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
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11222
가격
₩ 18,500
ISBN
9788954684231
페이지
341 p.
판형
140 X 210 mm
커버
Book
책 소개
13년간 절찬리 영업하며 3호점까지 출점하여 시골 고양이들 사이에서 맛집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식당이 있다. 이 ‘고양이 식당’의 점주는 바로 이용한 시인. 시인은 어쩌다 고양이 식당의 ‘캔따개’이자 주방장, 점주가 되어 길고양이들과 묘생(猫生)을 함께하게 된 것일까?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명랑하라 고양이]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등의 고양이 에세이를 썼던 이용한 시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13년간 가슴속과 카메라에 담아두었던 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냥집사와 냥덕후들이 곳곳에서 ‘내 고양이’를 자랑하고,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탄식이 밈(meme)처럼 쓰이는 시대―‘한 사람’에게 속한 고양이가 아닌 세상 속 거리의 고양이들은 잘살고 있을까? 이용한 시인은 애틋함과 절박함과 경이로움을 담아 길고양이들이 먹고산다는 것에 대하여, 집 없는 고양이들이 차디찬 겨울을 나는 순간에 대하여, 그리고 인간과 길고양이가 진정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에 대하여 글과 사진으로 풀어간다.
목차
작가의 말 4
1부 바람처럼 오가는 나그네 손님들
영업개시, 첫 손님 14
아내의 아이돌, 달타냥 23
게걸 조로와 단발머리 소녀(※반전 주의) 32
첫눈과 함께 찾아온 몽씨 모자 38
철새 고양이, 몽롱이 46
너의 아빠가 누구인지 나는 알고 있다 54
고양이 신고식 59
히끄 아니고 부끄 64
아깽이들의 겨울나기 69
시골에서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 76
2부 마당과 마음을 접수해버린 또랑이네 아이들
여포의 시대 82
또랑이네 아이들과의 첫 만남 88
고양이가 날뛰는 이 멋진 세상! 94
둑방의 아름다운 가족 상봉 97
식당에 아깽이 데려오기 시작한 또랑이 102
아깽이들, 마당을 접수하다 106
무럭무럭 자라는 축구 꿈나무 113
고양이 게스트하우스 118
가을을 즐기는 고양이들 124
안녕, 또랑이네 가족은 고마웠어요 129
하트땅콩 134
3부 시간은 고양이가 걷는 속도로 흘러간다
뜬금없이 나타난 아비시니안 142
속전속결 정권교체 148
아비라는 어미 156
묘생 첫 장마가 최장기간 장마 162
아톰에게 생긴 일 169
자연에서 놀잇감을 찾는 녀석들 174
점프왕 180
아비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188
단풍 고양이 194
묘생 첫겨울이 최강 한파 201
설원의 혈투 208
아비와 보낸 세번째 겨울 214
반전 아롬이 220
성군에서 폭군으로 224
방법은 중성화수술밖에 228
꽃 같은 날들 그리고 꿈같은 봄날 232
고양이와 함께 이사 240
“이제 작가님만 적응하면 될 것 같네요” 245
4부 길고양이들아, 죽을 때까지는 죽지 말아라
절망의 끝에서 만난 2호점 252
목련식당 258
낙엽은 고양이도 뒹굴게 한다 264
폭설에도 지지 않아 270
고양이 다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경찰 275
산중 외딴집에서 고양이와 함께 281
3호점 OPEN 285
너구리는 왜 3호점으로 왔을까 290
눈 먹는 고양이 296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간 고양이 300
땅콩소년단 PTS 308
고양이 연기학원 313
고양이는 낭만을 즐기면 안 되는 걸까? 318
불타버린 3호점 322
할머니와 아롱이 328
“업히는 고양이 맞쥬?” 333
네가 이 세상에 와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338
1부 바람처럼 오가는 나그네 손님들
영업개시, 첫 손님 14
아내의 아이돌, 달타냥 23
게걸 조로와 단발머리 소녀(※반전 주의) 32
첫눈과 함께 찾아온 몽씨 모자 38
철새 고양이, 몽롱이 46
너의 아빠가 누구인지 나는 알고 있다 54
고양이 신고식 59
히끄 아니고 부끄 64
아깽이들의 겨울나기 69
시골에서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 76
2부 마당과 마음을 접수해버린 또랑이네 아이들
여포의 시대 82
또랑이네 아이들과의 첫 만남 88
고양이가 날뛰는 이 멋진 세상! 94
둑방의 아름다운 가족 상봉 97
식당에 아깽이 데려오기 시작한 또랑이 102
아깽이들, 마당을 접수하다 106
무럭무럭 자라는 축구 꿈나무 113
고양이 게스트하우스 118
가을을 즐기는 고양이들 124
안녕, 또랑이네 가족은 고마웠어요 129
하트땅콩 134
3부 시간은 고양이가 걷는 속도로 흘러간다
뜬금없이 나타난 아비시니안 142
속전속결 정권교체 148
아비라는 어미 156
묘생 첫 장마가 최장기간 장마 162
아톰에게 생긴 일 169
자연에서 놀잇감을 찾는 녀석들 174
점프왕 180
아비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188
단풍 고양이 194
묘생 첫겨울이 최강 한파 201
설원의 혈투 208
아비와 보낸 세번째 겨울 214
반전 아롬이 220
성군에서 폭군으로 224
방법은 중성화수술밖에 228
꽃 같은 날들 그리고 꿈같은 봄날 232
고양이와 함께 이사 240
“이제 작가님만 적응하면 될 것 같네요” 245
4부 길고양이들아, 죽을 때까지는 죽지 말아라
절망의 끝에서 만난 2호점 252
목련식당 258
낙엽은 고양이도 뒹굴게 한다 264
폭설에도 지지 않아 270
고양이 다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경찰 275
산중 외딴집에서 고양이와 함께 281
3호점 OPEN 285
너구리는 왜 3호점으로 왔을까 290
눈 먹는 고양이 296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간 고양이 300
땅콩소년단 PTS 308
고양이 연기학원 313
고양이는 낭만을 즐기면 안 되는 걸까? 318
불타버린 3호점 322
할머니와 아롱이 328
“업히는 고양이 맞쥬?” 333
네가 이 세상에 와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338
본문발췌
P.22
˝이 광활한 우주에서 좁쌀 같은 인연으로 너와 내가 만난 것 만으로 기적이었어.˝
너는 간신히 눈을 떠 처음으로 나와 눈을 맞추었다.
P.45
그들에게 고양이 따위는 상추보다 못한 생명이어서 그런 하찮은 미물에게 밥을 준다는 것을 그들은 도무지 납득하지 못했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좁쌀 같은 인연으로 너와 내가 만난 것 만으로 기적이었어.˝
너는 간신히 눈을 떠 처음으로 나와 눈을 맞추었다.
P.45
그들에게 고양이 따위는 상추보다 못한 생명이어서 그런 하찮은 미물에게 밥을 준다는 것을 그들은 도무지 납득하지 못했다.
저자소개
199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이 되었고, 2018년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을 비롯해 세 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10년은 여행가로, 또 14년은 고양이 작가로 살았다. 2009년 첫번째 고양이 책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시작으로 [명랑하라 고양이]와 [나쁜 고양이는 없다] 시리즈를 차례로 출간했다. 이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영화 〈고양이 춤〉의 제작과 시나리오에도 직접 참여했다. 그밖에 고양이 책으로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와 [어쩌지 고양이라서 할 일이 너무 많은데][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인생은 짧고 고양이는 귀엽지]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binkond
인스타그램 @binkond
서평
“인간이 망가뜨린 이 세상이
그래도 아름다운 건
고양이가 있기 때문이지.”
“세상은 이리도 춥고 눈까지 내리는데,
고양이는 어쩌자고 이리도 어여쁜 것인가.”
13년간 3호점까지 낸 소문난 냥식당 맛집!
고양이들이 목련 지는 소리를 들으며 밥 먹는 식당
너구리도 은근슬쩍 내려와 함께 밥 먹는 생명들의 놀이터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상추만도 못한 생명이어서 쥐약을 먹고 하릴없이 죽어가던
시골 고양이들이 절망 끝에서 만난 고양이 해방구
13년간 절찬리 영업하며 3호점까지 출점하여 시골 고양이들 사이에서 맛집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식당이 있다. 이 ‘고양이 식당’의 점주는 바로 이용한 시인. 시인은 어쩌다 고양이 식당의 ‘캔따개’이자 주방장, 점주가 되어 길고양이들과 묘생(猫生)을 함께하게 된 것일까?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명랑하라 고양이]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등의 고양이 에세이를 썼던 이용한 시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13년간 가슴속과 카메라에 담아두었던 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냥집사와 냥덕후들이 곳곳에서 ‘내 고양이’를 자랑하고,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탄식이 밈(meme)처럼 쓰이는 시대―‘한 사람’에게 속한 고양이가 아닌 세상 속 거리의 고양이들은 잘살고 있을까? 이용한 시인은 애틋함과 절박함과 경이로움을 담아 길고양이들이 먹고산다는 것에 대하여, 집 없는 고양이들이 차디찬 겨울을 나는 순간에 대하여, 그리고 인간과 길고양이가 진정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에 대하여 글과 사진으로 풀어간다.
한쪽에서 시골 어르신들이 악착같이 쥐약을 놓으며 길고양이를 죽이려 하고, 또 한쪽에서는 시인이 어떻게든 한 마리의 고양이라도 먹여살리기 위해 마을 사람 눈을 피해 조심조심 비밀영업을 하는 고양이 식당의 눈물겨운 풍경. 시인은 오늘도 “길고양이들아, 이제껏 그래왔듯이 죽을 때까지는 죽지 말아라” 하고 간절하게 기도하며 고양이들의 밥을 차린다. 이 책에는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며 복사꽃 눈부신 봄날 나무를 타고, 도토리와 으름 열매를 굴리며 축구를 하며, 가을엔 빨간 단풍 레드카펫이 깔린 고양이 식당에서 ‘단풍라떼’를 마시고, 겨울엔 ‘눈먹방’을 하는 길고양이들의 희귀한 사진 200여 점이 실려 있다. 이토록 사계절의 계절감이 눈부신 풍경 속에서 뛰놀다 문득 인간과 눈을 맞추는 고양이 사진은 오직 시골 고양이 식당 주인인 이용한 시인만이 포착할 수 있는 전매특허일 것이다. 여기에 길고양이들과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그들의 짧은 생을 지켜보는 시인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글이 350쪽 넘는 두툼한 책을 채운다.
따뜻한 실내에서 조용히 ‘식빵’을 굽거나 꾹꾹이를 하거나 아련하게 창밖을 내다보는, 익숙하게 아름다운 고양이들의 모습 이면에서, 자연 그리고 인간들과 처절하고 용감하게 부대끼며 살아가고 죽어가는 고양이들의 한바탕 묘생이 이 책에서 펼쳐진다.
“길고양이들아, 이제껏 그래왔듯이 죽을 때까지는 죽지 말아라.”
시골에서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
이용한 시인이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대디’와 길고양이들의 일상을 포착하는 고양이 작가로 생활한 지도 15년째다. 그중 대부분의 시간을 시골에 살면서 ‘고양이에 미친 놈’ 소리를 들어가며, 고양이를 상추만도 못하게 여기는 일부 어르신들 사이에서 끝없이 눈총을 받으며 길고양이들을 먹여왔다. 이 책은 시골에 문을 연 ‘구름이네 고양이 식당’(1호점)과 그가 꾸준히 사료후원을 해오고 있는 2~3호점 고양이 단골손님들에 대한 13년간의 이야기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고양이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내가 고양이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건 2007년 늦가을이다. 당시만 해도 나는 고양이를 위한 사료가 있다는 것도,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캣맘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퇴근길에 아내가 보여줄 것이 있다면서 나를 불러내지만 않았어도 나는 다른 길을 가고 있을 것이다. 그날 아내가 가리킨 손끝에서 마법처럼 펼쳐진 풍경 하나. 버려진 소파에 누워 다섯 마리 아깽이에게 젖을 물리던 어미고양이의 다정한 슬픔. 그날의 그 장면은 몇 날 며칠 내 머릿속에서 고장난 필름처럼 무한반복되었다. (76쪽)
13년 전 도심에서 시골로 내려오면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마당에 고양이 식당을 차리는 것이었다. 이름 하여 ‘구름이네 고양이 식당’. 처음에는 이가 빠진 접시에 사료 한 그릇 달랑 진달래 나무 아래 놓은 게 전부지만, 식당은 날로 번창해 접시는 프라이팬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테라스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넓은 공간에 고양이 손님들이 붐비는 맛집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숱한 우여곡절과 아픔이 있었다. 고양이를 해충처럼 보는 이웃들의 항의와 협박은 계속되었고 급기야 쥐약을 놓거나 사냥개를 푸는 바람에 고양이 식당으로 밥 먹으러 오던 길고양이들이 수차례 고양이별로 떠나고 말았다. 이 고통스러운 갈등을 중재해주길 기대했던 경찰조차 야밤에 쳐들어와 총으로 고양이들을 다 쏴버리겠다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인간과 길고양이의 공존과 공생은 정녕 불가능한 것일까?
고양이들이 죽어나갈 때마다 가슴속에서 터질 듯한 분노가 들끓었지만, 시인은 그런 이들과 대척점에 서서 그들을 악인으로 몰아가며 고양이 대 시골 사람들의 구도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았다. 고양이들이 텃밭을 헤쳐놓지 않도록 슬쩍 밭 앞에 그물을 쳐놓기도 하고, 고양이를 못살게 구는 사람들에게는 표고나 전복 같은 귀한 선물을 통째로 건네며 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웃 사람들은 울타리를 치거나 적어도 고양이들을 잡아 죽일 계획은 거두며 함께 살아가는 길로 천천히 다가온다.
시골에서 고양이 식당이 제대로 자리잡을 때까지 13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이다.
개중에는 서둘러 고양이별로 떠난 고양이도 있고, 오래오래 고양이 식당에서 알차게 끼니를 챙겨먹으며 천수를 누린 고양이도 있다. 사람이 감히 개입할 수 없는 길고양이 세계의 서열과 권력에 따라 진입했다가 밀려나는 고양이도 있었으며, 모진 거리의 여건 속에서도 새끼를 낳고 어미가 음식을 직접 배달해 나르며 각양각색 새끼고양이들을 의젓하게 길러낸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용한 시인네 고양이 식당에서 반쯤은 마당 고양이로 살아가는 아쿠와 아톰 같은 유명 고양이들까지 생겼다. 여전히 고양이 식당을 바라보는 이웃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지만, 그들은 이제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몽롱이, 몽당이, 짜장이, 방울이, 껄래이, 아쿠, 아톰…… 지금도 고양이 식당에는 이처럼 이용한 시인이 기막힌 이름을 붙여준 나그네 손님과 단골 손님 고양이들이 오고간다.
“안녕, 캔따개!”
“인생사 야옹지마, 냥수래냥수거니라.”
“우리는 그들보다 더 많이 가졌으니
우리가 가진 것을 고양이에게 조금만 나눠주어도
이 세상은 훨씬 아름답고 귀여워질 것이다.”
그래도 아름다운 건
고양이가 있기 때문이지.”
“세상은 이리도 춥고 눈까지 내리는데,
고양이는 어쩌자고 이리도 어여쁜 것인가.”
13년간 3호점까지 낸 소문난 냥식당 맛집!
고양이들이 목련 지는 소리를 들으며 밥 먹는 식당
너구리도 은근슬쩍 내려와 함께 밥 먹는 생명들의 놀이터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상추만도 못한 생명이어서 쥐약을 먹고 하릴없이 죽어가던
시골 고양이들이 절망 끝에서 만난 고양이 해방구
13년간 절찬리 영업하며 3호점까지 출점하여 시골 고양이들 사이에서 맛집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식당이 있다. 이 ‘고양이 식당’의 점주는 바로 이용한 시인. 시인은 어쩌다 고양이 식당의 ‘캔따개’이자 주방장, 점주가 되어 길고양이들과 묘생(猫生)을 함께하게 된 것일까?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명랑하라 고양이]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등의 고양이 에세이를 썼던 이용한 시인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13년간 가슴속과 카메라에 담아두었던 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냥집사와 냥덕후들이 곳곳에서 ‘내 고양이’를 자랑하고,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탄식이 밈(meme)처럼 쓰이는 시대―‘한 사람’에게 속한 고양이가 아닌 세상 속 거리의 고양이들은 잘살고 있을까? 이용한 시인은 애틋함과 절박함과 경이로움을 담아 길고양이들이 먹고산다는 것에 대하여, 집 없는 고양이들이 차디찬 겨울을 나는 순간에 대하여, 그리고 인간과 길고양이가 진정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에 대하여 글과 사진으로 풀어간다.
한쪽에서 시골 어르신들이 악착같이 쥐약을 놓으며 길고양이를 죽이려 하고, 또 한쪽에서는 시인이 어떻게든 한 마리의 고양이라도 먹여살리기 위해 마을 사람 눈을 피해 조심조심 비밀영업을 하는 고양이 식당의 눈물겨운 풍경. 시인은 오늘도 “길고양이들아, 이제껏 그래왔듯이 죽을 때까지는 죽지 말아라” 하고 간절하게 기도하며 고양이들의 밥을 차린다. 이 책에는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며 복사꽃 눈부신 봄날 나무를 타고, 도토리와 으름 열매를 굴리며 축구를 하며, 가을엔 빨간 단풍 레드카펫이 깔린 고양이 식당에서 ‘단풍라떼’를 마시고, 겨울엔 ‘눈먹방’을 하는 길고양이들의 희귀한 사진 200여 점이 실려 있다. 이토록 사계절의 계절감이 눈부신 풍경 속에서 뛰놀다 문득 인간과 눈을 맞추는 고양이 사진은 오직 시골 고양이 식당 주인인 이용한 시인만이 포착할 수 있는 전매특허일 것이다. 여기에 길고양이들과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그들의 짧은 생을 지켜보는 시인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글이 350쪽 넘는 두툼한 책을 채운다.
따뜻한 실내에서 조용히 ‘식빵’을 굽거나 꾹꾹이를 하거나 아련하게 창밖을 내다보는, 익숙하게 아름다운 고양이들의 모습 이면에서, 자연 그리고 인간들과 처절하고 용감하게 부대끼며 살아가고 죽어가는 고양이들의 한바탕 묘생이 이 책에서 펼쳐진다.
“길고양이들아, 이제껏 그래왔듯이 죽을 때까지는 죽지 말아라.”
시골에서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
이용한 시인이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대디’와 길고양이들의 일상을 포착하는 고양이 작가로 생활한 지도 15년째다. 그중 대부분의 시간을 시골에 살면서 ‘고양이에 미친 놈’ 소리를 들어가며, 고양이를 상추만도 못하게 여기는 일부 어르신들 사이에서 끝없이 눈총을 받으며 길고양이들을 먹여왔다. 이 책은 시골에 문을 연 ‘구름이네 고양이 식당’(1호점)과 그가 꾸준히 사료후원을 해오고 있는 2~3호점 고양이 단골손님들에 대한 13년간의 이야기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고양이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내가 고양이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건 2007년 늦가을이다. 당시만 해도 나는 고양이를 위한 사료가 있다는 것도,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캣맘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퇴근길에 아내가 보여줄 것이 있다면서 나를 불러내지만 않았어도 나는 다른 길을 가고 있을 것이다. 그날 아내가 가리킨 손끝에서 마법처럼 펼쳐진 풍경 하나. 버려진 소파에 누워 다섯 마리 아깽이에게 젖을 물리던 어미고양이의 다정한 슬픔. 그날의 그 장면은 몇 날 며칠 내 머릿속에서 고장난 필름처럼 무한반복되었다. (76쪽)
13년 전 도심에서 시골로 내려오면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마당에 고양이 식당을 차리는 것이었다. 이름 하여 ‘구름이네 고양이 식당’. 처음에는 이가 빠진 접시에 사료 한 그릇 달랑 진달래 나무 아래 놓은 게 전부지만, 식당은 날로 번창해 접시는 프라이팬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테라스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넓은 공간에 고양이 손님들이 붐비는 맛집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숱한 우여곡절과 아픔이 있었다. 고양이를 해충처럼 보는 이웃들의 항의와 협박은 계속되었고 급기야 쥐약을 놓거나 사냥개를 푸는 바람에 고양이 식당으로 밥 먹으러 오던 길고양이들이 수차례 고양이별로 떠나고 말았다. 이 고통스러운 갈등을 중재해주길 기대했던 경찰조차 야밤에 쳐들어와 총으로 고양이들을 다 쏴버리겠다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인간과 길고양이의 공존과 공생은 정녕 불가능한 것일까?
고양이들이 죽어나갈 때마다 가슴속에서 터질 듯한 분노가 들끓었지만, 시인은 그런 이들과 대척점에 서서 그들을 악인으로 몰아가며 고양이 대 시골 사람들의 구도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았다. 고양이들이 텃밭을 헤쳐놓지 않도록 슬쩍 밭 앞에 그물을 쳐놓기도 하고, 고양이를 못살게 구는 사람들에게는 표고나 전복 같은 귀한 선물을 통째로 건네며 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웃 사람들은 울타리를 치거나 적어도 고양이들을 잡아 죽일 계획은 거두며 함께 살아가는 길로 천천히 다가온다.
시골에서 고양이 식당이 제대로 자리잡을 때까지 13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이다.
개중에는 서둘러 고양이별로 떠난 고양이도 있고, 오래오래 고양이 식당에서 알차게 끼니를 챙겨먹으며 천수를 누린 고양이도 있다. 사람이 감히 개입할 수 없는 길고양이 세계의 서열과 권력에 따라 진입했다가 밀려나는 고양이도 있었으며, 모진 거리의 여건 속에서도 새끼를 낳고 어미가 음식을 직접 배달해 나르며 각양각색 새끼고양이들을 의젓하게 길러낸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용한 시인네 고양이 식당에서 반쯤은 마당 고양이로 살아가는 아쿠와 아톰 같은 유명 고양이들까지 생겼다. 여전히 고양이 식당을 바라보는 이웃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지만, 그들은 이제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몽롱이, 몽당이, 짜장이, 방울이, 껄래이, 아쿠, 아톰…… 지금도 고양이 식당에는 이처럼 이용한 시인이 기막힌 이름을 붙여준 나그네 손님과 단골 손님 고양이들이 오고간다.
“안녕, 캔따개!”
“인생사 야옹지마, 냥수래냥수거니라.”
“우리는 그들보다 더 많이 가졌으니
우리가 가진 것을 고양이에게 조금만 나눠주어도
이 세상은 훨씬 아름답고 귀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