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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끄고 씁니다 : 가족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의 특별한 삶
저자 양영희
번역자 인예니
출판사 마음산책
출판일 20221025
가격 ₩ 14,500
ISBN 9788960907775
페이지 215 p.
판형 152 X 213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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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가족 다큐멘터리 영화 <디어 평양>과 <굿바이, 평양>, 극영화 <가족의 나라>로 비통한 역사의 희생양이 된 가족을 그려낸 영화감독 양영희가 신작 <수프와 이데올로기> 개봉에 맞춰 산문집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를 선보인다. 두 편의 자전소설 [가족의 나라]와 [조선대학교 이야기朝鮮大学校物語]는 일본에서 먼저 출간되었으나, 이번 책은 한국에서 기획해 한국에서 처음 출간하는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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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 책의 용어에 대하여

1 결국은 평범한 사람들
이카이노 여자들
미국 놈, 일본 놈, 조선 사람
부모밖에 못 하지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지막 가족 여행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할머니,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평양으로
아버지의 칠순 잔치
잔인한 질문
우리 영희 착하지

2 카메라를 꺼주세요
선화의 미소
시냇물 굽이굽이 어디로 가나
이 사람은 내 고모입니다
기타 치는 새엄마
필사적인 전화통화
마지막 인사
매일 잘 먹고, 조금 웃자
아버지 옆에 누워

3 모든 행위가 기도였다
기억의 실을 손으로 감듯
세포에 스며든 노래
어머니, 스무 살
또 한 명의 주인공
닭 백숙을 나눠 먹으며
건오 오빠의 죽음
어머니의 증언
충성의 노래
70년 만의 제주도
초상화 치우던 날
부치지 못할 편지
어머니의 기도

<수프와 이데올로기> 추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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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발췌
P.22
내 기억 속 이카이노는 여성들이다. 이카이노에 사는 할머니, 어머니, 며느리, 딸들은 제주도와 경상도, 오사카 사투리로 말했다. 뼈 빠지게 일하고 호탕하게 웃던 그녀들 뒤에는 가혹한 역사가 감춰져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둘 것을, 하고 뒤늦게 후회한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더 파헤쳐서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P.38
아이들을 북에 보냈다는 사실을 후회할 여유는 없었다. 어머니는 그저 세 아들이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졸업한 다음에 건강히 일할 수 있도록,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가족들이 웃는 얼굴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살겠노라 다짐했다. 손주들이 태어나자 어머니의 결심은 신념이 되고, 다시 집념이 되었다. 무언가에 씐 것처럼 소포를 보내고 북을 방문하는 어머니에 아버지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P.51
가족과 마주하기. 딸이라는 역할에 갇힌 상태에서 이 소박하고도 장대한 과업에 임하기란 심히 어려웠다. 캠코더라는 장치의 힘을 빌려서 속내를 숨긴 관찰자, 인터뷰어, 감독이라는 역할을 스스로 부여함으로써 발을 내디딜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가족을 찍는다는 것은 결국 내가 어디서 왔는지 파헤치는 행위다. 고통을 수반하는 딸의 행위에 한 번도 그만두라는 말 없이 렌즈를 받아들이는 데 얼마큼의 각오가 필요했을까.

P.85
사랑해도 미워해도 답답해도 멀리 떨어져 살아도 가족과 정신적으로 거리를 두기란 쉽지 않다. 그러한 존재를 부감하여 다각도로 보기 위해서는 밀어낼 필요가 있다. 가족에게서 눈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원거리에서 응시하고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싶었다. 살아온 날들을 해부하여 내 백그라운드의 정체를 넓고도 깊게 알고 싶었다. 그런 다음 가족과 나를 분리하고 싶었다.

P.130~131
내 귀를 의심했다. 아주 일반적인, 사건성이라곤 없는 평범한 질문에 맥이 빠졌다. 이 아이는 이런 질문을 하려면 캠코더를 꺼야겠다고 판단했구나. 고작 연극에 관한 대화일 뿐인데 녹화가 되면 문제의 소지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춘기 소녀가 이렇게까지 위축되어 살아가야 하는 감시 체제란 대체 무엇인가. 이토록 민감하게 상황을 의식하는 아이에게 계속 렌즈를 들이댄 나의 무신경함이 부끄러웠다. 선화가 살아가는 불합리한 사회를 떠올리자마자 마음에 그늘이 드리웠다.

P.173~174
가족이란 혈연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절히 믿게 되었다.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기능하는 관계성이 있어야 집합체가 비로소 가족이 되는 건지도 모른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기억을 공유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비록 당사자는 될 수 없지만, 타인의 삶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윤곽 정도는 알고 싶다는 겸손한 노력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알고자 하는 것이다. 사건과 사실을, 감정과 감상을, 그리고 말할 수 없는 상상과 망상까지도.

P.192
살아가다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픈 상황들을 조우한다. 그 순간을 카메라가 포착할 때 기적 같은 장면이 탄생하고, 그 작품을 보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다. 잔인한 이야기다. 이제 와 무슨 말인가 싶지만.

P.197
어떻게든 초상화를 치우는 장면을 넣고 싶었다. 넣어야 했다. 나 자신과의 결별로서, 새롭게 걸어나가기 위한 생의 마디로서. 낡은 시대에 고하는 결별이자 가족과의 결별이기도 했다. ‘그런 시대는 이제 끝냅시다!’라는 결별. 평양에 있는 가족이 걱정되지 않을 리가 있을까.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더욱더 가족과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북에 가족이 있어서 아무 말 못 했던 시대를 끝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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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1964년 일본 오사카 출생 재일조선인 2세. 어린 시절 3명의 오빠가 ‘귀국사업’으로 북한에 건너갔다. 도쿄의 조선대학교 졸업 후 뉴욕 뉴스쿨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극단 여배우, 라디오 출연자, 보도 프로그램 리포터로 활약했다. 이후 6년간 미국 뉴욕에서 거주하다 귀국하여 2005년에 첫 장편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을 발표, 베를린국제영화제 NETPCA(최우수아시아영화)상, 선댄스영화제 특별심사위원상을 비롯해 국제영화제에서 다수의 상을 받았다. 2009년에 두 번째 작품인 <굿바이, 평양>을 내놓았고, 2012년 첫 극영화인 <가족의 나라>로 베를린영화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을 수상했다. <가족의 나라>는 2012년 영화 잡지 <키네마준보>가 ‘일본 최고의 영화 1위’로 선정했으며, 영화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일본 대표작으로 출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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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소개
한국에서 태어나 생의 절반을 일본에서 보낸 중간자. 원문을 해체해서 다른 재료로 같은 구조물을 짓는 작업이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자막과 각본 위주로 작업하고 있고, 이미지와 뉘앙스를 동시에 가늠하는 번역이 특기다. <가족의 나라> 각본 번역으로 양영희 감독과 연을 맺으면서 그의 한국어 자아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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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박찬욱, 고레에다 히로카즈, 김윤석, 양익준 극찬
다큐멘터리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양영희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간하는 산문집

가족 다큐멘터리 영화 <디어 평양>과 <굿바이, 평양>, 극영화 <가족의 나라>로 비통한 역사의 희생양이 된 가족을 그려낸 영화감독 양영희가 신작 <수프와 이데올로기> 개봉에 맞춰 산문집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를 선보인다. 두 편의 자전소설 [가족의 나라]와 [조선대학교 이야기朝鮮大学校物語]는 일본에서 먼저 출간되었으나, 이번 책은 한국에서 기획해 한국에서 처음 출간하는 산문집이다.
저자 양영희 감독은 ‘조선인 부락’이라 불리던 오사카시 이카이노(현 이쿠노구) 출신 재일코리안 2세로, 열렬한 조총련 활동가 부모 밑에서 자랐다. 유년 시절 세 오빠를 이른바 ‘귀국 사업’으로 북에 떠나보낸 아픔이 몸에 새겨진 그는, 오랜 세월 자신을 괴롭힌 상실감과 트라우마를 원동력 삼아 가족의 이야기를 캠코더에 담기 시작했다. 그 프로젝트는 세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와 한 편의 극영화를 완성하기까지 장장 25년여의 시간이 걸릴 만큼 장대한 과업이 되었다.
2005년 데뷔작 <디어 평양>은 제56회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 NETPAC상과 제22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2009년 <굿바이, 평양>은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한 유수의 국제영화제 초청되었다. 나아가 2012년 첫 극영화 <가족의 나라>로 다시 한번 제62회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 CICAE상을 수상하며 영화감독으로서 입지를 굳힌다. 이 영화는 제85회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일본 대표로 출품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이번에 국내 개봉하는 <수프와 이데올로기> 역시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특별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양영희 가족 3부작의 화려한 마무리를 알렸다. 영화에는 박찬욱, 고레에다 히로카즈, 김윤석, 양익준 등 걸출한 감독들의 찬사 또한 이어지며 기대를 높였다.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에는 영화를 만들면서 가족의 삶을 끈질기게 응시해온 양영희 감독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디어 평양> <굿바이, 평양> <수프와 이데올로기> 세 편의 흐름에 따라 시선을 옮겨 가며 회고하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재일코리안 역사의 귀중한 자료집 역할을 한다. 이미 자전소설에서 탄탄한 짜임새와 톡톡한 글쓰기로 작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해 보인 바 있는 저자는, 산문집에서도 생생한 필치를 통해 가족들에게 렌즈를 들이대던 현장으로, 시대의 한복판으로 독자를 데려갈 것이다.

누군가는 양영희를 두고 제 식구들 이야기를 꽤나 오래 우려먹는다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양영희에게 이렇게 요구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한참 더 우려먹어주세요.” (…) 영화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양영희의 이전 작품들처럼 우리가 오래도록 곱씹어야 할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양영희는 계속 우려먹고 우리는 계속 곱씹어야 합니다. ─박찬욱 감독 추천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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