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여름과 루비 = Summer, ruby : 박연준 장편소설
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20715
가격
₩ 14,500
ISBN
9791167371898
페이지
262 p.
판형
128 X 188 mm
커버
Book
책 소개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 작가로서의 삶에서의 ‘찢어진 페이지’를 복원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당위에 천착한, 꼭 써야만 했던 필연적인 작품이 되었다. [여름과 루비]는 박연준의 ‘처음’과 그 ‘첫’의 실패에 대한 소설이다. 세계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그 ‘첫 순간’, 유성우처럼 황홀하게 쏟아지는 유년 시절의 그 순간들을 시인 특유의 깊고 섬세한 통찰로 만나보게 되었다.
목차
1부
어린이의 정경_1986
피아노
신호등
바탕색
계절
46색
따귀
가정교육
밤의 긱도
불은 것
비행
쥐잡기
단테와 침대
어른들은 진실을 수정한다
어떤 거짓말은 솔직하다
아이들은 현실을 수정한다
가구 사용법
내 수영복이 아니야
할 수 있는 이야기
할 수 없는 이야기
2부
우리들의 실패
찌그러진 풀처럼 사람을 눕게 하는 감각
작은 배우
그건 잡으라고 난 털이 아니다
큰 배우
부스러기들
찢어진 페이지
지나간 미래
미래에도 하지 못할 이야기
학자와 나
난삼
언덕에서 내려오기
얼굴 사용하기
회상하기
전화 돌리기
오해하기
언덕에서 멀어지기
두 사람
해설 전승민(문학평론가)
어린 오르페우스의 여름밤
작가의 말
어린이의 정경_1986
피아노
신호등
바탕색
계절
46색
따귀
가정교육
밤의 긱도
불은 것
비행
쥐잡기
단테와 침대
어른들은 진실을 수정한다
어떤 거짓말은 솔직하다
아이들은 현실을 수정한다
가구 사용법
내 수영복이 아니야
할 수 있는 이야기
할 수 없는 이야기
2부
우리들의 실패
찌그러진 풀처럼 사람을 눕게 하는 감각
작은 배우
그건 잡으라고 난 털이 아니다
큰 배우
부스러기들
찢어진 페이지
지나간 미래
미래에도 하지 못할 이야기
학자와 나
난삼
언덕에서 내려오기
얼굴 사용하기
회상하기
전화 돌리기
오해하기
언덕에서 멀어지기
두 사람
해설 전승민(문학평론가)
어린 오르페우스의 여름밤
작가의 말
본문발췌
P.197
모든 이별은 언덕 위에서 이루어진다.
사소한 이별이라 해도 그게 이별이라면, 올라선 곳에서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기. 그게 이별이다. 다리가 후들거리는 건 낙차 때문이다.
당신이 있는 곳과 없는 곳, 거기와 여기, ‘사이’라는 높이.
P.84
머리를 수그린다는 건 세상을 잠시 꺼버리고 싶다는의미다. 순차적으로 차근차근 생각할 수 없어서, 여유나 경황이 없어서다. 정말이다. 슬픔으로 타격을 받은 자는 먼저 얼굴을 숨긴다. 얼굴은 슬픔의 뒷면이다.
P.37
눈물을 참을 수 없을 땐 눕는다. 누우면 눈물이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눈물은 기어코 흘러나와 귓속으로 들어간다. 눈과 귀는 이어져 있다. 눈이 내미는 것을 귀가 받고, 귀가 받아들이는 것을 눈이 밀어낸다.
P.80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유년이 시절이라는 것. 유년은 ‘시절(時節)’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멈추거나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 컸다고 착각하는 틈을 비집고 돌아와 현재를 헤집어놓는다. 사랑에, 이별에, 지속되는 모든 생활에, 지리멸렬과 환멸로 치환되는 그 모든 숨에 유년이 박혀 있다.
모든 이별은 언덕 위에서 이루어진다.
사소한 이별이라 해도 그게 이별이라면, 올라선 곳에서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기. 그게 이별이다. 다리가 후들거리는 건 낙차 때문이다.
당신이 있는 곳과 없는 곳, 거기와 여기, ‘사이’라는 높이.
P.84
머리를 수그린다는 건 세상을 잠시 꺼버리고 싶다는의미다. 순차적으로 차근차근 생각할 수 없어서, 여유나 경황이 없어서다. 정말이다. 슬픔으로 타격을 받은 자는 먼저 얼굴을 숨긴다. 얼굴은 슬픔의 뒷면이다.
P.37
눈물을 참을 수 없을 땐 눕는다. 누우면 눈물이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눈물은 기어코 흘러나와 귓속으로 들어간다. 눈과 귀는 이어져 있다. 눈이 내미는 것을 귀가 받고, 귀가 받아들이는 것을 눈이 밀어낸다.
P.80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유년이 시절이라는 것. 유년은 ‘시절(時節)’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멈추거나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 컸다고 착각하는 틈을 비집고 돌아와 현재를 헤집어놓는다. 사랑에, 이별에, 지속되는 모든 생활에, 지리멸렬과 환멸로 치환되는 그 모든 숨에 유년이 박혀 있다.
저자소개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 시 〈얼음을 주세요〉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과 산문집 [소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내 아침인사 대신 읽어보오],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쓰는 기분], 동화 [정말인데 모른대요]를 펴냈다.
서평
모든 이별은 언덕 위에서 이루어진다. 사소한 이별이라 해도 그게 이별이라면, 올라선 곳에서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기. 그게 이별이다. 다리가 후들거리는 건 낙차 때문이다. 당신이 있는 곳과 없는 곳, 거기와 여기, ‘사이’라는 높이. ―본문 중에서
나와 당신을 루비처럼 빛나게 해준 여름,
‘첫 순간’이 유성우처럼 쏟아지던 우리들의 유년에 대하여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
독자들에게 박연준은 시인과 에세이스트다. 대개 그의 글에서 일상을 감각적으로 대하는 마음이나, 시로 세상을 해독하는 방법에 대해 갸웃거리는 사람에게 그녀는 여전히 친밀하게 문학을 전했고 다정하게 산문으로 말해왔다. 시의 언어 속에 가려진 삶의 쉬운 이해에 대해, 산문에서 그려졌던 다채롭게 다각화된 일상에 대해서 말이다.
소설.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 그녀에겐 아무래도 낯선 장르일 것이다. 어쩌면 평탄했던 시와 산문의 길에서 괜하게 슬쩍 소설의 궂은 방향으로 선회해본 것일 수도 있겠으나, 출간될 장편소설 [여름과 루비]는 작가로서의 삶에서의 ‘찢어진 페이지’를 복원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당위에 천착한, 꼭 써야만 했던 필연적인 작품이 되었다. 문학잡지 [악스트]에서 연재를 마치고 수정과 탈고를 거쳐 은행나무출판사에서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여름과 루비]는 박연준의 ‘처음’과 그 ‘첫’의 실패에 대한 소설이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 산문집 [소란]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쓰는 기분] 등으로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박연준 시인이 첫 장편소설 [여름과 루비]. 세계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그 ‘첫 순간’, 유성우처럼 황홀하게 쏟아지는 유년 시절의 그 순간들을 시인 특유의 깊고 섬세한 통찰로 만나보게 되었다.
나와 당신을 루비처럼 빛나게 해준 여름,
‘첫 순간’이 유성우처럼 쏟아지던 우리들의 유년에 대하여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
독자들에게 박연준은 시인과 에세이스트다. 대개 그의 글에서 일상을 감각적으로 대하는 마음이나, 시로 세상을 해독하는 방법에 대해 갸웃거리는 사람에게 그녀는 여전히 친밀하게 문학을 전했고 다정하게 산문으로 말해왔다. 시의 언어 속에 가려진 삶의 쉬운 이해에 대해, 산문에서 그려졌던 다채롭게 다각화된 일상에 대해서 말이다.
소설.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 그녀에겐 아무래도 낯선 장르일 것이다. 어쩌면 평탄했던 시와 산문의 길에서 괜하게 슬쩍 소설의 궂은 방향으로 선회해본 것일 수도 있겠으나, 출간될 장편소설 [여름과 루비]는 작가로서의 삶에서의 ‘찢어진 페이지’를 복원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당위에 천착한, 꼭 써야만 했던 필연적인 작품이 되었다. 문학잡지 [악스트]에서 연재를 마치고 수정과 탈고를 거쳐 은행나무출판사에서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여름과 루비]는 박연준의 ‘처음’과 그 ‘첫’의 실패에 대한 소설이다.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 산문집 [소란]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쓰는 기분] 등으로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박연준 시인이 첫 장편소설 [여름과 루비]. 세계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그 ‘첫 순간’, 유성우처럼 황홀하게 쏟아지는 유년 시절의 그 순간들을 시인 특유의 깊고 섬세한 통찰로 만나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