 용납될 수 없다. 그 대신 다른 사람에게 선한 뜻을 베풀며 사랑을 나누어주는 사람은 더 큰 축복을 차지한다. 그렇게 살아본 사람은 누구나 체험하는 진실이다. 그런 삶의 사회적 결과를 우리는 거짓이 아닌 진실, 불의가 아닌 정의, 증오가 아닌 사랑의 가치로 받아들인다. 진실하고 정직한 삶은 버림받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한 사람은 존경을 받는다. 그래서 훌륭한 인격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윤리적 명제가 탄생한 것이다.
P.121
1999년 겨울 모임이 끝났다. 우리는 새해 2000년 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내가 한 교수의 아파트 정문에서 악수하고 헤어질 때는 한 교수도 즐거웠다는 듯이 오른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나 인생은 가고 세월은 남는 법. 그것이 우리 셋의 마지막 모임이 되었다. 얼마 후에 한 교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조간신문에서 보고 놀랐다. 두 구름이 잠시 셋이 되었다가 다시 둘이 되었다. 홀로 남은 구름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
P.158
90 고개를 맞이했을 때, 두 친구도 나 혼자 남겨두고 떠났다. 다른 친구들도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외로움이 변하여 ‘홀로’라는 느낌이 파도같이 엄습해왔다. 고독이라는 병이 ‘외로움’과 ‘홀로’라는 병으로 다가왔다. 외로움은 정서적 병이지만 ‘홀로’는 존재를 위협하는 병이 되었다. 약도 의사도 없다. 그러나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은 아니었다. 그때 내게 말없이 들려오는 음성이 있었다.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자. 내 사랑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을! 사랑이 있는 곳에는 고독이 머물 곳이 없어지는 법이다.”
저자소개
철학자, 수필가,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1920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평안남도 대동군 송산리에서 자랐다. 평양 숭실중학교를 거쳐 제3공립중학교를 졸업했으며, 일본 조치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향에서 해방을 맞이했고, 1947년 탈북, 이후 7년간 서울중앙중고등학교의 교사와 교감으로 일했다. 1954년부터 31년간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봉직하며 한국 철학계의 기초를 다지고 후학을 양성했다. 1985년 퇴직한 뒤 지금까지도 줄곧 강연과 저술활동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고 있다.[철학 개론] [철학 입문] [윤리학] [역사철학] [종교의 철학적 이해] 같은 철학서 외에도 [예수] [어떻게 믿을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와 같이 기독교 신앙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 [영원과 사랑의 대화] [백세 일기]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 [백년을 살아보니] [고독이라는 병] 등 서정적 문체에 철학적 사색이 깃든 에세이집을 펴냈다.2012년 강원도 양구군에서는 그와 그의 오랜 벗 고故 안병욱 교수의 학문적 성과를 기려 양구인문학박물관 ‘철학의 집’을 개관했다.
서평
“사랑이 있는 곳에 행복이 머문다”
한 세기를 지나온 철학자,
<백세 일기> 김형석 교수가 전하는
충만한 삶의 고백과 행복 이야기
1세대 철학자이자 [영원과 사랑의 대화] [백년을 살아보니] 등 기록적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한 김형석 교수의 신작 에세이. 2022년이면 우리 나이로 103세가 되는 그는 사명감을 갖고 인생의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늙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라 말하며, 이를 자신의 삶으로 입증하기라도 하듯 매일매일을 크고 작은 강연과 집필 요청에 응하며 성실하게 보내고 있다. ‘나를 사랑해준 분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책에는 그러한 일상과 지나온 삶의 이야기들, 거기서 찾은 깨달음이 담겨 있다. [백세 일기] 출간 이후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한 ‘김형석의 100세 일기’ 중 몇 편을 고르고, 저자가 새로 쓴 글을 추려 모두 48편의 글을 엮었다.
코로나로 불안한 일상이 이어지지만 어김없이 묵은 해는 가고 새해가 밝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이때, 어쩌면 상투적일 수 있는 “우리, 행복합시다”라는 말이 울림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1년 초, 한 매체에 실린 김형석 교수의 인터뷰는 연령을 불문하고 큰 화제가 되었다.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두 부류의 사람에 관한 그의 이야기가 이기주의와 물질주의에 빠져 있는 독자의 마음을 아프게 건드렸기 때문이다. 한 세기에 걸친 격동의 역사를 지나고 인생의 석양을 바라보는 지금, 그는 지난 삶을 돌아보며 “나는 행복했습니다”라고 고백한다. 이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주는 문장 뒤에 담긴 삶의 내력과 철학을 독자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 세 일상과 인생 이야기
그리고 가장 마지막 남는 것에 관하여
“지금도 나는 열심히 씨를 뿌리고 있습니다. 그 씨알들이 여러분의 꿈이 되어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소원 때문이지요. 나는 꿈보다 소원의 시대를 살았으나 여러분은 스스로의 꿈을 안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84-85쪽)
1부 ‘또 하나의 시작’에서는 100세의 일상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항공사 전산에 세 자릿수 나이 입력이 안 되어 졸지에 한 살 노인이 되었던 에피소드, 색이 바래도록 오래 사용한 폴더폰과 이별할 때의 아쉬움, 네 개나 선물받은 지팡이를 바라보며 드는 소회,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연약한 노인을 배려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아쉬움 등 소박한 일상과 나이 듦에 대한 사색을 위트 있게 담았다. 3부 ‘진실과 사랑이 남는다’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리움을 고백하고 감사를 표한다. 70년 가까이 이어온 연세대학교와의 인연부터, 더욱더 짙어지는 어머니와 아내를 향한 그리움, 여섯 친구들과의 추억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각별한 감정이 실린 글들을 엮었다.
2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와 4부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서’에는 저자의 웅숭깊은 지혜가 느껴지는 글들이 실렸다. 인생의 답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될, 평범한 듯하나 곱씹을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문장들이 빼곡하다. 그는 “이기주의자는 행복해질 수 없으며, 진실하고 정직한 삶은 버림받지 않는다(87쪽)”고 단언하면서, 가난하고 병든 사람, 사회에서 소외당한 이들과 서로 사랑을 나누는,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할 것을 요구한다. “사랑이 있는 곳에 행복이” 머물기(102쪽) 때문이다. 행복을 구하지만 실제로 행복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음에서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행복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며, 공짜로 주어지지도 않는다.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행복이 찾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살았더니 행복했다’는, 사후적 고백만이 가능하다. 행복은 값진 삶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다.” (87쪽)
한 세기를 지나온 철학자,
<백세 일기> 김형석 교수가 전하는
충만한 삶의 고백과 행복 이야기
1세대 철학자이자 [영원과 사랑의 대화] [백년을 살아보니] 등 기록적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한 김형석 교수의 신작 에세이. 2022년이면 우리 나이로 103세가 되는 그는 사명감을 갖고 인생의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늙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라 말하며, 이를 자신의 삶으로 입증하기라도 하듯 매일매일을 크고 작은 강연과 집필 요청에 응하며 성실하게 보내고 있다. ‘나를 사랑해준 분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책에는 그러한 일상과 지나온 삶의 이야기들, 거기서 찾은 깨달음이 담겨 있다. [백세 일기] 출간 이후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한 ‘김형석의 100세 일기’ 중 몇 편을 고르고, 저자가 새로 쓴 글을 추려 모두 48편의 글을 엮었다.
코로나로 불안한 일상이 이어지지만 어김없이 묵은 해는 가고 새해가 밝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이때, 어쩌면 상투적일 수 있는 “우리, 행복합시다”라는 말이 울림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1년 초, 한 매체에 실린 김형석 교수의 인터뷰는 연령을 불문하고 큰 화제가 되었다.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두 부류의 사람에 관한 그의 이야기가 이기주의와 물질주의에 빠져 있는 독자의 마음을 아프게 건드렸기 때문이다. 한 세기에 걸친 격동의 역사를 지나고 인생의 석양을 바라보는 지금, 그는 지난 삶을 돌아보며 “나는 행복했습니다”라고 고백한다. 이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주는 문장 뒤에 담긴 삶의 내력과 철학을 독자는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 세 일상과 인생 이야기
그리고 가장 마지막 남는 것에 관하여
“지금도 나는 열심히 씨를 뿌리고 있습니다. 그 씨알들이 여러분의 꿈이 되어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소원 때문이지요. 나는 꿈보다 소원의 시대를 살았으나 여러분은 스스로의 꿈을 안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84-85쪽)
1부 ‘또 하나의 시작’에서는 100세의 일상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항공사 전산에 세 자릿수 나이 입력이 안 되어 졸지에 한 살 노인이 되었던 에피소드, 색이 바래도록 오래 사용한 폴더폰과 이별할 때의 아쉬움, 네 개나 선물받은 지팡이를 바라보며 드는 소회,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연약한 노인을 배려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아쉬움 등 소박한 일상과 나이 듦에 대한 사색을 위트 있게 담았다. 3부 ‘진실과 사랑이 남는다’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리움을 고백하고 감사를 표한다. 70년 가까이 이어온 연세대학교와의 인연부터, 더욱더 짙어지는 어머니와 아내를 향한 그리움, 여섯 친구들과의 추억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각별한 감정이 실린 글들을 엮었다.
2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와 4부 ‘산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서’에는 저자의 웅숭깊은 지혜가 느껴지는 글들이 실렸다. 인생의 답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될, 평범한 듯하나 곱씹을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문장들이 빼곡하다. 그는 “이기주의자는 행복해질 수 없으며, 진실하고 정직한 삶은 버림받지 않는다(87쪽)”고 단언하면서, 가난하고 병든 사람, 사회에서 소외당한 이들과 서로 사랑을 나누는,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할 것을 요구한다. “사랑이 있는 곳에 행복이” 머물기(102쪽) 때문이다. 행복을 구하지만 실제로 행복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음에서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행복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며, 공짜로 주어지지도 않는다.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행복이 찾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살았더니 행복했다’는, 사후적 고백만이 가능하다. 행복은 값진 삶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다.” (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