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저주토끼 : 정보라 소설집
총서명
한국SF작가선{4}
저자
출판사
출판일
20170315
가격
₩ 14,800
ISBN
9791187206422
페이지
326 p.
판형
136 X 198 mm
커버
Book
책 소개
세상 몹쓸 것들을 제대로 응징하는, 어여쁜 저주 이야기 한국 호러 SF/판타지 대표작가 정보라의 4년 만의 신작 소설집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할아버지는 오래 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친구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친구네 집안은 마을 유지인 술도가. 바른 마음으로 좋은 전통주를 제조해서 팔려고 애쓰는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사람들은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약삭빠른 이치를 깨닫지 못했다. 정부 인사와의 친분, 인물, 접대, 뇌물은 뒷전이고 좋은 술을 만드는 데 전념한 것. 그에 반해 저질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대충 섞어 “서민들이 선호하는” 술이라고 선전하던 경쟁회사는 급기야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의 술에 “공업용 알코올이 들어간다”는 흑색선전을 퍼트리고, “그 술을 마시면 눈이 멀고 불구가 된다”며 비방을 일삼았지만 호소할 방법이 없다. 결국 매출은 떨어지고 공장은 가동을 멈췄으며, 긴 소송 끝에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은 몰락하고 만다. 이에 보다 못한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어여쁘게 만들어 손수 복수에 나서는데…. 러시아를 비롯 슬라브어 권의 명작들을 꾸준히 번역해서 소개하고, 보태어 수준 높은 호러 SF/판타지 창작으로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정보라 작가의 다섯 번째 저서가 4년 만에 나왔다.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배경과 인물과 사건들이 넘치는 10편의 작품이 아우르는 주제는 복수와 저주.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은 가차 없는 저주로 복수를 대신한다. 세상의 몹쓸 것들은 도무지 뉘우칠 줄 모르고, 우리의 주인공들인 피해자(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에게 용서란 없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고. 그렇게 이 책은 악착 같은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자, 위로에 관한 우화들이다.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은, 용서하지 말자.”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할아버지는 오래 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친구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친구네 집안은 마을 유지인 술도가. 바른 마음으로 좋은 전통주를 제조해서 팔려고 애쓰는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사람들은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약삭빠른 이치를 깨닫지 못했다. 정부 인사와의 친분, 인물, 접대, 뇌물은 뒷전이고 좋은 술을 만드는 데 전념한 것. 그에 반해 저질 알코올에 물과 감미료를 대충 섞어 “서민들이 선호하는” 술이라고 선전하던 경쟁회사는 급기야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의 술에 “공업용 알코올이 들어간다”는 흑색선전을 퍼트리고, “그 술을 마시면 눈이 멀고 불구가 된다”며 비방을 일삼았지만 호소할 방법이 없다. 결국 매출은 떨어지고 공장은 가동을 멈췄으며, 긴 소송 끝에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은 몰락하고 만다. 이에 보다 못한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어여쁘게 만들어 손수 복수에 나서는데…. 러시아를 비롯 슬라브어 권의 명작들을 꾸준히 번역해서 소개하고, 보태어 수준 높은 호러 SF/판타지 창작으로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정보라 작가의 다섯 번째 저서가 4년 만에 나왔다.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배경과 인물과 사건들이 넘치는 10편의 작품이 아우르는 주제는 복수와 저주.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은 가차 없는 저주로 복수를 대신한다. 세상의 몹쓸 것들은 도무지 뉘우칠 줄 모르고, 우리의 주인공들인 피해자(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에게 용서란 없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그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고. 그렇게 이 책은 악착 같은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이자, 위로에 관한 우화들이다.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은, 용서하지 말자.”
목차
저주 토끼
머리
차가운 손가락
몸하다
안녕, 내 사랑
덫
흉터
즐거운 나의 집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재회
작가의 말
머리
차가운 손가락
몸하다
안녕, 내 사랑
덫
흉터
즐거운 나의 집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재회
작가의 말
본문발췌
밝은 미래 따위는 믿지 않았다. 먹고 살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러므로 언제나 지금보다는 조금 전이 가장 좋은 순간이었고, 앞날보다는 지금이 가장 좋은 순간이었다.
저자소개
정보라
연세대학교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 석사,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러시아와 SF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SF와 환상문학을 쓰기도 하고 번역하기도 한다. 중편 <호(狐)>로 제3회 디지털작가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을, 단편 <씨앗>으로 제1회 SF 어워드 단편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붉은 칼》,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등의 장편소설과 《저주토끼》, 《씨앗》, 《왕의 창녀》 등의 소설집이 있고, 많은 앤솔로지에 활발히 작품을 게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안드로메다 성운》, 《거장과 마르가리타》, 《구덩이》, 《유로피아나》, 《일곱 성당 이야기》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 석사,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러시아와 SF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SF와 환상문학을 쓰기도 하고 번역하기도 한다. 중편 <호(狐)>로 제3회 디지털작가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을, 단편 <씨앗>으로 제1회 SF 어워드 단편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붉은 칼》,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등의 장편소설과 《저주토끼》, 《씨앗》, 《왕의 창녀》 등의 소설집이 있고, 많은 앤솔로지에 활발히 작품을 게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안드로메다 성운》, 《거장과 마르가리타》, 《구덩이》, 《유로피아나》, 《일곱 성당 이야기》 등이 있다.
서평
작품 소개
[저주 토끼]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억울하게 죽은 친구를 위해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어여쁘게 만들어 손수 복수에 나서는데….
[머리]
어느 날 물을 내리고 화장실을 막 나오려 하는데, 변기 속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그때부터 변기에 사는 ‘머리’는 평생 주인공의 화장실을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알을 스는 것도 아니고 무는 것도 아니면 그냥 두지 그러니.”
[차가운 손가락]
불현듯, 검은 천으로 눈앞을 가려놓은 상황에서 눈을 뜬 주인공. 작은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다. 눈이 먼 것일까? 그때 어디선가 가느다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선생님, 괜찮으세요?” 절대 암흑 속에서 주인공은 목소리만을 따라 힘겹게 어둠 속으로 나서지만,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
[몸하다]
‘몸하다: 월경이 나오다, 월경을 치르다.’ 20일째 월경이 그치지 않아 산부인과를 찾은 주인공. 의사는 호르몬에 이상이 생겼다며 피임약을 권하고, 두 달을 먹으라는 피임약을 여섯 달을 먹은 주인공은 드디어 기적적으로 월경이 멈춘다. 하지만 한 달 후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오려다 눈앞이 핑 돌아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병원을 찾은 그녀에게 담당 의사는 무표정하게 말한다.
“임신입니다.”
“하지만 전 미혼이고, 남자친구도 없는데요!”
[안녕, 내 사랑]
‘반려자’ 로봇을 설계하는 일이 직업인 주인공. 3개월의 시험 가동 기간이 끝난 뒤 주인공은 로봇 반려자가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고령화를 더 급속히 진행시켜서 로봇을 더 많이 팔기 위한 개발회사들의 음모”라는 항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자신이 만든 ‘반려자’를 직원 할인가로 구매한다. 하지만 그녀와 로봇의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데….
소개한 작품을 비롯해 총 10편의 유머와 호러가 조화로운 SF/판타지 작품들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저자는 말한다.
“이 책 《저주 토끼》는 쓸쓸한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외롭다. 세상은 대체로 사납고 낯설고 가끔 매혹적이거나 아름다울 때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 근본적으로 야만적인 곳이며, 등장인물(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들은 사랑하거나 기뻐하기보다는 주로 좌절하고 절망하고 분노하고 욕망하고 분투하고 배신하고 배신당하거나 살해하거나 살해당하는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세상과 교류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로우며 이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방식을 통해서, 낯설고 사나운 세상에서 혼자 제각각 고군분투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독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
그것이 조그만 희망이다.”
[저주 토끼]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억울하게 죽은 친구를 위해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어여쁘게 만들어 손수 복수에 나서는데….
[머리]
어느 날 물을 내리고 화장실을 막 나오려 하는데, 변기 속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그때부터 변기에 사는 ‘머리’는 평생 주인공의 화장실을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알을 스는 것도 아니고 무는 것도 아니면 그냥 두지 그러니.”
[차가운 손가락]
불현듯, 검은 천으로 눈앞을 가려놓은 상황에서 눈을 뜬 주인공. 작은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다. 눈이 먼 것일까? 그때 어디선가 가느다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선생님, 괜찮으세요?” 절대 암흑 속에서 주인공은 목소리만을 따라 힘겹게 어둠 속으로 나서지만,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
[몸하다]
‘몸하다: 월경이 나오다, 월경을 치르다.’ 20일째 월경이 그치지 않아 산부인과를 찾은 주인공. 의사는 호르몬에 이상이 생겼다며 피임약을 권하고, 두 달을 먹으라는 피임약을 여섯 달을 먹은 주인공은 드디어 기적적으로 월경이 멈춘다. 하지만 한 달 후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오려다 눈앞이 핑 돌아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병원을 찾은 그녀에게 담당 의사는 무표정하게 말한다.
“임신입니다.”
“하지만 전 미혼이고, 남자친구도 없는데요!”
[안녕, 내 사랑]
‘반려자’ 로봇을 설계하는 일이 직업인 주인공. 3개월의 시험 가동 기간이 끝난 뒤 주인공은 로봇 반려자가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고령화를 더 급속히 진행시켜서 로봇을 더 많이 팔기 위한 개발회사들의 음모”라는 항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자신이 만든 ‘반려자’를 직원 할인가로 구매한다. 하지만 그녀와 로봇의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데….
소개한 작품을 비롯해 총 10편의 유머와 호러가 조화로운 SF/판타지 작품들이 독자들을 기다린다. 저자는 말한다.
“이 책 《저주 토끼》는 쓸쓸한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외롭다. 세상은 대체로 사납고 낯설고 가끔 매혹적이거나 아름다울 때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 근본적으로 야만적인 곳이며, 등장인물(혹은 등장토끼 혹은 등장로봇)들은 사랑하거나 기뻐하기보다는 주로 좌절하고 절망하고 분노하고 욕망하고 분투하고 배신하고 배신당하거나 살해하거나 살해당하는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세상과 교류한다.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로우며 이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방식을 통해서, 낯설고 사나운 세상에서 혼자 제각각 고군분투하는 쓸쓸하고 외로운 독자에게 위안이 되고 싶었다.
그것이 조그만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