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나는 아름다워질 때까지 걷기로 했다 : 지구를 시키는 사 남매와 오색달팽이의 플로깅 이야기
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10607
가격
₩ 14,800
ISBN
9791189784119
페이지
210 p.
판형
140 X 200 mm
커버
Book
책 소개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와 함께 쓰레기 줍기를 실천하는 ‘오색달팽이’의 플로깅 이야기
1. 아직 걸음마도 쉽지 않았던 지훈이가 휴지통에 과자상자를 넣기 위해 서너 번 넘어졌다가 일어섰다가를 반복했다.
“다시 해볼까? 하나, 둘, 셋.”
“와~ 골인! 짝짝짝.”
2. 월요일이면 남편은 수원으로 돌아갈 것이고, 우리의 생활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버린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불 편해하는 남편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 왜 쓰레기를 주우면 안 되는지 따지거나 묻지도 않았다. 그렇게 남편과 함께 있는 동 안 쓰레기를 지나치면서 쓰레기 골인시키는 놀이는 조금씩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저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남게 될 거라 생각했다.
- 쓰레기 골인시키기 놀이 중에서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오색달팽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는 사 남매와 함께 매일 아침 운동을 하면서 플로깅을 이어나가고 있다. ‘플로깅’이라는 단어조차 낯선 시절부터 시작된, 첫째 지훈이와 재미있는 놀이로 시작한 쓰레기 골인시키기 놀이가 추억의 한 장면이 아닌 일상생활이 되었다.
“버려진 쓰레기를 외면하기보다 ‘우리가 주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플로깅 실천가”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던 저자는 ‘다른 사람이 줍지 않으면 우리가 주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쓰레기 줍기를 시작했고, 매일 아침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를 주우면서 자신이 죽은 후에 남기게 될 쓰레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지금부터라도 생활 속의 쓰레기를 줄여봐야겠어.”
간소하고 소박하게 사는 달팽이 같은 삶, 게으른 듯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조금씩 나아가는 삶을 꿈꾸는 저자는 5년 전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생활하고 있다. ‘내가 지나가는 길을 바꾸는 것이 나의 삶을 바꾸는 길’이라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 쓰레기 줍기 여행으로 지구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 익숙했던 습관과 이별하고, 소비 형태를 바꿔 더 적게 소유하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며 9년째 생활 속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실천가’인 저자는 플로깅을 이렇게 정의한다.
“플로깅은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며, 지구와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위한 의무이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과정이다.”
1. 아직 걸음마도 쉽지 않았던 지훈이가 휴지통에 과자상자를 넣기 위해 서너 번 넘어졌다가 일어섰다가를 반복했다.
“다시 해볼까? 하나, 둘, 셋.”
“와~ 골인! 짝짝짝.”
2. 월요일이면 남편은 수원으로 돌아갈 것이고, 우리의 생활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버린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불 편해하는 남편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 왜 쓰레기를 주우면 안 되는지 따지거나 묻지도 않았다. 그렇게 남편과 함께 있는 동 안 쓰레기를 지나치면서 쓰레기 골인시키는 놀이는 조금씩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저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남게 될 거라 생각했다.
- 쓰레기 골인시키기 놀이 중에서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오색달팽이’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는 사 남매와 함께 매일 아침 운동을 하면서 플로깅을 이어나가고 있다. ‘플로깅’이라는 단어조차 낯선 시절부터 시작된, 첫째 지훈이와 재미있는 놀이로 시작한 쓰레기 골인시키기 놀이가 추억의 한 장면이 아닌 일상생활이 되었다.
“버려진 쓰레기를 외면하기보다 ‘우리가 주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플로깅 실천가”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던 저자는 ‘다른 사람이 줍지 않으면 우리가 주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쓰레기 줍기를 시작했고, 매일 아침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를 주우면서 자신이 죽은 후에 남기게 될 쓰레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지금부터라도 생활 속의 쓰레기를 줄여봐야겠어.”
간소하고 소박하게 사는 달팽이 같은 삶, 게으른 듯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조금씩 나아가는 삶을 꿈꾸는 저자는 5년 전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생활하고 있다. ‘내가 지나가는 길을 바꾸는 것이 나의 삶을 바꾸는 길’이라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 쓰레기 줍기 여행으로 지구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 익숙했던 습관과 이별하고, 소비 형태를 바꿔 더 적게 소유하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며 9년째 생활 속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실천가’인 저자는 플로깅을 이렇게 정의한다.
“플로깅은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며, 지구와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위한 의무이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과정이다.”
목차
프롤로그
바다를 사랑하는 가족
밧줄을 물고 있는 갈매기
아이들이 주워 온 슬리퍼 한쪽
갈매기가 남기고 간 선물
쓰레기 골인시키기 놀이
나답게 살아가는 힘, 제주
아부오름에서도 계속된 보물찾기
- 오색달팽이 비치코밍(beachcombing) 이야기
인생이 바뀐 밤
소유로부터 해방
행복을 쓰는 가계부
나눔이 불러온 기적
비울수록 선명해지는 꿈
- 오색달팽이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이야기
함께 즐기는 플로깅의 시작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의 탄생
자랑스러운 그녀들
지구 한 모퉁이 청소하기
익숙함을 버리고 선택한 작은 불편
플로깅 바이러스
충분히 행복한 지금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첫 플로깅 행사의 추억
튼튼이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 오색달팽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이야기
시골에 사니까 너무 좋아요
머리가 아니라 몸이 하는 일
우리는 쓰레기만 주웠을 뿐인데
미안함과 불편함이 가득했던 밥상
나를 둘러싼 모든 것
우리가 지나간 길은 바뀌어요
플로깅하는 엄마
길에서 행복을 찾아내다 ‘더 파란 길’
생일이라서 쓰레기 줍는 거야
- 오색달팽이 플로깅(plogging) 이야기
나를 위해 달리는 시간
아이들도 나를 보며 자라겠지
쓰레기가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식탁에서 지키는 지구
우리는 자연의 일부
에필로그
바다를 사랑하는 가족
밧줄을 물고 있는 갈매기
아이들이 주워 온 슬리퍼 한쪽
갈매기가 남기고 간 선물
쓰레기 골인시키기 놀이
나답게 살아가는 힘, 제주
아부오름에서도 계속된 보물찾기
- 오색달팽이 비치코밍(beachcombing) 이야기
인생이 바뀐 밤
소유로부터 해방
행복을 쓰는 가계부
나눔이 불러온 기적
비울수록 선명해지는 꿈
- 오색달팽이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이야기
함께 즐기는 플로깅의 시작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의 탄생
자랑스러운 그녀들
지구 한 모퉁이 청소하기
익숙함을 버리고 선택한 작은 불편
플로깅 바이러스
충분히 행복한 지금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첫 플로깅 행사의 추억
튼튼이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 오색달팽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이야기
시골에 사니까 너무 좋아요
머리가 아니라 몸이 하는 일
우리는 쓰레기만 주웠을 뿐인데
미안함과 불편함이 가득했던 밥상
나를 둘러싼 모든 것
우리가 지나간 길은 바뀌어요
플로깅하는 엄마
길에서 행복을 찾아내다 ‘더 파란 길’
생일이라서 쓰레기 줍는 거야
- 오색달팽이 플로깅(plogging) 이야기
나를 위해 달리는 시간
아이들도 나를 보며 자라겠지
쓰레기가 돈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식탁에서 지키는 지구
우리는 자연의 일부
에필로그
본문발췌
p.23
“어머니! 저것 좀 보세요. 큰일 났어요. 갈매기가 밧줄을 먹고 있어요.”
“어디?”
“저기 있잖아요. 입에 밧줄 물고 있는 거 보이죠?”
“갈매기가 왜 밧줄을 먹고 있지?”
“어머니, 갈매기가 갯지렁이인 줄 알고 밧줄을 먹고 있나 봐요.”
아이의 말에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잔잔한 해변 구석에 파도가 밀고 온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저기에 쓰레기 진짜 많아요.”
“모래 놀이할 때 구해온 거 전부 파도에 떠밀려온 쓰레기였어요.”
그제야 바다 쓰레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p.29
아이들이 주워온 슬리퍼 한 짝이 잊고 지냈던 추억 속으로 나를 이끌었다. 아이들이 주워온 슬리퍼 한 짝. 이것도 처음부터 쓰레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사용했던, 주인이 있었던 물건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한동안 주인이었던 물건이 눈앞에서 사라져 버린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관심조차 없이 살아간다. 쓰레기차가 지나가면 거기서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놓치거나 버린 쓰레기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발견되어 또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될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찔했다. 아무 상관 없는 일처럼 살아온 것에 대한 놀라움과 죄책감이 밀려왔다.
p.40
아직 걸음마도 쉽지 않았던 지훈이가 휴지통에 과자상자를 넣기 위해 서너 번 넘어졌다가 일어섰다가를 반복했다.
“다시 해볼까? 하나, 둘, 셋.”
“와~ 골인! 짝짝짝.”
우리의 첫 쓰레기 줍기는 아주 사소하게 시작되었다. 놀이터에서, 장미가 많이 피어있는 공원에서, 자주 그리고 가끔 쓰레기 줍기 놀이를 했다. 길거리의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은 환경미화원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가 되었다. 오로지 놀이를 위한 ‘쓰레기 줍기’였다. 그렇게 우리는 산책을 하고, 우리만의 놀이로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p.48
가끔 사람들은 나에게 ‘엄마의 삶을 살아야 한다.’라고 충고해 준다.
“아이들이랑 매일 함께하면 엄마 시간은 없잖아요.”
“꿈이 있을 건데, 자기 계발은 언제 해요?”
“일하고 싶지 않아요?”
나에게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무엇보다 소중하고 값진 일이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 행복하다. 아이들과 함께 산에 오르고, 바다에 머물면서 ‘나를 위한 평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다시 내려와야 하는 길을 올라가고,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 인생 아닐까? 우연히 떠나온 한라산 등산길에서 난생처음 ‘순례자의 마음’을 떠올렸다.
p.63
‘남편에게도 꿈이 있을 텐데’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 살아가는 남편이 안쓰럽고 가엾게 느껴졌다. 나는 남편을 사랑했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었다. 남편을 응원해주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의 삶을 버리고, 어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p.68
사용하지 못하는 냄비, 중고 서점에서 받아주지 않는 오래된 서적, 찢어지거나 작아진 옷은 따로 모아 고물상으로 가져갔다. 우유갑과 다 쓴 건전지는 주민 센터에서 로 두루마리 휴지와 새 건전지로 교환했다. 친정 부모님께서는 처음 보는 딸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너무 달라진 나를 두고 걱정스러운 말씀도 아끼지 않으셨다. 돈을 물처럼 펑펑 쓰던 내가 몇백 원을 벌기 위해 중고 거래를 하고, 고물상에 가다니, 스스로 놀랍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그렇게 얼마 동안 물건을 계속 줄이니, 나중에는 꼭 필요한 것만 남았다.
물건을 줄인 후, 앞으로의 인생은 내 마음대로 살 수 있겠다는 해방감이 느껴졌다.
p.92
“어머니, 쓰레기 주울 때 집게를 사용해보니깐 편했어요.”
“우리도 집게 사서 쓰레기 주워요.”
집으로 돌아온 뒤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긴 집게를 샀다.
쓰레기 줍기는 집게의 기운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집게가 있으니깐 손이 안 닿는 곳까지 주울 수 있어서 편안해요.”
“지구에 있는 쓰레기, 다 청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으하하. 우리가 지구를 구하자.”
집게가 도착한 그 날부터 매일 집 앞 쓰레기를 줍고, 마을 강변 청소를 하면서 아이들은 뿌듯함을 느꼈다. 특별한 날, 특별한 장소에서만 줍던 일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지구 쓰레기 다 주워버리겠다. 지구야 기다려! 우리가 널 구해주겠다.”
쓰레기 줍기는 아이들에게 지구를 지키는 영웅처럼 다가왔고, 그날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가 탄생했다.
p.149
“이제 담배를 끊어야겠다.”
“담배 피우는 게 부끄럽네.”
할아버지들께서 담배꽁초를 줍는 아이들을 피해 멀찍이 물러나시면서 말씀하셨다. 얼마나 흘렀을까. 아이들은 쪼그려 앉아 평상 아래 담배꽁초의 흔적을 모두 정리했다. 다음 날 아침 운동을 하러 갔을 때, 평상 아래에는 담배꽁초가 보이지 않았다.
그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느티나무 평상 아래에 담배꽁초가 사라졌다.
“어머니, 우리는 쓰레기만 주웠을 뿐인데 세상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p.161
“자경 씨가 플로깅은 전문이잖아요.”
“매일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으니깐 적합할 것 같아요.”
나는 관심 있는 일을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고,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는 사람이었지만, 앞에 나서서 뭔가를 한다는 것은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제안을 받았을 때 가슴이 뛰었던 것도 사실이다. 예상치 못한 나의 감정에 스스로도 놀랬었다. 그런 내게 푸른 낙타 님과 줄리아 님은 용기를 북돋아 주었고, 나는 리더 역할을 수락했다.
“네, 한번 해볼게요.”
코로나로 인해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져서일까? 모집 인원 100명은 5일 만에 조기 마감이 되었다. 활동에 필요한 가방은 현수막 업사이클 제품으로, 택배 발송은 비닐 없이 물건만 발송해 달라는 나의 의견을 수용해 줍기 키트까지 제작했다. 매일 모두 잠든 밤, 아이들의 인증 사진을 보며 댓글을 달았다.
‘네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에서 ‘나’라는 존재로 이동하는 순간이었다. 일상의 틈을 비집고 만든 그 시간은 ‘나’를 내 인생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어머니! 저것 좀 보세요. 큰일 났어요. 갈매기가 밧줄을 먹고 있어요.”
“어디?”
“저기 있잖아요. 입에 밧줄 물고 있는 거 보이죠?”
“갈매기가 왜 밧줄을 먹고 있지?”
“어머니, 갈매기가 갯지렁이인 줄 알고 밧줄을 먹고 있나 봐요.”
아이의 말에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잔잔한 해변 구석에 파도가 밀고 온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저기에 쓰레기 진짜 많아요.”
“모래 놀이할 때 구해온 거 전부 파도에 떠밀려온 쓰레기였어요.”
그제야 바다 쓰레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p.29
아이들이 주워온 슬리퍼 한 짝이 잊고 지냈던 추억 속으로 나를 이끌었다. 아이들이 주워온 슬리퍼 한 짝. 이것도 처음부터 쓰레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사용했던, 주인이 있었던 물건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한동안 주인이었던 물건이 눈앞에서 사라져 버린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관심조차 없이 살아간다. 쓰레기차가 지나가면 거기서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놓치거나 버린 쓰레기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발견되어 또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될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찔했다. 아무 상관 없는 일처럼 살아온 것에 대한 놀라움과 죄책감이 밀려왔다.
p.40
아직 걸음마도 쉽지 않았던 지훈이가 휴지통에 과자상자를 넣기 위해 서너 번 넘어졌다가 일어섰다가를 반복했다.
“다시 해볼까? 하나, 둘, 셋.”
“와~ 골인! 짝짝짝.”
우리의 첫 쓰레기 줍기는 아주 사소하게 시작되었다. 놀이터에서, 장미가 많이 피어있는 공원에서, 자주 그리고 가끔 쓰레기 줍기 놀이를 했다. 길거리의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은 환경미화원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가 되었다. 오로지 놀이를 위한 ‘쓰레기 줍기’였다. 그렇게 우리는 산책을 하고, 우리만의 놀이로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p.48
가끔 사람들은 나에게 ‘엄마의 삶을 살아야 한다.’라고 충고해 준다.
“아이들이랑 매일 함께하면 엄마 시간은 없잖아요.”
“꿈이 있을 건데, 자기 계발은 언제 해요?”
“일하고 싶지 않아요?”
나에게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무엇보다 소중하고 값진 일이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 행복하다. 아이들과 함께 산에 오르고, 바다에 머물면서 ‘나를 위한 평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다시 내려와야 하는 길을 올라가고,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 인생 아닐까? 우연히 떠나온 한라산 등산길에서 난생처음 ‘순례자의 마음’을 떠올렸다.
p.63
‘남편에게도 꿈이 있을 텐데’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 살아가는 남편이 안쓰럽고 가엾게 느껴졌다. 나는 남편을 사랑했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었다. 남편을 응원해주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의 삶을 버리고, 어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p.68
사용하지 못하는 냄비, 중고 서점에서 받아주지 않는 오래된 서적, 찢어지거나 작아진 옷은 따로 모아 고물상으로 가져갔다. 우유갑과 다 쓴 건전지는 주민 센터에서 로 두루마리 휴지와 새 건전지로 교환했다. 친정 부모님께서는 처음 보는 딸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너무 달라진 나를 두고 걱정스러운 말씀도 아끼지 않으셨다. 돈을 물처럼 펑펑 쓰던 내가 몇백 원을 벌기 위해 중고 거래를 하고, 고물상에 가다니, 스스로 놀랍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그렇게 얼마 동안 물건을 계속 줄이니, 나중에는 꼭 필요한 것만 남았다.
물건을 줄인 후, 앞으로의 인생은 내 마음대로 살 수 있겠다는 해방감이 느껴졌다.
p.92
“어머니, 쓰레기 주울 때 집게를 사용해보니깐 편했어요.”
“우리도 집게 사서 쓰레기 주워요.”
집으로 돌아온 뒤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긴 집게를 샀다.
쓰레기 줍기는 집게의 기운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집게가 있으니깐 손이 안 닿는 곳까지 주울 수 있어서 편안해요.”
“지구에 있는 쓰레기, 다 청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으하하. 우리가 지구를 구하자.”
집게가 도착한 그 날부터 매일 집 앞 쓰레기를 줍고, 마을 강변 청소를 하면서 아이들은 뿌듯함을 느꼈다. 특별한 날, 특별한 장소에서만 줍던 일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지구 쓰레기 다 주워버리겠다. 지구야 기다려! 우리가 널 구해주겠다.”
쓰레기 줍기는 아이들에게 지구를 지키는 영웅처럼 다가왔고, 그날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가 탄생했다.
p.149
“이제 담배를 끊어야겠다.”
“담배 피우는 게 부끄럽네.”
할아버지들께서 담배꽁초를 줍는 아이들을 피해 멀찍이 물러나시면서 말씀하셨다. 얼마나 흘렀을까. 아이들은 쪼그려 앉아 평상 아래 담배꽁초의 흔적을 모두 정리했다. 다음 날 아침 운동을 하러 갔을 때, 평상 아래에는 담배꽁초가 보이지 않았다.
그다음 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느티나무 평상 아래에 담배꽁초가 사라졌다.
“어머니, 우리는 쓰레기만 주웠을 뿐인데 세상이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p.161
“자경 씨가 플로깅은 전문이잖아요.”
“매일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으니깐 적합할 것 같아요.”
나는 관심 있는 일을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고,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는 사람이었지만, 앞에 나서서 뭔가를 한다는 것은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제안을 받았을 때 가슴이 뛰었던 것도 사실이다. 예상치 못한 나의 감정에 스스로도 놀랬었다. 그런 내게 푸른 낙타 님과 줄리아 님은 용기를 북돋아 주었고, 나는 리더 역할을 수락했다.
“네, 한번 해볼게요.”
코로나로 인해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져서일까? 모집 인원 100명은 5일 만에 조기 마감이 되었다. 활동에 필요한 가방은 현수막 업사이클 제품으로, 택배 발송은 비닐 없이 물건만 발송해 달라는 나의 의견을 수용해 줍기 키트까지 제작했다. 매일 모두 잠든 밤, 아이들의 인증 사진을 보며 댓글을 달았다.
‘네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에서 ‘나’라는 존재로 이동하는 순간이었다. 일상의 틈을 비집고 만든 그 시간은 ‘나’를 내 인생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저자소개
네 아이와 함께 9년째 생활 속 쓰레기를 줍고 있는 플로깅 실천가!
풀무원 재단과 함께 하는 카카오 프로젝트 100리더!
홈스쿨을 하는 네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
인생을 삶의 실험장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는 인생 탐험가!
바다와 하늘, 풀벌레와 나무,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 덕분에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고, 쓰레기 줍기를 실천하며 그 마음을 나누고 있다. 길 위의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있지만, 내가 남긴 쓰레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고, 매일 아침 쓰레기 줍는 여행을 통해 ‘흔적 없이 살아가는 삶’을 배워나가고 있다.
간소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매일 조금씩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나만의 걸음으로, 나를 위하고 지구를 위한 한 걸음을 내밀어 본다. 지구 한 모퉁이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즐거움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나무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많은 이들에게 플로깅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
풀무원 재단과 함께 하는 카카오 프로젝트 100리더!
홈스쿨을 하는 네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
인생을 삶의 실험장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는 인생 탐험가!
바다와 하늘, 풀벌레와 나무, 자연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 덕분에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고, 쓰레기 줍기를 실천하며 그 마음을 나누고 있다. 길 위의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있지만, 내가 남긴 쓰레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고, 매일 아침 쓰레기 줍는 여행을 통해 ‘흔적 없이 살아가는 삶’을 배워나가고 있다.
간소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매일 조금씩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나만의 걸음으로, 나를 위하고 지구를 위한 한 걸음을 내밀어 본다. 지구 한 모퉁이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즐거움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나무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많은 이들에게 플로깅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
서평
과 함께하는 카카오 프로젝트 100의 리더를 맡게 되었다. 100일 동안 쓰레기 줍기를 하며 어린이들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 힘을 길러주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SNS에 올린 플로깅 포스팅을 보고 연락이 왔고, 풀무원 재단과 < 제로 웨이스트. 대구>팀이 만나 의논을 했다. 플로깅 전문가로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고, 댓글로 응원을 해주는 역할이었다.
“자경 씨가 플로깅은 전문이잖아요.”
“매일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으니깐 적합할 것 같아요.”
코로나로 인해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져서일까? 모집 인원 100명은 5일 만에 조기 마감이 되었다. 활동에 필요한 가방은 현수막 업사이클 제품으로, 택배 발송은 비닐 없이 물건만 발송해 달라는 나의 의견을 수용해 줍기 키트까지 제작했다. 매일 모두 잠든 밤, 아이들의 인증 사진을 보며 댓글을 달았다. ‘네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에서 ‘나’라는 존재로 이동하는 순간이었다. 일상의 틈을 비집고 만든 그 시간은 ‘나’를 내 인생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 본문 중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국가적, 세계적으로 지구 환경 문제에 대해 공감을 표현하며 협약을 맺고, 규정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에 맞춰 플로깅, 제로 웨이스트처럼 친환경 활동에 대한 관심과 소개도 높아졌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가가 변화해야 하고, 국가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사회, 사회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변화가 필수라는 데에 국가적, 지구적 공감이 이끌어낸 결과이다. 여기 이런 흐름과 상관없이 지구의 환경보호를 위해 플로깅을 실천해온 전문가가 있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라는 뜻의 스웨덴어인 pick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을 합친 말로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것을 의미하는데, 바로 ‘오색달팽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블로거 이자경님이다.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녀는 매일 아침 사 남매와 함께 운동을 하며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블로그에 올려 많은 사람에게 플로깅을 인식시키고, 플로깅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플로깅’이라는 단어조차 낯선 시절부터 시작된, 첫째 지훈이와 재미있는 놀이로 시작한 쓰레기 골인시키기 놀이가 이제는 추억의 한 장면이 아닌 일상생활이 되었고, 지구를 위한 의미 있는 행보가 되고 있다.
“버려진 쓰레기를 외면하기보다 ‘우리가 주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플로깅 실천가”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불편했던 그녀는 외면하기보다 ‘우리가 주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고,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를 주우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죽은 후에 남기게 될 쓰레기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쓰레기를 줍는 것이 아닌 인생 자체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된 셈이다.
“어머니, 쓰레기 주울 때 집게를 사용해보니깐 편했어요.”
“우리도 집게 사서 쓰레기 주워요.”
집으로 돌아온 뒤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긴 집게를 샀다.
쓰레기 줍기는 집게의 기운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집게가 있으니깐 손이 안 닿는 곳까지 주울 수 있어서 편안해요.”
“지구에 있는 쓰레기, 다 청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으하하. 우리가 지구를 구하자.”
집게가 도착한 그날부터 매일 집 앞 쓰레기를 줍고, 마을 강 변 청소를 하면서 아이들은 뿌듯함을 느꼈다. 특별한 날, 특별 한 장소에서만 줍던 일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지구 쓰레기 다 주워버리겠다. 지구야 기다려! 우리 가 널 구해주겠다.”
쓰레기 줍기는 아이들에게 지구를 지키는 영웅처럼 다가왔고, 그날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가 탄생했다.
- 본문 중에서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는 5년 전 도시를 떠나 네 아이와 함께 시골생활을 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익숙했던 습관과 이별하고, 소비 형태도 바꿔 더 적게 소유하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환경운동가도 아니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이야기, 한 사람이 쓰레기를 줍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거라는 조언 아닌 조언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쓰레기를 줍는 작은 실천을 9년째 이어나가고 있다.
네 아이와 함께 9년째 생활 속 쓰레기를 줍고 있는 플로깅 실천가!
홈스쿨을 하며 네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
인생을 삶의 실험장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는 인생 탐험가!
이 모든 것이 그녀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끝까지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아침을 힘차게 여는 엄마, 환경을 생각하는 엄마, 건강한 엄마로 기억되길 바라는 그녀는 물건이나 소유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습관을 바꾸고, 조금이라도 적게 소유하는 삶의 방식을 지향해나가고 있다. 그녀의 플로깅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이다.
플로깅.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고, 지구와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위한 의무였으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과정이었다. 쓰레기를 줍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의미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찰나의 부지런함으로 내가 지나가는 길을 바꾸는 것은 내 삶을 바꾸는 일이기도 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자경 씨가 플로깅은 전문이잖아요.”
“매일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으니깐 적합할 것 같아요.”
코로나로 인해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져서일까? 모집 인원 100명은 5일 만에 조기 마감이 되었다. 활동에 필요한 가방은 현수막 업사이클 제품으로, 택배 발송은 비닐 없이 물건만 발송해 달라는 나의 의견을 수용해 줍기 키트까지 제작했다. 매일 모두 잠든 밤, 아이들의 인증 사진을 보며 댓글을 달았다. ‘네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에서 ‘나’라는 존재로 이동하는 순간이었다. 일상의 틈을 비집고 만든 그 시간은 ‘나’를 내 인생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 본문 중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국가적, 세계적으로 지구 환경 문제에 대해 공감을 표현하며 협약을 맺고, 규정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에 맞춰 플로깅, 제로 웨이스트처럼 친환경 활동에 대한 관심과 소개도 높아졌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가가 변화해야 하고, 국가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사회, 사회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변화가 필수라는 데에 국가적, 지구적 공감이 이끌어낸 결과이다. 여기 이런 흐름과 상관없이 지구의 환경보호를 위해 플로깅을 실천해온 전문가가 있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라는 뜻의 스웨덴어인 pick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을 합친 말로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것을 의미하는데, 바로 ‘오색달팽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블로거 이자경님이다.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녀는 매일 아침 사 남매와 함께 운동을 하며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블로그에 올려 많은 사람에게 플로깅을 인식시키고, 플로깅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플로깅’이라는 단어조차 낯선 시절부터 시작된, 첫째 지훈이와 재미있는 놀이로 시작한 쓰레기 골인시키기 놀이가 이제는 추억의 한 장면이 아닌 일상생활이 되었고, 지구를 위한 의미 있는 행보가 되고 있다.
“버려진 쓰레기를 외면하기보다 ‘우리가 주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플로깅 실천가”
버려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불편했던 그녀는 외면하기보다 ‘우리가 주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고, 누군가가 버린 쓰레기를 주우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죽은 후에 남기게 될 쓰레기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쓰레기를 줍는 것이 아닌 인생 자체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된 셈이다.
“어머니, 쓰레기 주울 때 집게를 사용해보니깐 편했어요.”
“우리도 집게 사서 쓰레기 주워요.”
집으로 돌아온 뒤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긴 집게를 샀다.
쓰레기 줍기는 집게의 기운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집게가 있으니깐 손이 안 닿는 곳까지 주울 수 있어서 편안해요.”
“지구에 있는 쓰레기, 다 청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으하하. 우리가 지구를 구하자.”
집게가 도착한 그날부터 매일 집 앞 쓰레기를 줍고, 마을 강 변 청소를 하면서 아이들은 뿌듯함을 느꼈다. 특별한 날, 특별 한 장소에서만 줍던 일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지구 쓰레기 다 주워버리겠다. 지구야 기다려! 우리 가 널 구해주겠다.”
쓰레기 줍기는 아이들에게 지구를 지키는 영웅처럼 다가왔고, 그날 ‘지구를 지키는 사 남매’가 탄생했다.
- 본문 중에서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는 5년 전 도시를 떠나 네 아이와 함께 시골생활을 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익숙했던 습관과 이별하고, 소비 형태도 바꿔 더 적게 소유하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환경운동가도 아니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이야기, 한 사람이 쓰레기를 줍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거라는 조언 아닌 조언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쓰레기를 줍는 작은 실천을 9년째 이어나가고 있다.
네 아이와 함께 9년째 생활 속 쓰레기를 줍고 있는 플로깅 실천가!
홈스쿨을 하며 네 아이와 함께 자라는 엄마!
인생을 삶의 실험장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는 인생 탐험가!
이 모든 것이 그녀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끝까지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아침을 힘차게 여는 엄마, 환경을 생각하는 엄마, 건강한 엄마로 기억되길 바라는 그녀는 물건이나 소유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습관을 바꾸고, 조금이라도 적게 소유하는 삶의 방식을 지향해나가고 있다. 그녀의 플로깅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이다.
플로깅.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고, 지구와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위한 의무였으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과정이었다. 쓰레기를 줍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의미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찰나의 부지런함으로 내가 지나가는 길을 바꾸는 것은 내 삶을 바꾸는 일이기도 했다. -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