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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1
저자 강미강
출판사 청어람
출판일 20220617
가격 ₩ 16,000
ISBN 9791104924385
페이지 564 p.
판형 148 X 210 mm
판차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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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도깨비보다 무섭다는 왕이 있었다. 가늘고 길게 살고픈 궁녀도 있었다. 이상스레 서로가 눈에 거슬렸다. 그래서 다가섰다. 그래도 다가서지 않았다. 어렵고 애매한 한 발자국씩을 나누며 습관처럼 제자리를 지켰다. 알쏭달쏭한 시절은 기쁨과 배신으로 어지러이 물들어 이지러지고, 이별과 재회는 어색한 질투와 상실감을 동반하였다. 잊은 척은 할 수 있어도 잊을 수는 없었다. 이윽고 무너진 감정의 둑은 운명을 뒤흔들 홍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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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동궁과 생각시
- 1장 뒷모습
- 2장 갈림길
- 3장 도깨비 전각
- 4장 동궁과 생각시
- 5장 널 생각하고 있다
2부. 왕과 궁녀
- 6장 청년 임금
- 7장 밀고 당기기
- 8장 감또개
- 9장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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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발췌
그의 첫인상은 혜빈의 첫인상만큼이나 예상과 달랐다. 존귀한 국본이라기에 눈이라도 한 쌍 더 달려 있나 싶었는데 의외로 평범했다. 키는 덕임과 비슷했고, 또래보다 길쭉한 팔다리는 몸통에 얌전히 붙어있었다. 눈치껏 흘끔 살펴본 얼굴도 특별한 구석은 없었다. 눈썹은 짙었고 코는 우뚝했다. 그리고 속으로 삭이는 울화라도 있는지 입술은 앙다물고 있었다.
다만 눈만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짙은 밤색이었다. 그리고 고을서 덕임과 어울려 놀던 사내애들과는 전혀 달랐다. 깊고 여물기가 꼭 어른의 것과 같았다.
“학문에만 너무 골몰하는 것 같아 놀이 친구를 데려왔다.”
혜빈이 말했다.
“……궁녀이옵니까?”
딱 한 마디를 툭 던지며 그가 덕임을 보았다. 그 시선에선 흥미나 호의가 요만큼도 느껴지질 않았다. 어째 예감이 썩 좋지 않았다.
“소자는 소환과도 어울리지 않는데 궁녀라니요.”
아니나 다를까, 동궁은 효심 어린 말투로도 용케 싫은 티를 팍팍 냈다.
“이제 막 궐에 들어온 아이라 재미있을 것이다.”
혜빈은 장난감을 내미는 양 덕임을 동궁에게 떠밀었다.
“한번 어울려 보아라. 어미의 명이다.”
그는 차마 토를 못 달고 부루퉁한 표정만 지었다.
두 아이를 정자에 덩그러니 남겨놓고 혜빈은 멀찍이 비켜섰다. 덕분에 덕임은 태어난 이래 가장 어색한 순간을 맞이했다. 두근두근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웃전을 의식하며, 적대감만 내뿜는 낯선 소년과 마주하였으니 실로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한참이 지나도록 동궁은 입을 열지 않았다. 버티다 보면 누군가가 이 끔찍한 자리를 끝내 주리라 믿는지,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덕임을 빤히 보기만 했다.
“어, 저기, 간단하게 놀이라도 하시겠사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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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첫 글을 세상에 다시 한 번 내놓습니다.
언제나 울림이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출간작]

옷소매 붉은 끝동
잔나비 공주 애사(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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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깨비보다 무섭다는 왕이 있었다.
가늘고 길게 살고픈 궁녀도 있었다.
이상스레 서로가 눈에 거슬렸다.
그래서 다가섰다. 그래도 다가서지 않았다.
어렵고 애매한 한 발자국씩을 나누며 습관처럼 제자리를 지켰다.

알쏭달쏭한 시절은 기쁨과 배신으로 어지러이 물들어 이지러지고,
이별과 재회는 어색한 질투와 상실감을 동반하였다.
잊은 척은 할 수 있어도 잊을 수는 없었다.
이윽고 무너진 감정의 둑은 운명을 뒤흔들 홍수가 되었다.

“내 천성을 거스르면서까지 너를 마음에 두었다. 그래서 너여야만 한다.”

하지만 선뜻 붙잡지 못할 붉은 옷소매가 달콤할 수만은 없고,
오히려 그 끝동은 오래도록 별러온 양 새침하게 밀고 당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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