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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 Trust : 에르난 디아스 장편소설
원서명
Trust
총서명
문학동네 세계문학{}
저자
번역자
원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30224
가격
₩ 17,000
ISBN
9788954691673
페이지
484 p.
판형
140 X 210 mm
커버
Book
책 소개
첫 작품 『먼 곳에서』가 퓰리처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단숨에 미국 문단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젊은 거장 에르난 디아스. 그가 두번째 장편소설 『트러스트』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1920년대 월 스트리트를 주요 배경으로 한 『트러스트』는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경제, 금융, 돈, 권력, 계급 등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트러스트’라는 제목이 신뢰와 믿음이라는 가치뿐 아니라 기업합동이라는 경제적 개념을 의미하듯, 이 소설 또한 여러 영역의 ‘트러스트’를 모두 탐구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텍스트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어떤 내러티브를 믿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의 결혼생활을 통해 부부 사이의 신뢰를 이야기하며, 인간사 전체에서 신뢰와 배신이라는 것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그러는 한편으로 작가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전능함을 가졌지만 동시에 비실재적이고 허구적인 존재로서의 ‘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20세기 초 주식시장과 금융계를 사실적으로 그리며 월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금융자본의 특성과 그 추상적인 구조를 파헤치고, 부와 권력이라는 신화의 허상을 우리 앞에 낱낱이 드러낸다. 그리고 자본주의, 금융, 권력, 계급과 같은, 시대를 초월해 현재에도 여전히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트러스트’라는 제목이 신뢰와 믿음이라는 가치뿐 아니라 기업합동이라는 경제적 개념을 의미하듯, 이 소설 또한 여러 영역의 ‘트러스트’를 모두 탐구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텍스트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어떤 내러티브를 믿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의 결혼생활을 통해 부부 사이의 신뢰를 이야기하며, 인간사 전체에서 신뢰와 배신이라는 것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그러는 한편으로 작가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전능함을 가졌지만 동시에 비실재적이고 허구적인 존재로서의 ‘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20세기 초 주식시장과 금융계를 사실적으로 그리며 월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금융자본의 특성과 그 추상적인 구조를 파헤치고, 부와 권력이라는 신화의 허상을 우리 앞에 낱낱이 드러낸다. 그리고 자본주의, 금융, 권력, 계급과 같은, 시대를 초월해 현재에도 여전히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목차
채권
해럴드 배너 _009
나의 인생
앤드루 베벨 _149
회고록을 기억하며
아이다 파르텐자 _221
선물
밀드레드 베벨 _421
감사의 말 _477
옮긴이의 말 _479
해럴드 배너 _009
나의 인생
앤드루 베벨 _149
회고록을 기억하며
아이다 파르텐자 _221
선물
밀드레드 베벨 _421
감사의 말 _477
옮긴이의 말 _479
본문발췌
P.69
평생 자족적으로 살아왔다는 점을 자랑으로 삼던 사람이 문득 세상을 완전하게 만드는 건 친밀함이라는 걸 깨달으면, 친밀함은 참을 수 없는 짐이 될 수 있다. 축복을 발견하면 그 축복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니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에게 과연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권리가 있는지 의심한다. 사랑하는 상대가 자신의 숭배를 지루하다고 느낄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상대에 대한 갈망이 그들로서는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드러났을지 몰라 두려워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 모든 의문과 걱정의 무게에 허리가 굽어져 자신의 내면을 보게 되고, 동반자 관계에서 새로 발견한 기쁨 탓에 이제는 떨쳐버렸다고 생각했던 고독을 더욱 깊이 표현하게 된다.
P.88
사람들은 대부분 각자가 승리에 있어서는 적극적 주체이지만 실패에 있어서는 수동적 객체일 뿐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승리하는 건 우리지만, 실패하는 건 우리가 아니다―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난 힘 때문에 망가지는 것뿐이다.
P.135
헬렌이 그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적막한 폐허와도 같았다. 무언가 망가지고 버려졌다. 존재가 소진되었다. 그녀의 눈은 벤저민을 보지 않았다. 그저 벤저민이 안쪽의 잔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벤저민은 허리를 숙이고 그녀의 그을린 이마에 입을 맞춘 뒤 그녀가 무척 용감했다고, 잘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미소 짓고 있는 것이기를 바랐다.
P.248~249
“돈은 공상적인 상품이야. 돈은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지만 세상의 모든 음식과 옷을 나타내지. 그래서 돈이 허구라는 거야. 바로 그 점 때문에 돈은 우리가 다른 모든 상품의 가치를 매기는 척도가 된다. 무슨 뜻이냐고? 그 말은 돈이 보편적 상품이 된다는 거야. 하지만 기억하거라. 돈은 허구야. 순전히 공상적인 형태의 상품이지, 그렇지? 금융자본은 더더욱 그래. 증권, 주식, 채권 같은 것들. 강 건너의 저 노상강도들이 사고파는 것에 뭐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 증권이나 주식 같은 그 모든 쓰레기는 그저 미래 가치에 대한 주장일 뿐이야. 그러니까 돈이 허구라면 금융자본은 허구의 허구인 거지. 저 범죄자들이 거래하는 건 그것뿐이다. 허구.”
P.305
“내 일은 정답을 맞히는 거야. 언제나. 조금이라도 틀리면, 나는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서 내 실수가 더이상 실수가 아니게 되도록 하네. 현실을 조정해서 내 실수에 맞도록 구부리지.”
P.311
그 남자들 각각의 개인적인 특징은―카네기의 자족적인 독실함, 그랜트의 근본적인 품위, 포드의 딱딱한 실용주의, 쿨리지의 수사적 검약 등등―당시 내가 생각하던 그들 모두의 공통점 앞에 무너져내렸다. 즉, 그들은 모두 아무런 의심 없이 자신의 이야기는 들을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자신들의 말이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야 마땅하다고, 자신들의 결점 없는 삶에 관한 이야기는 반드시 전해져야 한다고. 그들 모두가 내 아버지에게 있던, 바로 그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야말로 베벨이 글로 옮기고 싶어하는 확신이라는 걸 알았다.
평생 자족적으로 살아왔다는 점을 자랑으로 삼던 사람이 문득 세상을 완전하게 만드는 건 친밀함이라는 걸 깨달으면, 친밀함은 참을 수 없는 짐이 될 수 있다. 축복을 발견하면 그 축복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니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에게 과연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권리가 있는지 의심한다. 사랑하는 상대가 자신의 숭배를 지루하다고 느낄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상대에 대한 갈망이 그들로서는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드러났을지 몰라 두려워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 모든 의문과 걱정의 무게에 허리가 굽어져 자신의 내면을 보게 되고, 동반자 관계에서 새로 발견한 기쁨 탓에 이제는 떨쳐버렸다고 생각했던 고독을 더욱 깊이 표현하게 된다.
P.88
사람들은 대부분 각자가 승리에 있어서는 적극적 주체이지만 실패에 있어서는 수동적 객체일 뿐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승리하는 건 우리지만, 실패하는 건 우리가 아니다―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난 힘 때문에 망가지는 것뿐이다.
P.135
헬렌이 그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적막한 폐허와도 같았다. 무언가 망가지고 버려졌다. 존재가 소진되었다. 그녀의 눈은 벤저민을 보지 않았다. 그저 벤저민이 안쪽의 잔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벤저민은 허리를 숙이고 그녀의 그을린 이마에 입을 맞춘 뒤 그녀가 무척 용감했다고, 잘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미소 짓고 있는 것이기를 바랐다.
P.248~249
“돈은 공상적인 상품이야. 돈은 먹을 수도, 입을 수도 없지만 세상의 모든 음식과 옷을 나타내지. 그래서 돈이 허구라는 거야. 바로 그 점 때문에 돈은 우리가 다른 모든 상품의 가치를 매기는 척도가 된다. 무슨 뜻이냐고? 그 말은 돈이 보편적 상품이 된다는 거야. 하지만 기억하거라. 돈은 허구야. 순전히 공상적인 형태의 상품이지, 그렇지? 금융자본은 더더욱 그래. 증권, 주식, 채권 같은 것들. 강 건너의 저 노상강도들이 사고파는 것에 뭐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 증권이나 주식 같은 그 모든 쓰레기는 그저 미래 가치에 대한 주장일 뿐이야. 그러니까 돈이 허구라면 금융자본은 허구의 허구인 거지. 저 범죄자들이 거래하는 건 그것뿐이다. 허구.”
P.305
“내 일은 정답을 맞히는 거야. 언제나. 조금이라도 틀리면, 나는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서 내 실수가 더이상 실수가 아니게 되도록 하네. 현실을 조정해서 내 실수에 맞도록 구부리지.”
P.311
그 남자들 각각의 개인적인 특징은―카네기의 자족적인 독실함, 그랜트의 근본적인 품위, 포드의 딱딱한 실용주의, 쿨리지의 수사적 검약 등등―당시 내가 생각하던 그들 모두의 공통점 앞에 무너져내렸다. 즉, 그들은 모두 아무런 의심 없이 자신의 이야기는 들을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자신들의 말이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야 마땅하다고, 자신들의 결점 없는 삶에 관한 이야기는 반드시 전해져야 한다고. 그들 모두가 내 아버지에게 있던, 바로 그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야말로 베벨이 글로 옮기고 싶어하는 확신이라는 걸 알았다.
저자소개
1973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스웨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미국으로 가 뉴욕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소설 『먼 곳에서』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첫 작품으로 단숨에 미국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사로얀 국제상, 캐벌 어워드, 뉴 아메리칸 보이스 어워드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트러스트』(2022)는 작가의 두번째 소설로, 1920년대 월 스트리트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둔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 소설은 커커스상을 수상하고 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며, <뉴욕 타임스> <타임> <워싱턴 포스트> 올해의 책 top 10에 이름을 올린 것을 포함해 서른 개가 넘는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으며, HBO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에르난 디아스는 <파리 리뷰> <하퍼스> <애틀랜틱> <그란타> 등의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고, 구겐하임 펠로십, 와이팅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34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2017년 소설 『먼 곳에서』를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첫 작품으로 단숨에 미국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사로얀 국제상, 캐벌 어워드, 뉴 아메리칸 보이스 어워드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트러스트』(2022)는 작가의 두번째 소설로, 1920년대 월 스트리트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둔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 소설은 커커스상을 수상하고 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며, <뉴욕 타임스> <타임> <워싱턴 포스트> 올해의 책 top 10에 이름을 올린 것을 포함해 서른 개가 넘는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으며, HBO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에르난 디아스는 <파리 리뷰> <하퍼스> <애틀랜틱> <그란타> 등의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고, 구겐하임 펠로십, 와이팅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 34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역자소개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사회학을 공부했으며, 동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중적으로 널리 읽히면서도 새로운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 책을 쓰거나 소개하겠다는 목표로 활동 중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개정판),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그후의 삶] [프로젝트 헤일메리] [미스터리 작가를 위한 법의학 Q&A]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서평
2022 올해의 책 최다 선정 소설!!
★★★★★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 올해의 책 top 10
버락 오바마, NPR, <뉴요커> <가디언> <보그> 등 36개 매체 선정 올해의 책
2022 커커스상 수상, 부커상 후보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HBO 시리즈 제작 예정
★★★★★
부와 성공이라는 신화, 돈과 사랑이라는 허상,
그리고 남편과 아내라는 역할. 작가 에르난 디아스는 우아한 춤을 추듯
그 사이를 빠져나가며 우리에게 무엇을 믿느냐고 되묻는다.
지독히 현실적이면서 놀라울 만큼 환상적인 소설이다.
정한아(소설가)
믿음 그 자체가 현실이라면, 믿음을 조정하고
구부리는 일에 나서야 하는가, 혹은 막아야 하는가.
깊고 지적인 질문을 매끄러운 이야기에 담아낸 솜씨에 찬사를 보낸다.
장강명(소설가)
첫 작품 『먼 곳에서』(2017)가 퓰리처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단숨에 미국 문단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젊은 거장 에르난 디아스. 그가 두번째 장편소설 『트러스트』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2022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작품은 연말 각종 언론 매체가 선정하는 올해의 책 리스트에 거의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에서 올해의 책 top 10으로 선정된 것을 포함해 <뉴요커> <보스턴 글로브> <가디언> <보그>, NPR 등 서른 개가 훌쩍 넘는 매체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올해의 책으로 뽑힌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커커스상을 수상하고 부커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작가의 탁월함을 입증했다.
1920년대 월 스트리트를 주요 배경으로 한 『트러스트』는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경제, 금융, 돈, 권력, 계급 등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소설의 제목 ‘트러스트(Trust)’는 신뢰, 신탁, 위탁, 기업합동 등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는 단어로, 같은 인물에 대한 여러 이야기 중 어느 이야기가 신뢰할 만한지, 어느 서술을 믿을 것인지 등의 질문을 담은 중의적 의미로 쓰였다.
20세기 초 월 스트리트를 지배했던 인물
그에 대한 네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
『트러스트』는 크게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소설, 자서전, 회고록, 일기의 형식으로 동일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작품을 여는 첫 챕터 ‘채권’은 해럴드 배너라는 가상의 작가가 쓴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 ‘채권’의 주인공은 담배 무역으로 성공해 커다란 부를 축적한 집안의 후손 벤저민 래스크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담배 사업을 처분하고 가문의 부와 타고난 수학적 감각을 활용해 금융계에 뛰어든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교 모임에 나가기보다는 은둔자에 가까울 정도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벤저민에게 투기의 고립되고도 자족적인 성질은 너무도 잘 맞았다. 그는 단 한 장의 지폐도 만질 필요가 없으며 자신의 거래로 영향을 받는 사물이나 사람들과도 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는 금융계에서, 주가를 조작하거나 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개인적 이득을 올리는 등 비윤리적 선택도 마다하지 않으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아나간다. 인생의 중간 지점을 지나면서 그는 어렴풋하게나마 결혼을 고려하게 되고, 이때 그의 앞에 명성은 있으나 재산은 없는 유서 깊은 가문 출신의 헬렌이 나타난다.
해외를 떠돌며 어린 시절을 보낸 헬렌은 혼자 있는 시간과 외로움이라는 감각에 고양감을 느끼는 사람으로, 벤저민의 고독 속에서 그녀 자신의 고독과 자유를 찾는다. 두 사람은 적당한 거리감이 있는 친밀감 속에서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해나가고, 벤저민이 월 스트리트에서 천재 투자자로서 명성을 얻어가는 동안 헬렌은 당대의 유명한 음악가를 집으로 초대해 작은 음악회를 여는 등 예술계의 후원자로 활동한다. 그러나 1929년 미국에 전례없는 대공황이 찾아오면서 부부의 삶에도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채권’에 뒤이은 두번째 챕터에서는 ‘나의 인생’이라는 제목의 미완성 자서전이 펼쳐진다. 앤드루 베벨, 즉 ‘채권’에 등장한 벤저민 래스크의 실제 모델인 인물이 자신의 삶과 일, 아내 밀드레드와의 결혼생활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한 것이다. 앤드루 베벨은 자신의 삶에 대한 소문과 허구에 반박하고자 이 자서전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며 “개인의 이득은 국가의 선과 일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선조의 가르침을 토대로 자신이 개인적 성취를 이룬 동시에 국가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주장을 펼친다. 불완전한 문장과 개요, 지시사항 등이 군데군데 남아 있는 이 자서전에서 앤드루의 아내 밀드레드는 예술을 사랑하고 꽃꽂이를 좋아하는, 연약한 천성을 가진 섬세하고 가정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이어지는 세번째 챕터 ‘회고록을 기억하며’는 아이다 파르텐자라는 작가가 쓴 글로, 그녀는 젊은 시절 앤드루 베벨의 비서이자 자서전 대필 작가로 일했던 경험을 회고록으로 풀어내며 그녀의 시각에서 본 베벨 부부의 모습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네번째 챕터 ‘선물’에서 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만 그려졌던 인물 밀드레드 베벨이 직접 쓴 일기가 등장해 독자에게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다.
소설 속의 소설, 자서전, 회고록, 일기.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신뢰하겠는가?
20세기 초 월 스트리트의 거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그 실제 모델이 소설의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쓴 자서전, 그 자서전을 대필한 작가의 회고록,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의 세 글에서 계속 타인의 관점으로만 서술될 뿐 한 번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아내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 에르난 디아스는 하나의 이야기를 네 개의 서로 다른 형식의 글로 변주하며 각각의 이야기에 걸맞은 문체와 분위기를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소설 ‘채권’은 마치 이디스 워턴이나 피츠제럴드가 쓴 지난 세기의 고전 같은 느낌을 풍기고, 미완성 자서전에서는 스스로가 얼마나 큰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남자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탁월함은 정교하게 구축된 네 개의 글이 서로서로 영향을 끼치며 매끄러우면서도 힘있는 하나의 내러티브를 완성한다는 데서 나온다. 당연하게도 하나의 이야기는 서술자가 누구냐에 따라 조금씩 내용이 달라지고 네 개의 글 중 어느 것도 전체적인 상을 보여주지 않는데, 그렇기에 독자는 하나의 글이 끝나고 다른 글이 시작될 때마다 이전의 서술자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과연 무엇이 ‘진짜’ 이야기이고 누구의 이야기를 믿어야할 것인지 끊임없이 추측하며 퍼즐을 맞춰나가듯 소설을 읽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가 마지막에 진실을 드러낼 때 독자는 훌륭한 문학작품이 주는 감정적 충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 작품에서 확실한 것은 오직 작가 디아스의 탁월함,
그리고 꼭 읽어야 하는 이 책의 가치다.” _워싱턴 포스트
‘트러스트’라는 제목이 신뢰와 믿음이라는 가치뿐 아니라 기업합동이라는 경제적 개념을 의미하듯, 이 소설 또한 여러 영역의 ‘트러스트’를 모두 탐구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텍스트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어떤 내러티브를 믿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의 결혼생활을 통해 부부 사이의 신뢰를 이야기하며, 인간사 전체에서 신뢰와 배신이라는 것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그러는 한편으로 작가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전능함을 가졌지만 동시에 비실재적이고 허구적인 존재로서의 ‘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20세기 초 주식시장과 금융계를 사실적으로 그리며 월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금융자본의 특성과 그 추상적인 구조를 파헤치고, 부와 권력이라는 신화의 허상을 우리 앞에 낱낱이 드러낸다. 그리고 자본주의, 금융, 권력, 계급과 같은, 시대를 초월해 현재에도 여전히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소설 속에서 앤드루 베벨은 자신의 자서전을 대필하는 아이다 파르텐자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내 일은 정답을 맞히는 거야. 언제나. 조금이라도 틀리면, 나는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서 내 실수가 더이상 실수가 아니게 되도록 하네. 현실을 조정해서 내 실수에 맞도록 구부리지.”
『트러스트』를 통해 작가 에르난 디아스는 독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듯하다. 돈과 권력을 가진 누군가의 손에서 조정되고 구부러지는 현실 속에서 당신은 과연 누구의 이야기를 신뢰하겠느냐고.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면, 독자는 그 질문을 곱씹으면서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네 개의 글을 다시 한번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독특하면서도 정교한 형식,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문제를 직시하는 통찰력 있는 시각, 겹겹이 쌓인 절묘한 레이어와 아름다운 문장, 놀라움이 가득한 황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음미하면서.
★★★★★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 올해의 책 top 10
버락 오바마, NPR, <뉴요커> <가디언> <보그> 등 36개 매체 선정 올해의 책
2022 커커스상 수상, 부커상 후보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HBO 시리즈 제작 예정
★★★★★
부와 성공이라는 신화, 돈과 사랑이라는 허상,
그리고 남편과 아내라는 역할. 작가 에르난 디아스는 우아한 춤을 추듯
그 사이를 빠져나가며 우리에게 무엇을 믿느냐고 되묻는다.
지독히 현실적이면서 놀라울 만큼 환상적인 소설이다.
정한아(소설가)
믿음 그 자체가 현실이라면, 믿음을 조정하고
구부리는 일에 나서야 하는가, 혹은 막아야 하는가.
깊고 지적인 질문을 매끄러운 이야기에 담아낸 솜씨에 찬사를 보낸다.
장강명(소설가)
첫 작품 『먼 곳에서』(2017)가 퓰리처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단숨에 미국 문단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젊은 거장 에르난 디아스. 그가 두번째 장편소설 『트러스트』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2022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작품은 연말 각종 언론 매체가 선정하는 올해의 책 리스트에 거의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에서 올해의 책 top 10으로 선정된 것을 포함해 <뉴요커> <보스턴 글로브> <가디언> <보그>, NPR 등 서른 개가 훌쩍 넘는 매체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올해의 책으로 뽑힌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커커스상을 수상하고 부커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과 작가의 탁월함을 입증했다.
1920년대 월 스트리트를 주요 배경으로 한 『트러스트』는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경제, 금융, 돈, 권력, 계급 등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소설의 제목 ‘트러스트(Trust)’는 신뢰, 신탁, 위탁, 기업합동 등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는 단어로, 같은 인물에 대한 여러 이야기 중 어느 이야기가 신뢰할 만한지, 어느 서술을 믿을 것인지 등의 질문을 담은 중의적 의미로 쓰였다.
20세기 초 월 스트리트를 지배했던 인물
그에 대한 네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
『트러스트』는 크게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소설, 자서전, 회고록, 일기의 형식으로 동일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작품을 여는 첫 챕터 ‘채권’은 해럴드 배너라는 가상의 작가가 쓴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 ‘채권’의 주인공은 담배 무역으로 성공해 커다란 부를 축적한 집안의 후손 벤저민 래스크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담배 사업을 처분하고 가문의 부와 타고난 수학적 감각을 활용해 금융계에 뛰어든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교 모임에 나가기보다는 은둔자에 가까울 정도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벤저민에게 투기의 고립되고도 자족적인 성질은 너무도 잘 맞았다. 그는 단 한 장의 지폐도 만질 필요가 없으며 자신의 거래로 영향을 받는 사물이나 사람들과도 관계를 맺을 필요가 없는 금융계에서, 주가를 조작하거나 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개인적 이득을 올리는 등 비윤리적 선택도 마다하지 않으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아나간다. 인생의 중간 지점을 지나면서 그는 어렴풋하게나마 결혼을 고려하게 되고, 이때 그의 앞에 명성은 있으나 재산은 없는 유서 깊은 가문 출신의 헬렌이 나타난다.
해외를 떠돌며 어린 시절을 보낸 헬렌은 혼자 있는 시간과 외로움이라는 감각에 고양감을 느끼는 사람으로, 벤저민의 고독 속에서 그녀 자신의 고독과 자유를 찾는다. 두 사람은 적당한 거리감이 있는 친밀감 속에서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해나가고, 벤저민이 월 스트리트에서 천재 투자자로서 명성을 얻어가는 동안 헬렌은 당대의 유명한 음악가를 집으로 초대해 작은 음악회를 여는 등 예술계의 후원자로 활동한다. 그러나 1929년 미국에 전례없는 대공황이 찾아오면서 부부의 삶에도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채권’에 뒤이은 두번째 챕터에서는 ‘나의 인생’이라는 제목의 미완성 자서전이 펼쳐진다. 앤드루 베벨, 즉 ‘채권’에 등장한 벤저민 래스크의 실제 모델인 인물이 자신의 삶과 일, 아내 밀드레드와의 결혼생활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한 것이다. 앤드루 베벨은 자신의 삶에 대한 소문과 허구에 반박하고자 이 자서전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며 “개인의 이득은 국가의 선과 일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선조의 가르침을 토대로 자신이 개인적 성취를 이룬 동시에 국가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주장을 펼친다. 불완전한 문장과 개요, 지시사항 등이 군데군데 남아 있는 이 자서전에서 앤드루의 아내 밀드레드는 예술을 사랑하고 꽃꽂이를 좋아하는, 연약한 천성을 가진 섬세하고 가정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이어지는 세번째 챕터 ‘회고록을 기억하며’는 아이다 파르텐자라는 작가가 쓴 글로, 그녀는 젊은 시절 앤드루 베벨의 비서이자 자서전 대필 작가로 일했던 경험을 회고록으로 풀어내며 그녀의 시각에서 본 베벨 부부의 모습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네번째 챕터 ‘선물’에서 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만 그려졌던 인물 밀드레드 베벨이 직접 쓴 일기가 등장해 독자에게 놀라운 반전을 선사한다.
소설 속의 소설, 자서전, 회고록, 일기.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신뢰하겠는가?
20세기 초 월 스트리트의 거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그 실제 모델이 소설의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쓴 자서전, 그 자서전을 대필한 작가의 회고록,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의 세 글에서 계속 타인의 관점으로만 서술될 뿐 한 번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아내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 에르난 디아스는 하나의 이야기를 네 개의 서로 다른 형식의 글로 변주하며 각각의 이야기에 걸맞은 문체와 분위기를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소설 ‘채권’은 마치 이디스 워턴이나 피츠제럴드가 쓴 지난 세기의 고전 같은 느낌을 풍기고, 미완성 자서전에서는 스스로가 얼마나 큰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남자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정한 탁월함은 정교하게 구축된 네 개의 글이 서로서로 영향을 끼치며 매끄러우면서도 힘있는 하나의 내러티브를 완성한다는 데서 나온다. 당연하게도 하나의 이야기는 서술자가 누구냐에 따라 조금씩 내용이 달라지고 네 개의 글 중 어느 것도 전체적인 상을 보여주지 않는데, 그렇기에 독자는 하나의 글이 끝나고 다른 글이 시작될 때마다 이전의 서술자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과연 무엇이 ‘진짜’ 이야기이고 누구의 이야기를 믿어야할 것인지 끊임없이 추측하며 퍼즐을 맞춰나가듯 소설을 읽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가 마지막에 진실을 드러낼 때 독자는 훌륭한 문학작품이 주는 감정적 충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 작품에서 확실한 것은 오직 작가 디아스의 탁월함,
그리고 꼭 읽어야 하는 이 책의 가치다.” _워싱턴 포스트
‘트러스트’라는 제목이 신뢰와 믿음이라는 가치뿐 아니라 기업합동이라는 경제적 개념을 의미하듯, 이 소설 또한 여러 영역의 ‘트러스트’를 모두 탐구한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텍스트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어떤 내러티브를 믿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의 결혼생활을 통해 부부 사이의 신뢰를 이야기하며, 인간사 전체에서 신뢰와 배신이라는 것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그러는 한편으로 작가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전능함을 가졌지만 동시에 비실재적이고 허구적인 존재로서의 ‘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20세기 초 주식시장과 금융계를 사실적으로 그리며 월 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금융자본의 특성과 그 추상적인 구조를 파헤치고, 부와 권력이라는 신화의 허상을 우리 앞에 낱낱이 드러낸다. 그리고 자본주의, 금융, 권력, 계급과 같은, 시대를 초월해 현재에도 여전히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소설 속에서 앤드루 베벨은 자신의 자서전을 대필하는 아이다 파르텐자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내 일은 정답을 맞히는 거야. 언제나. 조금이라도 틀리면, 나는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서 내 실수가 더이상 실수가 아니게 되도록 하네. 현실을 조정해서 내 실수에 맞도록 구부리지.”
『트러스트』를 통해 작가 에르난 디아스는 독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듯하다. 돈과 권력을 가진 누군가의 손에서 조정되고 구부러지는 현실 속에서 당신은 과연 누구의 이야기를 신뢰하겠느냐고.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면, 독자는 그 질문을 곱씹으면서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네 개의 글을 다시 한번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독특하면서도 정교한 형식,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문제를 직시하는 통찰력 있는 시각, 겹겹이 쌓인 절묘한 레이어와 아름다운 문장, 놀라움이 가득한 황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음미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