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총서명
(문학동네)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14}
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30405
가격
₩ 14,000
ISBN
9788954691741
페이지
364 p.
판형
130 X 205 mm
커버
Book
책 소개
2010년부터 우리 사회의 경향과 징후를 기록하는 매체로서 문학이 지니는 영향력을 믿으며 꾸준히 운영되어온 젊은작가상이 2023년 올해로 14회를 맞이했다. 데뷔 십 년 이하 작가들의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작가상은 지난해까지 모두 57명의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며 독자와 신인 작가를 잇는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작가는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이다. 데뷔작 「하긴」으로 2019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이미상이 올해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거머쥐었고,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읽는 이에게 경쾌한 즐거움을 선사해온 김멜라가 작년에 이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두 기수상자에 더하여 다섯 명의 작가가 올해 처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얼굴들을 널리 소개하는 것이 젊은작가상의 취지이니만큼 이들의 전복적인 시선과 한 발짝 앞서 걷는 이야기들이 더욱 뜻깊다. 일곱 편의 수상작은 그 무엇보다 자신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의 계보를 그린다. 두려워하기도, 흔들리기도, 무너지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단단하게 감아쥐어보는 인물들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 이야기들은, 이제 막 고립의 시기를 벗어난 우리에게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목차
대상 이미상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 007
작가노트 | 일기 같은 소설, 일기에 가까워지려는 소설
해설 | 소유정 모험으로 전복하기
김멜라 제 꿈 꾸세요 … 061
작가노트 | 펜, 깃털, 그리고 환영 인사
해설 | 전승민 커피포리의 물질계
성혜령 버섯 농장 … 115
작가노트 | 여기서 시작하겠습니다
해설 | 전청림 책임은 법보다 강하다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 153
작가노트 | 동생을 이해하기 위하여
해설 | 김보경 관종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공동의 행진
정선임 요카타 … 199
작가노트 | 소설을 써서, 다행이야
해설 | 박서양 발화의 시차로 다시 쓰는 해방의 역사
함윤이 자개장의 용도 … 243
작가노트 | 결국 이름을 적기는 했는데요
해설 | 임정균 금기의 역사와 탈주의 규칙
현호정 연필 샌드위치 … 291
작가노트 | 2021년 4월 20일의 일기
해설 | 인아영 가장 작은 맛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심사 경위 … 329
심사평 … 332
작가노트 | 일기 같은 소설, 일기에 가까워지려는 소설
해설 | 소유정 모험으로 전복하기
김멜라 제 꿈 꾸세요 … 061
작가노트 | 펜, 깃털, 그리고 환영 인사
해설 | 전승민 커피포리의 물질계
성혜령 버섯 농장 … 115
작가노트 | 여기서 시작하겠습니다
해설 | 전청림 책임은 법보다 강하다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 153
작가노트 | 동생을 이해하기 위하여
해설 | 김보경 관종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공동의 행진
정선임 요카타 … 199
작가노트 | 소설을 써서, 다행이야
해설 | 박서양 발화의 시차로 다시 쓰는 해방의 역사
함윤이 자개장의 용도 … 243
작가노트 | 결국 이름을 적기는 했는데요
해설 | 임정균 금기의 역사와 탈주의 규칙
현호정 연필 샌드위치 … 291
작가노트 | 2021년 4월 20일의 일기
해설 | 인아영 가장 작은 맛
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심사 경위 … 329
심사평 … 332
본문발췌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 때려죽여도 하기 싫은 일. 실은 너무 두려운 일. 왜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이 사람에게 더욱 수치심을 안겨주는 것일까.”(『문학과사회』 2022년 봄호(『이중 작가 초롱』, 문학동네, 2022))
- 이미상,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나는 나라는 존재를 빈 괄호로 두고 싶었다. 이제 죽은 나를 발견해주길 원하지 않았다. 내 죽음의 경위와 삶의 이력들을 오해 없이 완결하고 싶지도 않았다. 대신 나는 나와 이어진 사람의 꿈으로 가 그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창작과비평』 2022년 봄호(『제 꿈 꾸세요』, 문학동네, 2022))
- 김멜라, 「제 꿈 꾸세요」
우리가 아니라 네가 한 거지. 기진이 말했다. 진화는 잠시 말없이 기진을 쳐다봤다. 내가 억울한 빚이 생겼다고 말했을 때 너는 단 한 번도 나를 도와주겠다는 말을 안 했어. 너 어딘가 잘못된 거 아냐?(『에픽』 2022년 7·8·9월호)
- 성혜령, 「버섯 농장」
책도 아름답지만 내 몸도 아름다워. 문장도 아름답지만 내 가슴도 아름다워. 적절하게 찍힌 마침표도 아름답지만 함몰 유두인 내 젖꼭지도 아름다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오히려 감추라는 언니가 이상한 거야. 언니는 왜 우리의 몸을 핍박하는 거야? 언니의 몸은 언니의 식민지야? 언니는 왜 우리 몸을 강탈의 대상으로만 봐?(『악스트』 2022년 1/2월호(『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 은행나무, 2022))
-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요카타, 라고 말하면 마음이 놓였다. 요카타는 다행이다라는 말보다 더 다행 같았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어도 요카타라고 말하면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요카타, 라는 말로 체념하고 요카타, 라는 말로 달래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오늘을, 다시 내일을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에픽』 2022년 1·2·3월호(『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산북스, 2022))
- 정선임, 「요카타」
내게는 하나의 갈림길만 남았다. 한때 엄마가 앞둔 것과 같은 길이었다. 돌아가거나, 혹은 아주 멀리 가거나.(『구도가 만든 숲』, 안온북스, 2022)
- 함윤이, 「자개장의 용도」
‘먹어야 한다.’ 직관을 어떻게 부인할 수 있을까? 상처의 피를 참는 것이 불가능하듯 불가능할 따름. 그러므로 바뀐 처지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태도는 악몽을 꿀 때 가장 필요한 자세다. 투쟁은 겪어야 할 고문의 종류와 시간을 늘릴 뿐이다. 잠이란 애초에 휴식을 의미한다. 싸워서 무언가 얻어내거나 이겨야 하는 시간이 아니다. 죽음이 그렇듯이.(『자음과모음』 2022년 가을호)
- 현호정, 「연필 샌드위치」
P.23
훗날 목경은 책에 파먹힌 무경의 얼굴을 떠올리며 '버섯은 밖에 있었잖아……' 하고 생각했다. 자신이 버섯 그림을 참고삼아 진짜 버섯을 찾아다닌 것과 달리 무경은 버섯 그림에 만족했다. 오히려 무경이 책에서 얼굴을 떼고 허공을 볼 때, 거기서 진짜 버섯이 생겨나는 듯했다.
P.9
본래 목경이 카페에서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부류는 아니었다.
그러나 누구나 만나곤 한다. 누가 듣거나 말거나 목청껏 말하는무신경함을 넘어 카페의 모든 사람이 자기 말을 들어야 한다는듯 심하게 거들먹대는 사람을
P.13
˝도와주세요. 물건을 저에게 올려주세요.˝
P.23
˝커서 크게 되실 아가씨네!˝
P.25
푹 꺼진 마른 도랑에 남자 둘이 있었다. 또
˝하이라이트를 놓치셨네!˝
P.29
˝여성분이 충격을 받으셨나보네요.˝
˝분은 무슨.˝
P.28
˝안녕, 삼촌 해봐, 삼촌˝
P.55
① 할 수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음(불가능 - 무의)② 할 순 있지만 하기 싫음(가능-무의)③ 할 수 있으니 해야 함(가능 - 유의)
P.43
그들은 그대로 탕 안에 있었다. 수증기가 밀려왔다. 고모와 언니는 (주)둥지협동조합과 함께 다시 흐려졌다.
P.63
학교 음악 시간에 <메기의 추억>을 부르면 늘 같은 대목에서궁금증이 일었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P.72
˝뭐요.
챔바가 나를 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알고 싶어요?˝
˝햇반이랑 라면.˝
젊은이는 늘 있었다. 1920년대에도, 1950년대에도 어김없이젊은이는 나타났다. 시대가 변하며 사람들의 직업과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도 ‘젊은이‘는 늘 그대로인 것 같다. 마치 공공선을 위해존재하는 인류의 유전자처럼.
- 이미상,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나는 나라는 존재를 빈 괄호로 두고 싶었다. 이제 죽은 나를 발견해주길 원하지 않았다. 내 죽음의 경위와 삶의 이력들을 오해 없이 완결하고 싶지도 않았다. 대신 나는 나와 이어진 사람의 꿈으로 가 그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창작과비평』 2022년 봄호(『제 꿈 꾸세요』, 문학동네, 2022))
- 김멜라, 「제 꿈 꾸세요」
우리가 아니라 네가 한 거지. 기진이 말했다. 진화는 잠시 말없이 기진을 쳐다봤다. 내가 억울한 빚이 생겼다고 말했을 때 너는 단 한 번도 나를 도와주겠다는 말을 안 했어. 너 어딘가 잘못된 거 아냐?(『에픽』 2022년 7·8·9월호)
- 성혜령, 「버섯 농장」
책도 아름답지만 내 몸도 아름다워. 문장도 아름답지만 내 가슴도 아름다워. 적절하게 찍힌 마침표도 아름답지만 함몰 유두인 내 젖꼭지도 아름다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 오히려 감추라는 언니가 이상한 거야. 언니는 왜 우리의 몸을 핍박하는 거야? 언니의 몸은 언니의 식민지야? 언니는 왜 우리 몸을 강탈의 대상으로만 봐?(『악스트』 2022년 1/2월호(『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 은행나무, 2022))
-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요카타, 라고 말하면 마음이 놓였다. 요카타는 다행이다라는 말보다 더 다행 같았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어도 요카타라고 말하면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요카타, 라는 말로 체념하고 요카타, 라는 말로 달래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오늘을, 다시 내일을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에픽』 2022년 1·2·3월호(『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산북스, 2022))
- 정선임, 「요카타」
내게는 하나의 갈림길만 남았다. 한때 엄마가 앞둔 것과 같은 길이었다. 돌아가거나, 혹은 아주 멀리 가거나.(『구도가 만든 숲』, 안온북스, 2022)
- 함윤이, 「자개장의 용도」
‘먹어야 한다.’ 직관을 어떻게 부인할 수 있을까? 상처의 피를 참는 것이 불가능하듯 불가능할 따름. 그러므로 바뀐 처지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태도는 악몽을 꿀 때 가장 필요한 자세다. 투쟁은 겪어야 할 고문의 종류와 시간을 늘릴 뿐이다. 잠이란 애초에 휴식을 의미한다. 싸워서 무언가 얻어내거나 이겨야 하는 시간이 아니다. 죽음이 그렇듯이.(『자음과모음』 2022년 가을호)
- 현호정, 「연필 샌드위치」
P.23
훗날 목경은 책에 파먹힌 무경의 얼굴을 떠올리며 '버섯은 밖에 있었잖아……' 하고 생각했다. 자신이 버섯 그림을 참고삼아 진짜 버섯을 찾아다닌 것과 달리 무경은 버섯 그림에 만족했다. 오히려 무경이 책에서 얼굴을 떼고 허공을 볼 때, 거기서 진짜 버섯이 생겨나는 듯했다.
P.9
본래 목경이 카페에서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부류는 아니었다.
그러나 누구나 만나곤 한다. 누가 듣거나 말거나 목청껏 말하는무신경함을 넘어 카페의 모든 사람이 자기 말을 들어야 한다는듯 심하게 거들먹대는 사람을
P.13
˝도와주세요. 물건을 저에게 올려주세요.˝
P.23
˝커서 크게 되실 아가씨네!˝
P.25
푹 꺼진 마른 도랑에 남자 둘이 있었다. 또
˝하이라이트를 놓치셨네!˝
P.29
˝여성분이 충격을 받으셨나보네요.˝
˝분은 무슨.˝
P.28
˝안녕, 삼촌 해봐, 삼촌˝
P.55
① 할 수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음(불가능 - 무의)② 할 순 있지만 하기 싫음(가능-무의)③ 할 수 있으니 해야 함(가능 - 유의)
P.43
그들은 그대로 탕 안에 있었다. 수증기가 밀려왔다. 고모와 언니는 (주)둥지협동조합과 함께 다시 흐려졌다.
P.63
학교 음악 시간에 <메기의 추억>을 부르면 늘 같은 대목에서궁금증이 일었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P.72
˝뭐요.
챔바가 나를 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알고 싶어요?˝
˝햇반이랑 라면.˝
젊은이는 늘 있었다. 1920년대에도, 1950년대에도 어김없이젊은이는 나타났다. 시대가 변하며 사람들의 직업과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도 ‘젊은이‘는 늘 그대로인 것 같다. 마치 공공선을 위해존재하는 인류의 유전자처럼.
저자소개
이미상
2018년 웹진 〈비유〉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이중 작가 초롱]이 있다. 2019·2023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23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22년 문지문학상
김멜라
겨울에 태어난 돼지띠.
오랜 연인과 함께 애정하는 책 더미 속에서 근근이 다복하게 살고 있다.
소설집 [적어도 두 번] [제 꿈 꾸세요], 장편소설 [없는 층의 하이쎈스]를 썼고
문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24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22년 이효석문학상, 2021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 년 문지문학상
성혜령
2021년 단편소설 「윤 소 정」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14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버섯 농장]이 있다.
이서수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젊은 근희의 행진] [엄마를 절에 버리러], 중편소설 [몸과 여자들], 장편소설 [헬프 미 시스터] [당신의 4분 33초]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2023 젊은작가상,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21년 이효석문학상, 2020년 황산벌청년문학상
정선임
2018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가 있다.
함윤이
1992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23년 제14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호정
장편소설 [단명소녀 투쟁기] [고고의 구멍]이 있다. 2020년 박지리문학상, 2023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20년 박지리문학상
2018년 웹진 〈비유〉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이중 작가 초롱]이 있다. 2019·2023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23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22년 문지문학상
김멜라
겨울에 태어난 돼지띠.
오랜 연인과 함께 애정하는 책 더미 속에서 근근이 다복하게 살고 있다.
소설집 [적어도 두 번] [제 꿈 꾸세요], 장편소설 [없는 층의 하이쎈스]를 썼고
문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24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22년 이효석문학상, 2021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201 년 문지문학상
성혜령
2021년 단편소설 「윤 소 정」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14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버섯 농장]이 있다.
이서수
201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젊은 근희의 행진] [엄마를 절에 버리러], 중편소설 [몸과 여자들], 장편소설 [헬프 미 시스터] [당신의 4분 33초] 등이 있다.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2023 젊은작가상,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21년 이효석문학상, 2020년 황산벌청년문학상
정선임
2018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고양이는 사라지지 않는다]가 있다.
함윤이
1992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23년 제14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호정
장편소설 [단명소녀 투쟁기] [고고의 구멍]이 있다. 2020년 박지리문학상, 2023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수상 : 2020년 박지리문학상
서평
수상작
대상 이미상 ·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김멜라 · 「제 꿈 꾸세요」
성혜령 · 「버섯 농장」
이서수 · 「젊은 근희의 행진」
정선임 · 「요카타」
함윤이 · 「자개장의 용도」
현호정 · 「연필 샌드위치」
심사위원 강화길 구효서 신형철 오은교 정이현
선고위원 김보경 박서양 소유정 인아영 임정균 전승민 전청림
“재기와 모험으로 가득찬 이야기꾸러미”
나의 자리를 찾아 떠나는 일곱 편의 여정
2010년부터 우리 사회의 경향과 징후를 기록하는 매체로서 문학이 지니는 영향력을 믿으며 꾸준히 운영되어온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14회를 맞이했다. 데뷔 십 년 이하 작가들의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작가상은 지난해까지 모두 57명의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며 독자와 신인 작가를 잇는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작가는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이다. 데뷔작 「하긴」으로 2019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이미상이 올해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거머쥐었고,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읽는 이에게 경쾌한 즐거움을 선사해온 김멜라가 작년에 이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두 기수상자에 더하여 다섯 명의 작가가 올해 처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얼굴들을 널리 소개하는 것이 젊은작가상의 취지이니만큼 이들의 전복적인 시선과 한 발짝 앞서 걷는 이야기들이 더욱 뜻깊다. 일곱 편의 수상작은 그 무엇보다 자신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의 계보를 그린다. 두려워하기도, 흔들리기도, 무너지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단단하게 감아쥐어보는 인물들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 이야기들은, 이제 막 고립의 시기를 벗어난 우리에게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
이미상의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은 자신을 믿으며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의 힘, 그리고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을 대신 해주는 결속의 힘에 관한 이야기다. 집안의 돌봄 노동을 도맡으면서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고모가 세상을 떠나고, 이를 수습하던 목경은 카페에서 소설쓰기 방법에 관한 작가 자매의 대화를 듣게 된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목경은 어린 시절 고모를 따라 언니 무경과 함께 떠났던 사냥 모험을 떠올린다. 액자식 구성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며 서서히 이야기의 핵심에 다가가는 이 작품은 압도적인 기세를 자랑하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품에 안았다. 김멜라의 「제 꿈 꾸세요」는 자살에 실패한 ‘나’가 다시 살아보고자 먹은 초코바 때문에 질식해 사망한 후 자신의 시체를 발견해줄 사람을 정해 그의 꿈속으로 찾아가야 하는 상황을 그린다. 사랑하는 이들의 꿈으로 가 그들을 슬프게 하는 대신 즐겁게 만들겠다는 ‘나’의 결심에서 이미 벌어진 죽음에 압도되지 않고 해피엔딩을 만들어내는 전복적인 상상력을 찾아볼 수 있다. 성혜령의 「버섯 농장」은 휴대폰 명의 도용 사기를 당한 진화가 고등학교 친구인 기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되는 서늘하고 긴장감 넘치는 여정을 좇는다. 극복과 구원을 믿지 않고, 단지 스스로를 지탱하며 살아가는 청년의 현재가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서수의 「젊은 근희의 행진」은 언니 문희가 직장을 그만두고 유튜버가 된 동생 근희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자신을 전시하는 일이 더이상 특별한 일로 여겨지지 않는 지금 이 시대를 꿋꿋하게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정선임의 「요카타」는 죽은 언니의 이름과 나이를 물려받아 평생을 살아온 한 할머니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삶을 요약해보는 시간을 마련해줌으로써 개인의 서사가 시대의 요구에 의해 어떤 경위로 재편되고 납작해지고 마는지 진중하게 질문한다. 함윤이의 「자개장의 용도」는 순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자개장을 사 대에 걸쳐 활용해온 여성들의 삶을 펼쳐 보인다. 위 세대 여성들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자개장의 용도를 결정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해방과 회귀의 의미는 다시 쓰이게 된다. 현호정의 「연필 샌드위치」는 식이장애에 시달리는 ‘나’가 꾸는, 연필로 만든 샌드위치를 씹어 삼켜야만 하는 독특한 악몽을 통해 누군가를 위한 밥상을 차리고 그 밥상을 받는 일의 숭고함과 역겨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먹고 먹여야 하는 여성들의 질긴 돌봄의 내력이 읽는 이를 숨죽이게 한다.
*
치열한 난상토론을 통해 최종 결정된 올해의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김멜라 「제 꿈 꾸세요」, 성혜령 「버섯 농장」, 이미상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정선임 「요카타」, 함윤이 「자개장의 용도」, 현호정 「연필 샌드위치」. 이중 읽는 이의 역량을 자극하는 호전적인 작품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미 비평계의 찬사를 두루 받았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대상 선정을 주저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기세와 풍채를 자랑하는 작품이기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결정이 되었다. 모든 수상 작가에게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그사이 믿음을 주는 작가로 거듭나고 있는 젊은작가상 기수상자 김멜라와 이미상을 제외하고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은 비교적 독자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작가들이다. 세대와 젠더, 역사와 재현, 노동과 사회, 현실과 환상을 가로지르며 전개되는 이 창의적인 작품들을 함께 감상하며 이들의 다음 행보를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올해에도 독자들에게 재기와 모험으로 가득찬 이야기꾸러미를 건넬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 이 작품들이 각자의 진의를 겨누는 방식과 그 방향들에 대해 함께 토론해주신다면 좋겠다. _‘심사 경위’에서
* 젊은작가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각 7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되며, 수상작품집의 인세(10%)가 상금을 상회할 경우 초과분에 대한 인세를 수상자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 지급한다. 수상작품집은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특별보급가로 판매한다.
대상 이미상 ·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김멜라 · 「제 꿈 꾸세요」
성혜령 · 「버섯 농장」
이서수 · 「젊은 근희의 행진」
정선임 · 「요카타」
함윤이 · 「자개장의 용도」
현호정 · 「연필 샌드위치」
심사위원 강화길 구효서 신형철 오은교 정이현
선고위원 김보경 박서양 소유정 인아영 임정균 전승민 전청림
“재기와 모험으로 가득찬 이야기꾸러미”
나의 자리를 찾아 떠나는 일곱 편의 여정
2010년부터 우리 사회의 경향과 징후를 기록하는 매체로서 문학이 지니는 영향력을 믿으며 꾸준히 운영되어온 젊은작가상이 올해로 14회를 맞이했다. 데뷔 십 년 이하 작가들의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작가상은 지난해까지 모두 57명의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며 독자와 신인 작가를 잇는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작가는 이미상 김멜라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이다. 데뷔작 「하긴」으로 2019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이미상이 올해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거머쥐었고, 한계 없는 상상력으로 읽는 이에게 경쾌한 즐거움을 선사해온 김멜라가 작년에 이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두 기수상자에 더하여 다섯 명의 작가가 올해 처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새로운 얼굴들을 널리 소개하는 것이 젊은작가상의 취지이니만큼 이들의 전복적인 시선과 한 발짝 앞서 걷는 이야기들이 더욱 뜻깊다. 일곱 편의 수상작은 그 무엇보다 자신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이들의 계보를 그린다. 두려워하기도, 흔들리기도, 무너지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단단하게 감아쥐어보는 인물들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 이야기들은, 이제 막 고립의 시기를 벗어난 우리에게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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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상의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은 자신을 믿으며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의 힘, 그리고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을 대신 해주는 결속의 힘에 관한 이야기다. 집안의 돌봄 노동을 도맡으면서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고모가 세상을 떠나고, 이를 수습하던 목경은 카페에서 소설쓰기 방법에 관한 작가 자매의 대화를 듣게 된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목경은 어린 시절 고모를 따라 언니 무경과 함께 떠났던 사냥 모험을 떠올린다. 액자식 구성으로 궁금증을 자아내며 서서히 이야기의 핵심에 다가가는 이 작품은 압도적인 기세를 자랑하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품에 안았다. 김멜라의 「제 꿈 꾸세요」는 자살에 실패한 ‘나’가 다시 살아보고자 먹은 초코바 때문에 질식해 사망한 후 자신의 시체를 발견해줄 사람을 정해 그의 꿈속으로 찾아가야 하는 상황을 그린다. 사랑하는 이들의 꿈으로 가 그들을 슬프게 하는 대신 즐겁게 만들겠다는 ‘나’의 결심에서 이미 벌어진 죽음에 압도되지 않고 해피엔딩을 만들어내는 전복적인 상상력을 찾아볼 수 있다. 성혜령의 「버섯 농장」은 휴대폰 명의 도용 사기를 당한 진화가 고등학교 친구인 기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되는 서늘하고 긴장감 넘치는 여정을 좇는다. 극복과 구원을 믿지 않고, 단지 스스로를 지탱하며 살아가는 청년의 현재가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서수의 「젊은 근희의 행진」은 언니 문희가 직장을 그만두고 유튜버가 된 동생 근희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자신을 전시하는 일이 더이상 특별한 일로 여겨지지 않는 지금 이 시대를 꿋꿋하게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정선임의 「요카타」는 죽은 언니의 이름과 나이를 물려받아 평생을 살아온 한 할머니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삶을 요약해보는 시간을 마련해줌으로써 개인의 서사가 시대의 요구에 의해 어떤 경위로 재편되고 납작해지고 마는지 진중하게 질문한다. 함윤이의 「자개장의 용도」는 순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자개장을 사 대에 걸쳐 활용해온 여성들의 삶을 펼쳐 보인다. 위 세대 여성들과는 또다른 방식으로 자개장의 용도를 결정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해방과 회귀의 의미는 다시 쓰이게 된다. 현호정의 「연필 샌드위치」는 식이장애에 시달리는 ‘나’가 꾸는, 연필로 만든 샌드위치를 씹어 삼켜야만 하는 독특한 악몽을 통해 누군가를 위한 밥상을 차리고 그 밥상을 받는 일의 숭고함과 역겨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먹고 먹여야 하는 여성들의 질긴 돌봄의 내력이 읽는 이를 숨죽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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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난상토론을 통해 최종 결정된 올해의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김멜라 「제 꿈 꾸세요」, 성혜령 「버섯 농장」, 이미상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이서수 「젊은 근희의 행진」, 정선임 「요카타」, 함윤이 「자개장의 용도」, 현호정 「연필 샌드위치」. 이중 읽는 이의 역량을 자극하는 호전적인 작품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미 비평계의 찬사를 두루 받았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대상 선정을 주저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기세와 풍채를 자랑하는 작품이기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결정이 되었다. 모든 수상 작가에게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그사이 믿음을 주는 작가로 거듭나고 있는 젊은작가상 기수상자 김멜라와 이미상을 제외하고 성혜령, 이서수, 정선임, 함윤이, 현호정은 비교적 독자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작가들이다. 세대와 젠더, 역사와 재현, 노동과 사회, 현실과 환상을 가로지르며 전개되는 이 창의적인 작품들을 함께 감상하며 이들의 다음 행보를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올해에도 독자들에게 재기와 모험으로 가득찬 이야기꾸러미를 건넬 수 있어 더없이 기쁘다. 이 작품들이 각자의 진의를 겨누는 방식과 그 방향들에 대해 함께 토론해주신다면 좋겠다. _‘심사 경위’에서
* 젊은작가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각 7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되며, 수상작품집의 인세(10%)가 상금을 상회할 경우 초과분에 대한 인세를 수상자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어 지급한다. 수상작품집은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특별보급가로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