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미쳐야 미친다 = 不狂不及 : 조선 지식인의 내면 읽기
저자
원저자
출판사
출판일
20040403
가격
₩ 11,900
ISBN
9788987787848
페이지
333 p.
판형
152 X 223 mm
커버
Book
책 소개
조선시대 지식인의 내면을 사로잡았던 열정과 광기를 탐색한 글. 남이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출세에 보탬이 되든 말든,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정신을 가졌던 이들, 이리 재고 저리 재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성실과 노력으로 일관한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 지은이는 18세기 지식인들이 마니아적 성향에 열광했다는 데에 주목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미쳐 이룬 업적과 그 삶의 태도를 기록한다. 굶어죽고 만 천재 천문학자 김영, 과거시험 대필업자라는 조롱 속에 세상을 냉소하였던 노긍, <백이전>을 1억 1만 3천 번(지금의 숫자로는 11만번) 읽은 독서광 김득신, 어찌보면 엽기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깊이 빠졌던 이들의 이야기가 더없이 재미있을 뿐 아니라 그 올곧은 태도가 한없이 아름답다.
목차
1.벽에 들린 사람들
미쳐야 미친다
굶어 죽은 천재를 아시오?
독서광 이야기
지리산의 물고기
송곳으로 귀를 찌르다
그가 죽자 조선은 한 사람을 잃었다.
2.맛난만남
이런 집을 그려주게
산자고새의 노래
어떤 사제간
삶을 바꾼 만남
실내악이 있는 풍경
돈 좀 꿔주게
노을치마에 써준 글
3.일상 속의 깨달음
연기 속의 깨달음
그림자놀이
천하의 지극한 문장
신선의 꿈과 깨달음의 길
세검정 구경하는 법
미쳐야 미친다
굶어 죽은 천재를 아시오?
독서광 이야기
지리산의 물고기
송곳으로 귀를 찌르다
그가 죽자 조선은 한 사람을 잃었다.
2.맛난만남
이런 집을 그려주게
산자고새의 노래
어떤 사제간
삶을 바꾼 만남
실내악이 있는 풍경
돈 좀 꿔주게
노을치마에 써준 글
3.일상 속의 깨달음
연기 속의 깨달음
그림자놀이
천하의 지극한 문장
신선의 꿈과 깨달음의 길
세검정 구경하는 법
본문발췌
문장 공부를 버리고 경국제세(經國濟世)의 공부에 몰두하고는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써먹을 데도 없다. 그래서 뜻 높은 이에게 마음을 슬쩍 비춰 보일 뿐, 세상 일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러면서 그는 말했다. 나는 껍데기의 삶은 살지 않겠다. 뼈가 썩은 뒤에도 길이 남을 정신으로 살겠다. 세상 사람들아! 나는 나다. 그의 이름이 어떻고, 신분이 어떻고, 죽었는지 살았는지가 어떻고는 묻지를 말아라.
이제 와 정작 슬픈 것은 그의 불우나 그 시대의 암울이 아니라 먼지만 풀풀 이는, 감동을 잊은 지 오래인 건조한 우리네 마음이다. 무연히 박제가의 <묘향산소기>를 읽다 말고 나는 한참이나 딴 생각을 했던 것이다.
- 본문 103 쪽에서
"더 노력해라. 공부란 꼭 과거를 보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54쪽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집도 내 손때가 묻지 않고는 남의 집일 뿐이다. 물건 하나 하나에 가족의 기억이 묻어 있는 집, 함께 보낸 시간들의 추억이 먼지처럼 떠 다니는 곳, 그곳만이 내 집이다.-227쪽
늘 여유와 한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옛사람은 "젊었을 적 한가로움이라야 한가로움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다 늙어 한가로운 것이야 할 일이 없는 것이지 한가로움이라 말할 것이 못 된다. 숨가쁜 일상 속에서 짬 내어 누리는 한가로움, 일부러 애써서 찾아내는 한가로움이야야 그 맛이 달고 고맙다.-263쪽
출력을 하려면 입력이 있어야 한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든든한 바탕 공부를 갖추어야 한다. 든 것도 없이 꺼내려고만 들면 얼마 못 가 밑천이 바닥나고 만다. 바싹 마른 우물에서는 물이 솟지 않는다.-280쪽
잊는다(忘)는 것은 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다.-30쪽
만남은 맛남이다.
누구든 일생에 잊을 수 없는 몇 번의 맛난 만남을 갖는다. 이 몇번의 만남이 인생을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 만남 이후로 나는 더이상 예전의 나일 수가 없다.
............
그와의 만남 이후 나는 더이상 예전의 나일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와의 만남은, 분명 나 혼자만의 일방적인 만남일지라도 인생에 몇번 밖에 찾아오지 않는 맛난 만남이었던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쪽
"옛날에는 문을 닫고 앉아 글을 읽어도 천하의 일을 알 수 있었지요"라는 구절이 있다. 정작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오늘의 우리들이다.인터넷 시대에 세계의 정보를 책상위에서 만나보면서도 천하의 일은 커녕 제 자신에 대해서조차 알 수가 없다. 정보의 바다는 오히려 우리를 더 혼란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할 뿐이다.왜 그럴까? 거기에는 나는 없고 정보만 있기 때문이다.그러기에 내가 소유한 정보의 양이 늘어갈 수록 내면의 공허는 커져만 간다. 주체의 확립이 없는 정보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그만 시련앞에서도 쉽게 스스로를 허문다.거품경제 속에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다 갑자기 닥친 잿빛 현실속에서 그들의 절망은 너무도 빠르고 신속하다. 실용의 이름으로 대학의 지적토대는 급겨씨 무너지고,문화는 말살되고 있다. 취직과 돈벌이와 영어가 삶의 지상 목표로 변한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있다. 돈만 벌 수 있다면,출세만 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소중히 여겨온 가치와 자존도 송두리째 던져벌릴 태세다.
- 이덕무편중에서- -000쪽
꼭 문자로 된 종이책을 읽는것이 독서가 아니다. 삼라만상이 다 문자요 책이다. 삶이 곧 독서다.죽은지식, 아집과 편견만을 조장하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 독이다.
는 동양에서 돌아와 런던에서 지내고 있었다. 위에서 마한 사진들이 있고 2주쯤 지났을 무렵, 어느 날 아침 엘리엇한대 전화가 왔다. 나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별로 놀라지 않았다. 끝나 가는 사교 시즌을 즐기기 위해서 그 무렵이면 엘리엇이 언제나 영국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브래들리 부인과 이사벨도 함께 와 있다면서, 그날 저녁 6시에한잔하러 와 주면 대단히 기쁘겠다고 말했다. 물론 그들은 클라리지 호텔에 묵고 있었다. 나는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으므로, 파크 레인을 지나 메이페어의 조용한 고급 주택가를 천천히 걸어서 호텔로 갔다. 엘리엇은 늘 묵는 스위트룸에머물고 있었다. 책은 시가 상자 같은 갈색 목재 패널로 장식돼없는 차분한 느낌의 값비한 가구들로 꾸며져 있었다.
을 때 그는 혼자였다. 브래들리 부인과 이사벨은다고 했다. 그는 내게 이사벨이 래리와 파혼했다는내가 들어갔을 때 그는 혼자였 호평을 나갔다고 했다. 그는 세이야기를 해 주었다.
가면의 고장 가운데 하다.
P.13
미쳐야미친다 - 벽(癖)에 들린 사람들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그저 하고 대충 해서 이룰 수 있는 일은어디에도 없다. 그렇게 하다 혹 운이 좋아 작은 성취를 이룬다 해도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노력이 따르지 않은 한때의 행운은 복권당첨처럼 오히려 그의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말이다. 남이 미치지 못할 경지에 도달하려면 미치지 않고는 안 된다. 미쳐야 미친다. 미치려면] 미쳐라(), 지켜보는 이에게 광기(狂氣)로 비칠 만큼 정신의 뼈대를 하얗게 세우고, 미친 듯이 몰두하지 않고는 결코 님들보다 우뚝한 보람을 나타낼 수가 없다.
P.63
김득신이 한 번은 만주(晩洲) 홍석기(洪錫箕)의 집에 머물며공부하고 있었다. 홍공은 출타하고 없었고 그만 혼자 있었다. 한종이 솥을 지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종이 말했다. ˝빚 받을 집에서 뽑아 왔습니다.˝ 김득신은 책을 기두어 그 길로 서둘러 돌아오려 했다. 홍공이 오는 길에 그를 보고 까닭을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두 번 세 번 굳이 묻자 솥을 뽑아온 일을 가지고 대답했다. 홍공은 ˝이것은 내가 모르는일이다. 내 집에 과부가 된 누이가 있는데 혼자 한 일이다. 실로내 잘못이 아니다˝ 라고 하며 간곡히 사과해 마지않았다. 김득신은 그제서야 그만두었다.
김득신은 구당(久堂) 박상원(朴長遠)과 서로 사흘 걸리는 거리에 살았다. 몇 년 전에 아무 해 몇 월 며칠에 서로 방문하기로 미리 약속을 했었는데, 틀림없이 기일에 맞추어 이르렀다. 한 번은약속을 했는데 마침 비바람이 크게 불고 날이 늦은지라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에 과연 그가 이르렀다.
그 독실함이 이와 같았다.
빚 대신 가난한 집 솥을 뽑아 오는 각박함을 보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친구 집을 박차고 나왔다. 그 잊어버리기 잘하는 사람이몇 년 전에 한 벗과의 약속만은 잊지 않고 지켰다. 이런 독실한 품성의 바탕에서 그의 근면한 노력이 꽃을 피울 수 있었다.
P.65
글의 앞부분에서 황덕길은 김득신의 피나는 노력을 말하면서,
부족한 사람은 있어도 부족한 재능은 없다고 했다. 부족해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어느 순간 길이 열린다. 단순무식한 노력 앞에는 배겨날 장사가 없다.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는 동안 내용이 골수에 박히고 정신이 자라, 안목과 식견이 툭 터지게 된다. 한 번 터진 식견은 다시 막히는 법이 없다. 한 번 떠진 눈은 다시 감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어려운 책을 몇 번 읽고 줄줄 외웠던 천재들의 글은지금 한 편도 전하지 않는다. 남은 것은 그런 천재가 있었다는 풍문뿐이다. 김득신은 그렇지가 않았다. 공부를 아무리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사람은 김득신을, 아니 그의 끝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스승으로 모실 일이다.
P.69
만약 한 사람의 지기를 얻게 된다면 나는 마땅히 10년 간 뽕나무를 심고, 1년 간 누에를 쳐서 손수 오색실로 물을 들이리라.
열흘에 한 빛깔씩 물들인다면, 50일 만에 다섯 가지 빛깔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를 따뜻한 봄볕에 쬐어 말린 뒤, 여린 아내를 시켜 백 번 단련한 금침을 가지고서 내 친구의 얼굴을 수놓게 하여, 귀한 비단으로 장식하고 고옥(古王)으로 축을 만들어 아마득히 높은 산과 양양히 흘러가는 강물, 그 사이에다 이를 펼쳐놓고서로 마주보며 말없이 있다가 날이 뉘엿해지면 품에 안고서 돌아오리라.
- 이덕무 <<耳目口心書>> 중에서
P.82
이덕무의 편지글에 보면 ˝옛날에는 문을 닫고 앉아 글을 읽어도 천하의 일을 알 수 있었지요˝ 라는 구절이 있다. 정작 이해할 수 없는것은 오늘의 우리들이다. 인터넷 시대에 세계의 정보를 책상 위에서 만나보면서도 천하의 일은커녕 제 자신에 대해서조차 알 수가없다. 정보의 바다는 오히려 우리를 더 혼란 속에서 허우적거리게할 뿐이다. 왜 그럴까? 거기에는 나는 없고 정보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내가 소유한 정보의 양이 늘어갈수록 내면의 공허는 커져만 간다. 주체의 확립이 없는 정보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P.87
납작한 돌을 골라 물결을 향해 몸을 뉘어 던졌다. 물껍질을 벗기며 세 번도 뛰고 네 번도 뛴다. 느린 것은 두꺼비가 물에 잠기는 것 같고, 가벼운 것은 마치 물찬 제비 같다. 어쩌다가는 대나무 모양을 만들면서 마디마디 재빠르게 뒤쫓기도 한다. 혹 동전을 쌓으며 쫓아가기도 하는데, 뾰족한 흔적은 뿔 같고, 층층의 무늬는 탑인 듯도 싶다. 이것은 아이들의 장난인데, 물수제비 뜨기라 한다.
고목이 절벽에 기댄 채 말랐는데, 우뚝함은 귀신의 몸뚱이 같고, 서리어 움츠림은 잿빛 같았다. 껍질을 벗은 것은 마치 늙은뱀이 벗어놓은 허물 같았고, 대머리가 된 것은 병든 올빼미가 걸터앉아 고개를 돌아보는 듯하였다. 속은 구멍이 뚫려 텅 비었고, 곁가지는 하나도 없었다. 산에 의지한 돌은 검고, 길에 깔린 돌은 희며, 시내에 잠긴 돌은 청록빛이었다. 돌들끼리 비벼 표백되고 깔리어 그런가 싶었다. 돌빛은 핥은 듯 불그스레 윤기가 나고 매끄러웠다. 한 필 비단 같은 가을 햇살이 멀리 단풍나무 사이로 펼쳐지자, 또 시냇가의 모래는 모두 담황색인 듯하였다.
- 박제가 <<妙香山小記>> 중에서
P.90
발로 물살을 가르자 발톱에서 폭포가 일어나고, 입으로 양치질하니 비는이빨 사이로 쏟아졌다. 두 손으로 허위적거리자 물빛만 있고 내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눈꼽을 씻으며 얼굴의 술기운을 깨노라니, 때마침 가을 구름이 물 위에 얼비쳐 내 정수리를 어루만지는구나.
- 박제가
P.104
대저 속된 자들은 선방(禪房)에서 기생을 끼고 시냇가에서 풍악을 베푸니, 꽃 아래서 향을 사르고 차 마시는 데 과일을 두는 격이라 하겠다. 어떤 이가 내게 와서 묻는다.
˝산속에서 풍악을 들으니 어떻습디까?˝
˝내 귀는 다만 물 소리와 스님이 낙엽 밟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오.˝
- 박제가
P.110
내가 변방에서 죄를 입어 온갖 고초를 다 겪었다. 밤에 간혹 구부려 누웠다가 망령되이 정이 일어나면, 인하여 생각이 꼬리를 물어 이리저리 걷잡을 수가 없었다. 용서를 받아 풀려나면 어찌할까? 고향을 찾아 돌아가서는 어쩐다지? 길에 있을 때는 어찌하고, 문에 들어설 때는 어찌하나? 부모님과 죽은 아내의 산소를 둘러볼 때는 어찌하며, 친척 및 벗들과 둘러모여 말하고 웃을 때는 어찌하나? 채소의 씨는 어찌 뿌리며, 농사일은 어떻게할까? 하다못해 어린애들 서캐와 이를 손수 빗질하고, 서책에 곰팡이 피고 젖은 것을 마당에 내다 볕 쬐는 데 이르기까지 온갖세상 사람들에게 있을 법한 일이란 일은 전부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이렇듯 뒤척이다 보면 창은 훤히 밝아왔다. 막상이루어진일은 하나도 없고, 변함없이 위원군(渭原郡)의 벌 받아 귀양온 밥 빌어먹는 사내일 뿐인지라, 생각을 어느 곳으로 돌려야 할 지, 문득 내가 누군지조차 알지 못하여 혼자 실소하고 말았다.
- 노긍 <생각에 대하여,想解>
P.117
또 가난한 집에 종살이하면서 두 눈이 늘 피곤하여, 일찍이단 하루도 일찍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등 긁고 머리를 흔들면서맑게 노래하며 환하게 즐거워해본 적이 없었기에 내가 이를 부그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 그 배를 가른다면 반드시 붉은 것이 있어 마치 불처럼 땅 위로 솟구쳐 오를 것이니, 평생 주인을향한 마음이 담긴 피인 줄을 알 것이다.
네가 이제 땅속에 들어가면 네 아비와 어미, 네 형과 너의 안주인과 작은 주인이 마땅히 네가 온 것을 보고 놀라 다투어 내가어찌 지내는지를 물을 것이다. 그때 너는 근년 이래로 온몸이 좋지 않아 이빨과 터럭은 시어져서 몹시 늙은이가 다 되었다고 말하여다오. 그러면 장차 서로 돌아보며 탄식하고 낯빛이 변하면서 나를 불쌍히 여길 것이다. 아아!
- 노궁<죽은 종 막돌이의 제문, 祭亡奴莫石文>
이제 와 정작 슬픈 것은 그의 불우나 그 시대의 암울이 아니라 먼지만 풀풀 이는, 감동을 잊은 지 오래인 건조한 우리네 마음이다. 무연히 박제가의 <묘향산소기>를 읽다 말고 나는 한참이나 딴 생각을 했던 것이다.
- 본문 103 쪽에서
"더 노력해라. 공부란 꼭 과거를 보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54쪽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집도 내 손때가 묻지 않고는 남의 집일 뿐이다. 물건 하나 하나에 가족의 기억이 묻어 있는 집, 함께 보낸 시간들의 추억이 먼지처럼 떠 다니는 곳, 그곳만이 내 집이다.-227쪽
늘 여유와 한가를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옛사람은 "젊었을 적 한가로움이라야 한가로움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다 늙어 한가로운 것이야 할 일이 없는 것이지 한가로움이라 말할 것이 못 된다. 숨가쁜 일상 속에서 짬 내어 누리는 한가로움, 일부러 애써서 찾아내는 한가로움이야야 그 맛이 달고 고맙다.-263쪽
출력을 하려면 입력이 있어야 한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든든한 바탕 공부를 갖추어야 한다. 든 것도 없이 꺼내려고만 들면 얼마 못 가 밑천이 바닥나고 만다. 바싹 마른 우물에서는 물이 솟지 않는다.-280쪽
잊는다(忘)는 것은 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다.-30쪽
만남은 맛남이다.
누구든 일생에 잊을 수 없는 몇 번의 맛난 만남을 갖는다. 이 몇번의 만남이 인생을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 만남 이후로 나는 더이상 예전의 나일 수가 없다.
............
그와의 만남 이후 나는 더이상 예전의 나일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와의 만남은, 분명 나 혼자만의 일방적인 만남일지라도 인생에 몇번 밖에 찾아오지 않는 맛난 만남이었던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쪽
"옛날에는 문을 닫고 앉아 글을 읽어도 천하의 일을 알 수 있었지요"라는 구절이 있다. 정작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오늘의 우리들이다.인터넷 시대에 세계의 정보를 책상위에서 만나보면서도 천하의 일은 커녕 제 자신에 대해서조차 알 수가 없다. 정보의 바다는 오히려 우리를 더 혼란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할 뿐이다.왜 그럴까? 거기에는 나는 없고 정보만 있기 때문이다.그러기에 내가 소유한 정보의 양이 늘어갈 수록 내면의 공허는 커져만 간다. 주체의 확립이 없는 정보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그만 시련앞에서도 쉽게 스스로를 허문다.거품경제 속에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다 갑자기 닥친 잿빛 현실속에서 그들의 절망은 너무도 빠르고 신속하다. 실용의 이름으로 대학의 지적토대는 급겨씨 무너지고,문화는 말살되고 있다. 취직과 돈벌이와 영어가 삶의 지상 목표로 변한 사회에서 우리는 살고있다. 돈만 벌 수 있다면,출세만 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소중히 여겨온 가치와 자존도 송두리째 던져벌릴 태세다.
- 이덕무편중에서- -000쪽
꼭 문자로 된 종이책을 읽는것이 독서가 아니다. 삼라만상이 다 문자요 책이다. 삶이 곧 독서다.죽은지식, 아집과 편견만을 조장하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 독이다.
는 동양에서 돌아와 런던에서 지내고 있었다. 위에서 마한 사진들이 있고 2주쯤 지났을 무렵, 어느 날 아침 엘리엇한대 전화가 왔다. 나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별로 놀라지 않았다. 끝나 가는 사교 시즌을 즐기기 위해서 그 무렵이면 엘리엇이 언제나 영국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브래들리 부인과 이사벨도 함께 와 있다면서, 그날 저녁 6시에한잔하러 와 주면 대단히 기쁘겠다고 말했다. 물론 그들은 클라리지 호텔에 묵고 있었다. 나는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으므로, 파크 레인을 지나 메이페어의 조용한 고급 주택가를 천천히 걸어서 호텔로 갔다. 엘리엇은 늘 묵는 스위트룸에머물고 있었다. 책은 시가 상자 같은 갈색 목재 패널로 장식돼없는 차분한 느낌의 값비한 가구들로 꾸며져 있었다.
을 때 그는 혼자였다. 브래들리 부인과 이사벨은다고 했다. 그는 내게 이사벨이 래리와 파혼했다는내가 들어갔을 때 그는 혼자였 호평을 나갔다고 했다. 그는 세이야기를 해 주었다.
가면의 고장 가운데 하다.
P.13
미쳐야미친다 - 벽(癖)에 들린 사람들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그저 하고 대충 해서 이룰 수 있는 일은어디에도 없다. 그렇게 하다 혹 운이 좋아 작은 성취를 이룬다 해도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노력이 따르지 않은 한때의 행운은 복권당첨처럼 오히려 그의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말이다. 남이 미치지 못할 경지에 도달하려면 미치지 않고는 안 된다. 미쳐야 미친다. 미치려면] 미쳐라(), 지켜보는 이에게 광기(狂氣)로 비칠 만큼 정신의 뼈대를 하얗게 세우고, 미친 듯이 몰두하지 않고는 결코 님들보다 우뚝한 보람을 나타낼 수가 없다.
P.63
김득신이 한 번은 만주(晩洲) 홍석기(洪錫箕)의 집에 머물며공부하고 있었다. 홍공은 출타하고 없었고 그만 혼자 있었다. 한종이 솥을 지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종이 말했다. ˝빚 받을 집에서 뽑아 왔습니다.˝ 김득신은 책을 기두어 그 길로 서둘러 돌아오려 했다. 홍공이 오는 길에 그를 보고 까닭을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두 번 세 번 굳이 묻자 솥을 뽑아온 일을 가지고 대답했다. 홍공은 ˝이것은 내가 모르는일이다. 내 집에 과부가 된 누이가 있는데 혼자 한 일이다. 실로내 잘못이 아니다˝ 라고 하며 간곡히 사과해 마지않았다. 김득신은 그제서야 그만두었다.
김득신은 구당(久堂) 박상원(朴長遠)과 서로 사흘 걸리는 거리에 살았다. 몇 년 전에 아무 해 몇 월 며칠에 서로 방문하기로 미리 약속을 했었는데, 틀림없이 기일에 맞추어 이르렀다. 한 번은약속을 했는데 마침 비바람이 크게 불고 날이 늦은지라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에 과연 그가 이르렀다.
그 독실함이 이와 같았다.
빚 대신 가난한 집 솥을 뽑아 오는 각박함을 보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친구 집을 박차고 나왔다. 그 잊어버리기 잘하는 사람이몇 년 전에 한 벗과의 약속만은 잊지 않고 지켰다. 이런 독실한 품성의 바탕에서 그의 근면한 노력이 꽃을 피울 수 있었다.
P.65
글의 앞부분에서 황덕길은 김득신의 피나는 노력을 말하면서,
부족한 사람은 있어도 부족한 재능은 없다고 했다. 부족해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어느 순간 길이 열린다. 단순무식한 노력 앞에는 배겨날 장사가 없다.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는 동안 내용이 골수에 박히고 정신이 자라, 안목과 식견이 툭 터지게 된다. 한 번 터진 식견은 다시 막히는 법이 없다. 한 번 떠진 눈은 다시 감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어려운 책을 몇 번 읽고 줄줄 외웠던 천재들의 글은지금 한 편도 전하지 않는다. 남은 것은 그런 천재가 있었다는 풍문뿐이다. 김득신은 그렇지가 않았다. 공부를 아무리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사람은 김득신을, 아니 그의 끝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스승으로 모실 일이다.
P.69
만약 한 사람의 지기를 얻게 된다면 나는 마땅히 10년 간 뽕나무를 심고, 1년 간 누에를 쳐서 손수 오색실로 물을 들이리라.
열흘에 한 빛깔씩 물들인다면, 50일 만에 다섯 가지 빛깔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를 따뜻한 봄볕에 쬐어 말린 뒤, 여린 아내를 시켜 백 번 단련한 금침을 가지고서 내 친구의 얼굴을 수놓게 하여, 귀한 비단으로 장식하고 고옥(古王)으로 축을 만들어 아마득히 높은 산과 양양히 흘러가는 강물, 그 사이에다 이를 펼쳐놓고서로 마주보며 말없이 있다가 날이 뉘엿해지면 품에 안고서 돌아오리라.
- 이덕무 <<耳目口心書>> 중에서
P.82
이덕무의 편지글에 보면 ˝옛날에는 문을 닫고 앉아 글을 읽어도 천하의 일을 알 수 있었지요˝ 라는 구절이 있다. 정작 이해할 수 없는것은 오늘의 우리들이다. 인터넷 시대에 세계의 정보를 책상 위에서 만나보면서도 천하의 일은커녕 제 자신에 대해서조차 알 수가없다. 정보의 바다는 오히려 우리를 더 혼란 속에서 허우적거리게할 뿐이다. 왜 그럴까? 거기에는 나는 없고 정보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내가 소유한 정보의 양이 늘어갈수록 내면의 공허는 커져만 간다. 주체의 확립이 없는 정보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P.87
납작한 돌을 골라 물결을 향해 몸을 뉘어 던졌다. 물껍질을 벗기며 세 번도 뛰고 네 번도 뛴다. 느린 것은 두꺼비가 물에 잠기는 것 같고, 가벼운 것은 마치 물찬 제비 같다. 어쩌다가는 대나무 모양을 만들면서 마디마디 재빠르게 뒤쫓기도 한다. 혹 동전을 쌓으며 쫓아가기도 하는데, 뾰족한 흔적은 뿔 같고, 층층의 무늬는 탑인 듯도 싶다. 이것은 아이들의 장난인데, 물수제비 뜨기라 한다.
고목이 절벽에 기댄 채 말랐는데, 우뚝함은 귀신의 몸뚱이 같고, 서리어 움츠림은 잿빛 같았다. 껍질을 벗은 것은 마치 늙은뱀이 벗어놓은 허물 같았고, 대머리가 된 것은 병든 올빼미가 걸터앉아 고개를 돌아보는 듯하였다. 속은 구멍이 뚫려 텅 비었고, 곁가지는 하나도 없었다. 산에 의지한 돌은 검고, 길에 깔린 돌은 희며, 시내에 잠긴 돌은 청록빛이었다. 돌들끼리 비벼 표백되고 깔리어 그런가 싶었다. 돌빛은 핥은 듯 불그스레 윤기가 나고 매끄러웠다. 한 필 비단 같은 가을 햇살이 멀리 단풍나무 사이로 펼쳐지자, 또 시냇가의 모래는 모두 담황색인 듯하였다.
- 박제가 <<妙香山小記>> 중에서
P.90
발로 물살을 가르자 발톱에서 폭포가 일어나고, 입으로 양치질하니 비는이빨 사이로 쏟아졌다. 두 손으로 허위적거리자 물빛만 있고 내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눈꼽을 씻으며 얼굴의 술기운을 깨노라니, 때마침 가을 구름이 물 위에 얼비쳐 내 정수리를 어루만지는구나.
- 박제가
P.104
대저 속된 자들은 선방(禪房)에서 기생을 끼고 시냇가에서 풍악을 베푸니, 꽃 아래서 향을 사르고 차 마시는 데 과일을 두는 격이라 하겠다. 어떤 이가 내게 와서 묻는다.
˝산속에서 풍악을 들으니 어떻습디까?˝
˝내 귀는 다만 물 소리와 스님이 낙엽 밟는 소리를 들었을 뿐이오.˝
- 박제가
P.110
내가 변방에서 죄를 입어 온갖 고초를 다 겪었다. 밤에 간혹 구부려 누웠다가 망령되이 정이 일어나면, 인하여 생각이 꼬리를 물어 이리저리 걷잡을 수가 없었다. 용서를 받아 풀려나면 어찌할까? 고향을 찾아 돌아가서는 어쩐다지? 길에 있을 때는 어찌하고, 문에 들어설 때는 어찌하나? 부모님과 죽은 아내의 산소를 둘러볼 때는 어찌하며, 친척 및 벗들과 둘러모여 말하고 웃을 때는 어찌하나? 채소의 씨는 어찌 뿌리며, 농사일은 어떻게할까? 하다못해 어린애들 서캐와 이를 손수 빗질하고, 서책에 곰팡이 피고 젖은 것을 마당에 내다 볕 쬐는 데 이르기까지 온갖세상 사람들에게 있을 법한 일이란 일은 전부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이렇듯 뒤척이다 보면 창은 훤히 밝아왔다. 막상이루어진일은 하나도 없고, 변함없이 위원군(渭原郡)의 벌 받아 귀양온 밥 빌어먹는 사내일 뿐인지라, 생각을 어느 곳으로 돌려야 할 지, 문득 내가 누군지조차 알지 못하여 혼자 실소하고 말았다.
- 노긍 <생각에 대하여,想解>
P.117
또 가난한 집에 종살이하면서 두 눈이 늘 피곤하여, 일찍이단 하루도 일찍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등 긁고 머리를 흔들면서맑게 노래하며 환하게 즐거워해본 적이 없었기에 내가 이를 부그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 그 배를 가른다면 반드시 붉은 것이 있어 마치 불처럼 땅 위로 솟구쳐 오를 것이니, 평생 주인을향한 마음이 담긴 피인 줄을 알 것이다.
네가 이제 땅속에 들어가면 네 아비와 어미, 네 형과 너의 안주인과 작은 주인이 마땅히 네가 온 것을 보고 놀라 다투어 내가어찌 지내는지를 물을 것이다. 그때 너는 근년 이래로 온몸이 좋지 않아 이빨과 터럭은 시어져서 몹시 늙은이가 다 되었다고 말하여다오. 그러면 장차 서로 돌아보며 탄식하고 낯빛이 변하면서 나를 불쌍히 여길 것이다. 아아!
- 노궁<죽은 종 막돌이의 제문, 祭亡奴莫石文>
저자소개
정민
1960년 충북 영동 출생. 한양대 국문과 졸업, 한양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한국한문학. 박사학위는 우리나라 고전작가들의 문장 이론을 다룬 '조선후기 고문론 연구'로 받았다. 한시를 쉽게 풀어 소개한 이론서 '한시 미학산책'을 간행한 이래, 연암 박지원의 예술정신을 살핀 '비슷한 것은 가짜다', 이덕무의 청언소품을 감상한 '한서이불과 논어병풍' 등을 잇달아 펴냈다. 학문 외에 서예와 전각에 오랜 취미가 있다. '돌 위에 새긴 생각' '와당의 표정'이 그래서 나왔다. 한문학이 어떻게 우리 시대와 호흡을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늘 고민한다. 요즘은 한시 속의 새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고전문장이론에 관한 번역 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한문은 이미 쓰임새를 잃은 문자지만, 그 안에 담긴 콘텐츠는 쓸모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다. '목릉문단과 석주 권필' '마음을 비우는 지혜' 외에 여러 권의 전문 연구서와 번역서가 있다. 다양한 저작을 통해 문학을 넘어 사회문화사 전반으로 글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다산의 지식경영법 중 집체적 지식경영에 관심을 가졌다.
1960년 충북 영동 출생. 한양대 국문과 졸업, 한양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한국한문학. 박사학위는 우리나라 고전작가들의 문장 이론을 다룬 '조선후기 고문론 연구'로 받았다. 한시를 쉽게 풀어 소개한 이론서 '한시 미학산책'을 간행한 이래, 연암 박지원의 예술정신을 살핀 '비슷한 것은 가짜다', 이덕무의 청언소품을 감상한 '한서이불과 논어병풍' 등을 잇달아 펴냈다. 학문 외에 서예와 전각에 오랜 취미가 있다. '돌 위에 새긴 생각' '와당의 표정'이 그래서 나왔다. 한문학이 어떻게 우리 시대와 호흡을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늘 고민한다. 요즘은 한시 속의 새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고전문장이론에 관한 번역 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한문은 이미 쓰임새를 잃은 문자지만, 그 안에 담긴 콘텐츠는 쓸모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다. '목릉문단과 석주 권필' '마음을 비우는 지혜' 외에 여러 권의 전문 연구서와 번역서가 있다. 다양한 저작을 통해 문학을 넘어 사회문화사 전반으로 글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다산의 지식경영법 중 집체적 지식경영에 관심을 가졌다.
역자소개
충북 영동 출생.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현재 한양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무궁무진한 한문학 자료를 탐사하며 살아 있는 유용한 정보를 발굴하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연암 박지원의 산문을 꼼꼼히 읽어 『비슷한 것은 가짜다』와 『고전문장론과 연암 박지원』을, 다산 정약용이 창출한 새로운 지적 패러다임과 그 삶에 천착하여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의 재발견』 『삶을 바꾼 만남』을 펴냈다. 18세기 지식인에 관한 연구로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과 『미쳐야 미친다』 등이 있다. 또, 청언소품에 관심을 가져 『마음을 비우는 지혜』 『내가 사랑하는 삶』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돌 위에 새긴 생각』 『다산어록청상』 『성대중 처세어록』 『죽비소리』 등을 펴냈다. 이 밖에 옛글 속 선인들의 내면을 그린 『책읽는 소리』 『스승의 옥편』 등의 수필집과 한시 속 신선 세계의 환상을 분석한 『초월의 상상』, 문학과 회화 속에 표상된 새의 의미를 찾아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조선 후기 차 문화의 모든 것을 담은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를 썼다. 아울러 한시의 아름다움을 탐구한 『한시 미학 산책』과 어린이들을 위한 한시 입문서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사계절에 담긴 한시의 시정을 정리한 『꽃들의 웃음판』을 썼다. 2012년 8월부터 1년간 하버드 옌칭연구소의 초빙을 받아 머물면서 그곳의 자료를 바탕으로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