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햄릿
원서명
Hamlet
총서명
세계문학전집 3
저자
번역자
원저자
출판사
출판일
20010228
가격
₩ 7,000
ISBN
9788937460036
페이지
222 p.
판형
132 X 225 mm
커버
Book
책 소개
영국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가 낳은 문제적 인간 ‘햄릿’ 삶과 죽음, 인간의 모든 문제를 담고 있는 극문학의 정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품인 『햄릿』. 1601년에 창작한 이 작품은 격변하는 르네상스기의 흐름을 반영하는 시대정신의 산물이자,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며 인간의 존재 이유를 묻는 햄릿을 통해 회의적 인간의 전형을 보여 준다. 갈릴레이와 동시대인인 셰익스피어는 당시 이탈리아에서 유입된 새로운 문화로 인해 영국 사회가 술렁이던 상황, 아울러 통치자이던 엘리자베스 여왕의 총애를 듬뿍 받던 에섹스 백작이 왕위 계승 문제로 한순간에 반란자가 되는 상황을 목도하고 『햄릿』을 구상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이라는 문제적 인간을 내세워 동물과 대비되는 지성의 능력과 한계, 그리고 인간의 양극성으로 인한 불안과 비극적 상황 앞에서 ‘진정한 선’이란 무엇인지를 물었다. 자신의 존재를 걸고 삶의 진실을 찾아 나가려는 햄릿의 고뇌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유효한 윤리적 질문,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있음이냐 없음이냐'로 번역된 것은 이 비극이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 및 그 행위의 본질을 추구하는 극이라는 해석을 바탕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 동안 무시되었던 르네상스 시대의 극문학으로서 『햄릿』의 의의를 최대한 살린 행별 구성 또한 이 책의 특징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대중의 사랑을 받는 작품인 『햄릿』. 1601년에 창작한 이 작품은 격변하는 르네상스기의 흐름을 반영하는 시대정신의 산물이자,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며 인간의 존재 이유를 묻는 햄릿을 통해 회의적 인간의 전형을 보여 준다. 갈릴레이와 동시대인인 셰익스피어는 당시 이탈리아에서 유입된 새로운 문화로 인해 영국 사회가 술렁이던 상황, 아울러 통치자이던 엘리자베스 여왕의 총애를 듬뿍 받던 에섹스 백작이 왕위 계승 문제로 한순간에 반란자가 되는 상황을 목도하고 『햄릿』을 구상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이라는 문제적 인간을 내세워 동물과 대비되는 지성의 능력과 한계, 그리고 인간의 양극성으로 인한 불안과 비극적 상황 앞에서 ‘진정한 선’이란 무엇인지를 물었다. 자신의 존재를 걸고 삶의 진실을 찾아 나가려는 햄릿의 고뇌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유효한 윤리적 질문,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있음이냐 없음이냐'로 번역된 것은 이 비극이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 및 그 행위의 본질을 추구하는 극이라는 해석을 바탕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 동안 무시되었던 르네상스 시대의 극문학으로서 『햄릿』의 의의를 최대한 살린 행별 구성 또한 이 책의 특징이다.
목차
* 등장 인물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작품 해설/최종철
작가 연보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작품 해설/최종철
작가 연보
본문발췌
72
지나치게 행복하지 않으므로 행복합니다.
111
결심이란 기껏해야 기억력의 노예일 뿐,
118
풀 자라기 기다리다 말 굶어 죽는다.
사람들이 널 기다려. 자, 축복해 주마.
그리고 요 몇 가지 교훈을 네 기억에 새겨둬라.
네 생각을 발설하지 말아라.
절도 없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도 말고,
친절하되 절대로 천박해지면 안 된다.
있는 친구들은 겪어보고 받아들였으면,
그들을 네 영혼에 쇠고리로 잡아매라.
허나 신출내기 철없는 허세꾼들
모두를 환대하느라 손바닥이 무뎌지면 안 된다.
싸움에 낄까 조심해라. 허나 끼게 되면,
상대방이 널 알아모시도록 행동해라.
그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을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해라.
지갑의 두께만큼 비싼 옷을 사입되
요란하지 않게, 고급으로 야하지 않게,
왜냐면 복장을 보고 사람을 아는 수가 많으니까.
돈은 꾸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아라.
왜냐하면 빚 때문에 자주 돈과 친구를 함께 잃고,
또한 돈을 빌리면 절약심이 무디어진단다.
무엇보다도 네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거짓될 수 없는 법. 잘 가라.
축복으로 끝낸 말이 네 안에서 여물기를.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죽는 건, 자는 것. 자는 건꿈꾸는 것일지도 —— 아, 그게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죽음의 잠 속에서 무슨 꿈이, 대우리가 이 삶의 뒤엉킴을 떨쳤을 때 찾아올지 생각하면, 우린 멈출 수밖에 ——그게 바로 불행이 오래오래 살아남는 이유로다.
P.3
무엇보다도 너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P.34
네 생각을 발설하지 말아라.
절도 없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도 말고,
친절하되 절대로 천박해지면 안 된다.
있는 친구들은 겪어보고 받아들였으면,
그들을 네 영혼에 쇠고리로 잡아매라.
허나 신출내기 철없는 허세꾼들
모두를 환대하느라 손바닥이 무뎌지면 안 된다.
싸움에 낄까 조심하라. 허나 끼게되면
상대방이 널 알아모시도록 행동하라
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은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하라.
지갑의 두께만큼 비싼 옷을 사입되
요란하지 않게, 고급으로 야하지 않게.
ᆞᆞᆞᆞ
돈은 꾸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아라
왜냐하면 빚때문에 자주 돈과 친구를 함께 잃고
또한 돈을 빌리면 절약심이 무디어진단다.
무엇보다도 너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거짓될수 없는 법. 잘가라
축복으로 끝낸말이 네 안에 머물기를.
P.75
인간이란 참으로 걸작품이 아닌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능력은 얼마나 무한하며,
생김새와 움직임은 얼마나 깔끔하고 놀라우며,
행동은 일마나 천사 같고, 이해력은 얼마나 신 같은가!
이 지상의 아름다움이요. 동물들의 귀감이지 ——
헌데, 내겐 이 무슨 흙 중의 흙이란 말인가?
난 인간이 즐겁지 않아
P.192
인간의 삶이란 <하나>를 셈보다 길진 않아
P.199
죽을 때가 지금이면 아니 올 것이고,
아니 올 것이면 지금일 것이지.
지금이 아니라도 오기는 할것이고.
마음의 준비가 최고야.
누구도 자기가 무엇을 남기고 떠나는지 모르는데,
일찍 떠나는 게 어떤단 말인가?
순리를 따라야지.
P.102
너무 맥빠져도 안 되니까, 자신의 분별력을 교사로삼으라고, 행위를 대사에, 대사를 행위에 맞추게,
자연스런 절도를 넘어서지 않겠다는 특별사항을 지키면서. 왜냐하면 무슨 일이든 도를 넘어서면, 연극의 목적에서 멀어지는 법인데, 그것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과거에나 현재에나, 말하자면 본성에 거울을 비춰주는 격이니, 미덕에겐 자기 몸매를, 경멸에겐 자기 꼴을, 바로 이 시대와 이 시절은 그 형체와생김새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일이야.
P.3
난 위를 보리라.
과오는 지나갔다
P.70
제2막 제2장
폴로니어스: ... - 무엇을 읽고 계십니까, 저하? What do you read, my lord?
햄릿: 말, 말, 말. Words, words, words.
폴로니어스: 내용이 무엇입니까, 저하? What is the matter, my lord?
햄릿: 네 용이 나타났어? Between who?
폴러니어스: 읽고 계시는 내용 말입니다, 저하. I mean, the matter that you read, my lord.
햄릿: 험담일세.
P.94
제3막 제1장
햄릿: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 - 자는 것뿐일지니,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죽는 건, 자는 것. 자는 건
꿈꾸는 것일지도 - 아, 그게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죽음의 잠 속에서 무슨 꿈이,
우리가 이 삶의 뒤엉킴을 떨쳤을 때
찾아올지 생각하면, 우린 멈출 수밖에 -
그게 바로 불행이 오래오래 살아남는 이유로다.
P.111
제3막 제2장
배우 왕: ... 결심이란 기껏해야 기억력의 노예일 뿐, Purpose is but the slave to memory;
태어날 땐 맹렬하나 그 힘이란 미약하오. Of violent birth, but poor validity;
그 열매가 시퍼럴 땐 나무 위에 달렸지만, Which now, like fruit unripe, sticks on the tree;
익게 되면 그냥 둬도 떨어지는 법이라오. But fall unshaken when they mellow be.
우리들이 자신에게 빚진 것을 잊어버려
못 갚는 건 정말이지 피할 수가 없는 거요.
격정 속에 우리들이 자신에게 제안한 건
그 격정이 사라지면 결심조차 없어지오.
슬픔이나 기쁨이나 격렬하면, 행동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그 자체가 소멸되오.
기쁜 마음 광분하면 슬픔 마음 통탄하고,
별것 아닌 사건으로 슬픔 기쁨 엇갈리오.
이 세상은 영원하지 아니하며, 사랑조차
운에 따라 바뀌는 건 이상할 것 하나 없소.
죽느냐 사느나 그것이 문제로다
P.3
난 위를 보리라.
과오는 지나갔다
P.34
돈은 꾸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아라. 왜냐하면 빚 때문에 자주 돈과 친구를 함께 잃고, 또한 돈을 빌리면 절약심이 무디어진단다. 무엇보다도 네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거짓될 수 없는 법.
P.75
인간이란 참으로 걸작품이 아닌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능력은 얼마나 무한하며, 생김새와 움직임은 얼마나 깔끔하고 놀라우며, 행동은 얼마나 천사 같고, 이해력은 얼마나 신 같은가! 이 지상의 아름다움이요 동물의 귀감이지
P.85
모든 사람을 각자의 값어치대로만 대접하면, 태형을 피할 사람 있어요? 당신의 명예와 가치에 버금가게 그들을 대접하시오, 그들의 자격이 모자랄수록 당신의 선심은 더욱 값질 테니까
P.119
자네가 날 얼마나 형편없는 물건으로 생각하나. 자넨 날 연주하고 싶지. 내게서 소리 나는 구멍을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자넨 내 신비의 핵심을 뽑아내고 싶어 해. 나의 최저음에서 내 음역의 최고까지 울려보고 싶어. 그렇다면, 여기 이 조그만 악기 속엔 많은 음악이, 빼어난 소리가 들어 있어. 그런데도 자넨 그걸 노래 부르게 못해. 빌어먹을, 자넨 날 피리보다 더 쉽게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를 무슨 악기로 불러도 좋아. 허나, 나를 만지작거릴 순 있어도 연주할 순 없어.
지나치게 행복하지 않으므로 행복합니다.
111
결심이란 기껏해야 기억력의 노예일 뿐,
118
풀 자라기 기다리다 말 굶어 죽는다.
사람들이 널 기다려. 자, 축복해 주마.
그리고 요 몇 가지 교훈을 네 기억에 새겨둬라.
네 생각을 발설하지 말아라.
절도 없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도 말고,
친절하되 절대로 천박해지면 안 된다.
있는 친구들은 겪어보고 받아들였으면,
그들을 네 영혼에 쇠고리로 잡아매라.
허나 신출내기 철없는 허세꾼들
모두를 환대하느라 손바닥이 무뎌지면 안 된다.
싸움에 낄까 조심해라. 허나 끼게 되면,
상대방이 널 알아모시도록 행동해라.
그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을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해라.
지갑의 두께만큼 비싼 옷을 사입되
요란하지 않게, 고급으로 야하지 않게,
왜냐면 복장을 보고 사람을 아는 수가 많으니까.
돈은 꾸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아라.
왜냐하면 빚 때문에 자주 돈과 친구를 함께 잃고,
또한 돈을 빌리면 절약심이 무디어진단다.
무엇보다도 네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거짓될 수 없는 법. 잘 가라.
축복으로 끝낸 말이 네 안에서 여물기를.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죽는 건, 자는 것. 자는 건꿈꾸는 것일지도 —— 아, 그게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죽음의 잠 속에서 무슨 꿈이, 대우리가 이 삶의 뒤엉킴을 떨쳤을 때 찾아올지 생각하면, 우린 멈출 수밖에 ——그게 바로 불행이 오래오래 살아남는 이유로다.
P.3
무엇보다도 너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P.34
네 생각을 발설하지 말아라.
절도 없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도 말고,
친절하되 절대로 천박해지면 안 된다.
있는 친구들은 겪어보고 받아들였으면,
그들을 네 영혼에 쇠고리로 잡아매라.
허나 신출내기 철없는 허세꾼들
모두를 환대하느라 손바닥이 무뎌지면 안 된다.
싸움에 낄까 조심하라. 허나 끼게되면
상대방이 널 알아모시도록 행동하라
귀는 모두에게 입은 소수에게만 열고
모든 의견은 수용하되 판단은 보류하라.
지갑의 두께만큼 비싼 옷을 사입되
요란하지 않게, 고급으로 야하지 않게.
ᆞᆞᆞᆞ
돈은 꾸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아라
왜냐하면 빚때문에 자주 돈과 친구를 함께 잃고
또한 돈을 빌리면 절약심이 무디어진단다.
무엇보다도 너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거짓될수 없는 법. 잘가라
축복으로 끝낸말이 네 안에 머물기를.
P.75
인간이란 참으로 걸작품이 아닌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능력은 얼마나 무한하며,
생김새와 움직임은 얼마나 깔끔하고 놀라우며,
행동은 일마나 천사 같고, 이해력은 얼마나 신 같은가!
이 지상의 아름다움이요. 동물들의 귀감이지 ——
헌데, 내겐 이 무슨 흙 중의 흙이란 말인가?
난 인간이 즐겁지 않아
P.192
인간의 삶이란 <하나>를 셈보다 길진 않아
P.199
죽을 때가 지금이면 아니 올 것이고,
아니 올 것이면 지금일 것이지.
지금이 아니라도 오기는 할것이고.
마음의 준비가 최고야.
누구도 자기가 무엇을 남기고 떠나는지 모르는데,
일찍 떠나는 게 어떤단 말인가?
순리를 따라야지.
P.102
너무 맥빠져도 안 되니까, 자신의 분별력을 교사로삼으라고, 행위를 대사에, 대사를 행위에 맞추게,
자연스런 절도를 넘어서지 않겠다는 특별사항을 지키면서. 왜냐하면 무슨 일이든 도를 넘어서면, 연극의 목적에서 멀어지는 법인데, 그것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과거에나 현재에나, 말하자면 본성에 거울을 비춰주는 격이니, 미덕에겐 자기 몸매를, 경멸에겐 자기 꼴을, 바로 이 시대와 이 시절은 그 형체와생김새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일이야.
P.3
난 위를 보리라.
과오는 지나갔다
P.70
제2막 제2장
폴로니어스: ... - 무엇을 읽고 계십니까, 저하? What do you read, my lord?
햄릿: 말, 말, 말. Words, words, words.
폴로니어스: 내용이 무엇입니까, 저하? What is the matter, my lord?
햄릿: 네 용이 나타났어? Between who?
폴러니어스: 읽고 계시는 내용 말입니다, 저하. I mean, the matter that you read, my lord.
햄릿: 험담일세.
P.94
제3막 제1장
햄릿: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 - 자는 것뿐일지니,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죽는 건, 자는 것. 자는 건
꿈꾸는 것일지도 - 아, 그게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죽음의 잠 속에서 무슨 꿈이,
우리가 이 삶의 뒤엉킴을 떨쳤을 때
찾아올지 생각하면, 우린 멈출 수밖에 -
그게 바로 불행이 오래오래 살아남는 이유로다.
P.111
제3막 제2장
배우 왕: ... 결심이란 기껏해야 기억력의 노예일 뿐, Purpose is but the slave to memory;
태어날 땐 맹렬하나 그 힘이란 미약하오. Of violent birth, but poor validity;
그 열매가 시퍼럴 땐 나무 위에 달렸지만, Which now, like fruit unripe, sticks on the tree;
익게 되면 그냥 둬도 떨어지는 법이라오. But fall unshaken when they mellow be.
우리들이 자신에게 빚진 것을 잊어버려
못 갚는 건 정말이지 피할 수가 없는 거요.
격정 속에 우리들이 자신에게 제안한 건
그 격정이 사라지면 결심조차 없어지오.
슬픔이나 기쁨이나 격렬하면, 행동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그 자체가 소멸되오.
기쁜 마음 광분하면 슬픔 마음 통탄하고,
별것 아닌 사건으로 슬픔 기쁨 엇갈리오.
이 세상은 영원하지 아니하며, 사랑조차
운에 따라 바뀌는 건 이상할 것 하나 없소.
죽느냐 사느나 그것이 문제로다
P.3
난 위를 보리라.
과오는 지나갔다
P.34
돈은 꾸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아라. 왜냐하면 빚 때문에 자주 돈과 친구를 함께 잃고, 또한 돈을 빌리면 절약심이 무디어진단다. 무엇보다도 네 자신에게 진실되거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거짓될 수 없는 법.
P.75
인간이란 참으로 걸작품이 아닌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능력은 얼마나 무한하며, 생김새와 움직임은 얼마나 깔끔하고 놀라우며, 행동은 얼마나 천사 같고, 이해력은 얼마나 신 같은가! 이 지상의 아름다움이요 동물의 귀감이지
P.85
모든 사람을 각자의 값어치대로만 대접하면, 태형을 피할 사람 있어요? 당신의 명예와 가치에 버금가게 그들을 대접하시오, 그들의 자격이 모자랄수록 당신의 선심은 더욱 값질 테니까
P.119
자네가 날 얼마나 형편없는 물건으로 생각하나. 자넨 날 연주하고 싶지. 내게서 소리 나는 구멍을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자넨 내 신비의 핵심을 뽑아내고 싶어 해. 나의 최저음에서 내 음역의 최고까지 울려보고 싶어. 그렇다면, 여기 이 조그만 악기 속엔 많은 음악이, 빼어난 소리가 들어 있어. 그런데도 자넨 그걸 노래 부르게 못해. 빌어먹을, 자넨 날 피리보다 더 쉽게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를 무슨 악기로 불러도 좋아. 허나, 나를 만지작거릴 순 있어도 연주할 순 없어.
저자소개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년 잉글랜드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비교적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엘리자베스 여왕 치하의 런던에서 극작가로 명성을 떨쳤으며, 1616년 고향에서 사망하기까지 서른일곱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의 희곡들은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세계 문학의 고전’인 동시에 현대성이 풍부한 작품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크게 희극, 비극, 사극, 로맨스로 구분되는 셰익스피어의 극작품은 인간의 수많은 감정을 총망라할 뿐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철학까지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고대 그리스 비극의 전통을 계승하고, 당시의 문화 및 사회상을 반영하면서도,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독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는, 시대를 초월한 천재적인 작품들인 것이다. 그가 다루었던 다양한 주제가 이렇듯 깊은 감동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그의 시적인 대사도 큰 역할을 한다. 셰익스피어가 남겨 놓은 위대한 유산은 문학뿐 아니라 영화, 연극, 뮤지컬, 오페라와 같은 문화 형식, 나아가 심리학, 철학, 언어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도 수없이 발견되고 있다.
William Shakespeare
1564년 잉글랜드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비교적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엘리자베스 여왕 치하의 런던에서 극작가로 명성을 떨쳤으며, 1616년 고향에서 사망하기까지 서른일곱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의 희곡들은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세계 문학의 고전’인 동시에 현대성이 풍부한 작품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크게 희극, 비극, 사극, 로맨스로 구분되는 셰익스피어의 극작품은 인간의 수많은 감정을 총망라할 뿐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철학까지도 깊이 있게 통찰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고대 그리스 비극의 전통을 계승하고, 당시의 문화 및 사회상을 반영하면서도,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독자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는, 시대를 초월한 천재적인 작품들인 것이다. 그가 다루었던 다양한 주제가 이렇듯 깊은 감동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그의 시적인 대사도 큰 역할을 한다. 셰익스피어가 남겨 놓은 위대한 유산은 문학뿐 아니라 영화, 연극, 뮤지컬, 오페라와 같은 문화 형식, 나아가 심리학, 철학, 언어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도 수없이 발견되고 있다.
역자소개
최종철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및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미시건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 『맥베스』, 『리어왕』, 『오셀로』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및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미시건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 『맥베스』, 『리어왕』, 『오셀로』 등이 있다.
서평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백미, 『햄릿』의 원본에 가장 충실한 번역!
르네상스 시대 극문학 『햄릿』의 오리지널 구성을 그대로 살린 정교함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 - 자는 것뿐일지니,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 「3막 1장」 중에서
셰익스피어는 기존에 구전되거나 주어진 이야기를 새로이 구성하고 지어내는 데 천재적 역량을 보여 준다. 그는 다른 작품들로부터 소재를 가져와 그것을 이어 붙이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하여 당대에 맞는 주제와 해석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햄릿』 역시 원형이라 추측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또한 배우로 연극판에 뛰어든 셰익스피어는 이후 본인이 소속된 극단의 주주이자 전속 작가로 격상하며 자신의 창작 기량을 맘껏 펼친 작가다. 따라서 그가 쓴 모든 극은 극단의 소유물이었기에 사실상 출판물로 나오기 힘든 여건이었다.『햄릿』은 총 세 가지 판본이 현존하는데 첫 출판본은 1603년 1사절판으로, 1막 1장에 나오는 보초인 마셀러스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중심이 되어 극을 이끈다. 1604년에 출판된 2사절판은 앞서의 판본을 새로 고치고 증보한 것이며, 마지막 판본은 1623년에 셰익스피어의 동료 배우인 존 헤밍과 헨리 콘델이 극단에 보존된 자료를 토대로 펴낸 이절판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햄릿』의 원래 텍스트는 셰익스피어 본인이 펴낸 작품이 아니기에, 편집자와 번역자, 비평가 및 독자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를 갖는다. 이러한 여건 때문일까. 『햄릿』은 현재까지도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 다양한 관점의 열린 해석을 동시대 독자들에게 선보이며 극문학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번으로 출간된 『햄릿』은 이러한 배경을 지닌 이 작품의 번역에 충실을 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번역자 최종철 교수는 아든 판의 셰익스피어 번역을 주요 텍스트로 삼았으며,(뉴 케임브리지 판과 리버사이드 판도 참조하였다.) 햄릿의 가장 하이라이트 대사인 “To be, or not to be”를 “있음이냐, 없음이냐”로 번역했다. 이는 『햄릿』이 인간의 욕망을 추종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비롯되었음을 드러낸다. 또한 햄릿의 비극이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과 본질을 추구하는 극임을 나타낸다.
“셰익스피어는 당시 유행했던 복수극을 염두에 두고 「햄릿」을 썼지만, 이 비극은 단순히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 및 그 행위의 본질을 추구한다. 그 결과 존재의 모든 영역이 이 비극의 테두리를 이루고 있다.”
- 「작품 해설」 중에서
햄릿에게 삶은 곧 죽음, 죽음은 곧 삶
햄릿의 갈등은 자신의 존재를 걸고 진실을 찾아 나가는 여정
『햄릿』은 부왕의 원수를 갚아 국가 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왕자 햄릿의 고뇌를 담은 작품이다. 사실 햄릿만큼 작품의 성격을 특징짓는 인물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햄릿 없는 『햄릿』은 상상이 불가능하고, 우리가 『햄릿』을 읽고 보는 이유도 햄릿과 만나기 위해서다. 햄릿이라는 인물에게는 극단적인 행동을 지연하거나, - 클로디어스를 죽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에서 그를 살려 주는 - 실천하는 - 휘장 뒤에 숨어 있던 폴로니어스를 클로디어스라 생각하고 아무런 주저 없이 찔러 죽이는 - 모습이 공존한다. 햄릿은 인간의 본질이 그저 존재함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죽음을 무릅쓰고 정의를 행함에 있는 것인지를 질문한다. 또한 입바른 말만 하는 어릿광대 요릭처럼 인간 존재의 진짜 현실을 바라보고 바로잡으려 애썼다. 햄릿이 탄식하며 내뱉는 다음의 대사처럼.
"쉬어라 쉬어, 불안한 혼령아. 그럼,
내 모든 사랑으로 자네들에게 날 맡기네.
그리고 햄릿처럼 가난한 사람이
사랑과 우정을 표할 길은, 신이 원하면,
부족하진 않을 걸세. 같이 들어가지.
또한 항상 손가락을 입술에, 부탁이야.
뒤틀린 세월. 아, 저주스런 낭패로다,
그걸 바로잡으려고 내가 태어나다니.
아니, 자, 우리 같이 가세."
─ 「1막 5장」 중에서
햄릿은 어느 누구도 당할 수 없는 기지와 재담,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 등으로 인간이 지닌 능력을 극대화하여 보여 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햄릿의 그러한 능력은 항상 양극화되어 나타나며, 이 모순이 서로 충돌하며 생기는 대립과 갈등이 그의 존재 양식이 된다. 이런 점에서 햄릿은 인간이 지닌 결함을 반영한다. 우리의 보편적인 사고와 행위는 있음과 없음, 선과 악, 허구와 실재와 같은 이분법적 사물 인식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있음과 없음, 선과 악으로 양분된 덴마크를 벗어나지 못하고 회의하며 갈등하던 햄릿은 이후 5막 2장에서 초월적인 경지에 이르는 듯 보인다. 우리는 극 후반부에서 햄릿이 이분법의 세계에 속한 인물이면서도 거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가진 인물임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보편적 인간이 그러하듯, 존재의 양면성 때문에 번민하고 죽어 간다.
셰익스피어는 어째서 햄릿 같은 ‘생각하고 고뇌하는 인간’의 전형을 묘사한 것일까? 그는 이 작품에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다루고 있다. 클로디어스가 자기 형인 선왕 햄릿을 죽임으로써 극 밖에서 시작된 형제간의 시기와 음모, 질투와 살인은 성경에 나오는 카인의 행위와 연결된다. 또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두 달도 못 되어 삼촌과 결혼한 어머니에게 보이는 햄릿의 미움과 사랑은, 인류가 가정이라는 구조를 유지하는 한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경험이다. 여기에 이 극에는 햄릿과 오필리아라는 두 청춘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까지 포함된다. 『햄릿』에서 벌어지는 많은 사건들은 개인과 가족과 국가, 심지어 우주적 차원까지 의미화할 만큼 포괄적이다. 그 외에도 이 비극은 행동과 행동의 지연, 가짜와 진짜 광기, 허구와 실재, 이성과 열정 등의 상반되는 개념과 가치들을 대립시킴으로써 우리의 사고와 행위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 햄릿에게 삶은 곧 죽음, 죽음은 곧 삶과 같았다.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불안, 허무와 사투를 벌인 자였다. 따라서 햄릿의 갈등은 그저 복수로 끝나고 마는 욕망의 갈등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걸고 삶의 진실을 찾아 나가는 여정이었다. 여기서 셰익스피어의 진정한 위대함이 드러난다.
르네상스 시대 극문학 『햄릿』의 오리지널 구성을 그대로 살린 정교함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 - 자는 것뿐일지니,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 「3막 1장」 중에서
셰익스피어는 기존에 구전되거나 주어진 이야기를 새로이 구성하고 지어내는 데 천재적 역량을 보여 준다. 그는 다른 작품들로부터 소재를 가져와 그것을 이어 붙이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하여 당대에 맞는 주제와 해석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햄릿』 역시 원형이라 추측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또한 배우로 연극판에 뛰어든 셰익스피어는 이후 본인이 소속된 극단의 주주이자 전속 작가로 격상하며 자신의 창작 기량을 맘껏 펼친 작가다. 따라서 그가 쓴 모든 극은 극단의 소유물이었기에 사실상 출판물로 나오기 힘든 여건이었다.『햄릿』은 총 세 가지 판본이 현존하는데 첫 출판본은 1603년 1사절판으로, 1막 1장에 나오는 보초인 마셀러스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중심이 되어 극을 이끈다. 1604년에 출판된 2사절판은 앞서의 판본을 새로 고치고 증보한 것이며, 마지막 판본은 1623년에 셰익스피어의 동료 배우인 존 헤밍과 헨리 콘델이 극단에 보존된 자료를 토대로 펴낸 이절판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햄릿』의 원래 텍스트는 셰익스피어 본인이 펴낸 작품이 아니기에, 편집자와 번역자, 비평가 및 독자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를 갖는다. 이러한 여건 때문일까. 『햄릿』은 현재까지도 연극과 뮤지컬 등에서 다양한 관점의 열린 해석을 동시대 독자들에게 선보이며 극문학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번으로 출간된 『햄릿』은 이러한 배경을 지닌 이 작품의 번역에 충실을 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번역자 최종철 교수는 아든 판의 셰익스피어 번역을 주요 텍스트로 삼았으며,(뉴 케임브리지 판과 리버사이드 판도 참조하였다.) 햄릿의 가장 하이라이트 대사인 “To be, or not to be”를 “있음이냐, 없음이냐”로 번역했다. 이는 『햄릿』이 인간의 욕망을 추종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비롯되었음을 드러낸다. 또한 햄릿의 비극이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과 본질을 추구하는 극임을 나타낸다.
“셰익스피어는 당시 유행했던 복수극을 염두에 두고 「햄릿」을 썼지만, 이 비극은 단순히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복수라는 행위가 인간의 존재와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 및 그 행위의 본질을 추구한다. 그 결과 존재의 모든 영역이 이 비극의 테두리를 이루고 있다.”
- 「작품 해설」 중에서
햄릿에게 삶은 곧 죽음, 죽음은 곧 삶
햄릿의 갈등은 자신의 존재를 걸고 진실을 찾아 나가는 여정
『햄릿』은 부왕의 원수를 갚아 국가 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왕자 햄릿의 고뇌를 담은 작품이다. 사실 햄릿만큼 작품의 성격을 특징짓는 인물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햄릿 없는 『햄릿』은 상상이 불가능하고, 우리가 『햄릿』을 읽고 보는 이유도 햄릿과 만나기 위해서다. 햄릿이라는 인물에게는 극단적인 행동을 지연하거나, - 클로디어스를 죽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에서 그를 살려 주는 - 실천하는 - 휘장 뒤에 숨어 있던 폴로니어스를 클로디어스라 생각하고 아무런 주저 없이 찔러 죽이는 - 모습이 공존한다. 햄릿은 인간의 본질이 그저 존재함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죽음을 무릅쓰고 정의를 행함에 있는 것인지를 질문한다. 또한 입바른 말만 하는 어릿광대 요릭처럼 인간 존재의 진짜 현실을 바라보고 바로잡으려 애썼다. 햄릿이 탄식하며 내뱉는 다음의 대사처럼.
"쉬어라 쉬어, 불안한 혼령아. 그럼,
내 모든 사랑으로 자네들에게 날 맡기네.
그리고 햄릿처럼 가난한 사람이
사랑과 우정을 표할 길은, 신이 원하면,
부족하진 않을 걸세. 같이 들어가지.
또한 항상 손가락을 입술에, 부탁이야.
뒤틀린 세월. 아, 저주스런 낭패로다,
그걸 바로잡으려고 내가 태어나다니.
아니, 자, 우리 같이 가세."
─ 「1막 5장」 중에서
햄릿은 어느 누구도 당할 수 없는 기지와 재담,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 등으로 인간이 지닌 능력을 극대화하여 보여 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햄릿의 그러한 능력은 항상 양극화되어 나타나며, 이 모순이 서로 충돌하며 생기는 대립과 갈등이 그의 존재 양식이 된다. 이런 점에서 햄릿은 인간이 지닌 결함을 반영한다. 우리의 보편적인 사고와 행위는 있음과 없음, 선과 악, 허구와 실재와 같은 이분법적 사물 인식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있음과 없음, 선과 악으로 양분된 덴마크를 벗어나지 못하고 회의하며 갈등하던 햄릿은 이후 5막 2장에서 초월적인 경지에 이르는 듯 보인다. 우리는 극 후반부에서 햄릿이 이분법의 세계에 속한 인물이면서도 거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가진 인물임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보편적 인간이 그러하듯, 존재의 양면성 때문에 번민하고 죽어 간다.
셰익스피어는 어째서 햄릿 같은 ‘생각하고 고뇌하는 인간’의 전형을 묘사한 것일까? 그는 이 작품에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다루고 있다. 클로디어스가 자기 형인 선왕 햄릿을 죽임으로써 극 밖에서 시작된 형제간의 시기와 음모, 질투와 살인은 성경에 나오는 카인의 행위와 연결된다. 또한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두 달도 못 되어 삼촌과 결혼한 어머니에게 보이는 햄릿의 미움과 사랑은, 인류가 가정이라는 구조를 유지하는 한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경험이다. 여기에 이 극에는 햄릿과 오필리아라는 두 청춘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까지 포함된다. 『햄릿』에서 벌어지는 많은 사건들은 개인과 가족과 국가, 심지어 우주적 차원까지 의미화할 만큼 포괄적이다. 그 외에도 이 비극은 행동과 행동의 지연, 가짜와 진짜 광기, 허구와 실재, 이성과 열정 등의 상반되는 개념과 가치들을 대립시킴으로써 우리의 사고와 행위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 햄릿에게 삶은 곧 죽음, 죽음은 곧 삶과 같았다.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불안, 허무와 사투를 벌인 자였다. 따라서 햄릿의 갈등은 그저 복수로 끝나고 마는 욕망의 갈등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걸고 삶의 진실을 찾아 나가는 여정이었다. 여기서 셰익스피어의 진정한 위대함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