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정보
Detail Information
환락의 집 1
원서명
The House of Mirth
총서명
세계문학전집{401}
저자
번역자
원저자
출판사
출판일
20220408
가격
₩ 13,000
ISBN
9788937464010
페이지
337 p.
판형
132 X 225 mm
커버
Book
책 소개
20세기 초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의 첫 베스트셀러로, 작가 워튼의 삶에서 하나의 전기가 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905년 11월 출간되어 그해 말까지 무려 14만 부가 판매되며 워튼에게 부와 명성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뉴욕의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여성의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그려 보이는 이 작품에서도 도덕, 윤리, 사랑, 결혼 등 여성과 사회의 관계에서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워튼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른바 ‘도금(鍍金) 시대’, 즉 2차 산업 혁명 시기 뉴욕에서 새로운 사회 지배 세력으로 떠오른 신흥 부유층의 소비 지향적이고 향략적인 세태, 그리고 자본과 권력, 성적 불평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억압당하는 여성의 욕망과 좌절을 긴 서사에 담아냈다. 부유한 남자와의 결혼을 통해서가 아니면 상류층에 진입할 수 없는 수동적 존재인 주인공이 여성으로서 자아를 성찰하고 사회의식을 고양할수록 경박한 상류 사회로부터 배척당하고 무너져 가는 모습을 그린 워튼은 이른바 “과시적 소비”에 찌든 뉴욕 벼락부자들의 추잡한 스캔들과 후안무치를 폭로하고 여성이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는 과정을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성찰한다.
목차
1장 7
2장 31
3장 48
4장 75
5장 97
6장 119
7장 141
8장 162
9장 185
10장 209
11장 226
12장 241
13장 262
14장 281
15장 315
2장 31
3장 48
4장 75
5장 97
6장 119
7장 141
8장 162
9장 185
10장 209
11장 226
12장 241
13장 262
14장 281
15장 315
본문발췌
P.25
“당신의 코트는 약간 허름하죠. 하지만 무슨 상관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당신을 정찬에 초대하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 제 꼴이 허름하면 아무도 저를 초대하지 않을걸요. 여성에게는 본인만큼이나 그녀가 입고 있는 옷도 중요하니까요. 옷은 배경, 일종의 액자라고 부를 수 있겠죠. 그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지만 그것이 성공을 가능케 하는 일부이기는 한 거예요. 칙칙한 여성을 누가 원하겠어요? 사람들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예쁘기를, 잘 차려입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만일 우리가 홀로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하는 거예요.”
P.67~68
“(……)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선한 목적을 위해 쓸 수 있는 힘으로, 세련됨과 훌륭한 취향을 막연하게나마 전파하는 일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위를 획득할 기회를 주는 자원으로 생각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그림과 꽃과 감성적인 소설을 좋아했고, 자신이 그런 취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세속적인 이득을 위한 자신의 욕망조차 고상한 것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도리는 없었다. 그녀는 실로 단순히 부자이기만 한 남자와의 결혼을 추구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녀는 돈에 대한 어머니의 조야한 열정을 남몰래 창피하게 여기고 있었다. 릴리는 정치적인 야심과 막대한 재산을 소유한 영국의 귀족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
P.318~319
그녀는 난생처음으로 한 여성의 존엄을 유지하는 데 그녀의 마차를 유지하는 데 드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도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면 구체적인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세상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추악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P.330
“여성도 소유할 작정입니다.” 그가 자신감을 강화하기 위해 웃음을 지으며 반복했다. “그동안 제가 원하는 건 대체로 모두 손에 넣어 왔습니다, 바트 양. 돈을 원했고 어떻게 투자해야 좋을지 모를 만큼 벌었습니다. 이제 제가 그 돈을 적당한 여자에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돈은 아무 의미도 없는 단계에 온 것 같습니다. 돈을 그렇게 쓸 작정입니다. (……)”
“당신의 코트는 약간 허름하죠. 하지만 무슨 상관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당신을 정찬에 초대하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 제 꼴이 허름하면 아무도 저를 초대하지 않을걸요. 여성에게는 본인만큼이나 그녀가 입고 있는 옷도 중요하니까요. 옷은 배경, 일종의 액자라고 부를 수 있겠죠. 그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지만 그것이 성공을 가능케 하는 일부이기는 한 거예요. 칙칙한 여성을 누가 원하겠어요? 사람들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예쁘기를, 잘 차려입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만일 우리가 홀로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하는 거예요.”
P.67~68
“(……) 그녀는 자신의 미모를 선한 목적을 위해 쓸 수 있는 힘으로, 세련됨과 훌륭한 취향을 막연하게나마 전파하는 일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위를 획득할 기회를 주는 자원으로 생각하고 싶어 했다. 그녀는 그림과 꽃과 감성적인 소설을 좋아했고, 자신이 그런 취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세속적인 이득을 위한 자신의 욕망조차 고상한 것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도리는 없었다. 그녀는 실로 단순히 부자이기만 한 남자와의 결혼을 추구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녀는 돈에 대한 어머니의 조야한 열정을 남몰래 창피하게 여기고 있었다. 릴리는 정치적인 야심과 막대한 재산을 소유한 영국의 귀족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
P.318~319
그녀는 난생처음으로 한 여성의 존엄을 유지하는 데 그녀의 마차를 유지하는 데 드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도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면 구체적인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세상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추악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P.330
“여성도 소유할 작정입니다.” 그가 자신감을 강화하기 위해 웃음을 지으며 반복했다. “그동안 제가 원하는 건 대체로 모두 손에 넣어 왔습니다, 바트 양. 돈을 원했고 어떻게 투자해야 좋을지 모를 만큼 벌었습니다. 이제 제가 그 돈을 적당한 여자에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돈은 아무 의미도 없는 단계에 온 것 같습니다. 돈을 그렇게 쓸 작정입니다. (……)”
저자소개
미국의 소설가. 1862년 1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네 살 때 가족 모두 유럽으로 옮겨가 몇 년간 지냈으며, 이때부터 워튼은 이야기를 즐겨 만들고 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지낼 때 가정교사의 교육을 받았는데, 워튼은 당시 그 나이의 소녀들이 알아야 하는 예절과 패션 등에 대해 억압적이라고 느끼며 거부감을 가졌다.
열한 살 때 단편소설을 써서 어머니에게 보여주었지만, 그녀는 딸의 글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어머니는 워튼이 결혼할 때까지 소설 읽는 것을 금지했고, 그녀는 이 지시를 따랐다. 1879년 워튼은 [뉴욕 세계]라는 잡지에 필명으로 시를 게재했으며, 사교계에 정식 데뷔를 하기도 했다. 1885년 에드워드 로빈스 워튼과 결혼했으나 이듬해부터 남편이 급성 우울증을 앓았고, 워튼 자신도 우울증과 천식으로 고생했다.
가든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로도 활동하던 워튼은 마흔 살에 미국 매사추세츠 주 레녹스에 있는 자신의 땅에 ‘더 마운트(The Mount)’를 직접 디자인했는데, 그녀의 디자인 안목을 보여주는 한 사례로 남아 있다. 이곳에서 소설 몇 편을 완성했으며, 헨리 제임스 등과 함께 미국문학계의 인물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남편의 정신질환은 고칠 수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더 타임스] 기자인 모턴 풀러튼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기도 했다. 에드워드 로빈스 워튼과 이혼한 후로는 줄곧 유럽에서 지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워튼은 파리에서 실업상태인 여성들을 위한 바느질 작업실을 열었다. 같은 해 가을 독일군이 벨기에를 침공해 파리에 벨기에 난민들이 넘쳐날 때, 워튼은 이들을 위한 미국 호스텔 설립을 도왔는데, 이곳은 피난민을 위한 쉼터, 식사 및 옷 등을 제공했다. 이후 헌신적인 전쟁 구호 활동에 대한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15년 헨리 제임스, 조지프 콘래드, 토머스 하디, 장 콕토, 월터 게이 등 유럽과 미국 예술가들의 에세이, 예술, 시, 음악을 표현한 [집 잃은 자의 책(The Book of the Homeless)]을 편집해 판매한 뒤, 그 수익을 전쟁 난민을 위해 썼다. 1920년 [순수의 시대(The Age of Innocence)]를 발표해 다음해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1923년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파리 교외
에 정착한다. 1937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기쁨의 집(The House of Mirth)] [나무의 열매(The Fruit of the Tree)] [이선 프롬(Ethan Frome)] [암초(The Reef)] [여름(Summer)] 자서전인 [뒤돌아보며(A Backward Glance)] 등의 작품을 남겼다.
열한 살 때 단편소설을 써서 어머니에게 보여주었지만, 그녀는 딸의 글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어머니는 워튼이 결혼할 때까지 소설 읽는 것을 금지했고, 그녀는 이 지시를 따랐다. 1879년 워튼은 [뉴욕 세계]라는 잡지에 필명으로 시를 게재했으며, 사교계에 정식 데뷔를 하기도 했다. 1885년 에드워드 로빈스 워튼과 결혼했으나 이듬해부터 남편이 급성 우울증을 앓았고, 워튼 자신도 우울증과 천식으로 고생했다.
가든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로도 활동하던 워튼은 마흔 살에 미국 매사추세츠 주 레녹스에 있는 자신의 땅에 ‘더 마운트(The Mount)’를 직접 디자인했는데, 그녀의 디자인 안목을 보여주는 한 사례로 남아 있다. 이곳에서 소설 몇 편을 완성했으며, 헨리 제임스 등과 함께 미국문학계의 인물들과 교류하기도 했다. 남편의 정신질환은 고칠 수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더 타임스] 기자인 모턴 풀러튼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기도 했다. 에드워드 로빈스 워튼과 이혼한 후로는 줄곧 유럽에서 지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워튼은 파리에서 실업상태인 여성들을 위한 바느질 작업실을 열었다. 같은 해 가을 독일군이 벨기에를 침공해 파리에 벨기에 난민들이 넘쳐날 때, 워튼은 이들을 위한 미국 호스텔 설립을 도왔는데, 이곳은 피난민을 위한 쉼터, 식사 및 옷 등을 제공했다. 이후 헌신적인 전쟁 구호 활동에 대한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15년 헨리 제임스, 조지프 콘래드, 토머스 하디, 장 콕토, 월터 게이 등 유럽과 미국 예술가들의 에세이, 예술, 시, 음악을 표현한 [집 잃은 자의 책(The Book of the Homeless)]을 편집해 판매한 뒤, 그 수익을 전쟁 난민을 위해 썼다. 1920년 [순수의 시대(The Age of Innocence)]를 발표해 다음해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1923년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파리 교외
에 정착한다. 1937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기쁨의 집(The House of Mirth)] [나무의 열매(The Fruit of the Tree)] [이선 프롬(Ethan Frome)] [암초(The Reef)] [여름(Summer)] 자서전인 [뒤돌아보며(A Backward Glance)] 등의 작품을 남겼다.
역자소개
서울대 영문학 박사학위와 미국 하버드대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경희대, 연세대, 하버드대 등에서 강의했고, 현재 보스턴 칼리지에서 강의하고 있다. 문예계간지 [ASIA] 편집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다수의 한국문학 작품을 영어로, 영문학 작품을 우리말로 옮겨 소개해왔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 [설득] [오만과 편견] [그레이트존스 거리]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도심의 절간] [아서 고든 핌의 이야기]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이야기]와 앨런 홀링허스트의 부커상 수상작 [아름다움의 선], 샤힌 아크타르의 아시아문학상 수상작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등이 있다.
Jeon Seung-hee is a member of the Editorial Advisory Committee of ASIA, and lecturer at Boston College. She received A Ph.D. in English Literature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a Ph.D. in Comparative Literature from Harvard University.
Jeon Seung-hee is a member of the Editorial Advisory Committee of ASIA, and lecturer at Boston College. She received A Ph.D. in English Literature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a Ph.D. in Comparative Literature from Harvard University.
서평
“칙칙한 여성을 누가 원하겠어요?
사람들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예쁘기를, 잘 차려입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여성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의 첫 베스트셀러
결혼과 사랑, 세속과 이상 사이의 방황과 비극을 겪는 한 여성의 자아 찾기
경박한 사회는 오로지 그 경박함이 파괴하는 것을 통해서만 극적인 의미를 얻을 수 있다.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인간들이 자신들의 무지와 통제할 수 없는 힘 속에서 운명과 존중이라 부르곤 했던 것의 가차 없음이 아이스킬로스나 셰익스피어가 그려 보였던 것처럼 생생하게 펼쳐지는, 현대적인 삶의 비극. ―[뉴욕타임스]
20세기 초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의 첫 베스트셀러인 [환락의 집]이 출간되었다.(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1, 402) [환락의 집]은 작가 워튼의 삶에서 하나의 전기가 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905년 11월 출간되어 그해 말까지 무려 14만 부가 판매되며 워튼에게 부와 명성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워튼은 문단에 나온 지 십여 년 만에 [환락의 집]을 통해 일약 유명 작가가 되어 이후 독자들에게 한결같은 인기를 누렸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뉴욕의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여성의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그려 보이는 이 작품에서도 도덕, 윤리, 사랑, 결혼 등 여성과 사회의 관계에서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워튼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이디스 워튼이 그려 낸 20세기 뉴욕 상류 사회의 이면
이 책은 이른바 ‘도금(鍍金) 시대’, 즉 2차 산업 혁명 시기 뉴욕에서 새로운 사회 지배 세력으로 떠오른 신흥 부유층의 소비 지향적이고 향략적인 세태, 그리고 자본과 권력, 성적 불평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억압당하는 여성의 욕망과 좌절을 긴 서사에 담아냈다. 부유한 남자와의 결혼을 통해서가 아니면 상류층에 진입할 수 없는 수동적 존재인 주인공이 여성으로서 자아를 성찰하고 사회의식을 고양할수록 경박한 상류 사회로부터 배척당하고 무너져 가는 모습을 그린 워튼은 이른바 “과시적 소비”에 찌든 뉴욕 벼락부자들의 추잡한 스캔들과 후안무치를 폭로하고 여성이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는 과정을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성찰한다.
경박한 사회에 억눌리는 여성의 욕망과 자아 정체성
주인공은 금융 산업 등으로 단시간에 엄청난 부를 획득한 뉴욕의 새로운 부자들 무리에 섞여 그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젊은 여성 릴리 바트다. 고상한 취향과 높은 교양의 소유자이지만 어려서 부모를 잃은 그녀는 부와 미(美)를 향한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 줄 남자와 결혼하여 상류층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다소 모욕적인 상황까지도 감내하며 그녀가 상류 사회의 주변부를 끝없이 맴돌 수밖에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더 이상 기회를 흘려보내면 상류층 진입은커녕 생활 자체가 곤란해질 처지에 놓인 릴리는 별 매력은 없지만 엄청난 유산 상속자인 미혼남 퍼시 그라이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거의 성공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가난하지만 서로 호감을 느껴 온 변호사 로런스 셀든과 만나 데이트를 하느라 또다시 결혼 기회를 놓쳐 버리고 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릴리는 부자들과 계속 어울려 지내기 위해 무리하게 도박성 게임을 하다가 가진 돈을 대부분 잃고 만다. 그녀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친구의 남편 거스 트레너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청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추문에 휘말리고, 로런스 셀든에게 애정을 느끼는 갑부이자 가까운 친구인 버사 도싯의 계략으로 처참하게 전락하기 시작한다.
작품 속에서 릴리는 한편으로 세속적 욕망에 반하는 이상과 강한 자의식을 가진 여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의 자의식은 부자들의 세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눈앞의 현실 앞에 매번 무너져 내린다. 부와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스스로를 더할 나위 없이 결혼에 적합한 여성으로 단련하는 그녀는 종종 사려 깊고 지적이며 정의로운 태도를 내비친다. 이는 얼핏 그녀의 겉모습과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타락한 부자들의 부주의하고 오만하고 기만적인 모습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그녀의 다층적인 내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 한 세기도 더 전에 쓰인 [환락의 집]의 문제의식은 안타깝지만 우리에게도 과거지사가 아니다. 공중의 새나 들의 백합화와는 달리 일하지 않아도 먹고 입을 수는 없는 존재인 현실 속의 여성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것은 여성을 장식적인 존재로 한정했던 19세기 말, 20세기 초 미국 유한계급의 시각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약탈적 성격에 있어 당시의 자본주의와 많이 닮아 있는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반성하고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한 계속될 현실이기도 하다. [환락의 집]의 위대성은 독자로 하여금 우리 현실의 그런 면을 생생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실감하게 하고, 그 대안의 성찰과 실천에 나서도록 하는 데 있다.” (290쪽, 「작품 해설」에서)
작품 탄생의 비화와 제목의 의미
[환락의 집]은 단행본으로 출간되기 전 [스크리브너스 매거진]이라는 잡지에 먼저 연재되었다. 사실 연재가 예정되었던 작품은 따로 있었는데 연재 시작을 몇 달 앞두고 해당 작가의 사정으로 기획이 무산되었고, 워튼의 작품 출판을 지원해 왔던 담당 편집자가 급히 워튼에게 작품 연재를 제안했다. 마침 여러 해 동안 [환락의 집]의 소재와 주제, 구상을 다듬어 왔던 워튼은 자신에게 우연히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필연으로 만들었고, 1904년 9월 집필에 들어가 스스로 철저하고 엄격하게 마감일을 지켜가며 작품을 써 내려갔다. 앞서 말했듯이 이 작품의 대성공으로 워튼은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으며 독자들의 인정을 받으며 [이선 프롬], [여름], [순수의 시대] 등의 명작들을 쉼 없이 세상에 내놓았다.
책의 제목 ‘환락의 집(the house of mirth)’은 구약 성서 「전도서」 7장 4절에 등장하는 말이다.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은 초상집에 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잔칫집에 가 있다.(The heart of the wise is in the house of mourning, but the heart of fools is in the house of mirth.)” 돈만 넘쳐날 뿐인 부주의한 사회는 어리석지만, 소설이 끝나 갈 무렵 자신의 인생을 탄식하는 여주인공 릴리 바트는 어쩌면 지혜로워졌을지도 모른다는 풍자와 비유가 담긴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예쁘기를, 잘 차려입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여성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의 첫 베스트셀러
결혼과 사랑, 세속과 이상 사이의 방황과 비극을 겪는 한 여성의 자아 찾기
경박한 사회는 오로지 그 경박함이 파괴하는 것을 통해서만 극적인 의미를 얻을 수 있다.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인간들이 자신들의 무지와 통제할 수 없는 힘 속에서 운명과 존중이라 부르곤 했던 것의 가차 없음이 아이스킬로스나 셰익스피어가 그려 보였던 것처럼 생생하게 펼쳐지는, 현대적인 삶의 비극. ―[뉴욕타임스]
20세기 초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디스 워튼의 첫 베스트셀러인 [환락의 집]이 출간되었다.(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1, 402) [환락의 집]은 작가 워튼의 삶에서 하나의 전기가 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905년 11월 출간되어 그해 말까지 무려 14만 부가 판매되며 워튼에게 부와 명성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던 것이다. 워튼은 문단에 나온 지 십여 년 만에 [환락의 집]을 통해 일약 유명 작가가 되어 이후 독자들에게 한결같은 인기를 누렸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뉴욕의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여성의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그려 보이는 이 작품에서도 도덕, 윤리, 사랑, 결혼 등 여성과 사회의 관계에서 중요한 주제들에 대한 워튼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이디스 워튼이 그려 낸 20세기 뉴욕 상류 사회의 이면
이 책은 이른바 ‘도금(鍍金) 시대’, 즉 2차 산업 혁명 시기 뉴욕에서 새로운 사회 지배 세력으로 떠오른 신흥 부유층의 소비 지향적이고 향략적인 세태, 그리고 자본과 권력, 성적 불평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억압당하는 여성의 욕망과 좌절을 긴 서사에 담아냈다. 부유한 남자와의 결혼을 통해서가 아니면 상류층에 진입할 수 없는 수동적 존재인 주인공이 여성으로서 자아를 성찰하고 사회의식을 고양할수록 경박한 상류 사회로부터 배척당하고 무너져 가는 모습을 그린 워튼은 이른바 “과시적 소비”에 찌든 뉴욕 벼락부자들의 추잡한 스캔들과 후안무치를 폭로하고 여성이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는 과정을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성찰한다.
경박한 사회에 억눌리는 여성의 욕망과 자아 정체성
주인공은 금융 산업 등으로 단시간에 엄청난 부를 획득한 뉴욕의 새로운 부자들 무리에 섞여 그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젊은 여성 릴리 바트다. 고상한 취향과 높은 교양의 소유자이지만 어려서 부모를 잃은 그녀는 부와 미(美)를 향한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 줄 남자와 결혼하여 상류층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다소 모욕적인 상황까지도 감내하며 그녀가 상류 사회의 주변부를 끝없이 맴돌 수밖에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더 이상 기회를 흘려보내면 상류층 진입은커녕 생활 자체가 곤란해질 처지에 놓인 릴리는 별 매력은 없지만 엄청난 유산 상속자인 미혼남 퍼시 그라이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거의 성공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가난하지만 서로 호감을 느껴 온 변호사 로런스 셀든과 만나 데이트를 하느라 또다시 결혼 기회를 놓쳐 버리고 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릴리는 부자들과 계속 어울려 지내기 위해 무리하게 도박성 게임을 하다가 가진 돈을 대부분 잃고 만다. 그녀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친구의 남편 거스 트레너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청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추문에 휘말리고, 로런스 셀든에게 애정을 느끼는 갑부이자 가까운 친구인 버사 도싯의 계략으로 처참하게 전락하기 시작한다.
작품 속에서 릴리는 한편으로 세속적 욕망에 반하는 이상과 강한 자의식을 가진 여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의 자의식은 부자들의 세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눈앞의 현실 앞에 매번 무너져 내린다. 부와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스스로를 더할 나위 없이 결혼에 적합한 여성으로 단련하는 그녀는 종종 사려 깊고 지적이며 정의로운 태도를 내비친다. 이는 얼핏 그녀의 겉모습과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타락한 부자들의 부주의하고 오만하고 기만적인 모습과 묘한 대비를 이루며 그녀의 다층적인 내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 한 세기도 더 전에 쓰인 [환락의 집]의 문제의식은 안타깝지만 우리에게도 과거지사가 아니다. 공중의 새나 들의 백합화와는 달리 일하지 않아도 먹고 입을 수는 없는 존재인 현실 속의 여성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것은 여성을 장식적인 존재로 한정했던 19세기 말, 20세기 초 미국 유한계급의 시각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약탈적 성격에 있어 당시의 자본주의와 많이 닮아 있는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반성하고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한 계속될 현실이기도 하다. [환락의 집]의 위대성은 독자로 하여금 우리 현실의 그런 면을 생생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실감하게 하고, 그 대안의 성찰과 실천에 나서도록 하는 데 있다.” (290쪽, 「작품 해설」에서)
작품 탄생의 비화와 제목의 의미
[환락의 집]은 단행본으로 출간되기 전 [스크리브너스 매거진]이라는 잡지에 먼저 연재되었다. 사실 연재가 예정되었던 작품은 따로 있었는데 연재 시작을 몇 달 앞두고 해당 작가의 사정으로 기획이 무산되었고, 워튼의 작품 출판을 지원해 왔던 담당 편집자가 급히 워튼에게 작품 연재를 제안했다. 마침 여러 해 동안 [환락의 집]의 소재와 주제, 구상을 다듬어 왔던 워튼은 자신에게 우연히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필연으로 만들었고, 1904년 9월 집필에 들어가 스스로 철저하고 엄격하게 마감일을 지켜가며 작품을 써 내려갔다. 앞서 말했듯이 이 작품의 대성공으로 워튼은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으며 독자들의 인정을 받으며 [이선 프롬], [여름], [순수의 시대] 등의 명작들을 쉼 없이 세상에 내놓았다.
책의 제목 ‘환락의 집(the house of mirth)’은 구약 성서 「전도서」 7장 4절에 등장하는 말이다.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은 초상집에 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잔칫집에 가 있다.(The heart of the wise is in the house of mourning, but the heart of fools is in the house of mirth.)” 돈만 넘쳐날 뿐인 부주의한 사회는 어리석지만, 소설이 끝나 갈 무렵 자신의 인생을 탄식하는 여주인공 릴리 바트는 어쩌면 지혜로워졌을지도 모른다는 풍자와 비유가 담긴 제목이라 할 수 있다.